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부산국제연극제 <부산일보5.3>

[꽃을든신사]

오는 5일 막이 오르는 제3회 부산국제연극제(BIPAF·15일까지) 작품 중 뭘 봐야 할지 헷갈린다면 일단 섹션에 주목하자. 올 연극제는 골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지난해와 달리 4개 섹션으로 나눠 관객들이 취향에 따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큰 콘셉트는 '비언어극(Non-verbal)'이지만 17개 작품의 특징을 4개 섹션으로 엮었다. 물론 첫 해인지라 섹션별 특징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주목할 만하다. 나라별 특징까지 고려한다면 즐거움은 배가된다.

'넌버벌 스페셜'(7편)은 공식초청작들로 꾸려졌다. 조직위원회가 국내는 물론 영국 에딘버러와 프랑스 아비뇽까지 돌며 고르고 골랐다. 항공료·숙식비에다 확정된 개런티까지 보장되는 대우를 받는 작품들이다.

외국 작품 4편은 서커스 쇼(발라간)와 스크린과 무대를 결합한 코미디(모자 쓴 두 남자)처럼 국내에서 드문 형식도 있고,몽환적 분위기(불면증 환자)를 자아내거나,상징적인 무대(자연,일곱개의 그릇)를 활용하기도 했다.

국내 작품으로 태권도를 소재로 해서 세계인이 즐길 문화상품을 표방한 '점프',금강승불무도를 무대에 옮긴 '휘투타',전쟁이 남긴 냉혹한 현실을 무언극으로 탁월하게 풀어낸 '기차 4'도 눈길을 끈다.

'BIPAF 스페셜'(5편)은 따로 신청을 받아 27개 작품 가운데 작품성향과 참신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선정했다. 작품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한계는 있지만,움직임이 돋보이고 연극적 시도가 새롭다는 게 특징이다.

'가족나들이'(4편)에는 인형들이 흥을 돋아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좋다. 유일하게 인형이 나오지 않는 '노을의 소원'은 엄마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어린이 성장 뮤지컬로,이전 공연에서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현재까지 예매현황을 보면 개막작인 '발라간',폐막작인 '점프','사랑하면 춤을 춰라' 등이 호응을 얻고 있다. 새 형식의 작품을 원한다면 '모자 쓴 두 남자'나 '기차 4' 등을 감상해 보라고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연극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 관객들을 위해 '관객과의 대화'도 따로 마련됐다. 감상의 깊이를 더하고자 한다면 각 작품의 첫날 공연(2회 이상은 두 번째)을 보면 된다.

'10분 연극제'에는 서툴지만 기성극에 물들지 않은 아마추어 작품을 보는 재미가 있다. 올해 처음으로,모두 9편이 나왔다. 6일 오후 2시 부산문화회관 소극장에 가면 무료로 볼 수 있다. 즉석에서 심사가 이뤄지는데 최우수 1팀에게는 상금 20만원이 주어진다.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현장 관객들의 반응이라고 주최 측은 귀띔한다. 051-627-0443~4. www.bipaf.com

김마선기자 msk@busanilbo.com

# BIPAF 공연 일정
시민회관 소극장	러시아 ▶ 노래하는줄인형(6~8일) 　　　  -가족나들이- 한　국 ▶ 휘투타(10~12일) 　　　  -넌버벌스페셜-
문화회관 대극장	한　국 ▶ 사랑하면춤을춰라(6~7일) 　　　  -BIPAF스테이지- 한　국 ▶ 점프(14~15일) 　　　  -넌버벌스페셜-
문화회관 중극장	독　일 ▶ 발라간(5~6일) 　　　  -넌버벌스페셜- 중　국 ▶ 온능남예방춤(7~8일) 　　　  -특별초청공연- 브라질 ▶ 자연,일곱개의그릇(12~14일) 　　　  -넌버벌스페셜-
문화회관 소극장	한　국 ▶ 지니스토리(7~9일) 　　　  -BIPAF스테이지- 한　국 ▶ 잊혀지는사람들Ⅱ(11~12일) 　　　  -BIPAF스테이지-
경성대 콘서트홀	러시아 ▶ 불면증환자(6~8일) 　　　  -넌버벌스페셜- 한　국 ▶ 어린왕자(10~11일) 　　　  -가족나들이- 한　국 ▶ 무암이와섬이야기(13~14일) 　　　  -가족나들이-
경성대 소극장	미　국 ▶ 모자쓴두남자(6~7일) 　　　  -넌버벌스페셜- 일　본 ▶ 언밸런스(9~11일) 　　　  -BIPAF스테이지- 한　국 ▶ 기차4(13~14일) 　　　  -넌버벌스페셜-
SH공간 소극장	한　국 ▶ 노을의소원(6~14일,월 쉼) 　　　  -가족나들이-
너른 소극장	한　국 ▶ 타이피스트(11~14일) 　　　  -BIPAF스테이지-

/ 입력시간: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