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써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참치는 부위마다 지방질 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써는 두께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참치는 회칼을 45도로 뉘어서 결의 역방향으로 써는 것이 좋다. 또 칼날을 여러 번 움직이지 않고 몸 쪽으로 당기면서 한 번에 썰어야 횟감이 뭉개지지 않는다. 이 방법으로 지방질 함량이 낮은 속살은 두껍게, 중뱃살은 보통 두께로, 지방질이 풍부한 대뱃살은 얇게 써는 것이 지방질의 맛과 근육의 맛을 잘 어우러지게 할 수 있다.
한 마리를 제대로 회 뜨면 뼈와 지느러미만 남을 정도로 참치는 다양한 부위를 회로 즐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위에 따라 순서를 지키며 먹는 것이 좋다. 이상적인 순서는 담백한 속살부터 지방이 많은 뱃살 순으로 먹는 것이다.
혹자는 참치회를 김에 싸먹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이 취식법은 과거 참치로 둔갑한 기름치들이 성행할 때, 기름치의 느끼한 맛을 감추기 위해 횟집들이 김을 내놓은 데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참다랑어나 황다랑어와 같은 고급 참치회는 김에 싸 먹거나 참기름을 찍어 먹으면 참치 특유의 풍미를 느낄 수 없다.
또한 참치회에 레몬을 뿌려 먹는 것은 회의 신선도를 급격히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레몬의 산성이 참치회의 단백질을 산화시키기 때문이다. 참치회는 고추냉이를 조금씩 곁들이는 정도가 고유의 맛을 최대로 음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참치회에 채소를 곁들여 먹을 때도 염두해야 할 것이 있다. 참치회는 약산성을 띠고 있어서 알칼리성인 채소와 함께 먹으면 좋다. 하지만 향이 강한 상추, 깻잎 등으로 싸서 먹게 되면 참치의 참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므로 따로 먹는 것이 좋다. 채소 중에서는 쌉쌀한 맛을 더해주고 소화에 도움을 주는 무순이 참치회와 가장 잘 어울린다.
- 참치모듬회
알고 먹는 참치의 부위
그렇다면 참치의 가장 맛있는 부위는 어디일까? 참치를 3등분했을 때 앞쪽 뱃살과 가운데 등살이 가장 인기가 좋다. 특히 앞쪽 뱃살은 대뱃살이라 불리며 최고로 친다. 이 부위는 참치 몸통에서 약 5%밖에 되지 않아 회로 내놓으면 4점 남짓 밖에 되지 않지만, 다른 부위에 비해 2~3배 이상 비싼 가격이 매겨질 정도로 귀한 부위다. 참치 부위는 대체로 일본어로 통용되는데 이는 참치회 식문화가 일본에서 발전되었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참치회는 아는 만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일본에는 참치회를 제대로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참치학’을 가르치는 교육기관도 있을 정도다. 횟감 참치를 부위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대뱃살 (大とろ, 오도로)
참치 횟감 중 최고로 치는 부위로 마치 쇠고기 꽃등심처럼 지방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 연분홍빛을 띠고 있다. 뱃살을 뜻하는 ‘토로’라는 단어가 ‘녹은 모양’을 의미하는 일본어 ‘도로도로(どろどろ)’에서 유래했을 만큼, 입에 넣으면 살살 녹을 정도로 맛이 고소하고 기름기가 풍부하다
- 참치 대뱃살(大とろ, 오도로)
참치의 속살로 붉은색을 띠고 있으며 세세한 결들로 이루어져 질감이 좋다. 철분이 많고 지방이 약 1.4%에 불과해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좋다.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 참치 속살(赤身, 아카미)
아가미와 몸통이 연결되는 부위로, 양이 적으며 복육의 식감에 많은 마블링으로 자랑한다. 살을 발라내 횟감으로 먹고 뼈에 붙은 살은 뼈째로 구워 먹는다. 이 부위는 잘라놓은 모양이 마치 낫처럼 보인다고 해서 낫을 뜻하는 ‘카마’라는 이름이 붙었다.
- 참치 목살 (かま, 카마)
복육은 눈다랑어와 황다랑어의 뱃살을 총칭하는 부위로 지방과 근육의 비율이 적절해 고소하다. 참다랑어의 뱃살보다는 풍미가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부위이다.
- 참치 복육 (腹も, 하라모)
참치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릴 것 하나 없이 즐길 수 있는 생선이다. 참치의 머리는 그 어체만큼이나 일반 생선보다 매우 크기 때문에, 머릿살도 횟감으로 먹을 수 있다.
- 참치 머릿살 (はちの身, 하치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