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의 산행음주법 “심신의 즐거움, 우정을 위해 딱 한 잔” 거시기 산악회는 예외… 점심자리가 술시음장 방불등산을 좋아하는 명사들은 어떤 술을 어느 정도 마시고, 어떻게 마실까? 일반인들과 음주 습관에 차이가 있을까, 없을까?
많은 사람들은 산에서 술을 마신다. 정상주, 하산주, 등정주 등 다양한 명분으로 즐긴다. 일반적으로 등산이 술맛을 더욱 당기게 한다고들 말한다. 땀을 흠뻑 뺀 후 마시는 한 잔의 술은 더욱 그런 기분을 고조시켜 주는 듯하다. 우리 선인들의 유산기(遊山記)에도 산에서 술을 한 잔 마시며 자연을 노래하는 모습이 마치 낭만의 극치로 묘사되곤 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산에서 지나치게 술을 마셔 몸을 망치거나 세상을 달리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등산이 체내의 술독을 완전히 없애주겠지’라고 과신한 나머지 폭음을 한 탓이다.
국내 유명 전문의 20인이 말하는 건강 10계명 중 첫 번째가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즉시 해소하는 것이고, 두 번째가 적당한 술이다. 술은 두 잔 이하로 하고, 이틀은 쉬어야 한다고 권한다. 술에 의해 손상된 간이 회복되는 시간은 최소 이틀이다. 적당한 술은 친구를 만들어주고,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지만 두 잔 이상의 음주는 뇌세포를 파괴하기도 한다. 또한 간에 기름을 끼게 해서 지방간을 형성, 간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등정주 딱 한 잔은 ‘소셜 드링킹(social drinking)’
실제로 술은 한 잔만 마셔도 혈관이 확장되고 맥박이 빨라진다. 음주 후에 등산을 하면 숨이 차는 이유가 맥박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추운 날씨에 많은 술을 마시면 체온을 더 빨리 빼앗겨 저체온증이 되거나 심하면 동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과음은 또한 신체의 균형감각을 잃게 해서 불의의 사고를 당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하산해서 마시는 맥주는 시원하게 느껴지지만 체내의 수분을 더욱 흡수해 갈증을 일으키고 빨리 취하게 만든다. 따라서 의사들은 하산해서 물을 먼저 마셔 갈증을 풀어주고 맥주를 마시라고 권한다.
등산하면서 가장 좋은 음주방법은 정상에 도착해서 막걸리나 어떤 술이든 한 잔 정도 마시라는 것이다. 이는 성취감에 따른 보상과 함께 기분도 상쾌하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여러 명이 같이 등산했을 때 한 잔의 술은 친화력을 더욱 발휘하는 소셜 드링킹(social drinking)이다.
박성학 하트스캔 원장은 등산하면서 항상 소형 위스키 한 병을 들고 간다.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응급처치용이다. 위스키는 저체온 증세를 느낄 경우 독주 한 잔을 마시거나 코 밑이나 입술에 살짝만 닿아도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의식을 깨우기도 한다. 또 예기치 못한 외상을 당할 경우 소독제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하산해서도 산행을 마무리하는 간단한 맥주 한 잔으로 끝낸다.
박원순 변호사는 아름다운 가게 직원들과 산행 후 간단한 막걸리 파티로 대화를 나누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시간도 길지 않다. 그는 검사 시절 폭탄주 마시기가 싫어 변호사로 전업했다고 할 정도로 술을 못 마셨고, 몸에 받지도 않았다. 검사 때 폭탄주 두 잔 마시고 완전히 뻗어 자리가 파할 때 겨우 일어나 집에 가곤 했단다. 지금도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
서울대 공대 산악부 생활을 했고 “과학자가 안 됐으면 세계적인 등반가가 됐을 것”이라고 하는 조장희 박사는 “술은 백해무익이니 절대로 마시지 말라”고 강조한다. 술은 뇌세포를 파괴하는 주범이며, 머리를 나쁘게 한다는 것이다. 조 박사는 지금 등산을 하지 않지만 과거 등산을 자주 할 때도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다.
사회학자 송복 전 교수는 매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산을 찾는다. 구범모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김성우 한국일보 전 주필, 박화진 서울신문 전 논설위원실장 등과 같이 북한산에 주로 오른다. 산악회 이름은 송 교수가 직접 지은 ‘일자패’다. 그는 정년퇴직 전에도 학생들과 같이 산에 오르며 “산은 20대부터 다녀라. 20대가 안 되면 30대부터라도 꼭 다녀라. 40세 넘기 전에는 반드시 산에 다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앙이 온다”고 등산을 강권했다. 그는 등산이 병을 예방해줄 뿐 아니라 창의적 사고에 엄청난 에너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도 술은 많이 마시는 편이 아니다. 산에 갈 때는 도시락을 싸 들고 간다. 정상을 고집하지 않고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깔고 판을 벌인다. 여기서 막걸리나 소주 등 간단한 술 한 잔을 주고받는 것으로 끝낸다. 하산해서도 술판이 연장되지 않는다.
- ▲ 1 박원순 변호사. 2 송복 전 교수. 3 깐수 정수일 교수와 백낙청 교수, 박석무 이사장(오른쪽부터)이 북한산에서 점심을 들고 있다. 4 조장희 박사.
‘술은 지고는 못 가도 마시고는 간다’고 할 정도
반면 이돈명 변호사, 고 박현채 교수, 변형윤 교수, 송건호 전 사장, 이호철 소설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김병오 전 국회의원, 깐수 정수일 교수, 김정남 전 교문수석 등이 속한 ‘거시기산악회’는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이다. 이들은 산에 가는 날이 술 마시는 날이다. 산에서의 점심식사 자리도 시음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소주와 막걸리에 인삼주, 더덕주 등 별의별 술이 반주로 다 나온다.
막걸리도 그냥 막걸리가 아니다. 강화도 막걸리 등 별미만 골라서 가져온다. 1차를 산에서 마치고 하산해서 2차, 3차로 술자리가 이어진다. 고 박현채 교수는 “술은 지고는 못 가도 마시고는 간다”고 했을 정도라고 한다. 두주불사(斗酒不辭)에 주종불문(酒種不問)이다. 산이 좋아 찾은 산에서 마음 맞는 사람과 맑은 공기 마시며 마시는 술을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마음 맞는 사람과 일주일에 한 번 만나 술로서 회포를 푸는 셈이다.
박성학 원장은 “등산과 술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지만 전혀 상관이 없다고 보면 된다”며 “등산 후 과음은 오히려 몸에 더 해롭다”고 한두 잔의 술을 권했다.
등산은 건강해지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한다’고 보면 된다. 그 촉매제는 술이다. 또한 소셜 드링킹의 의미도 있다. 그러나 과음은 심신을 피로하게 하는 주범이다. 과음은 간을 갉아먹고, 뇌세포를 파괴한다. 적당한 음주가 필요한 이유다. 소셜 드링킹도 적당한 경우에만 해당되고, 그 이상 넘어가면 고성이 오가거나 싸움으로 연결되는 등 문제점이 바로 노출된다는 게 명사들의 말이다. 이번 연말 산에 올라가서나 하산해서나 과음은 금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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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과 맛 탁월한 데다 준비도 쉬워
- ▲ 코코뱅.
코코뱅은 영어로 ‘콕 인 와인(cock in wine)’, 즉 ‘와인 속의 수탉’이란 뜻이다. 와인과 익힌 감자 등과 곁들여 겨울에 즐겨 먹는 프랑스 요리다. 코코뱅은 향기로운 음식이다. 포도주의 향기와 감칠맛을 농축한 것이니 그럴 수밖에. 끓여도 포도주의 향은 은근히 남아 있는 듯하다. 눈, 코, 입술, 혀, 이, 목구멍 모두를 만족시키는 요리다. 오감만족이랄까.
코코뱅은 조리 과정 중 브랜디나 코냑을 사용해 불을 붙여줌으로써 나쁜 냄새를 없애고 요리를 더욱 향긋하게 만드는 플램베 과정이 꼭 들어가는 복잡한 요리지만, 산에서 하는 조리이니 만큼 안전상 플램베와 기타 복잡한 과정은 과감히 생략하고, 허브 대신 간장으로 향을 더하는 등 우리 실정에 맞게 가감했다.
언뜻 보면 재료에서부터 만드는 과정까지 흡사 우리의 닭볶음탕 같이 보인다. 하지만 이 요리는 맵고 짜고, 뒤처리(설거지)가 힘든 닭볶음탕에 비해 부드럽고 깔끔하며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어도 별미다. 혹 국물이나 찌꺼기가 남는다면 잠시 놓아두면 된다. 닭 특유의 기름과 콜라겐 성분 때문에 찌꺼기가 묵처럼 뭉쳐지는데, 이것을 코펠째 미리 준비해간 쓰레기봉투에 탁 털어 버리면 내용물이 쏙 빠져 나와 휴지를 댈 것도 없이 깨끗이 설거지를 해결할 수 있다.
와인은 물론 소주나 막걸리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송년산행을 마치고 뒤풀이하기에 적합하다. 조리기구도 큰 코펠과 버너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복잡하지 않아 초보자들도 쉽게 조리할 수 있다.
● 재료(4인분 기준) 닭다리 8개, 닭날개 8개, 조림감자 12알, 당근 1개, 양파 큰 것 2개, 마늘 12쪽, 와인300cc(대략 반 병), 버터 3큰술(70g 가량), 진간장 5큰술, 소금·후추·생강즙 약간.
● 출발하기 전 집에서 준비해 놓기 1. 닭다리와 날개는 양념이 고루 배도록 칼집을 내놓는다. 2. 칼집 낸 다리와 날개를 약간의 소금·후추·생강즙에 재워 지퍼백에 담은 후 얼린다. 3. 조림감자는 깨끗이 씻고 당근과 양파는 큼직하게 깍둑썰기 하여 준비한다. 4. 와인병의 무게가 부담스럽다면 냄새가 배지 않은 플라스틱 용기에 와인을 담아 준비한다.<사진1>
● 당일 만들기 1. 코펠에 버터를 녹인 후 마늘, 닭다리, 닭날개를 넣고 닭고기 표면을 노릇노릇하게 익힌다.<사진2> 2. 노릇해진 닭고기에 감자, 양파, 당근을 넣고 뒤적인 후 와인과 간장을 넣는다. <사진3> 3. 중간 불에서 서서히 익히다가 감자를 찔러 보아 익었으면 불을 세게 해서 국물을 졸여준다.<사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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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시원한 국물로 속을 편안하게
- ▲ 어복쟁반.
서민적이면서도 맛이 훌륭한 어복쟁반은 추운 겨울 산에서 즐길 수 있는 요리 중에서 술을 마신 다음 날 적합한 국물요리다. 모두 완성된 다음 불을 끄고 먹는 게 아니라 계속 끓여가며 먹는 것이고, 준비된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끓이는 것이라 준비만 잘하면 라면보다 간단하고 빠르게 즐길 수 있다. 국물과 재료들이 모두 푸짐하고 맛과 포만감과 영양가가 넘쳐 추위를 이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다들 숙취에 떨고 있을 때 담백하고 시원한 이 요리를 내놓는다면 송년산행을 뜻 깊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의 모든 것이 얼어붙은 곳에서 먹는 어복쟁반의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향긋한 쑥갓의 향기는 입맛 당기는 신선함을 주고, 걸쭉하고 담백한 국물과 고기는 속을 풀어줄 것이며, 뜨끈한 만두와 떡은 만족할 만한 포만감을 줄 것이다. 건더기를 다 먹은 다음에는 면 사리를 넣어 먹으면 좋은데 라면이나 소면보다 메밀로 된 생면을 넣어 먹는 게 원본에도 충실하고 맛도 좋을 것이다. 이것을 진짜 쟁반에 담아 끓이면 국물을 먹기가 불편한데 이때 맞은편에 앉은 사람이 쟁반을 기울여주는 한국식 매너가 있는 음식이란다. 산에서 코펠에 담아 요리하면 이럴 일은 없겠지만 선후배끼리 서로 푸짐한 고기와 만두, 육수를 시에라컵 가득 퍼 담아 주며 먹을 수 있는 운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어복쟁반 재료(4인분) 양지머리 1kg, 삶은 달걀 2개, 쑥갓 100g, 만두 6개, 느타리버섯 200g, 떡국 떡 300g, 대파 20cm, 칼국수 사리(선택) 육수 : 시판용 사골국물 한 봉지(500g), 양지머리 육수(사골국물과 동량) 다진 마늘 1큰술, 국간장 2큰술, 후추와 소금 약간씩 고기 양념 : 국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약간 간장소스 : 양지육수 7큰술, 진간장 3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2큰술, 다진 파 약간
● 집에서 1. 냄비에 핏물을 제거한 양지머리와 대파를 넣고 중간 불에서 2시간 정도 삶아낸다.<사진 1> 2. 고기는 젓가락으로 찔러 들어 올려질 정도가 되었을 때 내려 양념한다.<사진 2> 3. 계란은 완숙으로 삶아 준비한다. 4. 모든 재료를 준비한 후 산에 가서 쉽게 꺼내 먹을 수 있도록 포장한다.<사진 3>
● 산에서 1. 코펠 바닥에 쑥갓을 깔고 그 위에 재료를 차례로 올린다. 2. 육수를 붓고 끓인다.<사진 4> 3. 10분 정도 끓이다가 만두가 익었는지 확인하고 불을 줄여 약한 불에서 끓이면서 먹는다.
토속주 종류 ‘산이 다르면 술맛도 다른 법’ 전국 각 지역의 널리 알려진 토속주들어느 나라나 각 지방에는 그곳 특유의 토속주가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 산행을 위해 방문하는 지역에는 그곳을 대표하는 술이 있는 법이다. 과하면 독이 되겠지만 산 밑에서 혹은 정상에서 음미하는 지역의 술맛은 산행의 묘미 가운데 하나라 하겠다. 산 주변에서 즐기기 좋은 토속주는 막걸리로 대표되는 탁주와 약주 등 대중적인 술이 주류라 할 수 있다. 제조비법이나 기술 전수자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방의 증류주들은 도수가 높은 데다 고가라 마음 편하게 즐기는 데는 무리가 있다. 비교적 널리 알려진 지역의 토속주를 알아본다.
- ▲ 각 지역의 막걸리는 저렴하고 구하기 쉬워 산행과 함께 즐기기 좋다.
>>막걸리 쉽게 구할 수 있고 건강에도 좋아 인기 최고
한국의 대표적 전통 술로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쌀과 누룩으로 빚어 그대로 막 걸러내어 만들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막걸리는 농주, 탁주, 재주, 희주라고도 불리는데 대체로 쌀뜨물 같은 흰빛을 띠고 있다. 주 원료는 찹쌀, 맵쌀, 보리, 밀가루, 감자 등이며, 이를 찐 다음에 건조시켜 누룩과 물을 섞고,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켜 만든다. 거르지 않아 밥풀이 그대로 떠 있는 상태의 술을 동동주라고 한다. 좋은 막걸리는 적당한 감칠맛과 청량감을 느낄 수 있고 알코올 성분은 6~7% 정도다.
서울 지역에서는 ‘생막걸리’로 알려진 장수막걸리가 인기다. 서울탁주에서 생산하는 막걸리로 대중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현대화된 양조 시설에서 생산하는 일정한 품질을 자랑한다. 북한산과 도봉산 밑에서 즐기는 막걸리의 대부분이 이 제품이다.
국망봉과 강씨봉 등이 있는 경기도 포천 지역에서는 포천막걸리와 일동·이동막걸리가 유명하다. 경기도 고양의 배다리 쌀막걸리는 100년 역사의 술도가에서 만든다. 경기도 화성의 부자 생술막걸리는 전통업체인 배혜정누록도가에서 만들었다. 이 술은 단맛이 나는 한약재를 넣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태기산과 어답산, 문무산 등이 있는 횡성에는 이화주라는 탁주가 있다. 고려 왕실에서 마시던 술이라는데 국순당에서 복원해 출시했다. 걸쭉한 느낌이 나는데 값이 좀 비싼 것이 흠이다. 내장산으로 가는 길목인 전북 정읍에는 태인주조장에서 만든 송명섭막걸리가 있다. 직접 농사 지은 쌀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한국적인 막걸리 맛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술이다.
소백산자락 충북 단양의 대강면에는 대강막걸리가 대표선수다. 청와대 만찬용으로 쓰이기도 했던 술이다. 전통 옹기에서 발효시키는 막걸리로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부산 금정산의 산성막걸리도 빠질 수 없다. 박정희 대통령이 민속주 1호로 지정한 일화가 유명하다. 그윽한 누룩 향과 특유의 쌉싸래한 뒷맛이 산성막걸리의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가 8도로 제법 높아 앉은 자리에서 너무 많이 마시면 못 일어난다는 말도 있을 정도.
부산에 산성막걸리가 있다면 대구에는 팔공산 동동주가 있다. 대구 최대의 탁주 제조업체인 대구탁주에서 팔공산자락 물로 담근 술이다. 그 밖에도 충남 천안의 현미 막걸리 월향, 경기도 이천의 낙낙 생막걸리 등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막걸리가 시판 중이다. 최근에는 막걸리도 상당히 고가의 제품으로 많이 출시됐다.
>>전통 증류주 도수 높고 구하기 어려운 귀하신 몸
알코올 도수가 높은 우리의 전통 증류주는 대부분 고가로 귀하게 여겨지는 것들이다. 이 역시 지역별로 특유의 비법과 재료를 이용해 만들며 종류가 다양하다. 이런 고급 술은 그 지역을 찾아가더라도 쉽게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통식으로 제조하는 술은 워낙 소량만 생산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특별한 맛을 원하는 이들은 구입을 고려해도 좋을 듯.
서울 문배주는 밀·좁쌀·수수를 주재료로 만든 증류주로 문배나무 과실의 향기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고려시대부터 제조되어 내려온 함경도 지방의 민속토속주다. 문배주는 엷은 황갈색을 띠며 알코올 도수는 40도 정도로 독한 편.
전북 전주의 이강주는 조선조 중엽부터 전라도와 황해도에서 제조되던 색다른 술이다. 주로 상류층이 즐겨 마시던 고급 약소주다. 이 술은 소주에 배와 생강을 가미해 만들었다. 양조주를 증류해서 만든 알코올 도수 30도의 소주에 배즙, 생강, 계피, 울금 등의 추출액을 섞고 다시 꿀로 맛을 낸다. 원료 혼합 후 여과해 1개월 이상 저장해야 완제품이 된다.
전남 진도에는 홍주가 유명하다. 지초를 이용해 만드는 홍주는 조선시대 술 가운데 최고의 진상품으로 꼽혔던 귀한 술이다. 보리쌀로 복잡한 단계를 거쳐 만든 술을 숙성시킨 뒤 증류해 소주를 내리는데, 술 이슬이 떨어지는 입에 지초를 놓아 내리기 때문에 붉은빛이 난다. 신경통, 위장병, 설사, 복통, 해독, 급체, 변비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경북 경주의 교동 법주 역시 귀하신 몸이다. 조선시대 문무백관이나 사신을 대접할 때 쓰던 술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86-다호로 지정되어 있다. 1개월간 정성을 들여 만드는 술로 숙성 과정이 길고 과정도 복잡해 만들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경북 안동의 안동소주는 현대적인 기술을 도입해 제조되고 있는 전통주다. 안동의 양반가마다 전해오는 특유의 청주를 불에 고아 만든 것이 바로 안동소주다. 도수가 45도나 되는 독주다. 그 밖에도 이북 관서지방의 감홍로, 호남지방에서 빚던 죽력고 등 여러 지방의 증류식 소주와 혼합주가 있다.
등산용 술병 새 술은 새 부대에…그럼 산에 갈 때는? 고급 양주 담는 소형용기 특히 다양- 술은 이미 출시 때부터 병에 담겨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유리 술병은 파손의 위험이 있어 야외 활동 중에 휴대하려면 주의해야 한다. 요즘에는 아예 등산용으로 제작한 납작한 페트병에 담은 소주나 양주도 나와 있다. 하지만 역시 술은 변질의 위험이 적은 유리병에 담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등산용 술병이다. 배낭이나 주머니 속에 쉽고 안전하게 넣을 수 있도록 특수하게 제작한 것들이다. 국내에 시판 중인 등산용 술병을 살펴본다. <참고 자료 www.e-sierra.co.kr>
- ▲ 버나드 술병과 술잔.
>> 버나드 술병
콤팩트한 디자인과 자연스러운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이 특징인 술병과 술잔 세트 전문 브랜드. 1922년 설립 이후 독일 주석 공예의 장인들이 엄선된 재료를 사용하여 현재의 버나드 술병으로 발전시켰다. 버나드 술병은 술맛이 변하지 않도록 구리로 된 플라스크 내부를 주석으로 코팅했고, 외장 가죽을 100% 천연염료(Vegetable Tanning Agent)로 가공한 것이 특징이다. 내부를 황금으로 도금한 술잔은 격조 높은 분위기를 즐기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 ▲ 날진 플라스크 술병.
>> 날진 플라스크 375ml
등산용 물병과 다양한 용기(容器)를 제작하고 있는 날진(NALGENE)의 술병 모델. 뒷주머니에도 들어갈 수 있는 얇고 날렵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술을 담는 내부의 페트병과 잔으로 사용할 수 있는 외부의 대형 컵과 뚜껑이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 가방이나 주머니, 배낭 속 어디에든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넉넉한 375ml 용량으로 보조 수통으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 ▲ 스노피크 티타늄 술병.
>>스노피크 티타늄 플라스크
일본 오토캠핑 장비의 명가 스노피크(Snow Peak)에서 생산한 초경량 술병 모델. 티타늄 술병&티타늄 술병 원형은 독성이 없고 안정성이 뛰어난 티타늄을 소재로 한 제품으로 매우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금속 냄새가 나지 않아 술의 맛과 향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 바지 뒷주머니에 넣기 좋은 사각형 타입의 3가지 모델과 원형 타입의 2가지 모델, 총 5종류의 모델이 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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