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나빠서 날마다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아야 하는 아이가 있었답니다. 깡말라서 더 길쭉해 보였던 그 아이의 꿈은 군인이 되는 거였어요. 군인이 못 되면 경찰이나 형사가 되고 싶었어요. 오래 걷지도 못하는 말라깽이가 어울리지도 않는 소망을 간직한 거예요.
왜 그랬을까요? 아주 강한 사람이 부러웠던 거예요. 자기가 너무나 약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절대로 쓰러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동경하게 된 것이지요. 꿈은 그렇게 시작돼요.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바람을 가슴에 간직하는 것,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 하는 신비로운 힘. 그게 바로 꿈이랍니다.
닭장에 갇힌 암탉 잎싹도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꿈을 꾸었어요. 그래서 고통을 겪고 들판에서 족제비에게 죽임을 당하지요. 그러나 비참하지 않은 죽음입니다. 꿈을 간직하고 살아서 아름다워질 수 있었고, 당당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꿈을 이룬다는 것은 기적이나 마찬가지예요. 하느님이 아니라 내가 이루어 내는 기적. 그래서 꿈을 이룬 사람은 아름답고 자유로워 보인답니다.
나는 소망을 간직한 삶과 자유에 대해 고민하면서 이 작품을 써 나갔어요.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간직해 온 꿈에 얼마나 다가갔나 생각해 보았어요. 군인보다, 경찰이나 형사보다 강한 사람이 되는 꿈을 나는 아직도 잊지 않았거든요.
여러분은 어떤 꿈을 간직하셨나요? 몇 번째 바뀐 꿈인가요? 괜찮아요. 꿈이 자주 바뀌는 건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게 많다는 뜻이니까요.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다는 증거니까요. 지금 생각에는 도저히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꿈일망정 멋진 꿈을 간직한 어린이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꿈을 간직한 사람은 언제나 세상의 주인공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