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몇 번을 벼르고 벼르다가 회원 등록하고 "수정까페"에 들어와 보니 우리 수정교회가 앞으로 희망이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쪼록 "수정까페"를 갈고 다듬어서 내용 풍부한 대화의 광장으로 발전하기를 빕니다.
지난 주 채원기 장로님의 은퇴식에서 장로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잠시 나다니엘 호손의 단편 "큰 바위 얼굴(The Great Stone Face)"에 나오는 어니스트 소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큰 바위 얼굴"은 얼마 전 우리 목사님의 설교에서도 인용되었습니다만, 외로운 소년 어니스트는 어릴 때부터 자기 마을 건너편 먼 산 중턱에 몇 개의 커다란 바위가 포개어져 마치 사람의 얼굴과 같은 모습을 한 "큰 바위 얼굴"을 보면서 자랐습니다. 소년은 매일 눈만 뜨면 그 웅장하고 숭고하며 한없이 인자하고 다정스러운 모습으로, 곧 어떤 진리의 말이라도 할 듯한 표정의 "큰 바위 얼굴"과 마주 보면서 마음 속으로 대화하고 배우며, 그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전설의 인물을 기다리면서 자라는 동안, 어느덧 어른이 되어서 보니 자기가 그 전설의 인물에 가까워져 있었더라는 이야기 아닙니까. 그는 위대한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그를 사모하고 배우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경지가 그만큼 높아져 있었던 것입니다.
채원기 소년이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외로운 가운데 70평생을 예수님을 스승으로 삼고, 예수님을 사모하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생활을 하는 동안, 쌓이고 쌓인 인품이 그날 단상에서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을 찬송 할 때, 장로님의 얼굴에 잔잔하게 배여 있는 것 같아서 퍽 감명이 깊었습니다.
"인품이 높아지면 별 다른 특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타고난 그대로의 모습일 뿐"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다고 대단한 신상의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 그 대로의 모습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나는 가끔 채 장로님과 등산을 할 때마다 그 분에게서 평안(平安)과 자연(본연, 本然)을 느끼곤 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그것은 다름 아닌 장로님의 오랜 신앙 생활을 통하여 얻어진 하나님의 은혜였던 것입니다.
비슷한 감정을 조종진 장로님, 임해경 권사님, 곽차임 권사님, 이외순 권사님, 그리고 얼마 전에 작고하신 하남선 권사님 등에게서도 느껴 왔습니다. 하권사님께서는 일찍 하나님 곁으로 가셨습니다마는 이제 남아 계시는 어른들이라도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면서 교회 앞자리에서 교회를 꾸우욱 지켜 주시기를 예수님 이름으로 기원 드립니다.
되지도 않는 글로서 귀한 지면을 더럽혀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끝
첫댓글 서집사님, 더럽다니요. (유머/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너무나 귀한 생각을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동안 수정카페가 기다려왔던 글입니다. 카페는 이런 글들로 굶주려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큰바위 얼굴!!! 설교를 깊이 경청해 주시다니 더 힘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집사님의 글을 읽고 다시금 채장로님의 은퇴식을 되돌아 보았고... 제가 느끼지 못한 또 다른 감동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집사님,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