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환경
가. 기상
(1) 온도
고구마는 생육적온이 높고 생육기간도 긴 작물이기 때문에 대체로 서리가 내리지 않는 기간(무상기간)이 긴 환경에서 수량이 증가한다. 고구마의 생육온도 범위는 15~38℃인데 30~35℃에서 가장 왕성하게 생육한다. 덩이뿌리의 비대에는 지상부 생육적온보다 약간 낮은 20~30℃의 지온이 알맞다. 변온은 경엽의 생장을 억제하지만 덩이뿌리의 비대는 현저하게 촉진한다.
밭에 묘를 심은 후 뿌리가 내리는 데는 15℃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며 최
적지온은 30℃ 정도이다. 온도가 높으면 발근수가 많고 뿌리 내리는 기간도
짧아지나 30℃ 이상에서는 뿌리의 수가 줄어들고 발근일수도 급격히 길어
진다. 묘를 심은 후에 지온이 15℃ 이상 되지 않으면 일찍 심는 효과가 없고
고구마 수도 감소하며 또 너무 온도가 높으면 발생한 뿌리의 내부조직이 굳어져서 생육 및 수량이 나빠진다. 생육 중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잎 중의 칼리/질소의 비율이 낮아져서 동화산물이 잎에서 덩이뿌리로 전이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덩이뿌리의 비대가 나빠진다. 조기재배의 경우 아주심기 적기인 4월 10일~4월 20일의 무피복 시 지중온도는 13℃ 이하로서 보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림 2-1에서 보는 바와 같이 투명비닐멀칭을 해 줌으로써 지중온도가 15℃ 이상이 되어 2~3℃의 온도 상승효과를 가져 왔으며 아울러 서리의 피해로부터 묘를 보호하여 발근을 유도, 활착률을 높일 수 있다(그림 2-1). 새로운 뿌리가 내리는데 가장 알맞은 온도는 25~30℃이며 덩이뿌리의 비대에 알맞은 토양온도는 20~30℃의 변온이 가장 좋다.
(2) 일조
고구마 묘를 심은 후에 비가 계속 내리거나 구름이 끼어 일조가 부족하
면 덩이뿌리의 형성을 지연시키고 생육기의 일조부족은 광합성을 감소시
키며 일조량이 많으면 수량을 증가시킨다. 즉 일조가 부족하면 지상부에서
생산된 물질이 덩이뿌리로 옮겨져 저장되는 양이 적기 때문에 지상부의 줄
기와 잎 수량은 오히려 증가되나 고구마 수량은 크게 감수된다(그림 2-2).
토양의 건조가 심하지 않는 한 일조가 많아야 좋으며 10시간 50분~11시간
50분 정도의 단일조건이 덩이뿌리의 생육에 유리하다.
(3) 강우
고구마는 건조에 비교적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토성, 경사도 지하
수위의 위치 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광범위하게 재배가 가능하나 생
육시기에 따른 수분의 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삽식 전후의 강우는 활착을
원활하게 한다.
생육기간 중 강우량이 많으면 토양의 수분이 지나치게 많아져 토양 통
기성이 낮아지고 일조 부족과 기온저하를 초래하여 줄기가 웃자라며, 줄기
마디에서 뿌리발생이 심해 덩이뿌리의 비대 감소를 유발하므로 고구마의
건물생산 및 수량이 낮아진다.
수확기에 강우가 잦으면 고구마의 품질을 저하시키고 저장력이 약해진
다. 수원지방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묘를 심기 전후 20일 동안에 내리는
강우량은 80㎜까지는 비가 많이 내릴수록 수량이 많았고 그 이상은 오히려
수량이 낮아졌다.
나. 토양
(1) 토양수분
고구마의 생육에 적당한 토양 수분은 세근의 경우 최대용수량의
90~95%, 괴근의 경우 60~70%가 알맞다. 토양 수분이 많으면 고구마 비대
가 나빠져서 잎에서 만들어진 동화물질이 고구마로 이동되지 않고 줄기와
잎의 생장에 이용되므로 지상부의 생육만 왕성하게 된다(그림 2-3).
한편 고구마는 건조에 강한 작물로 알려져 있으나 토양수분이 적으면
지상부 및 덩이뿌리의 무게가 다 같이 감소된다. 건조한 토양에서는 고구
마의 모양이 둥글고 전분가가 높은 경향이며 다습한 토양에서는 고구마가
길고 전분가가 떨어진다. 그러나 지나치게 건조하거나 물기가 많으면 품질
은 매우 나빠진다. 대체적으로 삽식 후 토양 수분이 충분하여야 활착 및 초
기 생육이 좋고 생육 후기에는 수분이 많으면 고구마 비대가 억제되므로
배수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발 피해는 덩이뿌리가 비대하기
시작하는 초여름의 잎줄기가 가장 잘 자라는 시기에 심하다.
(2) 토양 통기
토양 통기가 좋으면 경엽 생장은 다소 억제되지만 고구마 비대와 전분축적이 양호하여 수량이 크게 증가한다. 즉 고구마 재배에는 흙이 부드럽고 통기성이 좋아야 한다. 토양 중에 수분이 많아 공기가 부족하면 지상부의 생육은 좋아지지만 고구마의 비대가 나빠져 감수하게 된다. 따라서 고구마의 수량을 많이 올리기 위해서는 토양이 단단하지 않고 부드럽고 배수가 잘되는 밭에 심어야 한다. 또한 습한 토양에서는 이랑을 높여 배수 및 통기성을 높여주고 퇴비를 사용하여 흙을 부드럽게 해야 한다. 사양토는 토양 통기가 좋으면서 물이 부족되는 일이 적으므로 고구마 재배에 알맞은 토양이다.
(3) 토양 산도
고구마는 토양산도에 대한 적응성이 커서 pH 4.2~7.0 사이에서는 생육
및 수량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알칼리성 토양보다 산성토양
에서 고구마 수량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석회시용의 효과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앞·뒤 작물로 산성에 약한 작물을 재배하는 경우에는 석회를 시용하여 토양산도를 교정하는 것이 좋다. pH 7.0 이상이 되면 전분 함량이 낮아져 식미가 저하된다. 또한 피색의 향상이나 입고병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pH 5.0~6.0의 범위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경토(耕土)의 깊이
경토가 깊으면 고구마 뿌리가 땅속 깊숙이 들어가 고구마의 생육에 필
요한 양분을 토양 중에서 흡수 이용하는데 효과적이어서 생육이 좋아지고
수량이 증가한다.
그러나 비옥한 밭에서 너무 경토를 깊게 하면 필요 이상의 양분이 흡수
되어 오히려 고구마 생육에 나쁜 영향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경토가 깊으면
고구마가 땅속 깊이 들어가므로 모양이 장방추형으로 길게 되어 상품성이
낮고 수확작업이 어렵다. 따라서 경토의 깊이는 10~20㎝로 해야 한다<표2-1>.
(5) 토성
식용고구마는 품질이 우수해야 하나 품종적 특성까지도 토양환경에 따
라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토양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표 2-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같은 품종이라도 적황색 토양에서 재배한
고구마는 분질도가 높아 밤고구마의 특성이 잘 나타나며 전분가와 총 당 함
량이 높고 모양이 단방추형이고 품질이 우수하며 수량도 높다.
식양질계 충적토에서는 경엽중(莖葉重)이 5,989㎏/10a로서 T/R률이 높
아 지상부 경엽이 과번무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식용고구마 조
기재배에 알맞은 토양은 적황색 토양(예: 송정통, 전남통)이며 이들 토양은
토양 통기와 물 빠짐이 양호해야 하고 너무 비옥하지 않아야 한다.
최근에는 하천 유역 평탄지의 하성 충적토인 낙동통과 해안사구의 풍적및 충적
모래땅인 하사통, 해리통 등의 지대에서도 고구마 재배가 이루어지
고 있는데, 이러한 세사토지대는 양수분의 보존력이 약하므로 관수 및 시비
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덩이뿌리의 비대에는 토양수분이 최대용수량의 70~75%가 적당하다. 과
습하면 비대가 억제되며 모양이 길어지고 식미가 낮아진다. 특히 수확기 무
렵의 과습은 저장성이 심히 불량해진다.
고구마 재배에 알맞은 토성은 배수가 양호한 사토나 양토이다. 점토함
량이 많고 지하수위가 높은 식양토에서는 고구마의 비대가 떨어지며피색
이나 식미가 나빠지기 쉬워 식용재배에는 부적합하다. 사질토양은 통기성
이 좋고 지온의 상승이 빨라 초기생육을 촉진시키므로 조기에 수확하는 고
구마 재배에 적당하다. 보통기재배의 경우에는 양분과 수분의 보존력이 나
빠서 후기 생육이 좋지 않고 가뭄의 해를 받기 쉬우므로 시비량을 늘리거나
웃거름을 하는 것이 좋다. 사양토 및 양토는 지온의 상승이 늦어 조기에 수
확하는 고구마의 경우에 사질토보다 불리하나 비료와 수분의 유지에 유리
하여 생육 후기까지 정상적인 생육을 할 수가 있으므로 수량 및 품질이 높아진다.
(6) 밭의 경사도
고구마는 지상부가 자라면서 땅 표면을 완전히 덮으므로 한여름 지온
상승이나 토양으로부터 수분이 발산하는 것을 막아 준다. 또 토양의 건조
및 강우에 의한 토양침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다른 작물보다 커서 경사지에
도 그 적응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