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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막장, 청국장.
조선 장(朝鮮 醬).
콩의 원산지는 만주지방이다.
만주는 맥(貊),예(濊).한(韓)족 나라 고대조선, 부여, 고구려의 땅이다.
고대 한반도인들이 생활기온의 상승으로 북쪽으로 이동을 한다.
BC 9,000년 이전 환인의 나라 칸국(桓國)이 성립되고,
BC 6,000년경 환인에게서 천부인(天符印)을 이어받은 환웅릐 나라 배달국(倍達國),
BC 3,300년에 건국된 단군임금이 고대조선(古朝鮮)을 건립한다.
이들은 중원(서안,함양,평양)과 대릉하,요하 유역(홍산문화),
몽골,아무르,서백력 캄차가 반도를 아우르고,
요동과 한반도에서 <한민족문명>을 이룩한 민족이다.
이 문화와 풍속을 이어 계승한 고구려, 백제, 신라인들은
'밭의 고기' 콩을 일년 내내 먹을 수 있도록 발명해 낸 것이 된장이다.
된장의 시원 ‘연변메주, 연변된장’은 야생에 가까운 만주콩으로 만들기 때문에 유명하다.
중국 하화족(河華族)은 BC 700년 경 만주지방에서 콩을 가져갔고,
메주, 시(豉)에 대한 기록도 이 시기에 첨으로 나온다.
또한 메주(豉)의 냄새를 고려취(高麗臭)라고 불렀다는 기록도 나온다.
이로 미루어 한민족(동이족)은 BC 1,000년 이전부터 콩된장을 발명했던 것이다.
우리의 고대조선, 부여, 고구려인 및 백제 신라인들은
콩으로 된장,간장을 만들어 1년 동안 기본양념으로 벅을 수 있는 방법을
구슈 및 혼슈 등지까지 전파하였던 것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 된장에 대한기록을 보면,
서기683년 2월 신라 신문왕이 혼인할 때,
납채품(納采品)에서 ‘장시(醬豉)’가 포함되어 있다.
장시는 ‘된장’인데, 이 때 일상음식에서 필수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 뒤 서기982년 『고려사(高麗史)』에서 고려 성종 1년,
최승로(崔承老)의 건의문에서 된장이 백성들에게 배급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서기1049년 고려 문종 3년, 개경에 흉년이 들어 백성을 구휼할 때,
먼저 된장을 배급했다는 기록도 나온다.
이를 미루어 된장은 백성이 평상시에 먹던 필수적 부식음식임을 알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 또한 된장에 관한 내용이 많이 등장하고,
된장이 매우 다양한 용도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기록에 따르면, 된장은 구휼품, 하사품, 귀화인과 유민(流民)의 정착 지원물품,
야인(野人)들의 구걸품, 군사들의 기본 부식 등으로 쓰였다.
그래서 조선시대 각종 요리책에는 된장의 종류와 담는 법이 많이 등장한다.
조선후기 홍만선의 『산림경제(山林經濟)』이나
조선 헌종 때 정학유(丁學游)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의 삼월령과 유월령에서
“된장 잘 담가서 맛 잃지 않도록 살피고 정(淨)하게 관리하자.” 라고 노래한다.
이를 보아 당시 된장이 얼마나 소중한 음식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된장은 한번 담가서 1년 동안을 먹어야 하는 한민족 대표적인 발효음식이다.
그래서 각 집안마다 된장이 정상적으로 잘 숙성되도록 하는 의례나 금기(禁忌)를 가지고 있었다.
『산림경제(山林經濟)』권2 ‘치선(治膳)’조에는
여러 종류의 장 담그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당시 사람들은 ‘장 담그는 일’이 신앙에 가까울 정도로 중요해 길일(吉日)을 택하였다.
‘장 담그는 날’이 결정되면, 금줄(禁忌)을 대문위에 내다걸고,
상가집, 잔치집을 불참하고, 손님접대도 하지 않고, 외출도 삼가했다.
(사진) 산림경제(조선 후기 홍만선 저)
기록에서의 장 담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음력 10월 입동(立冬)에서부터 음력 삼월삼짇날(음3월3일)까지이다.
입동(立冬)에서 우수(雨水) 사이에 담는 장을 ‘겨울장’이라 하고,
정월에 담는 장을 ‘정월장’이라 하고,
2월에 담는 장과 3월에 담는 장을 각각 ‘이월장’, ‘삼월장’ 이라 한다.
장 담그기 꺼리는 날(禁忌日)은 묘일(卯日)이니 신일(辛日)이고,
수일(水日)에 장을 담그면 가시(蛆;구더기)가 생긴다고 하였다.
또 이런 내용도 있다.
가시를 막기 위해 바꽃뿌리(草烏)를 4푼 크기로 잘라서 배주머니에 넣어
장독 안에 드리워두면 가시가 저절로 죽고 다시는 생기지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장 담그는 날 재미있는 풍설(風說)도 있다.
“해 돋기 전과 해 진 뒤에 장을 담그면 가시(구더기)가 안 꾄다.”
“그믐날 얼굴을 북쪽으로 돌리고 입에 한지를 문채 장을 담그면 가시(구더기)가 안 꾄다.”
“장 담글 때 이웃 아낙네가 담 넘어 혹, 엿보면 장맛이 변한다.”
<장 담그기 택일>
농경사회 한민족은 한해농사가 장(醬) 담그기부터 시작한다.
장 담그기가 잘 되면 한해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장 담그기에 실패하면 장맛도 망치고 한해 농사도 망친다는 생각을 신앙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장 담그는 시기는 그 집안의 오랜 경험적 결과로서
보통 정월대보름(음1월15일)부터 삼월삼짇날(음3월3일)까지의 기간을 선택했지만,
많은 가정에서 ‘정월장’을 선택했고,
'이월장’과 ‘삼월장’은 특별한 경우에만 선택했다.
장 담그는 날은 길(吉)한 일진(日辰)을 찾아 시행하는데,
말날(午日), 돼지날(亥日), 닭날(酉日)과 같은 털 있는 가축의 날인 ‘유모일(有毛日)’을 선호했다.
유모일 선호의 그 뜻 또한 재미있다.
말은 된장이 ‘맑아져라’는 뜻,
닭은 된장이 ‘달아져라’는 뜻,
돼지는 “꿀꿀” 소리와 같이 ‘꿀처럼 달아져라’는 뜻이 담긴 민간의 언어적 주술(呪術)이란다.
얼마나 장맛 예측이 힘들었으면, 이런 주술까지 생겼을까?
그러니 장 담그는 날을 택일할 때는 개인경험이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날에 장을 담그면 장맛이 좋다’ 는 가가례(家家禮)가 바로 그것이다.
장 담그기 가가례는 대대로 며느리에게 물려 내려가는 그 집안만의 비법이다.
이 비법이 다름 아닌 그 집안의 ‘씨장(種醬)’의 전수로 생각된다.
즉 어떤 집안에서 ‘어떤 날에 장을 담그면 맛이 좋더라.’ 라는 그 기준은,
그 집안 대대로 전수되어온 간장, 된장 발효균의 근원이 되는 ‘씨간장, 씨된장’ 이었던 것이다.
그렇다 해도 장 담그기에는 날씨와 주변환경도 중요하다.
장의 발효과정에는 기온, 습도, 바람, 환경 등과 같은 자연환경조건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자연환경조건은 지역마다 집집마다 모두 다르다.
그 집 장독이 위치한 방향, 지형지물, 주위 식물(꽃가루)의 종류 등 영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과학적 사고가 없던 당시 사람들은 이 자연환경조건이 사람의 통제범위 밖에 있는
어떤 신(神)적 힘의 작용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날을 택일하여 장을 담그고 난 뒤,
항아리에 금줄을 두르고 염원하는 마음은 그해 풍년을 기구하였으리라.
불씨가 살아있는 숯을 장독 안에 집어넣고
붉은 고추와 붉은 대추도 함께 넣는 이유,
그리고는 왼새끼를 꼬아 한지(韓紙)쪽, 숯덩이, 고추를 꽂아서 장독 주둥이에 감아둔다.
어떤 곳에서는 버선본을 장독의 배 부근에 거꾸로 매어두기도 한다.
거꾸로 붙이는 것은 장독 주둥이로 들어가는 불순물과 잡된 벌레로 인한 부정(不淨)을 발로 짓밟겠다는
강력한 주술적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장을 담그고 관리하는 솜씨에 따라서 집집마다 장맛이 달랐다.
이로 인해 한 집의 장맛을 그 집의 여타 일까지 관련지어 보는 태도와 인식이 형성되고 전승되어 왔다.
“장 맛이 단(甘) 집에 복이 많다.”,
“며느리가 잘 들어오면 장 맛도 좋다.”,
“잘 되는 집안은 장 맛도 달다.”,
“장 맛 보고 딸 준다.”,
“장 맛이 변하면 집안에 흉한 일이 생긴다.”는 말들이 그것이다.
이 말들은 기본적으로 장 맛을 가지고
그 집안의 인심, 가풍, 흥망을 가늠할 수 있다고 여기는 가치관의 발로이다.
당시 주부들은 향후 탈 없이 장이 잘 익도록 신앙심과도 같은 정성을 쏟았다.
더불어 장에 대한 주부들의 염원은 장독대를 집안의 성역으로 여기게 되었고
장과 장독을 관장하는 신(神)을 받들어 모시는 신앙까지 생기게 되었다.
전라도지방의 ‘철륭’ 또는 ‘철륭할마이’ 와
경상도지방의 ‘칠성’과 ‘영등할매’가 바로 그것이다.
여성인 할매(할마이)가 장독대로 내려와서 머물다가 올라가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이들 신앙은 좁게는 장-장독과 관련되지만 넓게는 주부들이 담당하는 가족의 생명보전에 관한
중요한 가사활동을 관장하는 신에 대한 믿음으로 보인다.
음력 2월1일날을 ‘영등날’이라 한다.
이날은 ‘영등할매’가 바람을 일으키며 내려온다고 한다.
그래서 음 2월에는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 많다고 한다.
경상도 북삼읍 숭오리에서는 음력 2월 초하룻 '영등날'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영등할매'가 인간세상으로 내려오면
오곡찰밥, 된장찌개, 3종나물(고사리, 도라지, 콩나물), 청어와 김을 구워
정지(淨地;부엌)에 한상 차려 '영등할매'를 접대한다.
장 맛과 함께 집안에 잡귀잡신(雜鬼雜神)을 물리치고 편안을 빌고,
한해농사가 풍년이 되도록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비는 풍습이 있다.
<된장>
된장은 콩이 원료인 ‘메주’로 담근다.
맛좋은 된장을 얻으려면 메주부터 잘 띄워(醱酵)야 한다.
메주를 잘 띄우려면 좋은 메주콩(大豆)을 선택하여 적당히 삶아서 잘 관리해야 한다.
메주콩을 계량할 때는 아직까지 말(斗)로 호칭한다.
요사이 젊은 사람들은 말, 되의 단위를 잘 인식하지 못해, 메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여기서 먼저 말(斗)과 킬로그램(Kg)과의 관계를 설명하려 한다.
메주콩을 구입할 때,
1말을 깎아서 계량하면 7.2kg이 되고,
고봉으로 계량하면 8kg이 된다.
깎기1말(7.2kg)을 메주로 띄워 말리면, 그 무게가 6kg까지 되고,
고봉1말(8kg)을 메주로 띄워 말리면, 그 무게가 7kg까지 된다.
그래서 보통 대두 1말의 콩으로 메주를 만들면 평균7~8kg(5장)으로 계산하면 된다.
정지(부엌)에서의 계량단위와 CGS는 보통 다음과 같이 계량하면 좋다.
1작은술 - 5ml(cc)
1큰술 - 15ml(cc)
1컵 - 200ml(cc)
1되 - 5컵 -1,000ml(cc)
<메주 잘 띄우기(醱酵法)>
한국의 전통음식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음식이 장류(醬類)이다.
맛있는 장(醬)을 담그려면 먼저 주재료인 메주를 잘 띄우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적으로 메주는 늦가을에서 12월초까지 띄운다(醱酵시킨다).
한가위가 지나고 김장이 끝나면 메주 쑤기에 들어간다.
메주는 순수한 우리 콩 100%를 사용해야 한다.
요사이 악덕미곡상들이 흔하게 유통시키고 있는
유전자변형(GMO)콩이 혹 아닌지 주의해야 한다.
유전자변형(GMO)콩은 메주로서 가치가 없으니 반드시 가려서 폐기(廢棄)해야 한다.
(사진) 좋은 메주 콩(大豆)
(콩 삶기와 메주 만들기).
유전자변형(GMO)콩이 아닌 흰콩(大豆)을 가려서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콩 속에 섞여 있을 수 있는 잡티와 돌을 골라내고 빛깔이 곱고 윤기 나는 콩만 선별하여
2~3번 물에 씻어 하룻밤 동안 불린다.
무쇠 솥에서 물이 콩 위로 6~7cm 올라오도록 붓는다.
손을 담갔을 때 물이 손목까지 올라오는 정도가 되도록 넉넉히 물을 붓고 푹 삶는다.
콩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약하게 줄여 4시간 정도 푹 삶는다.
콩 익는 냄새가 나고, 콩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지 않고
손가락으로 비벼보아 쉽게 뭉그러질 때까지 충분히 익었는지 확인한다.
만약 설익은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띄우면
여러 가지 발효균이 콩 중심부까지 제대로 침투하지 못해 장맛이 떨어 질 수 있다.
만약 이런 메주로 간장을 담그면 색이 탁하고 맛이 떨어져 간장의 질이 낮아진다.
그러나 너무 오래 삶는 것도 좋지 않다.
콩이 너무 익으면 단백질분해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콩은 100˚C 정도의 고온에서 4~5시간 익히는 것이 좋다.
콩을 삶을 때 끈적끈적하고 누런 물이 넘쳐 나오는데,
이때부터는 솥뚜껑을 완전히 덮지 않고 약한 불로 삶는다.
콩이 노랗다가 벌겋게 되고 껍질이 벗겨질 정도로 푹 삶아졌으면
대소구리에 쏟아 남은 물을 빼낸다.
콩이 잘 익으면 대소구리에 받쳐서 물기를 충분히 뺀 후 면포를 깔고 쏟아 식히는데,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로 콩이 식으면 찧어야 메주 만들기가 수월하다.
절구에 찧거나 절구가 없을 때는 면포대에 담고 발로 밟아 콩 낟알을 으깨어서
나무도마 위에서 모양을 만들어 놓는다.
콩 1말이면 목침 모양으로 4~5덩어리 정도 만들 수 있다.
만든 메주는 따뜻한 방안이나 마루에서 볏짚을 깔고 가지런히 올려 말린다.
말릴 때, 첫날 하루가 중요하고, 첫 일주일이 중요하다.
이 때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 얼게 하여서는 안 된다.
메주가 70-80% 말랐을 때 띄우기 과정으로 들어간다.
(사진) 메주 만들기.
(메주 띄우기)
메주의 표면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띄우면 잡균이 번식하여
몸에 해로운 독소를 가진 곰팡이가 생성할 수 있다.
따라서 30˚C의 실온에서 메주 겉면의 수분을 3~4일 정도 말려
겉면이 완전히 굳어지면 상자에 짚을 깔고 서로 붙지 않게 담고 잘 덮어서
따뜻한 아랫목에서 띄운다.
메주 모양은 일정하지 않아도 좋다.
절구에 찧은 콩을 손으로 뭉쳐 만들거나 메주틀에 넣어 모양을 만든다.
보통 메주콩 한 되로 1개의 메주틀로 메주를 만드는데,
가운데는 약간 편편하고 얇게 만들어야 세균 번식이 활발해진다.
이 때 보통 27~28˚C 정도의 실온에서 1~2주정도 띄우면 표면에 곰팡이가 고루 덮이게 된다.
이 때 유익 곰팡이가 번식해야 하는데,
온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습기가 많으면 잡균이 생겨 메주가 썩을 수 있고
장맛을 그르치게 할 수 있다.
곰팡이가 번식하면 진득한 진이 나와 습하여 썩을 수도 있으니 가끔 밖에 내어 놓아 말린다.
메주가 알맞게 뜨면 볏짚을 열십자로 묶어서
겨울동안 바람이 잘 통하는 빈방 또는 베란다에 매달아 놓아서 말린다.
음력 정월대보름(음1월15일)이 되면 이들 메주를 꺼내 햇볕에 쬐어 바싹 말려
장 담굴 준비를 한다.
잘 띄운 메주는 통풍이 잘 되는 상온(25도씨)에서 45일 정도를 건조시켜야 하는데,
잡균이 틈타지 못하도록 청결한 환경이 필수적이다.
흰 곰팡이가 켜켜이 피도록 속까지 골고루 잘 띄운다.
(사진) 메주띄우기
(좋은 메주 고르는 범)
좋은 메주는 잡균이 번식하지 않고
영양성분의 분해효소를 만드는 세균이 잘 분포돼 있어야 한다.
재래식 메주의 경우 전적으로 공기 중에 있는 균이 들어가 번식하게 되므로
메주 띄우는 장소에 따라 장맛이 크게 좌우된다.
육안으로 잘 뜬 메주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방법은
거죽은 말라있고 노르스름하며 속은 약간 말랑말랑한 것이 잘 뜬 메주이다.
반면 표면이 거무스름하고 끈적거리며 축축한 듯 하게되면 제대로 뜬 것이 아니다.
겉은 노르스름하되 붉은 색이 섞여 있어야 좋고 쪼갠 면이 잘 떠서 검붉게 보여야 한다.
메주 색이 처음의 콩 빛깔대로 노란 것은 덜 띄워진 것이다.
약간 갈색이 나는 것이 좋지만 지나치게 떠서 속이 검게 곯은 것도 좋지 않다.
메주가루를 구입할 때는 검은 빛이 도는 것보다 노란빛이 도는 것을 택한다.
(사진) 잘 띄운 매주.
<장 담그기>
장(醬)담그기 풍습은 그 집안 안주인(主婦)의 1년 대사로 아주 중요한 행사였다.
장 담그기는 정월대보름(음 정월15일)부터 삼월삼짓날(음 3월3일) 사이
손없는날과 말날(午日), 돼지날(亥日), 닭날(酉日)과 같이
털(毛) 있는 가축의 날(日)인 유모일(有毛日)이 선호했다.
대두 고봉1말 기준 메주 7~8kg(5덩이) 분량의
장 담그기 절차는 다음과 같다.
❶ 정화수 20리터에 간수가 완전히 빠진 천일염 4kg을 녹이면 되는데,
장을 빠른 시기(정월 대보름)에 담그면
생달걀을 띄워 달걀이 500원 동전 크기 많 큼 떠오르도록 하고,
늦은 시기(삼월삼짓날)에 담그면
생달걀을 띄워 달걀이 100원 동전 크기 많 큼 떠오르도록 하면 염도가 맞는다.
맞추는 방법은 동전보다 작으면 물을 더 넣고, 크면 소금을 더 넣어 조절하면 된다.
❷ 짚불을 넣어 불소독을 한 옹기항아리(22리터 용량)에
마른메주 5덩이(고봉1말 대두분량)를 넣고 미리 준비한 소금물을 그 위에 붓는다.
❸ 항아리 목까지 소금물을 가득 채우고
마른홍고추 5개, 불붙은 숯덩이 3개를 넣고, 감초 편 한주먹과 칼집 낸 대추 한주먹을
삼배나 면 보자기에 싸서 한쪽에 넣는다.
❹ 항아리 입구를 면 망사로 덮고 햇볕이 잘 드는 장독대에 안치시킨다.
필요하면 장독유리덮개로 덮는다.
❺ 장 담근 후 60일(2개월)이 되는 유모일(有毛日)을 택하여
간장과 된장을 가르는 ‘장 달이는 날’을 정한다.
❻ 달인 간장은 별도의 짚불로 소독된 항아리에서 넣어 숙성에 들어간다.
간장은 오래 묵을수록 갈변이 짙어지고 맛이 좋아진다.
❼ 된장은 짚불로 소독된 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고
맨 위에 마른 생김으로 꼭꼭덮고 숙성과정으로 들어간다.
오래 묵을수록 갈색으로 진하게 변하는데, 2~3년 묵은 된장의 맛이 가장 좋다.
(사진) 장 담그기.
(사진) 1년 햇 된장.
(사진) 2년 묵은 된장.
2, 막장.
막장은 지역에 따라 가문(家門)에 따라 담는 방법이 약간씩 달라서 그 종류가 많다.
막장의 기본은 콩 메주이지만, 밀, 보리, 쌀 등 곡식을 혼입하고,
여기에 여러 종류의 채소를 넣게 된다. 그래서 막장은 그 색과 맛과 영양성분이 서로 다르다.
막장은 된장과는 다르게 숙성기강이 길지 않게 먹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콩 메주에 곡식의 전분을 섞어서 막장용 메주를 따로 쑤어 발효시킨다.
콩 발효보다 곡식의 전분인 당분에 의해 당화발효가 빠르게 일어나 단맛이 나게 됨에 따라
된장보다 맛이 좋다고 느끼고 빨리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막장용 메주는 삶은 콩에 익힌 곡물을 섞어서 절구에 찧어 주먹 만 하게 메주를 만들어
속이 노랗게 되도록 잘 띄워서 쓴다.
막장 담글 때는 막장메주를 가루로 만들어 미지근한 물을 부어 부풀면
소금과 고추씨나 고춧가루를 넣고 담그나,
담그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 각종 체소를 넣고 버무려서 항아리에 담아 삭힌다.
막장에 첨가하는 곡식에는 쌀은 불려서 가루 내어 흰 무리로 쪄서 넣기도 하고,
보리밥을 쪄내서 넣기도 하고, 통밀로 타서 쪄내 넣기도 한다.
(사진) 메주막장(메주에 고추기루 加)-경상도.
<메주 막장(집장)>
막장은 메주가루로 담그기 때문에 그 이름 또한 ‘가루장’ ‘빠개장’ 이라 하기도하고,
담근 지 열흘 정도 숙성시키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지난해 담근 된장이 부족한 농가에서 농사철을 대비하여 개발된 장으로 볼 수 있다.
막장은 메주가루를 갈아 직접 담그기 때문에 맛도 좋고 영양가도 높다.
막장은 쌈장으로 가장 많이 먹고 수육이나 편육을 찍어 먹는 양념장이나
생선회의 양념으로도 쓰인다.
막장을 경상도 선산, 구미, 북삼 지역에서는 ‘집장’이라고 하는데,
『사시찬요초(四時纂要抄)』에 기술하기를
“밀기울 두 되와 콩 한 말을 물에 불려 쪄서,
그것을 찧어 손으로 주물러 덩어리를 만들어 닥나무 잎으로 덮어서
곰팡이 옷이 입히면 햇빛에 말린다.
이와 같이 만든 집장 메줏가루 한 말과 물 두 되,
소금 세 홉을 섞어서 독에 넣고 봉하여 말똥 속에 묻었다가
다시 7일 만에 쌀겨 태우는 불속에 묻으면, 14일 만에 먹을 수 있다.” 고
그 제조법이 구체적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 볼 때,
집장은 우리 민족이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다음으로 상용한
전통 장류 중의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북삼읍 지역에서는 이러한 전통적인 집장의 제조법과 형태가 거의 소멸된 실정이다.
막장은 경상도와 강원도 지역에서 많이 담근다.
경상도 막장은 콩 3말에 밀기울이나 쌀을 넣고 소금은 적게 쓰고 메주를 만들어 쓴다.
강원도 막장은 메주가루 1되에 보리쌀 4되에 엿기름 1되를 넣어
삭혀서 죽을 쑤어 약하게 소금 간을 하여 익힌다.
(메주집장 만들기)
콩을 씻어서 삶다가 무르고 색깔이 누레지면 씻은 통밀이나 보리쌀을 넣고 함께 삶는다.
윗물이 없어질 때쯤 불을 줄여 타지 않게 뜸을 들인다.
삶은 콩, 통밀, 보리쌀을 절구에 쏟아서 식기 전에 서로 잘 엉켜서 뭉쳐질 만큼 찧는다.
식어서 굳기 전에 주먹 만 하게 공처럼 빚어 대소구리에 베보자기를 깔고
그 위에 짚을 깔고 메줏덩이를 가지런히 놓고
두꺼운 담요나 헝겊을 덮어서 따뜻한 곳에서 띄운(발효)다.
3~4일쯤 발효되어 겉이 끈적끈적해 지면 꺼내서 볕에 말리고
대소구리에 담아 덮어 두었다가 말리기를 서너 번 반복한다.
볕이 좋으면 하루 이틀이면 다 마른다.
이렇게 하여 속까지 잘 뜨면 성글게 빻아 사용한다.
(보리 막장 만들기)
재료로는 콩메주가루 2kg, 보리쌀 2컵, 소금 3컵, 고춧씨가루 반컵을 준비한다.
담그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❶ 콩메주가루에 물을 부어서 버무려 놓는다.
❷ 보리쌀은 씻어서 밥을 푹 퍼지게 짓는다.
❸ 고추씨는 곱게 빻아 준비해 둔다.
❹ 콩메주가루에 보리밥을 넣고 고루 섞은 후, 고추씨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호박보리된장 만들기)
숙성된 된장에 호박즙과 보리쌀 가루를 넣어 다시 숙성시킨 토속된장으로서
호박과 보리쌀을 된장이 발효숙성 될 때 넣는다.
이 즙장은 여러가지 새로운 물질들이 생성되는데,
그 중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물질이 생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인슐린분비촉진물질은 당뇨환자에게 큰 도움을 주어
꾸준히 먹으면 당뇨가 정상으로 된다고 한다.
그 만드는 방법은
1년간 숙성시킨 된장을 미리 준비하고,
누렇게 잘 익은 늙은 호박을 속을 버리고 깍뚜기 처럼 잘개 썰어서
가마솥에 푹 삶아 으께어 호박즙을 만든다.
통 보리쌀을 씻어 말려 복아서 가루로 만들어 쪄 식힌다.
고추씨를 가루로 만든다.
준비된 재료를 잘 혼합하고 소독된 장독에 꼭꼭눌러 잘 담고
위에 고추씨가루를 덮어서 1년이상 발효 숙성시킨다.
<채소 막장(즙장)>
채소 막장을 ‘집장’, ‘즙장(汁醬)’, ‘채장(菜醬)’ 또는 장이 삭아서 검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검정장’이라고도 한다.
즙장은 16세기 말엽에 하생원이 쓴 『주방문(酒方文)』이란 책에서 나온다.
즙장은 지방마다 재료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중부 이남에서 만들어 먹던 별미 장의 하나이다.
당시에는 집집마다 널리 만들어 먹은 장(醬)이 엇으나 요즘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없다.
즙장도 담가서 바로 먹는 속성 장으로 채소를 많이 넣고 담근다.
담그는 시기는 특별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보통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끝물채소를 갈무리하면서 많이 담그고,
지방에 따라서는 여름이나 정월에도 담근다.
메주가루에 무, 오이, 가지, 고추, 호박 등의 채소와 엿기름(엿질금)을 넣고
버무려서 따뜻한 곳에 7~8시간 두고 속성으로 발효시킨다.
또 채소를 많이 넣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시큼해지고 맛도 변하므로 조금씩 만들어
바로바로 먹는 것이 좋다.
막 익어서 따끈따끈한 즙장은 콩, 밀, 무의 달착지근하고 부드러운 맛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고, 가지, 호박이 잘근잘근 씹히는 맛이 좋다.
그대로 반찬으로 먹거나 쌈장으로 먹으며 찌개로 끓이기도 한다.
즙장을 제대로 담그려면 용도에 맞게 집장메주를 만들어야 한다.
보통 콩만으로 만들고,
고추장메주는 콩에 쌀을 섞지만
집장메주는 통밀이나 보리쌀을 넣어 만든다.
(사진) 채소 막장(즙장)-전라도
(채소집장(즙장) 담그기)
집장메주 가루가 없으면 굵게 빻은 보통 콩메주 가루를 써도 된다.
보리나 밀 대신 밀가루를 넣어서도 만드는데,
표백하지 않은 밀가루를 쓰는 것이 좋다.
즙장에 들어가는 채소는 많이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무, 당근, 오이, 우엉, 고추, 가지, 호박 등 단단한 채소는
손가락 굵기로 갸름하게 썰어 소금에 절이거나 간장(진간장)을 부어 절인다.
가지나 호박은 소금에 절이거나 오가리처럼 썰어 말린다.
그 외 풋고추, 고춧잎, 토란대 등도 쓸 수 있는데,
날것으로 그냥 넣으면 물러지기 때문에 꾸덕꾸덕 말리거나
소금 또는 간장(진간장)에 절여서 수분을 빼고 쓴다.
간장(진간장) 장아찌로 박아 두었던 채소들은 꺼내어 그대로 써도 된다.
채소가 꾸덕꾸덕하게 말랐으면 그대로 넣고, 바싹 마른 것은 물에 불렸다가
꼭 짜서 대강 썰어 넣는다.
❶ 찹쌀은 씻어 불려서 물을 4배 정도로 넣고 질척하게 죽처럼 밥을 짓는다.
❷ 찹쌀죽밥이 뜨거울 때 큰 그릇에 쏟고,
메주가루와 엿기름을 넣어 고루 섞은 후에 준비한 채소를 넣고 버무린다.
❸ 이어서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조금 넣고 소금이나 간장(진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작은 항아리에 담아 띄운다.
옛날에는 띄울 때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두엄이나 잿불 남은 곳에 묻어
일주일 정도 삭혔다고 한다.
❹ 항아리 입구를 기름종이로 꼭꼭 봉하고 열을 받았을 때
터지지 않도록 겉에 진흙을 고루 발라서 잿더미 속에 묻어서 익혔던 것이다.
다 익으면 찹쌀밥이 다 삭고 장맛이 달착지근하고,
무가 먹기 좋게 물렁해진다.
(Tip) 간편방법으로 즙장을 띄울 때 전기밥솥을 이용하면 손쉽게 가온 발효시킬 수 있다.
전기밥솥에 넣고 보온상태로 10시간 방치히면 충분히 삭는다.
(구미 채소막장(즙장) 만들기)
경상북도 선산, 구미, 북삼 근동 지역에서는
찹쌀죽에 메주가루와 고추가루, 절인야채를 넣고 숙성시켜 만든 속성 즙장(醬)이 있는데,
이기서 소개한다.
이곳 즙장(막장)도 담가서 바로 먹는 속성장이다.
보통 콩과 밀을 혼합하여 띄워 메주를 만들고 이것을 가루 내어 소금과 버무린 다음
항아리에 담아 고온에서 띄우는데,
항아리의 입구를 기름종이(비닐)로 단단히 봉하고 겉을 진흙으로 고루 바른 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두엄 속이나 잿불 밑에 묻어 1~2주일 정도 삭혀서 만들었다.
북삼읍 지역에서는 콩에 보리쌀을 섞어서 담기도 하며
미리 소금에 절인 무, 풋고추, 가지, 오이, 호박 등의 과채류를 한데 넣어서 삭히기도 한다.
❶ 메주콩과 통밀을 솥에 넣고 물을 2배 정도 부어 푹 삶는다.
❷ 절구로 성글게 찌어 두 주먹 크기로 둥글게 빚어서 따뜻한 방에서 3~4일 띄운다.
❸ 띄운 메주를 햇볕에 1주일 정도 말렸다가 성글게 빻는다.
❹ 집장에 들어갈 열무, 풋고추, 가지, 오이, 박, 호박 등을
크게 썰어 소금물에 하룻밤 절여서 간이 배도록 한다.
❺ 찹쌀 1되를 갈아서 물을 2배 정도 넣고 끓여 찹쌀무리풀로 만들어 식힌다.
❻ 찹쌀무리풀과 메주가루, 엿기름가루를 혼합하여 3~4시간 식힌 후 다시 불에 얹어 달인다.
여기에 설탕을 조금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❼ 찹쌀무리풀-메주가루-엿질금 혼합액에 건진 채소를 넣어 버무린 뒤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고 호박잎으로 그 위를 덮고 뚜껑을 닫는다.
❽ 항아리 밑에 벽돌 3장을 놓고 등겨를 깐다.
이때 등겨가 항아리의 5분지4까지 올라오도록 한 다음 불을 지피고,
24시간 따뜻하게 태운다. 하루 정도 지나면 집장의 속이 익어 맛있게 된다.
(Tip) 간편방법으로 메주콩 5컵, 밀(보리쌀) 3∼5컵, 찹쌀 2∼3컵,
엿기름 반컵, 고춧가루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간장(진간장) 반컵, 소금 적량,
채소(무, 당근, 오이, 우엉, 풋고추, 고춧잎, 토란대 등)를 준비한다.
❶ 콩 삶은 데에 통밀을 섞어 절구에 찧어서 달걀크기로 빚는다.
❷ 즙장에 넣을 채소를 말리거나 절여서 준비한다.
❸ 찹쌀밥을 질게 지어 메주가루와 엿기름을 섞고 채소를 넣는다.
❹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넣고 소금이나 간장(진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버무린다.
❺ 버무린 것을 단지나 전기밥솥에 넣고 보온 상태에서 10시간쯤 두면 충분히 발효된다.
3, 청국장.
청국장이 우리나라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조선중기《산림경제(山林經濟)》와《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기록된
‘전국장(戰國醬)’이다.
청국장을 일컫는 말은 책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규경(李圭景;1788∼1863)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전국장’으로,
빙허각 이씨가 쓴《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청육장(淸肉醬)’으로 기록되어 있다.
청국장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콩 장류의 가장 초기적인 형태인 시(豉)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17세기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대의 식량으로 쓰이던 삶은 콩이 유입되어
이때부터 전국장(戰國醬)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는 아마도 전쟁 중에 장이 익을 때가지 오랫동안 기다릴 수 없어 바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속성장의 형태로 전국장(청국장)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서기1924년 이용기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청국장 만드는 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콩을 붉게 볶아 맷돌에 타서 껍질 없이 까불러 물을 많이 붓고 삶아 건진다.
즙은 따로 두고 콩은 항아리에 넣어 가랑잎(짚)으로 덮고 헝겊으로 입을 동여매어
더운 방에 거꾸로 엎어 놓는다.
3~4일 후에 열어 보면 줄이 죽죽 지고 빛이 검고 뜬내가 난다.
국 끓일 만큼 솥에 넣고 먼저 삶은 즙을 붓고 달이되 잡탕에 넣는
여러 고기와 쇠꼬리, 등심 힘줄에 말린 대구, 북어, 해삼, 전복, 홍합, 다시마, 무, 겨울 파를
모두 넣어 삶되, 무와 파는 나중에 넣는다.
다 익으면 꺼내어 무는 네모지고 굵게 썰어 갖은 고명하여 주물러 넣고 다시 한소끔 끓인다.
먹을 때마다 떠서 끓여 국수도 말고 밥도 말아먹는데,
술 먹는 사람은 겨울에 특히 좋다.
처음에 콩 삶은 즙은 국에 넣지 않아도 된다.
국을 한 동이쯤 끓이려면 띄운 것은 한 사발쯤 넣고 나머지는 두고두고 먹어도 좋다.
대개 깊은 겨울이나 이듬해 정월에 먹으며 토장국이나 젓국에는 넣지 못한다.”
청국장은 영양분이 많고 소화가 잘 되는 식품이다.
배양균을 첨가하면 하루 만에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자연발효에 의한 청국장은 메주콩을 10∼20시간 더운 물에 불렸다가 물을 붓고
푹 삶은 다음 보온으로 띄운 것이다.
그릇에 짚을 몇 가닥씩 깔면서 퍼 담아 60℃까지 식힌 다음 따뜻한 곳에 놓고
담요나 이불을 씌워 보온하면 바실러스균이 번식하여 발효가 일어난다.
바실러스균은 40∼45℃에서 잘 번식되며,
발암물질을 감소시키고 유해물질을 흡착해서 몸 밖으로 배설시키는 기능이 있다.
바실러스균은 공기 중에도 많이 있지만 볏짚에 많이 들어 있으므로 청국장을 띄울 때,
콩 사이사이에 볏짚을 넣고 띄우면 매우 잘 뜬다.
만약 띄우는 과정에서 바실러스균에 의한 실 같은 진이 많이 생기지 않을 경우에는
띄우는 용기(기구)에 ‘파지 바이러스’ 발생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니,
이때는 사용 용기를 전부 교체하거나, 고압고온소독하는 등 대대적인 소독작업이 필요하다.
된장은 발효시켜 먹기까지 몇 달이 걸리지만
청국장은 담근 지 2~3일이면 먹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콩을 통째로 발효시켜 그대로 먹으므로 영양 손실 또한 적다.
예부터 재래된장은 만드는 데 오래 걸리고 너무 짜서 그냥 먹기가 힘들어서
따로 속성 장을 담가 먹기를 즐겼는데,
담가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장으로는 집장, 담북장, 퉁퉁장 등이 있다.
청국장을 집장(경상도), 퉁퉁장(전라도), 담뿍장(충청도)으로 혼용해서 부르기도 한다.
지난겨울에 담근 된장이 떨어져 가고 햇콩이 수확될 때,
햇콩을 삶아 띄워 여기에 마늘, 소금, 고춧가루를 적당히 섞어서
콩짜개가 보일 정도로 찧어 두고 된장대용으로 먹는다.
청국장이 다른 장과는 달리 만들기가 쉽고 바로 띄워서 먹을 수 있으므로
도시에서도 부담 없이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청국장은 된장보다 싱겁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지는 못한다.
고기, 두부, 김치 따위를 섞어찌개처럼 끓이는데 약간 되게 끓인다.
청국장을 발효시키는 균은 볏짚에 많이 묻어 있으므로 미리 볏짚을 씻어서 말려 두면
언제라도 만들 수 있다.
시루나 소쿠리 그리고 헌 담요가 필요한데,
시루가 없으면 밑바닥에 구멍이 뚫린 도자기 화분을 사용해도 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청국장을 말려서 두고 먹는 법이 나오는데,
“청국장 띄운 것을 온돌이나 볕에 말려서 종이 주머니에 넣어 두고
때때로 꺼내어 끓여 먹되 냉수 삶을 때는 소금을 타서 끓여 먹는다.” 라고 하였다.
짜개청국장을 끓일 때는 콩을 맷돌에 타서 껍질을 버린 다음 삶아서 찧지 않고 띄운다.
일본에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낫도’가 있는데 일본 큐슈나 관서지방 사람이 즐겨 먹는다.
밥공기에 낫도를 반쯤 담고 젓가락으로 휘저어 진이 더 생기면 생달걀과 간장을 넣고
고루 섞어서 그대로 먹거나 밥 위에 쏟아서 먹는다.
일본의 가정에는 ‘고다츠(상 밑의 전깃불 난방)’에서 청국장을 띄워 먹는 것이 상식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가공식품을 사서 먹는다.
그들은 우리처럼 청국장으로 찌개로 끓여 먹지는 않는다.
(그림4) 청국장.
(청국장 만들기)
❶ 먼저 메주콩을 물에 담가서 위로 떠오르는 것은 버리고
잘 씻어 반나절 이상 충분히 물에 불려서 솥이나
큰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부어 푹 삶는다.
❷ 삶는 도중에 가끔 나무 주걱으로 위아래를 잘 섞어 주고 특히 밑바닥이 눋지 않게 한다.
콩알이 잘 뭉그러지고 충분히 삶아 약간 붉은빛이 돌면 대소구리로 물기를 뺀다.
❸ 넓적한 그릇 위에 시루나 소구리를 얹고 깨끗한 볏짚을 한 켜 깔고 삶은 콩을 한 켜 놓는다.
다시 볏짚과 콩을 번갈아 놓고 맨 위는 보자기로 잘 덮고 전체를 담요로 둘러싸서
아랫목(40∼45℃ 정도)에 둔다.
❹ 2∼3일이 지나면 삶은 콩에 끈끈한 점액질이 생기는데 떠 보면 실처럼 질질 나온다.
나무 주걱으로 위아래를 고루 뒤섞어서 발효가 고르게 되도록 하여 하루 정도 더 둔다.
찐득한 실이 많이 발생하면 ‘바실러스생균’이 활발함으로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 흡착에 효과가 커진다.
(주의) 청국장 도구를 잘못관리하면 ‘파지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바실러스생균’이
감소하여 찐득한 실이 없어지고 시큼하고 고리타분한 냄새가 날 수 있다.
❺ 잘 띄운 콩을 절구나 큰 그릇에 쏟아서 콩알이 반 정도만 으깨질 만하게 방망이로 찧는다.
이 때 다진 마늘이나 생강, 고춧가루를 약간 넣고 소금으로 간을 약하게 맞춘다.
❻ 으깬 청국장은 단지나 밀폐 용기에 꼭꼭 눌러 담아서 서늘한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한다.
(청국장 조리법)
된장에 비하여 청국장은 담근 지 2∼3일이면 먹을 수 있고 맛도 좋고 영양도 좋다.
그 재료는 메주콩 10컵, 물 15컵, 다진 생강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고춧가루 1컵, 소금 2컵을 넣고, 신김치를 첨가해면 끓여 먹는다.
발암물질 및 유해세균 제거로 암 예방,
혈전용해로 동맥경화 예방 등의 효능을 위해서는
끓여 먹기보다는 진이 많이 나는 시기에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