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수확한 조롱박으로 표주박을 만들어 봅니다.
고려청자처럼 예뻐서 관상용으로는 참 좋았으나
크기가 표주박 만들기로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고
재미삼아 만들어 봅니다.
단단하게 잘 여문 조롱박을 준비합니다.
끝이 뾰족한 과도를 이용하여 원하는 형태로 구멍을 뚫고 내용물을 대충만 제거합니다.
삶은 후에 제거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므로 이 단계에서 꼼꼼히 제거하려 애 쓸 필요는 없습니다.
씨앗 부분만 제거합니다.
세로로 두 조각 내려면 톱을 사용하면 쉽습니다.
압력솥을 이용하면 20분 정도 삶으면 된다는데 너무 커서 압력솥을 사용하지 못하는 관계로 1시간 이상 끓입니다. 꼭지부분이 물 위로 나와있어서 거꾸로 뒤집어 다시 끓이느라 두 배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 통에 넣어두니 박이 얼마나 큰지 확인이 되시죠?
충분히 삶아지면 조금 식기를 기다렸다가 내부를 수저로 가볍게 긁어내어줍니다. 꼭지(손잡이)부분은 티스푼을 이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외피(껍질)도 과일칼로 긁어주면 전형적인 바가지 색깔이 나옵니다.
내부를 긁어낼 때는 너무 쉽게 제거가 되는데 바깥면은 상당히 단단하여 칼로 긁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외피 벗기기가 힘들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제 바람이 잘 통하는 응달에서 충분히 건조시키기만 하면 됩니다.
엊그제 만들어 본 다른 바가지입니다.
씨앗은 물에 담가보아 가라앉는 것만 따로 모아 잘 씻고 말려서 내년을 준비합니다.
양이 많으니 씨앗 나눔도 해야겠지요.
첫댓글 와~~ 표주박을 이렇게 만드는군요.
외피를 살짝 벗겨줘야 누런 바가지 색깔이 나온다는 것도 첨 알았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베란다 화초재배는 꽃이 펴도 수정이 잘 안돼서 씨앗맺기가 참 어렵더군요. 올해 심은 화초에서 단 하나의 씨앗도 못 얻었습니다. --;;
표주박 만드는 법을 인터넷으로 배워 따라 해 본 겁니다.
생각보다 쉽더군요.
거사님의 베란다에는 고급스런 좋은 화초가 많을 것 같은데,
붓을 사용하여 인공수정이라도 시도해 보실 걸 그랬나요?
아무래도 벌,나비가 날아들지를 못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