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서해 바다여 말하여 다오. 글 심곡(深谷) 김병곤(金柄坤)
4월의 중순
궂은 듯한 봄비가 조금씩 내려 창가에 매달리다 흘러내린다.
내려다 보이는 도로가 젖어 마른 먼지가 날리지 않을 것 같아 창문을 활짝 열어본다.
산골짝의 눈이 녹아 내려서인가 제법 개울물도 조금 불어나고 물가에는 버들가지와 잡초들이 녹색에 젖어 가고 있어 마음이 훈훈하여 진다. 도로를 따라 가는 전선줄에 방울방울 맺히는 물방울이 아침 햇살에 투명하게 빛나고 있어 저렇게 투명한 아름다움은 무엇이 될까?
소나무 아래에 내리면 죽은 듯이 숨어 지낸 송이들이 불뚝불뚝 솟아나게 할 수도 있고 더 깊이 젖어드는 물길은 육각수가 되어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갈증을 말끔히 씻어 주는 물이 되리라 생각해 본다.
며칠전 지인의 자녀 혼사가 있어 어느 지방을 다녀왔다.
차창에 열려 있는 풍경들은 이미 봄꽃들로 노랑과 빨강으로 채색되어 있어 가벼운 흥분으로 좀체 가라 앉지 않는다. 그러나 그동안 회색빛 마음은 이미 세상이 다 알고 있는 것이므로 세상살이 초점에서 멀어 질 수는 없는 것이지만 숨죽이고 있는 것은 글로써 우울증을 씻는 우리들의 습성 때문일 것이다.
2010년 3월 26일 21시 22분경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미상의 폭발성 물질에 의해 우리 해군 천안함이 두동강 난체 침몰하여 46명의 희생자를 발생시켰다.
29일간의 우여곡절 끝에 침몰원인을 밝히겠다는 의지에 따라 천안함 772호를 전 국민의 애통한 마음을 담아 더디어 건져 올렸다. 예상했든 것 처럼 중심 선체 일부가 폭발 위력에 의해 소실되 무고한 우리의 장병 6명이 흔적없이 사라진 것은 당연히 의도적 도발에 의한 것임이 분명한 것같다. “심정은 있으나 물증이 없다.”라는 일반적 사고와 관계없이 천안함 함체의 상흔이 말해 주는 것은 폭발 물질이 있었으며 초대받지 않아야 될 집단의 소행임이 분명한 것은 그들의 방송은 수장을 예고 했고 침묵보다 값싼 자의(自意)를 드러 낸 경계심으로 무장하고 있음이며 현대그룹의 금강산 재산을 몰수하는 수순을 밟고 있음은 오래전에 예견된 개성공단 철폐까지가 아닌 가 생각이 되는 것은 우리 남한의 문화가치 평가는 이미 그들 사회에서 알려 진 대로이고 그로 인한 위헙 받는 존재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고 있음이며 일부의 강성 발언은 충성심으로 비쳐저 마침내 자신의 가슴에 도끼질을 하는 참혹한 웃음을 띠우고 있음 직함을 상상해 본다.
통곡하는 유가족이 되어라!
통곡하는 유가족이 되지 말자!
머릿속을 꽉 차게 하는 통한의 아픔은 현실에 충실하고 경계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일반적 생각을 말함이다.
결혼예식장은 사람구경을 충분하게 하는 북새통이었고 육체의 눈으로 바라본 혼란한 그림이고 문화적 가치로써 충분할 수 있는 풍경이었다. 하객들은 잠시 스쳐가는 일상 번거러움에서 벗어나 깊은 약속과 믿음으로 경건하게 맺어지는 혼례에 젖어지며 축복을 아끼지 않는 표정에 고마워지기도 하였다. 성서러운 날 아름다운 의식세계의 전환점에서의 양가 부모의 진지한 모습과 흔히 있든 신랑 신부 우인대표의 장난스러운 유행가를 인용한 축가가 아닌 신랑 스스로 신부에 바치는 자축가는 사랑다운 호소력이 있어 내 마음에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뜨거움으로 최근의 회색빛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힘에 충분했다.
생각과 사물에는 이치와 의미가 있다고 한다.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는 본연의 모습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우리 인간들이 꾸려 놓은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으로 병합된 것이다.
어느 나라 장님은 기대하는 맑고 깨끗한 세상 모습을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드디어 의술이 발달하고 지혜로운 세상은 마침내 사경을 걷는 자의 장기 기증으로 장님은 육체의 혜안을 얻어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기쁜 마음은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어 세상 모두에 감사했고 세상을 위해 무엇인 가 일하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얼마 후 장님이었든 사람은 “되돌릴 수 없느냐”고 했답니다. 새롭게 태어난 자에게도 마음의 눈으로 본 세상과 육체의 눈으로 바라 본 세상은 한 인간의 존엄성을 뭉게 버리고 소홀하는 가치 기준으로 실망하게 된 것 때문일 것이다.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결혼식 하객 수송버스는 불변의 법칙처럼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음주행위는 강요가 되고 소란하고 음란한 가무는 앞뒤 좌우로 전염되어 자신들의 도피처처럼 나 한잔 당신 두잔의 요식행위는 꼭 참석하리라던 생각을 서해의 바다처럼후회의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넣었다.
서해의 푸른바다는 말하지 않는 버릇을 일관하여 깊어지는 우울증이 더욱 깊어 가는데 ...
深谷 金柄坤
- 순수문학 등단 (시, 수필)
- 한국문인협회 태백지부 회원
- 한국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