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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필립스 저/김정은 역 거인들, 초국적 자본가 계급과 글로벌 파워 엘리트 |
거인들, 초국적 자본가 계급과 글로벌 파워 엘리트
오늘날 세계에 닥친 여러 위기 중에 하나는 세계 부(富)의 양극화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과 후진국 사이의 경제 규모가 점점 더 벌어지고, 개인과 개인 간의 재산과 소득의 차이도 크게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 구호 단체 옥스팜이 내놓은 통계치에 따르면 2017년을 기준으로 인류의 가장 부유한 1퍼센트가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상위 30퍼센트가 95퍼센트 이상을 지배했다. 나머지 70퍼센트는 세계 자원의 5퍼센트 미만으로 목숨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로 지속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빈부의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미국의 언어학자 놈 촘스키는 『자이언트』를 이렇게 소개했다.
애덤 스미스는 '인류의 지배자들'이 "모든 것은 우리 몫이요, 남의 몫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비열한 격언을 따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오늘날 포악한 자본주의의 시대를 묘사하는 데 이보다 적절한 표현이 도 있을까. 세상을 지배하는 자는 누구인가? 이 놀라운 물음은 가려진 장막을 걷어 올리고, 경악스러울 정도로 집중된 사유재산과 상업 권력의 정체를, 그들이 운용하는 기관과 조직화된 구조를, 그리고 무엇보다도 문명과 인간 존재에 대한 그들의 위협을 낱낱이 밝혀낸다. - 놈 촘스키 언어학자.
경제적으로 불평등한 사회는 인류의 삶을 지속 가능하도록 두지 않는다. 벌써 세계 곳곳에서 분열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노동자와 중산층들이 사회, 경제적으로 몰락하자 대중영합주의자들의 폭동과 신나치주의가 그들 사이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인종차별과 이민자배척에 대한 주장이 더 이상의 퇴보를 막자는 미끼로 대중을 현혹한다. 불평등의 확대와 사회적 혼란, 정치적 위기는 초국적 거대 자본이 세계를 지배하도록 방치했고, 20세기 내내 부의 재분배를 위한 착한 노력들은 물거품이 되었다. 『자이언트』는 저자 피터 필립스 교수가 찰스 라이트 밀스의 1956년의 명저 『파워 엘리트』에서 처음 시도된 파워 엘리트 연구를 이어받아, 초국적 자본가 계급의 상층부 중에서도 내핵에 해당하는 389명의 정체를 밝힌 저작이다. 이 책은 세계화가 낳은 초국적 엘리트들의 정치경제 권력이 어떻게 결속하고, 어떻게 국가와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병백하게 보여줄 것이다. 필립스 교수는 20년을 바쳐 초국적 자본가 계급에 대해 연구를 했는데도, 이번 저작을 읽으면서 세계경제 권력이 극소수의 금융 엘리트에 얼마나 막대하게 집중되었는지 스스로 충격을 금치 못했다고 심정을 밝혔다.
세계적인 금융 거대 기업 단 17개가 "서로 맞물려 스스로 투자하는 자본의 전 세계적인 연결망" 안에서 총 41조 100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 이 연결망은 언론, 산업, 통상, 세계적 군사 산업 복합체의 깊숙한 곳까지 투자되고 있다. 전 세계 자본의 운용과 보호, 세계 모든 곳에서의 채권 추심과 관련된 자신들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민간 정책 결정 포럼과 세계은행 등 초국적 기구들을 통해 다양한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다. 초국적 자본가 계급은 정부 관료들에게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지시를 내리며, 그 지시가 당연히 이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17~18)
이들 최상위 자산운용사들은 서로 교차 투자하기 때문에, 상호 연계된 세계적 자본 체계는 점점 더 많은 부를 축적하게 되고,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은 계속해서 피해를 입게 된다. 2017년 한 해에 세계 부자 500인의 개인 금고에 1조 달러 이상의 돈이 몰려갔다. 그 피해도 가난한 수십억 명이 부담해야 한다. 이러한 부조리한 현실에서 이 책은 글로벌 파워 집단에게 맞설 방향을 직접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절말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수만도 없다. 필립스 교수는 부패한 체제에 맞서고 있는 저항과 사회 변혁 운동의 급증에 대해 넌지시 언급한다. '7장 거대한 힘에 맞서다 : 민주주의 운동과 저항'에는 <세계인권선언> 전문이 게재되어 있다.
전문 모든 인류 구성원의 천부의 존엄성과 동등하고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의 자유, 정의 및 평화의 기초이며, 인권에 대한 무시와 경멸이 인류의 양심을 격분시키는 만행을 초래하였으며, 인간이 언론과 신앙의 자유, 그리고 공포와 결핍으로부터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제25조 1. 모든 사람은 의식주, 의료 및 필요한 사회복지를 포함하여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안녕에 적합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와, 실업, 질병, 장애, 배우자 사망, 노령 또는 기타 불가항력의 상황으로 인한 생계 결핍의 경우에 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
제30조 이 선언의 어떠한 규정도 어떤 국가, 집단 또는 개인에게 이 선언에 규정된 어떠한 권리와 자유를 파괴하기 위한 활동에 가담하거나 또는 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아니된다.
1948년 12월 10일 UN 총회 183회 전체회의 결의 217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