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일. 수. 맑음
봄처럼 포근한 날 평일에 모처럼 시간을 내어 장유암을 다녀 오게 되었다.
광안리 입구에서 출발한 로시난테는 남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장유에서 빠져 나와
창원 불모산 터널로 가는 길을 달리다 장유폭포가 있는 오른쪽 길로 빠져 나온다.
20여년 전에 딱 한번 와 보고, 한번 간다 간다하면서 이토록 오랜만에 올 줄이야....
장유암 입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포장된 도로를 들어 가니
오른쪽으로 펼쳐진, 아담하면서도, 정감있는 대천 계곡이 봄의 전령을 띄운다.
웅장하지는 않아도, 아기자기한 모습과 깨끗한 계곡수가 나그네의 마음을 유혹한다.
좋은 길을 버리고 계곡으로 내려 와 바위를 밟고, 이리저리 징검다리를 건너기도 하며
겨울답지 아니한 포근한 날씨에 완연한 봄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 들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반석에 앉아 중식을 맛있게 나누고, 물속의 송사리도 굽어 살피고, 장유폭포를 향해 오른다.
앉았던 흔적을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이 정리하고, 비닐 포장등은 도로 배낭에 담았다.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자만이 자연을 즐겨야 하리라....
장유폭포가 오랜 가뭄에 빈약한 수량을 보이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나
해운대 장산 양운폭포 정도의 높이와 규모를 보이고 있으며
좌우에 늘어선 나무숲으로 여름에는 애써 찾지 않으면 길에서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을러라...
장유폭포를 지나서는 계속하여 아스팔트로 포장된 임도를 따라 장유암을 찾아 올라 간다.
주차장에서 4.5Km가 되니 제대로 걸으면 1시간 반이면 충분하나
산악회 리본이 엄청 걸려 있는 지름길은 생락하고 포장된 좋은 도로를 밟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자연의 향취를 맡으며 쉬엄쉬엄 오르니 2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장유암은 남방불교가 전래된 김수로왕 시절에 장유화상에 의해 창건된 역사가 오래된 고찰이다.
근래에 중수된 대웅전의 서까래가 이상하게 한쪽이 처지기는 하나
동남향으로 자리잡아 아침 일찍 솟아 오르는 태양의 서기를 흠뻑 받을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해발 500m 정도의 높은 곳에 자리잡아 속인들이 접근이 쉽지 않을 듯하나
아직은 동계이고 평일임에도 산과 산사를 찾은 무리들이 띄엄 띄엄 보이고
포장된 도로를 따라 제법 많은 차량들이 올라 온다.
입구에서 차량 출입을 통제하던데 저 차량들은 어찌 저리도 올라 오나..신도들 같지는 않은데....
순수한 공기 속에서 맡는 차량의 매연은 더 강하게 코를 자극해 온다. 원망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홍진에 묻힌 사바세계에서 벗어나 청정무구의 삶을 기원하는 이들에게 좋은 쉼터가 되리라는 기대 속에서
속세를 바라 보며 나누는 한잔의 커피향에 피로도 잊고, 무아의 경지에 젖어 들어 본다.
첫댓글 장유암 가는길 계곡도 멋지고 운무에 쌓인 산사도 정말 아름답네요.
장유암 가는 계곡도 멋있고, 550미터 높은 곳에 자리잡은 장유암도 참 운치가 좋았습니다. 한번 다녀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