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말까지 대한민국에는 동성동본 금혼을 규정하는 골 때리는 법이 있었다. 그러다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후에 폐지되었다.
동성동본 사이의 결혼은 조선시대 이후 금지되어 왔으며, 대한민국 민법도 제809조제1항에서 동성동본금혼(同姓同本禁婚)을 규정하였다. 그러나, 1997년 7월 16일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에서 이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효력을 중지시켰고, 2005년 3월 2일 국회에서 민법 개정안을 의결함으로써 폐지되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8촌 이내의 혈족, 6촌 이내의 인척 사이에서의 혼인을 금지하고 있다.
동성동본(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EB%8F%99%EC%84%B1%EB%8F%99%EB%B3%B8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금혼규제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려는 헌법의 이념이나 규정에 반하고 개인의 존엄과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의 성립.유지라는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금지되는 혼인의 범위를 동성동본인 혈족 즉 남계혈족에만 한정,성별에 의한 차별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밝혔다.
헌재(憲裁),동성동본 금혼(禁婚)조항 위헌(종합)
연합뉴스 | 입력 1997.07.16 00:00
http://media.daum.net/breakingnews/newsview?newsid=19970716000000943
다음은 <상상아카데미>에서 출간한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내용이다. 동성동본 사이의 혼인을 금한 것에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2012년도와 2013년도의 내용이 똑같다. 그 중간에 내가 해당 내용을 고쳐 달라고 청원을 했지만 완전히 무시당했다.
2014년도에는 이 구절이 어떻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그렇다면 같은 종의 적은 개체 수로 구성된 한 집단이 같은 지역과 같은 환경에 오래 거주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게 되면 개체들 사이의 생식에 의해 유전자의 교환이 제한되기 때문에 열등한 형질을 나타내는 특정한 대립 유전자를 많이 갖는 집단이 만들어진다.
그 결과 새로운 병원균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진화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과거에 동성동본 사이의 혼인을 금한 것도 알고 보면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과학』, 김희준 외, 2판, 2012, 상상아카데미, 183쪽)
그렇다면 같은 종의 적은 개체 수로 구성된 한 집단이 같은 지역과 같은 환경에 오래 거주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게 되면 개체들 사이의 생식에 의해 유전자의 교환이 제한되기 때문에 열등한 형질을 나타내는 특정한 대립 유전자를 많이 갖는 집단이 만들어진다.
그 결과 새로운 병원균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진화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과거에 동성동본 사이의 혼인을 금한 것도 알고 보면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과학』, 김희준 외, 3판, 2013, 상상아카데미, 183쪽)
근친 결혼으로 자식을 낳으면 유해 열성 유전자(deleterious recessive gene) 때문에 유전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친남매가 결혼하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사촌 간 결혼의 경우에도 자식이 유전병에 걸릴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하지만 동성동본 금혼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근친인 경우뿐 아니라 20촌 또는 30촌 사이여도 동성동본이면 결혼을 금지하는 것이 동성동본 금혼이다. 10촌만 되어도 유해 열성 유전자 때문에 유전병에 걸릴 확률은 동성동본이 아닌 경우와 사실상 똑같은데도 말이다. 위에 인용한 구절에서는 집단 수준에서 고찰하고 있지만 역시 비슷한 이유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게다가 동성동본 금혼은 부계만 따진다. 유전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거의 똑 같은 만큼 물려 받는데도 말이다. 사실 미토콘드리아는 모계로만 유전되기 때문에 모계 유전이 부계 유전보다 약간 더 많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때문에 말들이 많은데 과학 교과서의 문제점에도 신경을 좀 써야 하지 않을까?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성차별적인 동성동본 금혼에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쓰든 말든 상관이 없단 말인가?
내가 보기에는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진화 관련 내용에 문제가 상당히 많다.
고등학교 교과서의 진화 관련 오류들을 고쳐 주십시오(공개 청원)
http://cafe.daum.net/Psychoanalyse/8C80/34
2013년도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진화 관련 오류들
http://cafe.daum.net/Psychoanalyse/8C80/46
교진추(교과서 진화론 개정 추진위원회)의 청원에서 시작된 시조새 논란으로 한 때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교과서를 부실하게 만들어서 심지어 창조론자에게까지 트집을 잡힐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과학계는 그냥 창조론자를 비판하기에 바빴다.
창조론자의 입김 때문에 교과서가 엉망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아직까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시조새 논란이 일어났을 때 창조론자들이 지적한 구절에 진짜로 문제가 있었으며 교과서 집필진은 그런 문제를 수정하려고 했을 뿐이다. 이것을 두고 “진화론의 후퇴, 창조론의 승리”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교과서 집필진의 진짜 문제는 시조새와 말의 진화 부분만 고치고 여기에서 지적한 동성동본 금혼 문제를 포함하여 다른 오류들은 그대로 방치했다는 점이다.
교과서 문제로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이 때야말로 온갖 교과서들의 오류 수정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다.
각계의 전문가들이 나서서 모든 과목 교과서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
2014-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