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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위례문화재지킴이 원문보기 글쓴이: 고야
✪ 중국 남경에 가다 ✪ . . 이번 여행은 성식이와 지은이가 마련한 우리 부부를 위한 4명의 가족여행이다. 2009년 10월 12일(월)부터 16일(금)까지 4박5일의 주요 여행목적지는 황산과 상해이지만 남경-황산-항주-상해를 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일단 남경으로 간다.
* 인천공항 이륙 직후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낙조 .
동방항공 MU580호기는 정확히 17시30분에 인천공항을 이륙했다. 성식이가 근무하는 항공사 인천지사장의 배려로 우리 부부는 비즈니스 석 8석 중에서 두 자리를 배정받았다. 처음부터 슬리퍼에 수시로 가져다주는 물수건에 식사 후 음료와 다과에 틈만 나면 찾아와 뭐 필요한 것이 없느냐는 등 갖은 서비스가 이코노미 석과는 천지차이가 난다. 기내식은 가자미정식과 등심정식 중 선택. 둘이 하나씩 시켜 나누어 먹었는데 비교적 양호하다. 그 전 여행에서는 눈치만 보느라 망설이기만 했던 캔 맥주도 간단히 3개나 마시고나니 기분이 좋다. 촌놈 호강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2시간 정도의 비행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난징 루커우공항 도착이 현지시간 18시35분(이후 현지시간)이었다. . . 남경(南京 Nanjing) . 중국 동부의 중앙에 있는 장쑤 성(江蘇省)의 성도(省都)이며 남경대학살의 아픈 역사를 지닌 역사의 도시다. '남쪽의 수도'라는 의미를 가진 난징은 양쯔 강(揚子江)에 연해 있는 항구이자 산업·교통의 중심지이다. 전국시대 초(楚)가 이곳에서 건국한 이래 역대로 동진(東晉)·송(宋)·양(梁)·진(陳) 등의 수도가 되었으며, 또한 1912년 중화민국 임시정부가 이곳에 세워졌고, 1927년 중화민국의 수도가 되었다. . 공항에서의 수속을 마치고 남경시내로 가기 위해 17,000원 정도의 요금을 지불하고 택시를 탔다. 중국의 택시는 거의가 운전석과 승객석 사이를 아크릴로 차단한 것이 특이하다. 22시10분에 황산행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남경관광은 저녁식사 시간까지 합해서 3시간 정도의 여유밖에 없다. 그래서 가장 번화한 거리에 있는 부자묘의 야경만을 구경하기로 했다. . 택시에서 내린 부자묘 입구부터 현란한 조명으로 거리와 공원은 삐까뻔쩍 그대로이다. 축제라도 있는 것일까? 거리는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이며 마치 크리스마스이브의 명동거리를 연상하게 한다. 남경시 외곽의 칙칙한 어둠과 많이 비교가 된다. 100m 정도를 걸어가니 거기에 부자묘가 있었다.
* 남경시내 부자묘 입구의 공원.
* 부자묘 입구의 시가지가 화려하다
* 진회강 다리위에서 본 야경
부자묘(夫子廟, 푸즈미야오)
. 남경시 중심, 진회하(秦淮河 진후와이허) 강변에 위치한 남경부자묘는 중국 고대 저명한 대 사상가이면서 교육자인 공자(孔子)를 공양하고 제사지내기 위한 곳이다. 부자묘라는 이름은 공자가 옛날부터 사람들에게 존경의 의미로 '공부자'라 불리어 왔는데, 그 이름에서 따와 붙인 것이다. 중국 각 도시에 퍼져있는 크고 작은 공묘중의 하나로 규모는 곡부의 공묘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강남을 대표하는 고건축물이면서 남경의 대표적인 관광성지라 한다. . 수많은 인파를 헤집고 간신히 진회강의 다리 난간에서 원색의 현란한 네온사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나? . 부자묘로 갔다. 여기에도 사람의 파도가 대단했다. 중국 인구의 힘을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다. 시간도 아끼고 입장료도 아끼기 위해 문 너머에 있는 공자의 조각상만 멀리서 보고 돌아섰다.
* 부자묘 정문 안쪽으로 공자상이 보인다.
* 부자묘 옆으로 서있는 행운수앞에서 고부간에 무었을 빌었을까?
우리는 기내에서 식사를 잘 한 덕분에 배고픈 줄 모르고 다녔지만 기차를 타기 전에 식사를 하기는 해야 했다. 국적불명의 이코노미 석 볶음밥기내식으로 배고파하는 성식이가 선택한 식당은 부자묘와 남경 역 중간쯤에 있는 사천요리를 하는 집 남강초(南江俏)다. 중국음식이 모두 느끼하고 향신료가 코를 막게 한다는 선입관과는 다르게 이 집의 음식이 내 입에 맞는 것이 이상했다. 성식이가 메뉴판을 통찰하여 신중하게 선택해준 때문이기도 하다. 덕분에 중국음식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해소되고 음식도 잘 먹었다. 이때부터 벽돌(휴대용 소주)의 위력이 발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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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역의 규모는 공항 못지않게 웅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옷으로 평가할 일은 아니지만 대합실의 풍경은 좀 남루해 보였다. 개찰구 쪽으로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기도 하고 신종 플루가 걱정되기도 해서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기차시간을 기다렸다. 바로 앞좌석의 승려 복 차림의 행자들이 음료수와 주먹만 한 알(타조 알?)로 식사를 대신하고 있었다. "중국 중들은 군중 앞에서도 육식을 하네."했더니 지은이는 "ㅋㅋㅋ..."이다. . * 남경역 대합실
22시10분. 황산으로 가는 야간열차가 정시에 남경 역을 출발했다. 밤을 세워 7시간을 달려 가야하기 때문에 우리의 좌석은 당연히 침대칸(기차삯이 105,000원 정도)이다. 백두산을 가기위해 탔던 통화-이도백하간의 야간열차 3층 침대칸을 머리에 떠올리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칸막이가 제대로 된 2층 4인실이다. 문만 닫으면 우리의 공간은 외부로부터 자유롭다. 하루를 마감하는 한 잔의 술. 그러나 중국 대륙의 어딘가를 달리는 열차는 덜컹거리는 소리만 일정하게 들려줄 뿐 잠을 쉽게 주지는 않는다.
* 황산행 야간열차
2009.10 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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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 부럽습니다. 건강히 잘 다녀오셨다니...그러고보니 지난 일요일 남한산성 입구에서 뵈었을 때...제대로 인사를 드리지 못했군요. 앞으로 자주 사모님과 즐거운 여행을 하셔서 이곳에다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올려주시기를...
영일만선생님도 바쁘신 와중에 남도에 다녀 오셨드만요. 다른 일이 우선일 텐데 남도소식을 전하려 앵글을 열심히 돌리신 그 마음이 포근합니다. 좋은 일 가득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