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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대밭이 콩밭 됐어도 슬프다!
산외 종산리 종산마을의 종산초등학교...건물은 흉가, 운동장은 콩밭되어 주민들을 슬프게 하고 있다
황성희 기자 redhann@yahoo.co.kr
▲ 한때는 학교였다?
농촌 지역을 돌아다녀 보면 명당이다 싶게 풍광 좋고 아늑한 곳에는 어김없이 작은 학교들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그 학교들 대부분은 면 소재지 학교로 통폐합된 폐교들이다.
농촌의 젊은 인구 감소는 아이들의 감소로 이어져 학교는 문을 닫아 폐교가 발생한다.
작은 학교들의 공간적 유용성은 매력적이다. 그래서 폐교가 나서면 너도 나도 한번쯤은
매입해서 새로운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꿈을 꾸게 된다.
그러나 그 꿈은 '자본'이 따라줘야 가능해서 '불가능한 꿈'. 대부분의 폐교는 자본력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나
단체에게 매각되는 운명이었다. 그렇게 '돈에 팔려가는 폐교'의 앞날이 밝은 것은 드문 경우. 돈과 마음이 합쳐져 넘어가야
아름답게 보존되는 것.
폐교와 인연을 맺은 누구나의 바람처럼 곱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존돼 어쩌다 그 앞을 지나면 감회에 젖게하는 곳이 얼마나 될까...
방치돼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추억을 짓밟거나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공간적 아름다움을 상실한 곳이 태반인 현실이다.
산외면 종산리 종산마을에 자리한 종산초등학교의 모습은 졸업생들 뿐 아니라 그 앞을 지나게 된 인연들을 '경악'하게 하는
모습으로 서 있다. 어떤 모습이기에 우리는 '경악'할까?
쑥대밭된 운동장이 콩밭으로 거듭났지만...
▲ 고구마밭 가운데 있는 조회대...폐교의 운명을 상징한듯...
늘 그렇듯이 무심코 지나치고자 했다. 하지만 일행중 호기심 많은 다람쥐과가 있어 보고 말았다.
그 다람쥐의 경악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어어~~". 이어지는 소리는 "근데 재밌다. 내려보자..."
우리는 그곳을 자세히 구경하고 싶었다. 바로 산외 종산리 종산 마을에 있는 작은 학교, 폐교된 지 10년이 넘었다는
종산초등학교를 구경하고자 내린 것이다.
학교운동장이 일궈져 넓은 고구마밭인 점이 우리의 눈길을 잡다 발길을 잡아챈 것이었다.
고구밭만 아니었다. 그곳은 콩밭이었고, 생강밭이었고, 고추밭이었고, 토란밭이었다. 밭둘레에는 호박넝쿨이 엉글어지고
옥수수 나무의 잎파리가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한치의 공간도 허투루 놀리지 않는 평생 농부의 솜씨로 일궈져 있었던 것.
밖에서 볼 때는 고구마밭인가 싶더니 콩을 심은 면적이 훨씬 커 우리는 그 운동장을 콩밭이라 불렀다.
놀이기구 타고 콩이 자라고 본관 건물은 비료 창고로...
▲ 초등학교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사다리 놀이기구. 이제는 콩이 올라타고 있다.
▲ 앞엔 콩밭, 뒤엔 옥수수...농구대가 서있다.
밭이 돼 여러 곡식이 자라는 운동장에는 학교 시절 구비됐던 놀이시설들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어 기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철봉, 미끄럼틀, 농구대, 구름사다리..그 놀이기구들을 타고 밭을 일군 사람이 알뜰하게 심은 콩 줄기가 왕성하게 뻗아 있었다.
밭 가운데 버려진 조회대 위에는 개 밥그릇이 올려져 있었다. 이 기묘한 그림의 화룡점정은 학교의 본관. 유리창들이 깨져 나간
본관 입구에는 운동장 밭을 경작하는 데 필요한 비료들이 적재돼 있었다.
▲ 비료 푸대가 쌓여있는 본관 입구
▲ 본관 건물을 자른 다음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고추밭을 일궜다.
그보다 더 큰 비극은 본관 건물이 잘려져 나간 것. 어떤 이유에서 인지 본관 건물을 자른 다음 그 빈자리에 비닐하우스를 쳐 놓았고
그 안에서는 고추가 말려지고 있었다.
별관은 도자기 제작 공방..밭 속에 서 있는 사택 4채
▲ 별관안에 설치된 가마...도예 체험 공방으로 거듭나려다 실패한 종산초교의 운명을 보여주고 있다.
본관 건물과 ㄱ자를 이뤘을 별관 건물에는 도자기 굽는 가마가 설치돼 있어 이곳이 도자기 공방이나 체험학습장으로
계획됐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별관 뒷쪽으로는 4채의 사택이 자리잡고 있어 30년 전 학교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서로 마주보고 혹은 나란히 서 있는 사택은 독립된 주거공간으로 요즘은 보기 힘든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저 건물도 30년이상 됐지만 튼튼하게 지어져 다시 쓸 수 있는데..." 옆에 서 있던 동네 할아버지 한분이 말을 보탠다.
▲ 운동장 뿐 아니라 빈공간이 있으면 어디다 밭으로 만든 농부정신!...고추밭으로 변한 학교 뒷 정원. 사택들이 서 있다.
"쑥대밭이 보기 싫어 콩밭을 만들었지"
그 할아버지는 운동장이 된 밭을 지키며 나무 그늘에 앉아있던 분이었다. 자신을 그 폐교의 관리인이라 소개하면서
또한 운동장을 밭으로 가꾼 장본인이라고 밝혔다.
할아버지에 따르면 종산초등학교는 10년전에 전주에 거주하며 군산에 있는 한 대학에 근무하는 이모 교수에게 매각됐다는 것.
이 교수도 처음에는 도자기 공방으로 만들기 위해 전남에서 돌을 실어오고 가마을 설치하는 등 의욕을 보였으나
어쩐 일인지 학교를 계속 방치해 두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학교를 사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나서고 있지만 이교수는 학교를 돌보지도 않으면서 팔려고도 안해. 그
러니 학교는 날이 갈수록 폐허가 돼 운동장이 쑥대밭으로 변해 온 동네 사람들이 혀를 끌끌 찼지."
5~6년 동안 쑥대밭으로 변한 운동장을 보다 못한 할아버지가 손수 운동장 전체와 학교 빈공간을 모두 밭으로 만들어
곡식을 심어 왔다고 전했다. 할아버지가 운동장을 밭으로 가꾼 지는 4년 정도 됐다고.
▲ 폐교 관리인이자 운동장을 밭으로 일군 할아버지.
"폐교는 마을 재산, 주민들에게 돌려주거나 매각시 의논하거나..."
"나쁜 사람들이야. 이교수나 교육청이나...
원래 이 학교는 우리 마을에 사는 박모가 개인 소유 옥토를 기증해서 세워진 것이니
우리 마을 것이야. 팔려면 우리들하고 의논을 하던가, 우리에게 돌려주던가 해야지
교육청이 제 땅인양 지들 마음대로 팔아먹어 이꼴이지."
학교가 폐허로 방치되자 땅 기증자 박씨의 아들이 민사소송을 걸겠다고 나설 정도라고 전했다.
학교가 쑥대밭이 된 것에 화가 난 마을 주민들도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주민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농촌의 작은 학교는 물리적 재산 이상의 것
교육청은 폐교에 대해 재산가치만을 매길 뿐이다. 폐교가 발생하면 매각과 임대 두 가지 방법을 선택해서 처분하려고 한다.
정읍교육청의 폐교 처리 방침은 매각으로 알려졌으나 교육청 관계자는 임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교육청에 속한 재산으로만 간주돼 처리되는 폐교들. 일단 처분되면 그들의 운명이 무엇이 될 지 관심사 밖으로 밀려난다.
하지만 페교와 한 마을에 사는 마을 주민들은 그럴 수 없는 것.
자신들이 다녔거나 자녀들이 뛰놀았을 그 공간 앞을 지나면 젖게되는 학창시절의 주마등같은 추억들.
귀향객들의 정신적 안식처 등등... 폐교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그곳은 물리적 공간과 재산 이상의 것이다.
하여 폐교의 운명을 마을 공동체와 협의하자는 때늦고 이상적인 방식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렇게 하지 않는다면 정읍의 폐교들이 마을의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은 단지 시간상의 문제일 뿐이다.
출처 : 카폐 아이러브정읍
첫댓글 아항 그런 카페도 있구나..........작년까진 재섭이 아저씨가 콩 심었는데...올핸 어느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