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7월 9일, 케사르 폰 호프아커가 라 로셰-기용에 있는 롬멜을 찾아왔다. 롬멜과 같은 슈바벤 출신인 호프아커는 1차 세계대전 때 중장으로 참전한 아버지를 통해 롬멜과 친분이 있었다. 만나자마자 롬멜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나에게 할 말이 무엇인가?” 호프아커는 숨김없이 다 털어 놓았다. 슈타우펜베르크의 히틀러 암살 계획과 베를린 그룹의 쿠테타 움직임, 암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서부 전선의 전쟁이 즉각 중단될 것이며 독일군은 점령지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원수님, 즉 롬멜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그들 사이의 대화 내용과 롬멜의 반응은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롬멜이 암살 계획에 동의하며 적극적 동참 의사를 밝혔다는 증언이 있는가 하면,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지는 않았다는 설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총통(히틀러) 비서관 마틴 보어만이 1944년 9월 27일에 기록했다. “슈튈프나겔, 폰 호프아커, 이미 처형된 클루게의 친척 라스겐스 중령, 그리고 아직 살아 있는 많은 피고인들이 증언하기를, 롬멜이 이 계획을 전적으로 이해했고 암살 계획이 성공하면 새 정부를 위해 자신이 나설 것이라 밝혔다고 한다.” 호프아커는 7월 11일 베를린에서 클라우스 그라프 폰 슈타우펜베르크를 만났다. 7월 20일, 슈타우펜베르크는 총통 사령부 회의실에서 히틀러 폭사 계획을 실행했지만 실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