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5일, 서울 종로에서 소설가 조강타씨가 지게차를 타고 올라가 전단지에 천원을 붙여서 돈을 뿌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래서 [책을 읽읍시다]라고 호소를 하였는데, 또 한가지 이유는 책 선전인 것으로도 보여 가히 기발(?)하지만 씁쓸하다. 나와 같은 종씨(본은 모름)이니 더 그렇다.
나에게도 이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기에, 여러 가지로 돈도 되지 않고 머리만 빠지는 잡생각들을 해 보았다. <만약에 누군가가 길거리에 쓰레기를 뿌렸다면 유죄일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지는 뿌려도 되는가? 그리고 선거 때 돈을 뿌리면 분명히 유죄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길거리에서 돈을 뿌리면 무죄인가? 금액에 따라 처벌이 다른가? 또, 그 돈을 주운 사람들은 모두 파출소에 가서 습득물 신고를 했을까? 장본인이 있으니 안 해도 되는가? 애교로 봐 줄 수 있는가? …>
조금만 생각을 해 보아도 머리가 아프다. 역시 돌의 한계인가 보다. 나에게 일어난 문제는 그 전날에 일어난 돈나무 사건이다. 갑자기 위층에 사는 중국인 아주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죄송한데요, 저희 집 화분이 교회 베란다에 떨어졌습니다. 어제 비바람이 너무 불어서…. 죄송합니다]. 그녀가 연신 [죄송합니다]라며 인사를 하는 이유는 벌써 두 번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평상시의 숙련된 조교(?)의 솜씨로 아주 상냥하게 [네, 오세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음 속에서는 본성이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헐! 나 참, 지난 번에 단단히 주의를 주었어야 했는데…. 만약에 누가 서 있다가 맞아서 죽기라도 한다면…. 헉!].
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려 왔다. 왜냐하면 확률적으로 교회에 가장 오래 있으며 가끔씩 공원을 보러 베란다에 나가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전화를 끊고 베란다로 나가 보니 돈나무(금전수)이다. 순간적으로 웃음이 나왔다. [내가 저 돈나무에 맞아서 다치거나 죽으면? 돈벼락 맞아 죽은 건가? ㅎㅎㅎㅎ]. 돈나무를 보고 웃으니 내가 돌아 버린 것 같아 조금 처량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다른 화분들을 보니 돈벼락 때문에 질서가 엉망이다.
비 내리는 하늘 위를 쳐다 보았다. 노란 화분이 혀를 쏙 내 밀고 나를 노려보고 협박하는 것 같았다. <자꾸 놀리면, 확 떨어져 죽일꺼야!>. 아찔했다. 또 혼자서 중얼중얼했다. [에공, 저러다가 살인 나지! 화분을 철사로 묶어 두든지, 밑으로 내리든지 해야지….아니면 화분을 가꾸지 말든지…. 럴! ].
잠시 후에 중국인 아주머니가 내려왔다. 전화선을 타고 사과했던 그 말대로 이젠 연신 머리를 숙이면서 사과를 하고 정리를 해 갔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가면을 쓰고, 숙련된 조교처럼 아주 부드럽게 주의를 주었다. [외국인 끼리 서로 도와주며 살아야지요. 허허허…].
예수님의 말씀이 갑자기 생각났기 때문이다. (조금 목사같다.ㅎㅎㅎ)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져...죽여라].
그래도.... 잘 한 건가? 못한 건가? 유죄? 무죄?
…돌돌돌 중….
***증거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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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돌목사...조영석목사 원문보기 글쓴이: 돌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