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랭이 물어갈 소리 허고 있네, 그러면 그거이 살간디??"
"그럼 어떻게..."
"확~ 부서부러야제라. 밑구녁에서 콸콸 쏟아져부러야 항께"
"아...예..."
토끼이빨처럼 두 개만 남겨진 윗니를 드러낸 채 화초가게 주인은
손님을 붙잡고 뭔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아마도 그 손님은 화초 주인에게 화분에 물주는 방법을 물어봤나보다.
비 오는 종로5가...
이렇게 저마다의 소리들이 빗소리와 어울리고,
온갖 화초와 잡동사니들이 뒤섞여 앞다투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종로거리를 오랜만에 걸었다.
국화가 한창 꽃망울을 달고 키재기를 하는 곳,
자몽과 모과와 감귤 열매가 아직 짙은 녹색을 벗지 않은 채 살을 찌우고 있고,
천리향 만리향 야래향(?)이 수수한 꽃을 피우고 있는 곳...
수련이 심어져 있는 항아리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밑바닥 진흙속에 뿌리를 내린 한 줄기 수련이 진홍빛 작은 꽃을 달고 있다.
막 피우기 시작한 꽃의 모습과 그 예쁜 색깔에 한 참을 홀렸나보다.
칠만원이라고 소리치는 쥔장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 설 때 까지...
황홀한 서양란과 풍란이 즐비한 꽃밭을 지나 야생화가 있는 곳에 머물렀다.
털중나리, 흰용담, 가솔송, 부처손, 바위솔, 이끼까지...
어디서 왔는지 모를 이 야생화를 하나하나 가리키며 주인은 침이 마른다.
나도 같이 고개를 끄덕끄덕...
이 것 저 것, 말 없이 눈으로 참견하며 많은 것들을 훔치고 보았다.
비는 내렸지만 이 곳의 삶의 숨들은 사람이든 화초든 힘차게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한 참 동안을 꽃과 사람과의 대화를 보았다.
비 오는 종로5가...
예쁜 마삭줄 한줄기를 구입했다. 천원...
첫댓글 칠만원소리에 먼 깜짝까지야 ㅎㅎㅎ //마삭줄은 늘어져야 이쁘던디..먼 통을 하나 매달아야 쓰것소잉....//블로그에다가 맴에 드는 화분 몇개 찍어왔어라...보시믄 좋아하시긋다 싶어서요...내는 머 키우는건 토옹.....ㅡ.ㅡ;;;; 걍 보는것으로 좋은 수준이구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