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도 히치콕은 그의 영화 속에 머거핀 기법을 사용했다. 이 기법은 등장 인물들이 중요하다고 믿는 하나의 대상을 영화속에 등장시키는 것인데, 감독은 이 대상이 영화의 내용과 전혀 관련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말타의 매> 에서의 불가사의한 새가 그러하며,<시민 케인> 에서의 장미 꽃봉오이가 그러하다. 머거핀 기법에 있어서 중요한 개념은 그것은 결코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말타의 매> 에서의 새는 별의미 없는 표상으로 밝혀졌으며, 장미꽃 봉오리는 단지 한 소년의 썰매였을 뿐이다.
전통적으로 이탈리아 악기에서 찾아볼수 있는 광택은 바이올린의 세계에서의 위대한 머거핀이다. 이 광택의 비밀은 단지 식물성 기름과 송진이었음이 밝여졌기 때문이다.아마도 같은 이유로 인해, 1980년대 중반에 이러한 광택을 재생해 낼 수 있게 된 사건은 텔레비전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제작된다거나 <타임>지의 커버를 장식한다든가 하는 특별한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를 연구했던 게리배스(Geary Baese)와 레이먼드 화이트(Raymond White)가 무엇인가 오류를 범했던 것일까? 그들 이전의 많은 연구자들이 오류를 범해왔다. 그러나 아직 그들이 발견해 낸 보편적인 사실에 대한 진지한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전통적인 광택은 아마씨 기름과 송진같은 어지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그 시대의 예술 작품과 악기 제작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단지 문제는 이 두명의 학자가 옳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발견은 점강적인 것이었다. 이 위대한 이탈리아 악기의 광택은 단지 보통의 광택이었을 뿐이다. 이는 우리가 이탈리아의 고악기들을 사랑하는 이유였으나 원인을 설명할수 없었기에 우리는 수세기에 걸쳐 이 광택의 비밀을 밝혀내길 원했었다.
그러나 많은 의문들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오늘날 이탈리아의 고악기들을 모방하려는 시도를 할때 발생하게 되는 문제점들에 대해 검토해 보도록 하자.
바이올린에 광택을 내는 데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방식이 사용된다. 상대적으로 광택제를 두껍게 입히는 방식과 얇게 입히는 방식인데, 전자에 비해 후자가 훨씬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알코올 광택제는 증발에 의해 빠르게 건조되어 흘러내리지 않는다. 그리고 수차례 얇게 발라야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두께와 색깔, 광택제를 바르면서 생기는 막의 균등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표면이 매끄럽게 칠해지지 않는 다면, 브러시 자국이 보기 싫게 남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광택제 성분은 조금씩 사라지는데 원래 이 광택으로 인해 나무의 재질이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원래 이 광택으로 인해 나무의 재질이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재질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게 된다. 표면에 흠이 생기고 금이 가는 것은 이 효과를 보다 증대시킨다.
반면 유성 광택제는 알코올 광택제에 비해 건조되는 데 훨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며 보다 두꺼운 막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광택제들이 얼마나 적절한가는 거의 그것들이 만들어진 과정에 달려 있는데 광택제의 성분과 그 성분의 구성 비율뿐만이 아니라 광택제가 만들어질 때의 실내의 기온과 같은 사소한 모든 것과 관련이 있다.
나는 작년에 스미스소니언 협회를 방문 했는데, 여기에서 스트라디우스가 1714년 제작한 "베타(Batta)첼로를 면밀히 조사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 악기는 광택제가 거의 닳지 않고 유지 되어 있는 매우 훌륭한 첼로이다.그 색상이 깊고 투명함뿐만 아니라 매우 자연스럽게 처리되어 있는 마무리 과정 역시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는 안료 위에 재빨리 한두 번 칠해진 우성 광택제를 단순히 관찰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렇게 입혀진 광택제는 매우 얇아서 흔히 단풍나무의 열려진 기공으로 흡수된다. 악기 표면의 아름다움은 제작에 사용된 목재의 질에도 기인하지만 이보다는 유성광택제의 역활이 크게 작용한다. 이 악기의 표면은 광택제의 사용에 있어 농도가 매우 미묘하고 섬세하게 조절되어 있다. 어떤 사람도 시스틴 성당 천장의 타일을 문질러서 광 내려고 하지 않듯이 마찬가지로 이 악기의 표면에 있어서도 그러할 것이다.
복제된 악기는 광택을 표현하는 데 실패한 악기이다. 원품과 비교해 본다면 바이올린의 사진이 보다 평면적으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광택도 보다 평면적으로 보인다. 사실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차이는 거의 없지만, 그 깊은 맛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광택제에 무엇인가 문제가 잇는 것일까? 나는 이탈리아 악기에서 찾아볼수 있는 전통적인 광택 고유의 "비교할수 없는 깊이"는 악기에 사용된 광택제와는 거의 연관이 없으며, 목재의 반사력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믿는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쯤 어느 날의 오후, 나는 그레그 엘프(Gregg Alf)와 내가 설계한 스트라디바리우스 복제본의 립(rib)에 광택제를 칠하려고 하다가 매우 충격을 받고 말았다. 어떤 한각도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립을 보았을때는, 비록 채색된 광택제가 그 부분에서 사라진 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헤드에서 나타나는 소용돌이 무늬의 나뭇결이 광택제와 같은 불그스름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 립 부분이 전형적인 고악기와 오래된 목재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황금빛을 발하고 있었다.
우리가 복제본을 만들기 위헤 선택했던 목재는 나무결과 외관에 있어서 원품에 사용된 목재와 매우 비슷했지만 앞에서 설명한 효과는 전혀 내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스트라디바리가 만들어내는 두 가지 효과 사이의 어딘가에서 선택을 해야만 했다. 혹은 그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그것이 단지 일정한 각도에서만 선명하게 보일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두 가지 색상을 내는 효과의 원인은 흔히 광택제라고 여겨지지만, 사실 이 효과는 광택제라고 여겨지지만, 사실 이 효과는 광택제 자체와는 거의 관련이 없으며 광택제의 색깔이 단풍나무 속으로 흡수되는 과정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몇번의 실험을 거친 후에 나는 광택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몇 가지 안료들을 몇몇의 무기물들과 혼합시켜서 이것으로 단풍나무의 밀폐되지 않은 표면을 문지름으로써 이러한 효과를 복제해 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과정은 단지 문지르고, 그 다음엔 보통의 과정과 같이 목재를 밀폐시키고 악기에 광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원칙에 있어서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이는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만약 나무의 재질이 고르지 않거나 혼합물이 너무 강하게 착색되었다거나 혹은 안료가 너무 정교하게 채색되었다면 비참하고 다시 돌이킬수 없는 결과에 이르게 될것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뛰어난 무기물들을 포함하고 있거나 혹은 포함하고 있지 않은 안료와 뚜렷한 황금색 층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해 왔다. 실제로 무기물 안료는 때때로 일반적인 이탈리아 악기 고유의 색조를 만들어 내는 원인이다. 이탈리아인들이 그들의 안료속에 무기물을 항상 또는 때때로 포함시켰는가 혹은 결코 포함시킨 적이 없었는가는 명확하지 않다.
악기 제작들은 흔히 착색되지 않은 목재에 화학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혼합물을 칠해 그 목재를 보다 견고하게 만드는 작업을 행했다.
실제로 오늘날 우리는 그러한 목재들을 골동품 상가에서 발견할수 있다.
예를 들어 윙겔(Wingel)은 곱게 분말화된 규토(silica)가 포함되어 있는 윈저&뉴턴(Winsor&Newton)의 유성 착색제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가물의 광학적인 효과는 무엇일까? 윙겔은 약간 얼룩이 있는 엷은 막으로 건조된다. 이는 내가 보아온 모든 무기물 안료와 같은 결과이다. 그 무기물 안료들이 주의 깊게 제조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혹은 어떤 일반적인 광학적 원리가 작용하기 때문일까?
안료의 굴절률과 광택의 조화는 투명함을 보장한다는 것이 보편적인 설명이다. 왜냐하면 이는 빛이 각각의 안료의 미세한 입자들에 의해 확산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화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의해 매우 복잡하게 되는데 그 사실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무기물 안료의 굴절률은변하지 않는 반면, 건조된 유성 광택제의 굴절률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하나의 무기물 안료와 유성 광택제를 혼합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막은 투명함을 잃어갈 것이다.
거꾸로 최후에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면 처음에는 투명하지 못한 몽롱한 광택을 참아내야 할 것이다.게다가 굴절류은 빛의 파장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 된다.(이것이 프리즘이 작용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우리는 안료의 특정한 색깔과 굴절률을 조화시켜야 한다. 이렇게 되면 다른 파장들은 안료에 의해 흡수되어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색이 없는 작은 입자들을 광택제에 포함시키면 어떻게 될까? 완벽한 투명함은 작은 입자들의 적절한 굴절률과 모든 파장과 조화되는 광택을 필요로 한다. 스탠포드 대학의 물리학자이자 아마추어 바이올린 제작자인 윌리엄 아트우드는 불행하게도 이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해 왔다.각각의 물질은 오직 하나의 파장과 조화될수 있으며 때로는 그것마저도 가능하지 않다.
원칙상으로는 하나의 물질과 파장 사이에 매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별의미를 가지지 못하지만, 실제로 이 상황은 보다 복잡한 문제이다. 광택제 생산업체인 매지스터는 다음과 같은 문안을 통해 이 상황을 완벽하게 설명해 내었는데, 이 문안은 그들의 뛰어난 생산품인 임프리매추러 도라타(Imprimatura Dorata)를 위한 것이다.
"아주 작은 프리즘을 통해 경석의 입자를 살피면 빛은 사방으로 확산된다." 그들은 이를 "또 하나의 이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많은 안료에 있어 공통적인 손실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고악기에서 나타나는 색채의 아름다움이 대부분 복합적인 부가적 효과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수 있다. 여러 세기에 걸쳐 진행되는 마모는 점진적으로 나무, 안료, 착색된 광택 사이의 균형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균형은 긁히고 금이 간 틈으로 머지가 쌓이면서 보다 심화된다. 이러한 효과는 결코 여러가지 색조를 평균 낸 하나의 색에 의해 성취되지는 않는다.
이는 고풍스러움을 살려내는것이 왜 인기 있는 전략인가를 설명해주는 또 다른 이유를 제시해준다. 사실 고풍스럽지 않은 색상 만들기는 악기에 광택을 내는 작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의 고안을 필요로 한다.아마도 이는 도예가와 조각가들이 그들의 작품 표면을 생기 있게 만들기 위해 다채로운 고색창연함을 사용하는 것과도 같은 일이다.
뛰어난 고악기들의 놀란 만한 아름다움은 여러가지 요소들의 조화에 기인하는 것이며, 이 요소들이란 악기 제작의 체계와 재료 그리고 악기 제작자의 예술적 기교에서부터 시간의 흐름과 악기를 어떻게 사용했는가의 문제까지를 포괄한다. 오늘날 이탈리아 고악기들의 오관을 이상으로 생각하는 악기 제작자들에게는 이러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분류해 내어 그들의 새로운 악기에 적절하게 적용시키는 문제를 제쳐둔다면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훌륭한 광택을 만들어내는 일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바이올린 제작자들이 수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 중에서 해결된 문제는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