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세속사에 대한 대담 5

한편, 천자 마하세나는 천계에서 내려와 소누따라라는 바라문 아내 의 태내에 들어갔다. 그가 태내에 잉태되는 순간 세 가지 불가사의한 일이 생겼다. 무기들과 도구들이 불타 올랐고 아직 어린 곡식의 열매가 익었으며 엄청난 비구름이 큰 비를 내렸다. 로하나 존자는 천자 마하세나가 잉태된 이래 칠 년 십 개월 동안 그 집에 탁발을 갔으나 단 하루도 한 술의 밥이나 한 그릇의 죽도 공양 받지 못했고, 단 한 번의 인사말이나 합장이나 재가자들이 승려에 행하는 공경을 받지 못했다. 오직 무례하고 모욕적인 비난만을 받을 뿐 '존자여, 다른 집에 가 보시지요'라는 한마디 말도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 드디어 칠 년 십 개월이 지난 어느 날, '존자여, 다른 집에 가보시지요'라는 말을 들었다. 바로 그날 소누따라 바라문이 밖에서 일을 보고 돌아오다 길 건너편의 장로를 보고 물었다. "여보시오, 출가한 사람, 우리 집에 갔었습니까?" "그렇습니다. 바라문이여, 갔었습니다." "당신은 뭔가를 받았습니까?" "그렇습니다. 바라문이여, 받았습니다." 그는 집에 돌아가 언잖은 마음으로 가족들에게 물었다. "출가한 자에게 뭔가를 주었느냐?" "저희들은 아무 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 날 바라문은 '출가승인 그가 거짓말을 했으니 오늘 내가 한마디 해주어야 겠다.' 라고 벼르고 문간에 앉아 있었다. 장로가 이날 바라문의 집 문간에 이르렀을 때 바라문은 장로를 보자 이렇게 말했다. "어제 당신은 우리 집에서 아무것도 받지 못했으면서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이렇게 거짓말을 해도 되는 겁니까?" 장로는 답했다. "바라문이여, 나는 칠 년 십 개월 동안 당신의 집에서 '다른 집에 가 보십시오'라는 말 한 마디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다른 집에 가 보십시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한 마디의 친절한 말을 들었기에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바라문은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겨우 인사말 한 마디를 받고도 출가자들은 대중들에게 '나는 받았습니다'라고 말하는데 만일 진짜 무르고 단단한 음식을 받는다면 어찌 받았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그 바라문은 흡족해져서 가족들에게 자신을 위해 요리해 둔 음식 물에서 로하나 존자에게 양념과 야채를 곁들여 한 술 떠 주라고 분부한 뒤 말했다. "당신은 이제부터 언제든지 이 공양을 받을 것입니다." 그 다음 날부터 그는 공양을 하러 오는 장로의 침착한 태도를 보고 점점 더 장로에 대해서 기쁜 마음이 나 언제나 계속 자기 집에서 공양을 했으면 하고 청했다. 장로는 침묵으로 만족한 뜻을 표했다. 장로는 매일 식사를 마치고 일어설 때는 언제나 붓다의 짧은 말씀을 들려주고 돌아갔다. 한편 그 바라문의 아내는 열 달이 지나 한 사내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의 이름은 나가세나였다. 그는 점점 성장하여 일곱 살이 되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다. "사랑하는 나가세나야, 이제 너는 우리 바라문가에 전해 오는 학문을 배워야 한다." "아버지, 우리 바라문 가에 전해 오는 학문은 어떤 것입니까?" "사랑하는 나가세나야, 그것은 세 가지 베다를 말한단다. 그 밖의 지식은 그저 지식에 지나지 않는단다." "그럼 아버지, 저는 베다를 배우겠어요." 그래서 소누따라 바라문은 한 바라문 선생에게 일 천금의 사례를 주고 길다란 집 안에 방을 하나 비우고 한 녘에 침대를 준비하고는 바라문 선생에게 말했다. "바라문이여, 부디 이 소녀에게 꼭 만트라를 가르쳐 주십시오." 바라문 선생은 나가세나에게 말했다. "자, 소년아 만트라를 공부하자" 그래서 그는 베다를 공부했다. 나가세나 소년은 겨우 한 번만 가르쳤는데도 세 가지 베다를 가슴에 잘 새겨 암송할 때 그 목소리는 적합하게 조율되어 있었고, 그 의미를 잘 파악했으며, 심사숙고하여 적절하게 잘 구사힐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한 번에 세 가지 베다와 베다 성전에 관한 어휘, 의식, 음운론, 어원론 다섯째의 역사 전설에 있어서 지혜의 눈을 뜨고 박식하게 문법을 알았으며 주해론과 인기있는 영웅들의 관상학에까지 통달하게 되었다. 그 때 나가세나 소년은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우리 바라문 가에서는 더 이상 배울 게 있습니까? 아 니면 다만 이것뿐 인가요?" "사랑하는 내 아들 나가세나야, 우리 바라문 가에는 더 이상 배울 것은 없단다. 배울 것은 이것뿐이란다." 그래서 나가세나 소년은 선생으로부터 시험에 통과하고 기다란 집을 나와 과거의 습성에 의한 마음의 움직임대로 고요한 장소를 찾아 홀로 명상에 잠겼다. 그리고 자신이 배운 것을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에 걸쳐 되새겨 보았으나 처음과 중간 또는 마지막에 있어서 아무런 의미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들 베다는 실로 공허하다. 이들 베다는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이 텅비어 있구나' 그의 마음은 후회와 비탄으로 가득찼다. 때마침 로하나 존자는 와따니야의 주거에 앉아 나가세나 소년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타심통으로 알았다. 그는 속옷을 입고 가사를 걸치고 발우를 손에 들고 와따니야의 주거에서 모습을 감추고 카쟝가라 바라문 촌에 나타났다. 소년 나가세나는 자기 집 문간에 서서 로하나 존자가 아득히 먼 저쪽에서 오는 것을 보았다. 소년은 그를 보고 마음이 기쁨으로 차 올라 고양되어 환희에 찬 행복한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아마 이 출자가는 의미있는 그 무언가를 알고 있을거야.' 그리고는 로하나 존자에게로 다가가가 로하나 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여, 머리를 깎고 황색 가사를 입은 당신은 누구십니까?" "소년이여, 나는 출가한 사람이란다." "존자여, 왜 당신을 '출가한 사람'이라 합니까?" "소년이여, 악의 더러움을 여의기 위해 집을 나온 것이란다. 그래서 '나는 출가한 사람'이라고 한 것이란다." "존자여, 왜 당신의 머리카락은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나요?" "소년이여, 출가한 사람은 열 여섯 가지 장애를 보고 머리카락이라든가 수염을 깎는단다. 열 여섯 가지가 무엇이냐고? 1. 자신을 여러 가지 보석 장식품으로 꾸미는 장애 2.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는 장애 3. 자신을 기름으로 바르는 장애 4. 자신의 머리를 감는 장애 5. 꽃장식을 하는 장애 6. 향료를 쓰는 장애 7. 연고를 바르는 장애 8. 노란색 미로바란(약재)을 쓰는 장애 9. emblic 미로바란(약재)을 쓰는 장애 10. 염색하는 장애 11. 머리를 묶는 장애 12. 빗질을 해야 하는 장애 13. 이발하러 가는 장애 14. 머리를 푸는 장애 15. 빈대나 벼룩, 이가 생기는 장애 16. 모발이 빠질 때 탄식, 걱정, 슬픔으로 가슴 치며 우는 곤 혹스런 장애 소년이여, 이들 열 여섯 가지 장애에 가려진 사람들은 일체 오묘한 학문을 그르쳐 버리고 만단다." "존자여, 왜 당신의 옷은 다른 사람과 같지 않습니까?" " 속인들의 옷은 감각적 쾌감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란다. 의복에서 생기는 어떠한 위험과 두려움도 황색 가사를 입은 자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단다. 그게 바로 내가 입은 옷이 다른 사람과 같지 않은 이유란다." "존자여, 당신은 모든 학문과 지식을 알고 계십니까?" "그렇구말구. 소년이여, 나는 모든 학문과 지식을 알고 있단다. 이 세상에서 최상의 만트라도 알고 있지." "존자여, 그것을 제게도 가르쳐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럼, 가르쳐 줄 수 있구말구." "그러면 제게 가르쳐 주세요." "소년이여, 지금은 적당한 때가 아니구나. 우리는 탁발을 하기 위해 마을에 들어와 있구나." 그리하여 나가세나 소년은 로하나 존자의 손에서 발우를 받아 들고 그를 집안으로 맞아들여 값진 단단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손수 가져다 로하나 존자가 만족하게 드린 후 로하나 존자가 식사를 마치고 발우를 내려놓았 때 이렇게 말했다. "존자여, 이제 제게 만트라를 가르쳐 주세요." 로하나 존자가 말했다. "소년이여, 네가 부모님에게 너의 출가에 대한 동의를 얻고 모든 장애를 떠나 내가 입은 출자가의 옷을 입는다면 그때에 나는 만트라를 가르쳐 줄 것이다." 그러자 나가세나 소년은 부모님에게 다가가 말했다. "어머니, 아버지! 이 출가자는 이 세상에서 최상의 만트라를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자기 밑에서 출가하지 않는 한 그것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저 분 밑에 출가하여 그 만트라를 배우려고 합니다." 그의 아버지는 '출가를 해서라도 이 아이가 만트라를 터득했으면 좋겠다. 다 배우고 나면 나가세나는 돌아오리라.' 생각했다. 나가세나의 부모는 동의했다. "그래 아들아, 그것을 공부하도록 해라." * 원전 MILINDA'S QUESTIONS(빨리어본 영역) I. B. HORNER, M.A. PALI TEXT SOCIETY OXFORD 1990 * 참조문헌 "한글대장경 지혜와 자비의 말씀 외" 동국역경원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