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이 길수록 공을 스탠스의 왼쪽에 놓고 샷을 하라고 합니다. 드라이버에서부터 샌드웨지까지 각각의 클럽에 맞는 공의 위치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요.
라운드할 때 퍼터를 빼고 대개 13개의 클럽을 사용합니다. 길이와 로프트가 다 다르지요(로프트란 수직선을 기준으로 클럽페이스가 기울어진 각도를 말합니다. 10도 드라이버는 클럽페이스가 수직선으로부터 10도가 기울어졌다는 뜻이에요. 짧은 아이언일수록 로프트가 커집니다).
하지만 스윙 동작은 클럽이 길건 짧건 모두 같아야 해요. 스윙궤도와 리듬이 일정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만약 그렇지 않고 클럽마다 스윙이 달라진다면 아무래도 일관성 있는 샷을 만들어낼 수가 없겠지요. 그 대신 공의 위치와 스탠스의 폭을 조절해줌으로써 클럽마다 가장 좋은 임팩트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겁니다.
사진은 클럽에 따라 공을 놓는 위치를 비교한 것이에요. 사진에서 보듯 저는 가장 긴 클럽인 드라이버의 경우 왼발 뒤꿈치 안쪽 라인 정도에 공을 놓고, 쇼트 아이언(8, 9번)의 경우 스탠스의 한가운데(사진에서 볼 때 맨 왼쪽 공)에 놓아요. 그 사이에 놓인 공은 미들 아이언(5~7번)을 사용할 때의 위치예요. 스탠스의 중앙에서 약간 왼발 쪽이지요. 즉 클럽이 짧아질수록 가운데 쪽으로 놓는 겁니다.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가실 거예요. 주로 쇼트 게임에 사용하는 피칭웨지.샌드웨지 같은 더 짧은 클럽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만약 평지에서 풀스윙을 해야 한다면 스탠스 가운데보다도 약간 더 오른발 쪽으로 공을 놓아요.
짧은 클럽일수록 공을 오른쪽에 놓는 이유로는 앞에서 얘기했듯 클럽의 길이와 클럽페이스의 로프트 때문이에요. 짧은 아이언이 그리는 스윙궤도는 아크가 작아 클럽헤드가 지면을 통과할 때 가파른 원을 그리게 돼요. 아이언은 공의 아랫부분을 다운블로로 쳐야 하기 때문에 짧은 아이언을 칠 때 만약 공을 왼발 쪽에 놓는다면 공의 윗부분을 때리거나 뒤땅을 치는 결과가 나오지요. 반면 드라이버와 같은 우드는 아크가 커 지면을 훑듯 지나갑니다. 그리고 아이언과 달리 낮은 로프트로 공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리듯 때리기(어퍼블로) 때문에 공이 왼쪽에 놓여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공 위치를 신경 쓰면서 연습 샷을 해보면 클럽마다 가장 적합한 공의 위치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스윙에 별 문제가 없는데도 미스샷이 잦거나 구질이 좋지 않을 때는 특히 공의 위치를 조금 바꿈으로써 교정을 할 수 있답니다. 괜히 스윙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착각해서 좋은 스윙을 이리저리 이상하게 바꿔 폼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조심하세요.
드라이버로 샷을 예로 들어 볼까요. 공을 왼발보다도 더 왼쪽에 놓는다면 악성 훅이 나오기 쉬워요. 임팩트 때 이미 클럽페이스가 닫히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걸 고치려고 일부러 클럽페이스를 정상보다 더 열고 친다면 문제가 생기게 되지요. 반대로 공을 스탠스의 가운데 쪽에 놓으면 슬라이스가 나게 돼요. 어깨가 덜 돌아간 상태에서 클럽페이스가 열려서 맞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클럽페이스를 닫고 치는 방법으로 교정하려 한다면 샷은 점점 더 헝클어질 뿐이에요.
그런데 예외가 있어요. 경사지와 같은 특수상황에서는 앞에서 말씀드린 공의 위치에 그때그때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에요. 그런 경우의 샷에 대해선 나중에 따로 설명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