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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를 기억하십니까? 늦봄과 초여름사이 잎이 피면서 빨간색 오디가 나오죠. 오디가 검정색이 되면 아주 달고 맛이 좋아 개구쟁이들은 나무에 올라가 연신 오물거리며 입주위가 새까맣게 물들도록 오디를 따먹습니다. 뽕나무는 늦가을에 묘목을 가지치기하여 잘 손질해 두면 이듬해 봄엔 넙적한 연두색 잎사귀가 돋아나지요. 그러면 아낙네들은 싸리나무로 엮어만든 ‘다래끼’를 가지고 하나가득 따다가 비료푸대에 담아 집으로 가져옵니다. 그리고는 군불을 지펴서 보온이 잘된 안방, 건넌방 ‘잠사’에 신문지를 깔고 그위에 뽕잎을 골고루 얹어넣죠. 뽕잎을 먹기 시작한 누에는 누에유충 기간동안 4번의 잠을 잡니다. 한번 잠을 잘 때마다 한 살 씩 나이를 먹고 다섯 살(5령)누에가 되면 몸무게가 무려 10,000배나 무거워진다고 합니다. 그럼 한 살(개미)누에가 훌쩍 커서 어른 누에인 다섯 살(5령)누에가 되기까지는 며칠이 걸릴까요? 약 20∼25일이 걸립니다. 이 기간(유충기간이라고 부릅니다)동안만 누에는 뽕잎을 먹고 자랍니다. 다섯 살(5령)누에는 7일 후면 뽕 먹기를 멈추고 자기 집(누에고치)을 짓기 시작합니다. 열심히 열심히 누에가 토해낸 실은 훌륭한 누에집(누에고치)이 되어 누에자신이 번데기가 되었을 때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줍니다 이 뿐만 아니라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은 비단제품이 되어 우리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됩니다. 누에 1마리가 뽑아내는 고치실은 몇m정도 될까요? 보통 1,000∼1,500m 쯤 된다고 합니다. 엄청나게 길죠? 고치 속의 누에는 번데기가 되어 나방이 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누에가 고치를 짓기 시작한 후부터 나방이 되어 고치를 뚫고 나오기까지의 번데기 기간은 약 보름(15일)이 걸립니다. 번데기중 신통치 못한 놈을 마당에서 기웃거리며 걸어다니는 닭에게 던져주면 걸신들린듯 달려 들어 받아먹곤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와같이 누에고치치는 일은 농촌이 현대화되기 전인 70~80년대 흔히 볼수 있는 풍경이었고 고향 산음리에서도 집집마다 누에고치치는 일 때문에 6~7월이 분주한 나날이었습니다. 누에가 왕성한 번식을 시작하면서 밤에 잠을잘때면 뽕잎갉아 먹는 소리인 ‘사각사각’ 소리가 그땐 꽤나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우리들의 안락한 잠자리인 문간방과 사랑방까지 녀석들의 차지가 되면서 어린이들은 마루로 나갔다가 결국은 *봉당으로까지 밀리는 신세가 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땐 왜 그래야 됐는지 불만이었죠 ‘도대처 저 누에 따위가 무엇이길래?’ 하면서 말이죠. 누에는 당시 농촌에서는 봄부터 여름까지, 어떤집은 가을에도 길러서 누에고치를 산음상회옆에 있는 창고에 가지고 나와 경매에 붙여 큰 목돈을 벌게해준 주소득원 이었죠. 누에고치를 팔아서 옷도사고, 신발도 사고, 비료와 종자까지도 샀죠. 또한, 교육열이 높은 집안에서는 자녀들 중,고교 등록금까지 마련해 주던 효자종목 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얼마전 연휴때 TV에서 다큐멘타리로 뽕나무와 동충하초에 대해서 나오더군요. 그 프로에선 뽕나무를 일컬어 ‘신이 선물한 나무’라고 하더군요. 번데기에서 배양되는 동충하초균을 누에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동충하초를 대량 재배하는 길이 열렸다고 합니다. 뽕잎에는 모세혈관을 강화하는 루틴이 녹차에 들어있는 것보다 3.8배 더 들어있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GABA도 녹차보다 10배 더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뽕잎은 혈압을 낮춰주는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과 지질을 줄이고 변비를 개선하며 다이어트를 돕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본초강목'이나 '동의보감'에는 양기를 돋우며, 피로를 몰아내며, 피오줌을 중지시키고 신장을 덥게 한다고 씌어 있습니다.
한때 '뽕'은 이대근씨가 주연하는 영화로 상영되면서 퇴폐적이거나 야한것의 대명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는 전혀 다릅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영약임에 틀림없습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고사성어도 있지요. 뽕나무 밭이 번성하여 푸른바다를 이룬다는 세월의 무상함과 급격한 변화를 일컫는 말입니다.
웰빙과 건강을 추구하는 도시인에게 약효로서도 중요하지만 그 옛날 고생해가며 자식들 뒷바라지를 위해 우리들을 *봉당으로 까지 내몰면서 재배하던 뽕나무와 누에가 그립습니다.
안방과 건넌방 사이의 마루를 놓을 자리에 마루를 놓지 아니하고 흙바닥 그대로 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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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모든 방은 누에가 점령을 하고 봉당에서 찝찝한 잠을 청하면 왠지 스멀스멀 개운치 않기도 했지... 그 누에를 보고 자란 탓에 번데기를 먹을 수 없었어 고가수 우리집 뽕밭엔 맛난 오디도 많고 떡먹지(?)라는 개구리도 살고... 참, 오디 술은 복분자 술 보다 더 좋다고 하던데 내년 봄엔 오디 술을 담가봐야겠네요
난 번데기 먹는데....... 오디잼도 맛있을거야
양잠이 한동안 뜸했다가 요즘은 약용으로 누에를치지요 번데기는 동충하초 다 큰누에를 쩌말려 가루를내서 약으로 쓴다지요좀 잔인한것 같기도 하지요
누에 몸속을 투시해봤더니 온통 뽕잎가루로 되어있더군요. 상전벽해의 의미대로 그옛날 먹고살기위한 수단에서 지금은 약용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동문회 오시는날 까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뽕나무와 누에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이 저입니다...춘잠, 추잠, 1년에 봄 가을로 누에를 쳐서 고치를 팔아 중고교 때 수업료를 내곤했죠...그 옛날 돈 만져 보기가 어렵던 시절, 누에를 길러 그 고치를 팔아 목돈을 만져보고 집안에 가구도 들여 놓고 살림에도 보태 쓰고 학교 수업료도 내는등 참으로 요긴하게 썼죠...저의 집은 넓은 사랑채가 있어 누에 기르기에 참으로 좋았죠...보통 1장 많이 칠때는 1장 반 정도를 쳤는데 누에가 크고 넉잠을 자고 나면 누에가 작아져 놀놀하게 늙으면 섶에 올려 집을 짓게 했죠...하얗게 집을 지은것이 누에 고치죠...-+(^0^)+-...
요즘도 누에를 많이 치나봐요...뻔데기가 많이 나오는 걸 보면...그 옛 날 누에 칠땐 번데기 하나 먹어 보기 힘들었죠...집을 못짓고 알 뻔데기가 있었죠...고론거 한마리 화롯불에 구워 먹으면 참으로 고소한 맛 나는 번데기 였는데요...어떤 땐 어른 들 몰래 고치를 잘라 번데기를 꺼내 몰래 구워 먹는 맛이란...지금은 물자가 풍부하다보니 뻔데기까지 싫건 먹을수 있어 좋네요...요즘 뽕나무 잎도 또 뽕나무 버섯인 상황버섯도 귀한 약재로 쓰이죠...그 또한 오디주도 일품이죠...우리 언제 산음리로 오디 따 먹으러 갑시다...그리고 뽕두 따고 님도 보구요...-+(-_-)+-...
Good Idea 입니다. 님도보고 뽕도따고 딱 맞는 말씀입니다. 체육대회까지 건강하십시요
저는 번데기를 먹느건지 조차 몰랐어요. 서울에 올라오니 번데기장사를 보고는 아~ 고개 고거였군아 했지요.ㅎㅎ 하지만이것은 많이가지고 놀았습니다 번데기를 2/3정도잘라 번데기를 빼버리고 그의단면에 동전이나 돌을 끼우면 귀여운 오뚜기가 되었지요 쓰러트리면 일어나는 오뚝이처럼~ 우리들에 인생살이 쓰러질 듯 쓰러질듯 하다가 다시 일어나는 어떠한 환경이 닦쳐도 결코 일어서고마는 그런 인생을 살아갑시다.
누에고치 경매시 3등,2등,1등순으로 진행하는데 저희집은 1등 했습니다. 그게 최고인줄 알았더니 특등이 있더군요. .............. 댓글 감사드리고 건강관리 잘하셨다가 동문회날 밝은모습 뵐수 있기를....
내가 재일 무서워하는게 누에인데~~~~~~무서워요~~~
안무서워요, 얼마나 고마운 곤충인데, 옛날 부모님들이 양잠업으로 자녀들 다 핵교 보내고 옷도 사주고 고무신도 사주셨잖아요
홍창후배님은 잊고 살고있던 옛이야기들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재주가 있어요. 등수가 정해져 팔려나갈때까지 도움도 안되는 걱정을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비가오면 뽕잎따는 걱정, 뽕잎이 부족해서 어른들이 걱정을 하면, 나도 그것이 무지 걱정이 되었던거 같네요.
2가지 유형이 있지요, 고생많고 어려운 시절이라 산음리를 외면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정겨운 이웃과 보고만 있어도 마냥좋은 동무가 있어 아름답게만 기억되는 유형... 저는 후자쪽입니다. 그래서 대뇌속 중추신경이 자유로운 여가시간이면 늘 유년기의 언덕,나무,개울이 있는 명상에 빠져들곤 했던 것입니다. 선배님도 마찬가지 였을걸로 사료됩니다
홍창후배 엣날생각만이 납니다 누에에쫏겨나와 마루 헛간에서 잔적도있구 고생들 많이들 했지요 돈벌이도 괜찬앗구........뽕나무부터 오디 숫나방 동충하초 번데기 누에동까지 하나도 버릴께 없어요 당뇨 고혈압 등에 좋은 약제로도 알려짐....그리고 실은 비단이나 실크넥타이 등으로만 알고있었지 실을 먹는다는건 모르죠 그실을 가수분해가지고 12공정을 거쳐 단백질 아미노산을 추출해서 우리의 죽어가는 세포를 살리는 특효로 건강기능 특수식품으로 나오고있습니다 그래서 만병 통치가 아니라 억병통치로 알려지고있지요 모든 질병은 세포가 죽어가는거죠 모든 질병을 치유하는것은 아미노산뿐이라는걸 있지마세요 .............감사
건강식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 잘 배우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사업 번창하시기 바랍니다.
홍창 후배님 자상도 해라 공부 잘하고 갑니다 수강료는 다음에 만나면 술한잔 더 줄께요 ...
네 상분선배님, 제가 원래 술 잘못하는데 선배님 잔은 꼭 받겠습니다. 물론 제가 먼저 드려야죠
어렬을적에 본기억을 새로이 떠올려 봅니다.누에기르는 집이 부러웠었어요..뽕잎 향기와 누에 향기가 느껴지네요.^*^
선배님은 양잠을 안하셨군요, 당시 그래도 좀 산다고 하는 집안은 누에를 대량으로 길렀지요. 댓글 감사드리고요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