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단에서 육식이 없어져야 하는 이유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에는 놀라운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가 자신의 저서를 통하여 강조하고자 한 것은 인간의 식단에서 육류를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그는 육식의 종말을 강조하는 것일까? 이번 기사에서는 인간의 건강과 행복에 육식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미국에서 소를 전문적으로 사육하는 곳에서 대개 송아지들은 6~11개월 동안 체중을 불린 후 도살장으로 보내진다. 미국의 13개 주에는 4만 2천 개의 사육장이 있으며, 규모가 큰 200여 곳에서 절반이 사육된다. 최단 시간에 최적의 무게를 얻으려고 성장 촉진 호르몬과 사료 첨가제 같은 약제들을 소에게 투약한다. 현재 미국의 모든 사육장에서는 95% 이상의 소들에게 성장 촉진 호르몬을 투약하고 있다.
간혹 항생 물질의 잔류물이 사람들이 소비하는 쇠고기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사용되는 제초제의 80%가 육우와 다른 가축들의 사료로 사용되는 옥수수와 콩에 뿌려지고 있다. 그 제초제는 가축들의 신체에 축적되며, 살충제 또한 쇠고기 덩어리와 함께 인간에게 전달된다.
도살되는 소의 이상적 무게인 1,100파운드까지 체중이 불어나면 성숙한 소들은 비좁은 트럭 안으로 옮겨져 도살장까지의 여정에 오른다. 트럭 안에서 넘어져 다리나 골반이 부서지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 그 이후에는 이미 우리가 잘 아는 도살장의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엄청난 규모로 산업화된 도축 산업
전국적으로 규모가 큰 도살장들의 위생 상태는 가히 경악할 만한 수준이다. 품질 검사관들은 공장에 도착하기 전에 죽어서 시체 온도가 내려가 버린 암소들을 도살하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이런 소의 시체들 속에는 녹슨 쇳가루, 부러진 이빨, 손톱과 발톱, 고리, 꼬리표, 송진 등의 이물질을 포함한 채 해체 공정을 따라 이동한다. 해체 공정의 속도가 빨라서 소의 혀에 박힌 선인장 가시를 빼낼 수 없으며 조직 속에 있는 암덩어리를 제대로 제거해 낼 시간조차 없다. 가공되는 고기 중 일부는 너무 오래되어 이미 변질된 상태이며, 많은 도축 공장에서는 인산염을 첨가하여 부패 사실을 숨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국에서 발견된 2종류의 가축성 질환으로 사람의 질병과도 관련성이 높다는 점이다. “소 백혈병 바이러스”는 소에게 악성 종양을 유발하는데 미국 전역의 축사 중 60% 이상, 전체 암소 중 20%에서 이 질병이 발견되었다. 이 항체는 백혈병 환자들에게서도 발견되었고, 인체 세포에도 감염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두 번째 바이러스는 ‘소 면역 부전 바이러스’인데 이는 인체의 바이러스를 악화 및 둔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대규모 가축 사육 기업들의 가축들은 잔혹한 취급을 받았고, 소비자들은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 앞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시작된 산업화된 도살업은 수많은 나라에 수출되고 있다. 이런 산업화된 대규모의 도축 산업은 이미 지구의 생태계와 경제 체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량이 부족한 이유
화학자 G. 타일러 밀러는 간단한 형태의 먹이사슬을 연구했다. 이 사슬은 풀, 메뚜기, 개구리, 송어, 사람으로 구성된다. 먹이사슬의 단계마다 메뚜기는 풀을 먹고, 개구리는 메뚜기를 잡아먹으며, 송어는 개구리를 먹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계별로 에너지의 손실이 발생한다. 밀러는 “먹이를 포식하는 과정에서 약 80~90%의 에너지는 주변으로 상실되어 버린다.”라고 말한다. 한 명의 사람이 1년간 생존하려고 할 때 300마리의 송어가 필요하다면, 송어들은 9만 마리의 개구리를 소비해야 하고, 개구리들은 2,700만 마리의 메뚜기를 소비해야 하며, 메뚜기들은 생존을 위해 다시 100톤의 풀을 소비해야만 한다.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70%가 가축 사육을 위해 소비되고 있다. 사육장의 소로부터 1파운드의 고기를 얻으려면 약 9파운드의 사료가 소모되는데, 이것은 6파운드의 곡물 사료와 부산물 사료 그리고 3파운드의 거친 사료로 구성된다. 소의 사료 단백질 전환율은 고작 6%에 불과하다. 이는 790킬로그램 이상의 식물성 단백질을 소비해도 기껏해야 50킬로그램에 못 미치는 단백질을 생산한다는 의미이다.
사육장에서 도살될 때쯤이면, 그 축우는 2,700파운드의 곡물을 소비한 상태이며 무게는 대략 1,050파운드 정도 나가게 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1억 5,700만 톤에 달하는 곡물과 콩류, 야채 단백질이 사람들이 1년 동안 소비할 동물성 단백질 2,800만 톤을 생산할 목적으로 가축을 사육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 대풍작을 기록했던 1950년부터 1985년 사이에 미국과 유럽에서 2/3나 증가한 곡물 생산은 사료 곡물 재배에서 이루어졌고, 그중 대부분은 소 사육에 사용되었다.
곡물 재배에 사용되는 1에이커 토지는 육류 생산에 사용되는 1에이커의 토지보다 5배 많은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 콩류(대두, 완두콩, 렌즈콩)를 심으면 10배 많은 단백질을 생산하며, 잎이 많은 야채를 심으면 15배나 많은 단백질을 생산하고 시금치를 심으면 쇠고기 생산에 사용되는 1에이커의 토지에 비해 무려 26배나 많은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 만약 미국에서 외국으로 수출되는 곡물의 2/3가 굶주린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축을 사육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대부분의 미국인은 깜짝 놀랄 것이다.
이런 전환이 인간에게 미친 결과는 1984년 날마다 수천 명이 기아로 목숨을 잃어 가던 에티오피아의 사례를 통해 극적으로 입증되었다. 바로 그 당시 에티오피아는 일부 경작지를 아마인 깻묵, 목화씨 깻묵, 평지씨 깻묵을 생산하는 데 할애했다는 사실을 대중들은 모르고 있었다. 그 작물들은 가축 사료로 영국을 비롯한 다른 유럽 국가들에 수출할 목적이었다. 현재 수백만 에이커에 달하는 제3세계 토지가 오로지 유럽의 가축 사육에 필요한 사료를 재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아시아인들은 하루 평균 56그램의 단백질을 소비하는데, 그중에서 고작 8%만이 동물성 단백질이다. 반면 미국인들은 하루에 96그램의 단백질을 소비하며, 그중 66%가 동물성 단백질이다. 우리는 지구 인구의 2/3가 주로 채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세계 곡물 생산의 1/3이 소와 다른 가축 사육에 소비되고 10년 후에 인구가 20% 증가하게 될 상황에서 벌어질 법한 세계적인 식량 위기는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소 때문에 굶어 죽는 사람들
10억의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으면서 늘어난 지방을 주체하지 못하는가 하면, 다른 10억의 사람들은 건강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분조차 공급받지 못해 날로 수척해지고 있다. 나머지 35억의 사람들은 단백질 사다리에서 한 단이라도 더 올라가지 못해 안달하면서 구원과 절망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전 세계적으로 7억에서 10억의 사람들이 절대 빈곤 속에서 살아간다고 추산한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4명 중 1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남미에서는 8명 중 1명이 매일 밤 굶주린 채 잠자리에 든다. 아시아와 태평양 연안에서는 28%의 사람들이 잦은 굶주림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고, 근동(近東)에서는 10명 중 1명이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오늘날 만성적인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은 13억 명(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1/3을 육우 및 다른 가축들이 먹어치우는 세상에서 깜짝 놀랄 만한 통계)을 상회한다. 인류 역사상 전체 인구의 20%가량에 이르는 이토록 많은 사람이 영양실조에 시달린 적은 없었다.
결론
지구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3분의 1이 축우와 다른 가축들 사료로 소비되는 반면 거의 10억의 사람들이 곡식 부족으로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북반구의 선진국 사람들은 육류 과잉 섭취로 심장발작, 암, 당뇨병 등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의 수가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의 수보다 더 많다면서 풍요병을 지적한다.
지구의 환경도 위협받고 있다. 중남미의 수백만 에이커에 달하는 열대 우림 지역이 이미 소 방목용 목초지로 개간 중이며 사하라 이남과 미국, 호주 남부 목장 지대에서 진행 중인 사막화의 주된 요인은 소 방목이라고 한다. 일례로 사육장에서 흘러나오는 축산 폐기물의 양을 살펴보면, 소 1만 마리를 사육하는 사육장에서 배출되는 유기 폐기물은 11만 인구의 도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양과 맞먹는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 소고기를 먹거나 햄버거를 소비하는 것을 두고 악을 범했다고 말한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현대는 오직 시장의 힘과 실용주의적 목표만이 선택과 결정을 좌우하는 시대이다. 창조에 경의를 표하거나 동료를 존중하고, 환경을 보호하며, 미래 세대의 권리를 보호할 기회들이 거의 없어져 가고 있다.
(www.sostv.net/index.php 살아남는 이들 130호, 원제: 식단에서 육식이 없어져야 하는 이유 )
태그: 육식,건강,행복,소,성장촉진호르몬,쇠고기,백혈병,바이러스,인산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