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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이야기 마지막
남해에서 진부까지 한발 한발 나자신을 위해서 참 무던히 걸었던 산길
한여름 혹서기 속리간 구간 땡볕아래 굵은 땀방울이 비오듯 온몸을 타고 흘려 내렸고
비 오는날 조령산 구간 먼저 출발한 분들을 따라 갈려고 긴밤을 소나기와 함께 달렸고
천둥과 소나기로 무척 힘들었던 배추고도
단풍 고운날 덕유산 구간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걸었으며
초겨울 비와 바람에 온몸이 시렸던 이번 마지막 산길
홤께한 이들이 곁에 있었기에 재미나게 걸었던 산길
산이 내게주는 감동이란 바로 이런게 아닐까 생각해 보며
백두대간 산길 남한 구간 마지막 이야기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산행이 주는 감동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2012년 10월 24-28일 무박
월요일 저녁 대구에서 속초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고 EBS 한국기행 설악 공룡편 촬영을 위해서
설악으로 갑니다.
가는동안 잠시라도 잠을 청해 보지만 잠이 안온다.
오늘가면 일요일이나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는데 모든게 걱정이다.
화요일과 수요일 설악산 천불동과 공룡 능선 촬영(알프스님. 노대장님. 영화배우님)을 무사히 잘 마치고
설악동으로 마중오신 조운님(8차 대간팀 대장)과 같이 동해로 내려가 저녁 식사를 하고
울산에서 오신 대간팀 겨울남자 대장님.과 같이 조운님 마중속에 버스로 강릉으로 올라 갑니다.
강릉 버스 터미널 앞 어느 여관에 자리잡고 대경의 미소 대장님. 서울의 산대장님이 오시기만 기다립니다.
새벽 2시경에 두분이 여관으로 오시고 잠시 누웠다가 새벽 04시에 일어나 산행 셋팅을 하고
아침무렵 버스 터미널앞에서 오늘 먹으면 또 언제 먹을지 모르는 아침 식사를 하게되고
식사후 택시로 지난번에 이은 대관령에 서게 됩니다.
마지막 5구간 개념도 실거리 140km
대관령에서 진부령까지
멀다고 할수 없지만 그래도 좀 먼길이다.
대관령에 서다
바람이 몹시 분다.
아침 일출은 택시로 이동하는길에 잠시 봤지만 일출보다 산행이 걱정이다.
월요일은 버스 타고 설악으로 간다고 잠 못자고
화요일은 공룡능선 촬영때문에 희운각 취사장에서 함께 누웠던 영화배우님의 배려로
좋은 침낭에서 잠을 잔다고 잤었지만 ...
수요일은 이러저러 해서 잠 설치고
이곳 대관령 출발선상에서 부터 몸이 천근만근 무겁다.
배낭에는 먹을거라고는 물두병 햇반 몇개뿐인데 전날 가지고 간 겨울옷이 문제다.
옷을 빼고 먹을걸 넣어야 하는데 비싼 겨울옷을 버릴수도 없고
한장 찍고 진부로 향해서 갑니다.
언제 다시 이곳에 서게 될지 모르지만
처음 이곳에 섰을때가 97년도 쯤인가 되었으니 참 오래된것 같다.
길좋은 구간으로 가기 위해서...
한발 한발 우리는 아쉬운 이별을 위해서 걸어간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간인데
땡볕
폭우
가시 밭길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불이 꺼지지 않게
졸음
배고픔
갈증
몇달간 함께했던 산우의 추억을 담고 마지막 대간 5구간길로 걸어간다.
이길은 이제 산우들과 헤어지기 위한 길이며
또 다른산을 알아기기 위한 출발 선상에 선길이기도 하다
대간길
지난 시간을 생각해보면
2구간이 가장 재미 났던것 같다.
전국에 폭염 주의보가 내렸지만 우린 그속에서도 서로에게 물병을 내주었던 산길이다.
더 이상 마실물도,먹을 식량도 없어 마지막 남은 음식을 나누며 지나던 산길
출발부터 몸은 천근만근 따라가기도 벅차다.
이틀간 설악에 돌아 다닌게 이런 데미지로 연결 되다니
헥헥 거리며 따라간다.
다행이 등로가 평지라서 워밍업은 된다.
착한 등로
노란 전나무 잎이 편안함을 말해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니 산행이 즐겁니다
길가의 쑥부쟁이는 아직도 꽃을 피워 국내 야생화중 최고의 생명력을 자랑하고
철없이 일직 잎을떨군 낙엽 사이로 노란 전나무잎이 인상적이다.
가을은 이렇게 익어 간다.
바람이 어디서 부터 사람향을 실어준다.
그리운 사람이 사는곳
골골이 깊은 산꼴에 정겨운 노부부의 모습을 마음으로 그려보고 또 그려본다.
나도 언젠가 그런 모습으로 살고 싶고...
한번 지나간 길 두번 다시 오지 않으마 다짐하지만
다시 오는걸 보니 고향 뒷동산 같은 그런 산길인가
아니면 고향 강물이 그리워 찾아가는 연어의 고향강물 사랑처럼 그런 길인가
무거웠던 몸은 어느새 새털처럼 가벼워진다.
바람 소리가 들리고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
말라버린 풀잎이 날리는 소리
참 정겨운 소리다.
이 길을 지나면 언제 다시 올지
또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오겠지만
계절이 몇번 지나야 다시 찾아올것만 같은 그런 모습이다.
지난 시간을 그리워 한다면 당연 함께하는 산우들이 아닐까
헤어지기 위해서 걷는 이길이 슬프게 바라 보인다.
함께한 이들이 있어 힘들고 지칠때 용기를 얻고 앞으로 나갈수 있었고
의지가 되었는데...
바람에 의해서 돌아가는 풍차
그리고
바람따라 가는 산우들
대간 마치고 어느 몹쓸 산바람 불어 다시 이곳을 걷게될지 모르지만
정겨운 분들이 있어 힘이되고 좋다.
장거리산행 막연하게 할수 있다는 희망보다 의지가 중요하며
체력보다 정신력인것 같다.
때론 잠오고 배 고프고 고달픈 산길이지만
즐기는 마음만 있으면 강한 의지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걷는다.
초저녁부터 이른새벽까지 몇잔술에 취한듯 비몽사몽 흔들리는 몸이지만
대간길을 걷고 있지만 마음은 내년도 산행을 다시한번 계획합니다.
나를 위한 산행을 기획할까
아니면
클럽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보다 의미있는 그런 산길을 찾아 기획할까.
막연한 기대는 아니지만 나를 버리고 클럽산행에 있어 보다 의미있는 그런 산길을 찾아 알리고 싶은생각이 간절하다.
몇해전부터 기획한 6.25 전쟁 격전지를 찾아
호국영령들의 나라사랑을 알리고 싶다.
그리고 또하나의 장거리 일주 산행도 함께...
말없이 돌아가는 풍차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 바람부는 언덕에서 소리를 내며 힘차게 돌아 간다.
어디서건 자기 역활을 찾아 할수 있다는것에 감사 드리며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진행한 대간길
그길에는 수많은 생각과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산정에서 배운건 나름의 철학이라 할 수 있는 배려와 동료간의 사랑이었죠.
우리가 즐긴 산길에 그 무엇도 바라면 안된다는 사실
떨어진 낙엽도 자기 역활을 다하듯 우리 역시 그저 평범한 산길을 걷고
다음 대간팀에게 깨끗하게 자리를 양보해야 하다는 진리
그런 산길에 내가 존재한다는것에 감사드리고
무거운 배낭을 매고 다시 갑니다.
졸음도
배고픔도
갈증도 잠시 잊고
혼자라면 빠르지만
함께라면 멀리 간다는 진리
우리는 그 진리를 알기에 천천히 갑니다.
어떨때는 시간당 1km 겨우 진행 합니다.
일반 등산객분들도 시간당 2km 간다는데 우린 더 늦을수도 있습니다.
장거리산행 무지원속에 이루어지다 보니 배낭무게로 어깨가 빠질듯한 통증이 찾아와도
내려 놓을수도 비울수도 없습니다.
많이 가지고 가면 무게로 인한 고통이요
없으면 배고픔으로 고통이 찾아오고
몇일이 지나고 가지고 간 물품이다 떨어지면 다음 보충지까지 굶어야 하고
마지막 남은 물품 서로에게 나누고 나면 이상하게 힘이 생겨 납니다.
배려와 동료라는 생각이 힘이 나게 하나 봅니다.
긴긴시간 함께하는 산우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산길
누군가 이런산길을 간다면 결코 혼자 떠나지 말고 함께 떠나 보십시요
세상이 그토록 아름답게 보이는지
누군가가 이렇게 의지가 되는지
한끼 못 먹어도 즐거운길에 산우의 뒷모습은 바라만 봐도 배가 부릅니다.
때로는 바람불고
때로는 비오고
때로는 눈오고
때로는 무더위에 쓰러질듯 하고
배고파 한걸음도 못가는 산길이지만
누군가 이길을 먼저 지나간 이가 있기에
불가능은 없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희망을 넘어 의지가 되나 봅니다.
산길
시작이 중요하죠
일단 저지르고 보면 다음에도 가게됩니다.
불가능할것같은 희망은 버리고
불가능할것 같은 의지를 가지고 진행 하십시요
누구나 힘든산길
졸음이 친구인양 늘 곁에서 소리없이 찾아오고
배고픔은 발 걸음이 멀어질수록 찾아오지만
어느 누구 한사람 도와줄이가 없는 장거리 산길에
오직 자신의 의지 많이 모든걸 극복할수 있습니다.
오늘도 햇반과 사랑하며 한끼를 즐겨 봅니다.
산에서는 결코 해서는 안되는 버너, 코펠
우리도 라면 끓이고, 고기 굽고하고 싶지만
그건 이런 초겨울 산길에서 사치로 다가옵니다.
차갑게 식은 햇반 하나에
시원한 콜라 한잔이면
어느 왕가의 풍성한 식탁과 디저트 보다 훌룡하죠 .
우린 늘 이렇게 산길에서 정을 나누고 갑니다.
초겨울 낙엽 소리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자장가 인양 그렇게 잠이 소리없이 눈꺼풀위에 찾아 옵니다.
따사로운 햇살아래 잠시 잠을 청하고 싶지만
오늘 밥값은 해야 하기에 부지런히 발품 팔아야 하고
낙엽이 발목을 덥어 포근히 감싸주는 산길을 마냥 좋아서 걷습니다.
지나는 길마다 소중한 기억을 하나씩 떨구어 봅니다.
언젠가 다시 찾아 오는날 그 떨어진 기억의 찾아 소중한 산우를 생각할것이기에
"산대장님 내년 여름에 대간 한번 더 할가요?한구간으로"
"미쳤어"
돌아오는 이야기는 단 한마디
"미쳤어"
그래 미치지 않으면 누가 이런 산행 하겠습니까!
대간하면서 정말 두번 다시 오르고 싶지않은 산이 있다면
첫번째는 거창의 백운산이다.
그런데 두번이나 오른산이다.
국공연산때 한번 그 당시에도 정말 오르기 싫은산이였는데
대간 첫구간 남해-소사마을 구간 225km 할때는 야간에 졸면서 오른산
정말이지 하늘로 올라가는 그런산인것 같아 두번 다시 가기 싫은산이다..
두번째로 오르기 싫은산은?
구룡령에서 조침령 구간이 아닌가 생각이다.
뭔 오르막 내리막이 그렇게 연결되는지
이밤에 그길을 또 지나간다.
겁부터 미리 내보니 발걸음이 무겁워진다.
세번째로 지겨운 산길이 있다면
미시령-진부령 도상거리 12km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밤길에 지친몸뚱이에 비슷한 산길의 연속이라 할말이 없게 만든산길이다.
진고개
이곳에서 잔치국수 꼽빼기로 먹고 진행
이곳에서 물품 보충해야 했는데 모두 잊어먹고 진행
이후 물품이 떨어져 고생함
동대산 오름길은 너무 좋고 추운날씨지만 오르길에 땀좀 흘려 봅니다.
"집에 가고 싶은사람"
"저요! 저요!"
동대산에 서다.
박무가 심해 조망이고 뭐고 없다
그저 목표 설정대로 움직이는 기계처럼 그렇게 진행한다.
장거리산행 잠과의 전쟁 처절하죠
첫날:그런대로 참을만하죠
이틑날:비몽사몽 겨우 겨우 죽을듯이 진행
사흘째:한곳에서 쭈그려 잠을 청해 보지만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5-10분 있으면 잠이 깨죠
잠 깨우는 산우가 싫을 정도로 일어나면 몸은 천근만근이고 졸면서 갑니다.
나흘째:이제는 옆에 동료가 누군지 생각이 안납니다.서서 잘수 있는 경지에 이름
졸면서 가는정도가 아니라 마음은 열심이 가고 있지만 몸은 그냥 서 있음
아마도 몇일간 계속해서 걸었던 기억때문에 서서 자고 있으면서도 가는것처럼 느낌
닷새째:집에 간다는생각에 잠이 달아남
간혹 잠은 오지만 잠이 찾아오면 머리속은 텅빈현상이 나타남
어디로 가고 있는지 거의모름
이글 공감 안 가시면 해보세요
무박 장거리 산행 4일째 나타나는 현상들
1. 누구랑 걷고 있는지 헷갈림
2.열심히 걷고 있는 본인을 발견하고 가끔 지나간 길처럼 느껴짐
하지만 서서 자고 있으면서 마음만 걷고 있는 현상임,시간당 500m도 못가고 몇발짝 움직이다 서서 잠
3.모든 사물이 사람이나 어떤 형체로 보여짐(데자뷰 현상)
4.때로는 헛소리도 함 누군가와 이야기도 하고
5.졸면서 진행하는 차원을 넘으면 서서 자죠( 안 넘어지는 이유라고 봐도 되고)
공감이 안가신다고 생각되시면 해보세요
단 미치지는 말고 약없음
차돌배기에서
배고픔 이야기
대간을 하면서 중간 지원이 없으니
햇반만 죽어라 먹습니다.
가끔 식량난이 찾아오면 배가 먼저 신호를 보내죠
밥 달라고
있어야 주죠
다음 차 다니는 재에서 보충할때 까지 참으며 진행하는데
그것도 시간이 맞으면 보충하고 없으면 그 다음재에서 보충
그것도 시간이 맞아야 하고 늦으면 문이 닫혀있는곳이 있음
어떨때는 하루종일 햇반 하나로 걷고 또 걷는데
평지는 참을만 하지만 오르막은 죽을 맛입니다.
꼬르륵 소리가 옆사람 귀에 들릴까 신경도 쓰이고
"왜! 이짓"하냐고 묻는다면 할말 없지만
안 해보면 모르죠
먹거리 풍부한 세상을 잠시라도 벗어나
좋은 침대와 좋은 먹거리를 벗어난 산행
동대산에서 두로봉 지겹다.
잔치국수 면발에는 영양가가 없는것인가
동대산 오르며 배는 꺼지고 두로봉에서 기진 맥진
약수산인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룡령으로 가면 뭔가 있겠지 하고 기대해 본다.
찬바람만 불어오는 구룡령
아홉룡들의 어느 형제가 이곳에서 놀다가 간건지 이곳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사뭇궁금해진다.
서해바다 용왕의 아홉 형제 이야기라면 나도 잘 아는데
설마 그 구룡 이야기가 이곳까지
아홉룡들의 최고 맏형이 자리하는 구중 궁궐이나 대웅전 기와에 올라 천하를 살피는 그용인가
아니면 고래가 무서워 늘 울기만 하는 사찰의 범종 머리에 올라 앉은 용인가
용이던 해마던 지금은 그런 전설보다 배고프고 잠오고 어디 쳐밖혀 잠이나 자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갈전곡봉 찾아가는길은 졸면서 가다보니 지척인것 같고...
새벽녁이다.
생체리듬이 깨어나는 시간
잠시 뒤돌아 보니 멀리 약수산이 보인다.
그리고 구룡령은 앞산에 가려있고
이슬 머금은 낙엽위에 앉아 잠시 쉬어보니 축축한 마음에 다시 일어나 다음 코스로 간다
멀리 암산 위로 태양은 뜨고
연가리골 삼거리에서 식수 보충을 하고
햇반 하나씩 먹어 봅니다.
산대장님 어딘가 전화를 하시더니
잠시후 이렇게
겨울옷을 하나 꺼내 입으시고
보고 즐기는 겨울대장님...
옆에서 보고 무슨생각을 하시는걸까요
귀여운 표정의 겨울대장님.
아침부터 웃으니 좋죠^^
좀 처량해 보이지만
무척 귀여운 표정입니다.
잠시후 이렇게
이슬에 젖은 낙옆위에 쓰러 집니다.
완전 야생에 적응된 겨울님
조만간에 소 사료 드실분이죠
저도 비슷하고
조침령 가는길은 왜 이렇게 멀지
가도 가도 끝이 안나오고 빙빙 돌아가는것 같다.
당일 산행이라면 쌩하고 지나가면 끝나는데
배낭무게도 그렇지만 속이 텅빈 상태니 진도가 안난다.
햇반 먹은지 한시간도 안되 속이 텅빈것 같다.
수북히 쌓인 낙엽위로 걷는 기분
낙엽이 쌓인 많큼 지난 그리움도 쌓일듯한 산길
소리없이 내린 낙엽이지만 바람결에 이리저리 뒹구는 모습에 가을이 저물어간다.
조침령 임도길
이곳에는 단풍이 조금 남아있다.
가을산행의 최적이라 기분도 좋고
대관령 지나고 구룡령 지나는 동안 처음으로 보는 단풍이다.
조침령
이곳은 양양군 서림사람들과 인제군 기림면 사람들이 왕래하던곳이다.
왠지 꿈틀 댈듯한 낙엽길
이길을 내년 이맘때 한번 더 오려나
지난길은 슬프고 애절하다.
다가오는 길은 고통스럽지만
단목령 직전의 북암령
빨리가도 걱정 늦게 가도 걱정인곳이다.
빨리가면 국공들 단속시간이고
늦게가면 식당 문닫을시간이고
단목령 도착
단목령과 한계령 공단직원들 때문에 시간을 맞추다 보니 많이 늦어졌다.
일몰 직전이라 깐깐하다던 국공단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없다.
배는 고프고 먹을것도 없고 산 아래 진동리 방향 식당으로 밥 먹으러 갑니다.
미소 대장님이 아래 흐르는 단목령 습지물 보충하려는걸 습지물은 식수로 부적합 하다고 못뜨하게 하고
(장거리산행에 혼자라면 중탈은 상관없지만 함께한 산우가 있다면 가능한 좋은물로 보충해야 합니다.)
20분간 걸어서 도착한 어느식당에 들러 밥먹고 시간체크 합니다.
전날 진고개에서 잔치국수 먹고 하루지난 지금에서야 쌀구경 하니 배가 엄청 고팠던 같다
모두가 두공기씩 ...
잠시후 계란 몇개와 콜라.식수를 보충하고 밖으로 나오니 온몸이 삐걱거리며 말을 안 듯는다.
다시 걸어서 단목령으로 올라와 점봉산까지 시간당 4.5KM 속도로 진행
(점봉산에서 한계령까지 가기 위해서 암릉을 지나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방송 촬영때 희운각에서 쓸려고 가지고 간 작은녀석 담요
요긴하게 쓰긴했는데 이놈 때문에 먹을걸 덜 챙겨서...
지금은 뭔가 먹고 있는모습 소금이 입가에
먼저 올라와서 개떨듯 덜덜덜....
점봉산 올라오는길에 온통 안개로 가득하더니 정상은 바람이 많이 불고 하늘에는 온통 좋아하는 별이다.
북극성 근처 메두사의 목을 자른 페르세우스와 예쁘고 마음씨 고운 안드로메다 공주 별자리가 빛나고
그 주위로 그리스 신화의 에디오피아왕(세페우스) 오각형 모양의 별자리
그리고 북극성을 찾기 위해서는 꼭 찾아야 하는 쉬운 별자리 W모양의 허영심많은 카시오페아가
남편 세페우스 옆에 자리하고. 밤하늘의 거대 다이아몬드가 남쪽하늘에 빛난다,
내일 설악 구간에 비온다는데 미리 걱정도 해보고
암릉길 낮에와야 하는데 조심조심 해서 내려가니
이른 새벽 한계령에 상록수님이 대간졸업을 위한 막차를 타기 위해서 기다립니다.
점봉산 지나 망대암산
상록수님이 가지고 온 준비물(사과.식수.콜라)로 보충하고 고디탕으로 식사를 합니다.
이제 5명이 설악으로...
4일간 잠다운 잠을 못자서 데미지가 쌓여 졸면서 겨우 한계삼거리 도착
졸음으로 더 이상은 진행이 무리라 생각이 들어 겨울대장님 먼저 출발하라 하고
아무곳에 잠시 쪼그러 앉아 잠을 청하니 추워서 버틸 재간이 없다.
비몽사몽 배낭을 열어보니 가지고 간 겨울옷과 담요는 상록수님차에 모두 두고왔고 입고 있는옷은 얇은 옷뿐이다.
추워서 안되겠다.
다시 겨울 대장님을 따라 빠르게 진행하니 이제서야 졸음이 사라지고 멀리 설악 대청이 부른다.
대청에 오니 일출은 없고 온통 구름이다.
잠시 하늘이 열리는가 싶더니 다시 안개속으로 사라지고
대피소에 들어가니 미소대장님.상록수님.산대장님 기다립니다.
라면 준비 하신다고 취사장으로 가시고 저는 잠시 앉아서 몇몇곳에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취사장으로 가서 햇반하나 먹고
일출은 물건너 갔지만 대청에 문안인사 드리러 올라갑니다.
*중청에서 만나분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졸음에 경황이 없어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그렇게 보내드려서...
춥거나 말거나 대청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우리도 정상 인증사진 한장 담고 바로 내려와서 다음 공룡으로 갑니다.
바람은 불고 미시령 단속이 걱정이다.
오늘 전국에 비온다는데 설악에 비 온다면...
그리고 지리태극 가시는분들이 걱정이다.
지리에는 60mm정도의 비가 온다는데
초 겨울비에 장시간 노출 되면 저체온으로 위험할텐데
몇몇분들께 전화를 드려보니 통화가 안된다.
멀리 신선봉을 보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산길
힘이 나고
박무라기 보다 비구름이 몰려 온다.
제발 공룡 넘어서 비가 와야 할텐데...
마음만 급하고 몸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내리막길 내려오니 얼마전에 왔던 희운각이다.
준비물 보충은 그만 두고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니 우중산행 준비를 한다.
걱정이다. 옷을 상록수님 차에 두고 왔는데
조금 투터운 옷은 비에 젖을세라 비닐봉투에 꼭 싸서 배낭에 넣고
얇은 티하나 입고 비닐 비옷을 걸친다.
비닐 비옷속으로 한기가 들어 오더니 어느새 옷는 젖고 체온이 급격히 내려간다.
1275봉에서 산지산인님이 주신 빵하나 자두하나 먹고
젖은 티셔츠를 새것으로 갈아입고 비닐 비옷 두장을 겹쳐 입으니 한결 따뜻하다.
지난날 호국산행 180km중에 보현산 구간에서 12시간 봄비에 노출되어 저체온을 경험한적있다.
한번 떨어진 체온은 쉽게 오르지 않는다.
오르막길을 빠르게 올라 땀을 흘려 보려해도 쉽게 되지않는 저체온증
우중의 공룡 능선에서
지나온 1275봉
큰새봉을 지나고 나한봉가는길에 산대장님 지인분들을 만나 막걸리에 족발을
얻어 먹어 봅니다.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않지만 3잔이나 마시고 나니 온몸을 감싸던 한기는 어느새 사라지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도움 주신님들 대간길 잘이어 가시기 바랍니다.
마등령
속초사람들과 인제사람들이 왕래하던곳
축축한 신발과 바지
덜덜덜 바람은 불고
마등봉에서 걸레봉 가는길 졸음산행이다.
몇일간 이곳 설악에서 보낸 기분이라 데미지가 쌓여 아무곳에 누워도 멋지게 잘수 있을것 같다.
그게 물먹은 가을낙엽위던 축축한 바위돌위던 정말 멋지게 잘수 있는데...
가야하니 가는 거다.
마음속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산행
저항봉(걸레봉)에서 저항령으로 내려가는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위 구석 구석을 살펴 봅니다.
51년도 5월 7일부터 17일까지 이곳 저항골에서 국군 수도사단과 11사단
그리고 북한군 6사단과 12사단 병력이 이곳 주위에서 한치의 땅이라도 내줄수 없어 치열한 교전을 했던곳이며
최근 유해 발굴이 이루어진 곳이다.
지난 군군의날때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방송에도 나왔던 곳이고
비오고 바람불고 이리저리 안개가 몰려다니는 저항골
감히 전사자분들을 상상이라도 해볼수 있다는것에 감사 드리며
한발 한발 내려가다가 바위틈에서 녹쓴 국군의 수류탄을 발견한다.
이 불발난 수류탄을 던지고 살았을지 전사했을지
시간이 된다면 전사자분들의 흔적을 좀더 찾아보고 싶지만 비와 바람으로 인해 춥기도 춥고
혹시나 불발난 수류탄이 잘못해서 터질까 저항령 나무 근처에 올려놓고 온다.
내년 6.25 전쟁 63주년 특별산행 호국산행으로 이곳에서 좀더 많은시간을 가지기로 하고
황철봉을 오른다.
등산화는 질퍽이고 체력은 갈수록 고갈되고
잠은 왜 이리 오는지
황절봉 오르면서 손과발은 바위로 눈은 바위틈으로 또 다시 뭔가를 찾으며 오른다.
어느덧 황철봉에 오르고 미시령 가는길이 걱정이다.
시간은 아직 공단직원분들 퇴근시간까지 많이 남았지만 추워서 어디 기다릴곳도 없고
누군가 한사람이 벌금없이 지도 단속되는걸로 하고 편안하게 마음 비우며 내려 간다.
황철 너덜에서 미시령 가는길
이곳에서 몇해전에 국군의 전투화 밑창을 발견했던곳인데...
나중에 오면 다시 찾을지...
미시령 오는길에 잡목이 심해서 비닐 비옷은 온통 찢어져 구멍투성이고
그속으로 비바람이 들어온다.
미시령에서 만나지 말았어야 할 국공과 반가운 만남이 있었고
대표로 겨울대장님과 미소 대장님 두사람이 지도장을 받았다.
공룡능선에서 만난 대전의 산지산인님 덕분에 용대리로 내려와 황태국을 먹어 봅니다.
이글을 통해서 산지산인님 두분 감사 드리고 백두대간 12구간 완주 축하드립니다.
점심과 저녁 겸해서 먹고 나니 다시 올라갈 엄두가 안난다.
등산화인지 장화인지 온통 물투성이고 비닐 비옷은 걸례가 다 되어 떨어졌다.
근처 속초에 계시는 조운님께 연락해서 비닐 비옷 몇장과 필요한 물품 부탁 드리고 기다리니
매화누님과 진주님이 오셨다. 인사를 나누고 다시 셋팅하니 한결좋다.
조운님의 차편으로 다시 미시령에 올라오니 국공분들은 퇴근 하시고
우린 예정된 산길로 오른다.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너덜지대를 오르니 신선봉이다.
상봉 지나고 산길에서 비박하시는 클럽회원한분을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눕니다.
지난번 구부시령에서 만나분 그날도 비가 왔는데 오늘도 이렇게 빗님이 오시네요
대간 졸업 축하드립니다.미리 인사를 드리고 우린 다음 길로 갑니다.
신선봉 찾아가는길 낙엽 쌓인길로 돌고 돌아 다시 거친 암릉을 지나고 안개속으로 온통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목적지를 지척에 둡니다.
졸면서 겨우 찾은 마지막 마산봉
마산봉아 널찾아 7백킬로 멀다 않고 이렇게 찾아 왔다.
그런데 비석이라고 겨우 이거던가.비바람에 날아갈듯하고
안개속에 감추어진 널보니 마음이 무겁고, 한편으로 남한구간 대간편 마지막이라 편하고
모든걸 내려 놓을수 있다는 마음에 눈물이라도 날 많큼 감동적이라
생각 같아서는 널 배낭에 넣고 싶다만 다음팀을 위해 바라만 볼뿐이다.
다음에 다시 올날을 꿈꾸며 거친 비바람에 굳건히 견디며 대간길 밝혀다오
이제 발걸음은 가볍다.
마치 홍길동이 구름타고 날아가듯...
미끄러져 내려간다
하산할 무렵 가는비와 흰눈이 한두 알맹이씩 떨어지는것 같다.
진부령에 새벽 02시에 도착하니 반갑고 그리운 분들이 새벽같이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분들을 보니 눈물 날것 같은 감동이 다가오고
그동안 힘겹게 진행산길 그 모든게 봄햇살에 萬年雪 녹듯 녹는것 같다.
백두대간 남해에서 진부령까지 도상거리 793km 실거리 825km
우린 무지원 무박속에 한발 한발 최선을 다 했으며
폭염속 태양 아래서
밤새 소나기를 맞아 보고
배고픔도 목마른 갈증도
4일간 졸음산행에 헛소리도 해보고
함께한 이들이 있었기에
이 모든걸 극복하고 진부령에 서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不遠千里 멀다 않고 찾아주신 님들이 계셨기에 최고의 감동이라는 단어를 찾아 덧붙입니다.
대간 그 이상의 즐거움
나를 알아주는 산우가 있어 행복하고
나를 기다려주는 이가있어 더큰 행복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눈물날것 같은 날
다시 한번 찾아주신분들께 큰절로 인사드립니다.
대간길 진행하는 동안 수없이 많은 글을 주신분들께 감사의 큰절 올리며
마음속 깊이 고마움을 전합니다.
함께한 산우들이여
산정을 지나며 서운한것,기쁜것, 슬픈것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우리 모두 내려놓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산우가 되길 바라며
보다 큰 산처럼 큰 산꾼이 되시길 기원드리며 날마다 행복한 산꾼 되십시요.
함께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첫댓글 대단하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거 같습니다.
자기 한계에 대한 도전이란 말도 사치스럽고. . .
그냥ㅈ배방장님의 표현대로 뒷사람에게 길을 내어 주시려 앞에 가는 분들의 역할을 자임?
간단히 얘기하면 선구자라고 해도 될것 같지만 그거말고 다른 말이 있으면 더 좋을텐데. . .
어쨌든 갔던 곳이기에 그 장면, 그 상황이 조금은 읽혀집니다.
그러고 나니까 떠오르는 단편.
존경합니다.
산꾼으로서 같이 하지는 못했지만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느끼기에. . .ㅈ
시간나면 누구나 다 걷는 거리죠
저도 그렇고 그냥 가다보니 진부령에 서게 되었습니다.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