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이야기한 것처럼, 춤은 많은 반복연습과 끝없는 교정과정을 거쳐 나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솔로댄스(새도우댄스)는 춤을 배워 나가는 과정 어디에서든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정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초보입문시절에도 남성은 남성의 스텝을, 여성은 여성의 스텝을 각자 익히고 나서야, 선생님이 "잡아보세요"하면 파트너를 붙잡고 씨름하듯 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이 때에는 각자가 자기의 것을 충분히 연습해야만 한다는 것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간단한 단편적인 스텝들이어서였었을까? 그런데 나는 중급이상 상급단계를 거치면서 참으로 이상한 일을 경험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 연습시간에 남성은 혹간 솔로로 자기의 스텝이나 루틴을 연습하는 사람이 있지만 여성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거의 모든 여성들은 남성이 같이 연습을 하기를 청하기 전에는, 간단히 스트레칭이나 체조로 몸을 푼다든가 하는 일은 있어도 혼자 올바른 자세로 전 루틴을 솔로댄스로 연습하는 이를 거의 볼 수 없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지금도 거의 변화가 없다. 그래서 연습시간에는 거의 모든 커플이 춤이 제대로 되든, 아니 되든 붙잡고 연습하는 것이 정상이고 홀로 연습하는 사람은 조금은 이상한 듯이 비추어진다는 것이다.
나의 경험담이다. 아마 중급정도나 되었을 때인가? 퀵스텝을 하는 학기였다. 상당히 빠른 진도로 수업이 진행되어 루틴을 외우는데에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했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때 나의 파트너를 하던 분이 있었다(험담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에 혹 이글을 보시더라도 양해바람. 초보시절의 추억이니까). 나는 파트너에게도 솔로로 루틴을 정확히 연출할 수 있도록 연습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남성이 리드하면 얼마든지 쫒아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대답이었다. 할 수 없이 나는 나의 튼튼한 오른 쪽 팔에 파트너의 체중을 매달고 땀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한 곡을 돌고 나면 어깨가 뻐근했지만 아무 말없이 감수했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된 학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어느 날 아침 세수를 하면서 목을 닦으려고 손을 목뒤로 돌리려 하는데 손이 돌아가지를 않는 것이었다. 정형외과의사 왈,어깨를 혹사하여 50 견이 왔단다. 그리고 나서 나는 3년을 어깨를 들어 올리지 못하는 병신(?)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홀드자세를 취하면 오른 쪽 어깨가 아무래도 어색하고 불편할 뿐아니라, 근육의 힘 또한 예전만 못한 것을 느낀다. 춤을 추면서도 어깨가 자꾸 흘러내리는 것을 나 스스로 느끼는 것이다. 과연 그때 나의 춤추는 모습은 어떠했을까? 조선생님은 혹시 기억하고 계실텐데! 그건 아마 씨름도 아니고 파트너를 가슴에 안고 달리기(?) 그런 것이었을 것이다.(그 때 나의 파트너의 이야기는 원론적으로는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 때의 이야기가 아니고 지금보다도 훨씬 숙련되어 어느 경지이상에 들어 섰을 때에 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여성들은 왜 솔로댄스를 싫어하는 것일까? 왜, 꼭 남성을 붙잡아야만 연습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더구나 이상한 일은 몇몇 지도자 지망생이외의 여성들은 스텝의 정확한 명칭등과 이론적인 측면등에 아주 약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대화를 하기가 아주 어렵다. 간단히 스텝명을 이야기하면 서로 의사소통이 될텐데, 이렇게 하는 것, 저렇게 하는 것..이렇게 이야기가 되어서는 좀.... (이 대목에서는 귀가 좀 많이 가려워지네!) 그것은 아마도 많은 분들이 모던댄스에 대한 견해를 다르게 갖고있기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즉, 즐겁자고 추는 춤을 그렇게 골치가 아파서야! 아마 이런 것이 아닐까?. 물론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여성의 춤은 솔로로하기에는 남성보다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이유라고는 생각되어지지 않는다. 아니면 파트너없이 혼자하는것은 좀 그렇다고 생각이 되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평소 수업시간에 솔로로 하는 일이 없었기에 익숙치않은 것일까? (요즈음 어디에선가 반드시 솔로댄스로 수업하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나는 요즈음 거의 솔로를 한다. 물론 파트너도 없고, 또 꼭 같이 하고자 하는 마음도 별로 없다. 그런데 즐겁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솔로로하는 것이 나에게는 오히려 춤을 추는듯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잘안되는 부분은 몇번이고 다시 하면서 고쳐나갈수 있고 간과하고 잊었던 것들을 다시 상기할 수도 있고, 보폭등, 이렇게 저렇게 나에게 가장 알맞다고 생각되는 여러가지를 만들어가면서 할 수가 있기때문이다. 차분히 이론적인것을 병행하면서. 물론 춤은 궁극적으로는 남녀가 같이 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솔로가 되지 못한 상태에서의 만남이란 결국 상대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일 뿐이다. 완벽하지 못한 두 사람의 만남은 쓸데 없는 에너지를 배이상 요구한다. 그러나 완벽한 솔로의 만남은 그힘을 반으로 줄여준다. 춤은 매 순간 어느 한쪽으로 체중을 이동해나가는 과정이다. 솔로댄스는 나의 힐이면 힐, 토우면 토우하나에 온 체중을 싣고 밸런스를 유지해야한다. 마치 콜롬부스의 달걀을 세우듯이! 그러나 완벽한 솔로 두사람이 만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흘들림없는 완벽한 밸런스를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면 오픈텔레마크를 한다하자. 여성이 완벽한 힐턴으로 남성을 콤파스로 원을 그리듯 잡아준다면 남성의 밸런스는 흔들림이 있을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힐,토우,토우,토우로 원을 그리며 건너가는 남성을 흔들어 놓기 십상일 것이다. 물론, 여성이 힐턴을 완벽히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남성의 책임이겠지만. 때로는 서로 기대듯 밸런스를 유지할 수도 있다. 그래서 각자가 자기의 것도 완벽히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만남이란 결코 춤을 추기 위한 만남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보다 완전한 만남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가?그래서 즐거운 것인가? 꿈도 야무지다. 한여름밤의 꿈인것같다
첫댓글 아
춤은 체중이동이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