Ⅰ. 카자흐스탄의 최근 교육개혁 동향 소비에트 체제 붕괴이후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CIS 국가들은 과거로부터의 단절과 새로운 국제적 흐름으로의 편입이라는 공통적 특징을 띠고 있다. 그 와중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에 걸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카자흐스탄의 교육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반세기 이상 소비에트체제의 교육제도 하에 있었던 카자흐스탄은 독립 후 그 영향력으로부터의 해방과 독자적인 교육체제의 정비라는 대과제에 직면하였다. 이것은 편협한 민족주의라는 차원을 넘어 갓 독립한 카자흐스탄이 국제사회에서 생존해야한다는 절박한 현실적 인식에 근거한 것이었다. 즉 낙후된 정치, 경제 체제로부터의 탈피를 위해서는 선진화된 교육제도와 전문화된 고급인력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었다.
이러한 현실적 인식이 나자르바예프 대통령 훈령으로 발표된 2000년<국가 교육 프로그램>과 2003년 발표된 <2003~2015 교육발전 구상 프로그램>에 잘 반영되어있다. 위 프로그램들의 핵심 내용은 교육체제의 개혁, 교육 내용의 변화와 질적 향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5세 아동까지의 취학전 유치원 교육을 강화한다. 현재 유치원의 수업료는 무료이지만 정부의 보조가 미흡하여 운영비 및 급식비 등의 명목으로 학부모가 월 60$정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이는 국민 월 평균 소득이 300$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꽤 비싼 편이다. 때문에 유치원 취학률이 비교적 낮은 60%정도이다. 정부는 세계적 흐름에 발맞추어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취학률을 90%이상 끌어올리기 위해 보다 많은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둘째, 현재 11년제인 초중등학제를 2007년부터 국제기준에 맞는 12년제로 개편한다. (초등학교과정:1-4학년, 4년간, 중학교과정:5-10학년, 6년, 고등학교과정: 11-12학년, 2년) 이를 위해 교육과정과 교과서 개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재정 및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셋째, 교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교원양성기관에 재정 및 기술적 토대를 지원한다.
넷째,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교실 및 교육기자재를 선진화한다. 이를 위해 2007년까지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249개의 학교를 증설할 계획이며 올해에도 65개의 학교가 새로 개설되었다. 또한 약7,000여개의 학교에 대해 대대적인 수리비를 지원함으로써 학생, 교사들에게 쾌적한 학습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2005년까지 최소 75% 이상의 학교에 인터넷 네트워크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다섯째, 정규교육에서 소외되어 있는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 설립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섯째, 쉬꼴라와 대학 졸업생들의 지식수준 향상을 위해 국립교육평가원을 설립하여 단일 평가체제를 수립한다.
일곱째, 직업기술학교의 교육을 강화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전문기술인을 양성한다.
Ⅱ. 교육제도(초·중등학교) 개요
카자흐스탄의 교육행정은 중앙집권적으로 국가는 주정부를 통하여 초중등학교를 관리운영하고 있다. 교육행정은 교육과학부(이하‘교육부’)에서 총괄하며 산하기관인 ‘알띤사린 교육아카데미(Altynsarin Education Academy)’에서 교육제도, 교육정책, 교육과정 등을 수립하여관할, 감독하고 있다. 초중등과정은 주정부에서 관리하고 고등교육은 교육부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구소련 교육체제를 근간으로 유지하면서 최근 교육개혁 조치로 유럽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교육체제를 점차적으로 갖추어가고 있다. 취학 전부터 한국의 초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쉬꼴라에 이르기까지 무상교육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교육의 다양화, 개별화 및 민주화를 기본원칙으로 하는 교육개혁의 영향으로 사립학교(초,중,고,대학)도 활발하게 설립 운영되고 있다. 현 교육제도는 1997년에 제정된 새교육법에 근거하고 있다.
1. 유치원 교육
구소련 사회주의 시절에는 유치원이 비교적 발달되었으나 독립후 90년대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많은 수의 유치원이 문을 닫았다. 최근 몇 년 사이 정부에서 취학전 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서서히 유치원 교육이 부활되고 있는 추세이다. 취학전 교육 연령층은 1세 반부터 6세까지이다. 유치원에서는 보통 연령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초급반(보육원)은 1세반부터 3세까지, 중급반(유아반)은 3세부터 4세까지, 입학준비반은 5세부터 6세까지이다. 이중에서 특히 집중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은 입학준비반이며, 아이들은 입학전에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 등의 기본 교육을 받고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유치원교육은 무상교육이 원칙이며, 구소비에트체제의 영향으로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많은 관계로 종일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 초중등교육
초중등교육은 1학년부터 11학년까지의 일반교육을 담당하는 쉬꼴라에서 이루어지며, 교육과정의 수준에 따라 초등학교과정(4년), 중학교과정(5년), 고등학교과정(2년)으로 구분된다.
‘2003~2015 교육발전 구상 프로그램’에 따라 2003년부터 52개의 학교에서 12년제를 시범실시하고 있으며, 2007년까지 전학교에서 실시할 계획이다. 학교수가 현저히 부족하여 학생들은 대부분 2부제 수업을 하고 있으며 일부 시골에서는 3부제 수업을 하는 곳도 있다. 한 학급의 학생수는 평균 25~35명 수준이며 토요일에도 수업을 한다.
학생들은 9학년(중학년)을 마치면 직업기술학교에 갈 것인지 정규대학에 진학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중학년을 마친 학생들 중에서 약 30%는 전문직업기술학교에 진학하고 나머지 70% 정도는 상급교육기관에 진학하고 있다.
9학년을 마치고 첫 번째 진급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진급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5점 만점에 2점짜리 평가가 하나라도 있으면) 유급하게 된다. 11학년을 마칠 때도 졸업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이때는 120점 만점에서 40점 이상을 통과하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가 없게 된다.
또한 특이한 점은 1학년에서 11학년까지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학교성적심사위원회의 통과를 거쳐 2회까지 조기 진급할 수 있는 제도도 있다. 최근에 눈부신 경제성장과 학부모들의 교육열 상승으로 현재 알마티시에는 50여개의 사립학교가 설립되어 있다. 이들 사립학교는 수업료가 월 평균 300~500$정도인데 자리가 없을 정도이며 일반학교에 비해 학비는 비싸지만 더 나은 교육시설과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리쩨이나 김나지움을 선택하는 학부모가 해마다 늘고 있다.
3. 전문직업기술교육
직업교육과정은 초등직업교육, 중등직업교육, 고등직업교육으로 구분된다. 초등직업교육과정은 쉬꼴라 9학년을 마치고 생산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기술교육을 시키는 단기직업훈련학교이며 새로운 형태의 초등직업학교로 리쩨이가 운영되고 있다. 수학연한은 보통 1~3년이다. 중등직업과정은 쉬꼴라 9학년, 또는 11학년을 마치고 입학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중등전문직업기술인 양성을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직업훈련과 동시에 일반 중등교육을 제공하는 것으로서 새로운 형태의 중등직업학교로 콜리쥐가 널리 운영되고 있다. 콜리쥐에서는 과학기술 및 사회 제분야의 직업을 위해서 높은 수준의 지적 활동을 요구하는 타분야의 전문가들을 양성한다.
수학연한은 보통 3~4년이며, 1년반 동안은 기본적인 과목을 배우고 나머지 1년반 동안은 전공과목을 배우게 된다. 초·중등 직업교육기관을 마친 후 학업을 계속하고자 하는 학생은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면 된다. 콜리쥐를 졸업한 후에는 전공을 살려 대학교 2,3학년에 입학할 수 있다. 고등직업교육이란 종합대학, 단과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고등교육을 일컬으며 중등 일반교육 또는 중등직업교육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들어갈 수 있다.
카자흐스탄의 현행 학제는 다음과 같다.
나 이학교 구분현 황1세반~6세유치원연령별로 3단계로 구분, 종일반7세~10세쉬꼴라초등학교1~4학년, 4년제11세~15세중학교5~9학년, 5년제, 진급시험 치름, 직업기술학교로 진학할 것인지, 상급학년으로 진학할 것인지 결정16세~17세고등학교10~11학년, 2년제16세~19세직업기술학교3년 또는 4년, 졸업후 대학 2,3학년에 편입할 수 있음18세~23세대학교육4년 또는 5년
Ⅲ. 교육과정 현황
카자흐스탄의 교육과정은 교육법에 교육과정의 목표, 교육내용 등이 학교급별로 표시되어 있는데, 자세한 국가기준은 별도지침서로 매년 발간된다. 초중등교육에 관한 국가기준 지침서에는 각 학년별 가르쳐야 할 교과목 성격과 교육목표, 교육내용, 이수시간, 과목별 국정교과서 등이 제시되어 있으며, 각 학교에서는 이를 기준으로 하여 세부적인 교육과정 운영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년 초에 자기가 가르칠 과목에 대한 세부적인 운영계획을 작성하고 학교장은 이를 심사하고 수합하여 지역교육청과 시·주교육청의 승인을 얻어 시행하게 된다. 초중등학교는 그 성격에 따라 일반학교, 언어전문학교, 직업전문학교로 나뉘는데, 각 급 학교는 교육부의 국가기준을 기본 골격으로 하여 학교의 성격에 맞게 특정 과목 시간을 가감하여 운영한다. 이때에도 과목별 가감 시간을 교육부에서 제정하여 발표한 기준대로 운영해야 한다.
교육법의 교육과정을 변경할 때에는 교육부 산하의 교육과정 심의기구인 ‘알띤사린 교육아카데미’에서 전문 교육과정 개발팀이 연구하고 심의하여 결정한다. 현재 카자흐스탄의 교육과정은 2004년에 최종 개정한 것이다.
연간 총수업일수는 34주이며 신학기는 매년 9월에 시작하여 다음해 5월에 끝나게 된다. 모든 초중고 학교가 개학일, 방학일이 동일하다. 학기 운영은 4학기제로 운영되는데, 가을학기는 9월 1일부터 11월 4일까지, 겨울학기는 11월 13일부터 12월 29일까지, 봄학기는 1월 9일부터 3월 20일까지, 여름학기는 4월 2일부터 5월 25일까지로 나누어진다.
방학이 4번 있으며 여름방학은 3개월 정도로 매우 길다. 학생들은 1년에 4번, 매학기 끝에 성적표를 받게 된다. 카자흐스탄의 교육과정은 국가에서 고시한 교과목, 이수시간, 교과서, 수업일수 등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하므로 학교장의 재량이 적고 국가의 통제 하에 운영된다.
IV. 교과서 제도
현재 카자흐스탄 교육분야에서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 중의 하나는 바로 교과서문제라고 할 수 있다. 구소련체제에서 독립이후 러시아교과서를 그대로 사용하다가 1997년부터 카자흐스탄에서 독자적인 교과서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교과서 발행 역사가 짧다보니 러시아 교과서와 비교해서 그 내용이나 체계면에서 매우 조악한 편이다.
그러나 이전에 러시아교과서로 러시아 역사와 문화, 지리를 가르쳤던 데서 이제는 카자흐스탄 교과서로 카자흐스탄의 역사, 문화와 지리를 가르치게 됨으로서 카자흐스탄의 민족적 정체성을 회복해나간다는 데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교과서 개정주기는 5년으로서 2002년 1차 개정을 거쳐 현재 12년제 학제 실시를 앞두고 전면적인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모든 초중고 교과서는 교육부 산하 교육과정, 교과서 심의기구인 “알띤사린 교육아카데미”에서 저자나 집필 그룹이 제출한 교과서를 경쟁을 통해서 심사하며, 심사가 통과되면 국정교과서로 채택되어 교육부 주관 하에 교육출판사가 출판을 하게 된다.
알띤사린 교육아카데미 관할하에 교육부의 발행권을 부여받아 국정교과서를 출판하는 주요 교육출판사는 아따무라(Atamura), 빌림(Bilim), 메크텝(Mektep), 라우안(Rauan) 등의 4개 사이다. 이들 교육출판사에서는 초중고 학교에서 사용하는 국정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 교수-학습 자료, 연습문제집 등을 발행, 제작하고 있다.
교과서 발행체제가 국가독점체제이기때문에 교과서 선정에 대한 학교의 재량이 없고 전적으로 교육부의 지시에 따르고 있다. 각 급 학교에서는 모든 과목마다 기본교과서로 교육부에서 지정한 국정교과서를 반드시 사용하여야 하며, 국정기본교과서 외에 교사의 재량으로 보충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다. 교사들은 카자흐스탄 교과서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러시아교과서를 대체로 보충교재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각 지역 교육청에서는 국정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는지 불시에 학교를 방문하여 검열하기도 한다. 교과서 공급체제는 초중고 모두 무상공급(무상대여제)이 원칙이며 학기 종료 후에는 사용한 교과서를 학교에 반납해서 다음 학년이 사용토록 되어있다.
그러나 교과서 출판량이 부족하여 전학생들에게 무상공급이 어려운 실정이므로 저소득층 자녀들을 우선으로 하여 70%정도의 학생들에게만 무상공급하고 나머지 30%의 학생들은 교과서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V. 글을 마치며 ...
카자흐스탄의 교육제도, 교육과정, 교과서 문제와 최근 교육발전 프로그램 등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다. 역동하는 카자흐스탄의 경제만큼이나 사회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변화의 모습들은 교육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대표적인 주간지인 “컨티넨트”라는 잡지에서는 카자흐스탄의 쉬콜라에 대해 2번에 걸쳐 자세하게 연재하였다. 알마티에만 50개에 이르는 사립학교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알마티에서 가장 유명한 물리-수학 사립학교의 입학 경쟁률이 15:1이라는 내용이 게재되었다. 이는 카자흐스탄 국민들의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이 어떠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무한한 자원과 광활한 영토, 최근 4년 사이 연 9%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는 카자흐스탄의 미래는 바로 교육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교육과 과학분야에 대한 정부의 예산을 이전에 비해 25배나 증가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이를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적한 수많은 정치, 경제, 사회문제들, 즉 빈부격차의 심화, 관료주의 정치체제, 뇌물과 부패, 석유와 지하자원에 편중된 경제구조 등의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나아가 교육분야에서도 열악한 교육환경, 교사들에 대한 처우개선, 선진화된 교육체제개편 및 교과과정 개선, 전문화된 인력양성 등의 문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리더로서 변화의 선두에 선 카자흐스탄이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 성장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2030년에는 선진국에 진입하겠다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비젼대로 교육체제에서도 보다 선진화되어 중앙아시아의 리더로서만이 아니라 CIS국가의 리더로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첫댓글 자세한 정보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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