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 김동환의 함께 나누는 맛의 향연-추어탕편 1.
고양시 원흥역 주변 남원추어탕
음성군 감곡추어탕
미꾸라지로 다양성 추구, 구리시 온 추어탕
중국의 사대기서는 수호전, 삼국지연의, 서유기(西遊記), 금병매(金甁梅)를 말하고 있다.
그중 금병매는 수호전 가운데 무송고사(武松故事)의 서문경과 반금련(潘金蓮)간의 정사이다.
유교적 정통이 있는 우리나라도 한떼 금서로 딱지가 붙어 쉽게 읽을 수 없었지만 루이제린저의 ‘생의 한가운데’를 읽으면서도 문고판 형태로 출간한 금병매를 몰래 읽은적이 있다.
한창 젊음이 끓던 시절이니 서문경과 반금련의 정사장면을 읽다보면 아랫도리가 탱탱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금병매는 전,후편으로 이어지는데 전반부는 서문경이 호색환답게 간교한 지혜로 여자를 농락하고 재산을 모으며, 뇌물을 써서 벼슬을 얻는 등 그와 그의 처첩과 주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간드러지게 묘사하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색욕·물욕·명예욕을 채워 인생의 절정에 이르지만 급사(복상사)하고 결국 가정의 파탄으로 이어지는 삶을 묘사하고 있다. 수세기 전의 소설이지만 사실적 표현 기교는 현대사회에서 영화속의 장면보다도, 부유층 자녀들과 졸부들이 마약과 술과 여자들을 거칠게 다루는 현대사회의 밤 풍경보다도 제법 남,여간의 조화와 즐김이 존재하며 성행위에 대한 기교가 다이나믹하게 펼쳐지는 고전 소설이다.
서문경의 여섯 명 부인은 오월랑, 이교저, 맹옥루, 손설아, 반금련, 이병아가 있는데 가장 사랑한 인물이 다섯째 반금련과 여섯째 이병아였으며 반금련의 시녀 춘매를 예뻐했다.
금병매는 반금련의 금, 이병아의 병, 춘매의 매를 붙여 제목을 달았다.
먹거리 추어탕에 금병매를 거론하는 것은 바로 금병매를 읽다 보면 서문경이 성욕을 발산시키는 비법으로 미꾸라지 추어탕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사실 추어탕은 서민들의 음식이다. 요즘 시대에서는 보리밥,따로국밥, 콩나물국,선술집의 막걸리와 설렁탕등이 대중적인 인기와 더불어 건강식을 탐하는 식객들에게 인기 높은 음식으로 탈바꿈한다.
추어탕도 세월따라 서민들에게는 부담가는 요금으로 올라 결코 서민음식이라 말할 수 없게 됐다.
추어탕이 사회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고작 1920년대이니 역사적으로는 1백살 정도이다.(1924년,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최초로 소개)
전국적으로 추어탕집으로 유명세를 하는 집이 많을 거라 짐작하지만 직접 시식하고 함께 식사를 한 동료들의 품평에서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받은 추어탕집 세 곳을 소개한다.
고양시 원흥역 주변 남원추어탕
원흥역과는 좀 떨어진 (직선거리 5백미터정도) 거리이지만 차로 가면 찾기가 좋은 곳에 위치한다.
주차장 앞에는 금계 두쌍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얼마전 암놈이 우리를 벗어나 인근 야산으로 달아나 수놈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
금계는 수놈은 가출하면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만 암놈은 한번 집을 나가면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 사는 세계와 겹쳐지면 여성펌하라고 비판받을까, 좀 걱정은 된다.
양이 다른 곳보다 비교적 풍요로운 편이며 갓김치와 한 접시 서비스로 나오는 튀김은 싸들고 누군가와 소주잔을 기울이고 싶은 강한 유혹을 던져준다.
주변에 이케아 매장이 있어 쇼핑을 한 후 피로를 추어탕으로 녹여가는것도 괜찮은 발상이다. 추어탕 9천원, 추어튀김 1만5천원, 전골(대) 4만5천원, 오리로스와 추어탕 4만8천원 (031-963-1253)

음성군 감곡추어탕
충북 음성군 감곡면 장감로 218번길(감곡터미널에서 300미터)에 위치한 감곡추어탕에 들어서면 약초냄새가 가득하다.
이날도 봄의 전령사 냉이를 수북히 쌓아놓고 다듬고 있다.
추어탕과 삼계탕에 들어갈 약초들을 말려 놓고 있어 마치 한약방에 들어선 듯 하다. 능이 버섯을 첨삭하여 보양식으로서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능이 추어탕,능이 한방 삼계탕이 주요 식단이다.
이천과 맛닿아 있어 쌀이 일품이라 하지만 돌솥밥은 기름기가 흐르고 맛도 그만이다. 돌솥밥과 추어탕의 조화로움을 이색적으로 느껴보는 한끼 밥상이다.
(043-878-7553)

-온추어탕 윗길에 위치한 장영자별장(지금은 커피숍으로 탈바꿈)
미꾸라지로 다양성 추구 구리시 온 추어탕
한강을 2차선 도로로 마주하고 있는 경기도 구리시 우미내길(아천동 303-3)에 위치한 자연에서 온 추어탕은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져 식객들은 시간대를 약간 비껴가야 주차를 무탈하게 할 수 있다.
주변이 식당들이 하나 둘 들어서 한우고기전문점, 만두전문점도 기웃거릴 수 있다.
미꾸라지로 다양한 요리를 개발하여 추어탕(9천원)을 기본으로 하고 봉평메밀 수제비추어탕(1만원), 통추어탕(1만1천원)과 추어물만두(8천원)가 이색적인 요리이다. 깻잎말이 추어튀김(대:1만6천원)등 소재를 다양화 하고 있다.
온 세트메뉴(3만2천원)는 추어탕과 추어물만두,추어튀김을 함께 맛볼 수 있다.
워낙 식객들이 몰려 후다닥 식사를 하고 걸어서 5분정도 윗길로 돌아서면 옛날 한 시대의 사기극을 펼친 큰 손 장영자(전두환 처삼촌 이규광의 처제)씨가 큰 손 답게 지은 한옥을 볼 수 있다.
장영자씨는 어느덧 인생 75세, 지난 15년 출소 한 후 지난해 고인이 된 남편 이철희(두번째 남편,중앙정보부 차장역임)씨 명의의 재산으로 재단을 설립한다며 수억원 가로채 4번째로 구속되기도 했다.
장영자가 구속되었을 때 남편 이철희씨가 옥바라지를 정성껏 하여 부부애가 화재에 오르기도 했지만 당시로서는 단군역사 이래 최대 사기꾼임은 분명하다.
지금은 주인이 바뀌어 커피점으로 손님들을 맞는데 대부분 여인들이 부동의 자세로 자리를 내어 주지 않아 번번히 휘돌다 나올 수 밖에 없다.
전두환시절 세상을 휘젓던 한 여인의 인생사를 떠 올리며 한강에 투영된 빛과 구름의 흐름을 관조하며 잠시 삶의 발자국들을 헤아려 본다.
장영자의 한옥집 윗편에는 박정희 시절 외국인 상대의 호텔 워커힐에는 SK그룹 총수가 내려다 보며 과거 선친 시절을 회상하고 있지는 않을까.
지금은 철거된 청계천 고가도로(3.1고가도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워커힐로 직행하기 위해 건설했다고 하는데 진실 여부는 모르겠다.
고 최종현회장은 일등 국가를 꿈꾼 기업인으로 이미 당시부터 전문경영인과 손을 잡았는데 그 후손들은 선친을 그리 닮지는 않은 것 같다.
선경그룹(SK)도 협력사로 샘물사업(금도음료)을 하기도 했는데 최적의 샘물공장 위치를 선정하기 위해 당시 선경그룹 이순석 부회장등과 함께 전국을 수차례돌아다니기도했다. (02-3436-5575)
-길샘 김동환(시인,저널리스트,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