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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제일 객잔》
## 제59화 ― 영수왕의 어머니
검은 문 앞에 선 여인은 묘묘와 같은 황금빛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허리 아래까지 흘러내리는 은빛 머리카락.
검은 불꽃을 두른 아홉 개의 꼬리.
이마 한가운데에는 붉은 초승달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여인이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흑수호의 수면 위로 검은 얼음이 번져 나갔다.
묘묘는 야월검을 든 채 움직이지 못했다.
천 년 동안 수없이 떠올렸던 얼굴이었다.
잊으려 할수록 더욱 선명해졌던 얼굴.
어린 묘묘에게 검을 가르치고, 밤이면 품에 안아 영수족의 옛이야기를 들려주던 어머니.
하지만 흑월의 군대가 영수족을 습격한 날,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린 어머니였다.
묘묘의 입술이 겨우 움직였다.
“어머니…”
월묘의 황금빛 눈동자가 묘묘를 향했다.
그 눈에는 반가움도 그리움도 없었다.
“그 이름으로 나를 부르지 마라.”
묘묘의 얼굴이 굳었다.
월묘는 검은 문을 완전히 빠져나왔다.
그녀가 발을 내딛자 문 뒤에서 수십 개의 그림자가 기어 나왔다.
머리에는 짐승의 귀가 달렸고, 등 뒤에는 꼬리가 있었다.
영수족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눈동자는 검게 물들어 있었다.
몸 곳곳에는 흑월의 붉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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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노인이 낮게 말했다.
“죽은 영수들의 혼까지 끌어냈군.”
풍백은 바람의 창을 들어 올렸다.
“저들이 묘묘의 동족입니까?”
묘묘는 대답하지 못했다.
영수들의 얼굴을 하나씩 알아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함께 검을 수련했던 친구.
영수왕궁의 문을 지키던 노장.
언제나 묘묘에게 과자를 몰래 건네주던 시녀.
그리고 어머니의 가장 가까운 호위였던 백호족 무인까지.
천 년 전 모두 죽었다고 믿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영혼은 자유롭지 못했다.
검은 사슬이 목과 손목에 감겨 월묘의 아홉 꼬리와 연결되어 있었다.
청아가 묘묘의 옆으로 다가왔다.
“묘묘…”
묘묘는 야월검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가까이 오지 마라.”
“하지만…”
“저들은 이미 흑월에게 먹혔다.”
묘묘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손은 떨리고 있었다.
“망설이면 우리까지 끌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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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묘의 시선이 연우에게 향했다.
“천검성군.”
연우가 천명검을 바로 세웠다.
“나는 연우입니다.”
월묘의 입가에 비웃음이 떠올랐다.
“이름을 바꾼다고 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네가 해야 할 일도 알고 있겠구나.”
월묘는 묘묘를 가리켰다.
“저 아이를 다시 봉인해라.”
검은 호수가 크게 출렁였다.
묘묘의 가슴 위로 붉은 초승달 문양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설화가 놀라 묘묘를 바라보았다.
“흑월의 문양이…”
묘묘는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붉은 문양은 심장박동에 맞춰 조금씩 짙어지고 있었다.
월묘가 말했다.
“영수왕의 후계자는 태어날 때부터 흑월의 그릇으로 선택되었다.”
청아가 소리쳤다.
“거짓말이에요!”
“인간의 아이가 무엇을 안다고 나서느냐?”
월묘의 꼬리 하나가 움직였다.
검은 불꽃이 채찍처럼 청아를 향해 날아왔다.
묘묘가 야월검으로 불꽃을 베었다.
쾅!
황금빛과 검은 불꽃이 충돌했다.
묘묘는 청아의 앞을 막아섰다.
“그 아이에게 손대지 마십시오.”
월묘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묘묘는 보았다.
차갑게 굳어 있던 어머니의 얼굴에 고통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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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묘는 곧 다시 무표정해졌다.
“고작 인간 아이를 지키기 위해 영수왕의 검을 드는 것이냐?”
묘묘가 대답했다.
“지키고 싶은 자를 지키는 것이 영수왕의 검입니다.”
“누가 그런 말을 가르쳤지?”
묘묘는 연우를 잠시 바라보았다.
“아무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야월검을 월묘에게 겨누었다.
“천 년 동안 혼자 배웠습니다.”
월묘의 아홉 꼬리에서 검은 불꽃이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그렇다면 제대로 배웠는지 확인해 보마.”
그녀가 오른손을 펼쳤다.
검은 호수에서 길고 가느다란 검 한 자루가 솟아올랐다.
검신은 새까맸고, 칼날 가장자리에는 은빛 달무늬가 흐르고 있었다.
백노인의 표정이 굳었다.
“월식검.”
묘묘도 그 검을 알아보았다.
전대 영수왕에게만 허락된 검.
어린 묘묘가 언젠가 물려받기를 꿈꾸었던 어머니의 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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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묘가 검을 내리쳤다.
검은 달 모양의 검기가 호수 위를 갈랐다.
묘묘는 야월검을 들어 공격을 막았다.
콰아아앙!
두 검이 부딪친 순간 황금빛과 검은빛이 하늘로 솟구쳤다.
묘묘의 몸이 뒤로 밀려났다.
발밑의 돌계단이 길게 갈라졌다.
월묘는 곧바로 두 번째 검을 휘둘렀다.
묘묘가 몸을 낮춰 피했다.
검은 검기가 그의 머리카락 일부를 잘라 냈다.
이어진 세 번째 공격이 묘묘의 옆구리를 향했다.
묘묘는 야월무영보를 펼쳐 월묘의 뒤로 이동했다.
그가 검끝으로 월묘의 등을 겨누었다.
그러나 멈췄다.
야월검은 어머니의 몸을 꿰뚫지 못했다.
그 짧은 망설임을 월묘는 놓치지 않았다.
아홉 개의 꼬리가 동시에 묘묘를 후려쳤다.
쾅!
묘묘는 호숫가의 바위에 부딪쳤다.
입가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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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묘!”
연우가 달려가려 했다.
월묘가 월식검을 연우에게 겨누었다.
“움직이지 마라.”
그녀의 꼬리에 묶인 영수들의 영혼이 일제히 비명을 질렀다.
연우가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검은 사슬이 그들의 목을 조였다.
월묘가 말했다.
“저 아이를 봉인하면 이 영혼들을 놓아주겠다.”
묘묘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거짓말입니다.”
월묘는 아들을 바라보았다.
“네가 무엇을 안다고 단정하지?”
“흑월은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묘묘의 시선이 백노인에게 향했다.
“우리는 이미 그 증거를 보았습니다.”
백노인의 얼굴이 씁쓸하게 굳었다.
월묘가 낮게 웃었다.
“그렇다면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
검은 사슬이 더욱 조여 들었다.
영수들의 몸에서 황금빛 영혼 조각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네가 봉인되지 않으면 이들의 영혼은 완전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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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는 천명검을 움켜쥐었다.
과거의 기억이 머릿속에서 깨어났다.
천 년 전.
천검성군은 영수왕궁의 지하에서 월묘와 마주하고 있었다.
월묘는 어린 묘묘를 품에 안고 있었다.
“흑월은 이 아이의 몸을 원합니다.”
월묘가 말했다.
“영수왕의 혈통에는 달의 문을 여는 힘이 있습니다.”
천검성군은 묘묘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봉인해야 한다.”
월묘의 얼굴이 굳었다.
“다른 방법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는군요.”
“시간이 없다.”
“이 아이는 물건이 아닙니다.”
“세상을 위해 필요한 선택이다.”
월묘는 묘묘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언젠가 이 아이가 직접 선택할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천검성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날 밤 월묘는 묘묘를 객잔으로 피신시켰다.
그리고 혼자 흑수호로 돌아왔다.
묘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대신 흑월의 그릇이 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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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의 눈이 커졌다.
천검성군의 기억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월묘가 흑수호의 봉인 앞에 서 있었다.
흑월의 검은 기운이 그녀를 감쌌다.
“아들을 살려 달라.”
월묘가 말했다.
흑월이 웃었다.
“어미가 대신 그릇이 되겠다는 것이냐?”
“내 몸과 영혼을 가져가라.”
“다만 그 아이에게는 손대지 마라.”
검은 문이 열리며 수천 개의 사슬이 월묘를 끌어당겼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 천검성군을 향해 외쳤다.
“그 아이에게는 내가 버렸다고 말해 주세요!”
“나를 찾으러 오지 못하게!”
천검성군은 대답하지 않았다.
월묘는 검은 문 안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천검성군은 그 진실을 묘묘에게 전하지 않았다.
그저 묘묘의 힘과 모습을 봉인하고 객잔에 남겨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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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의 손에서 천명검이 떨렸다.
묘묘는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것이 아니었다.
월묘는 묘묘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흑월에게 들어간 것이었다.
연우가 말했다.
“묘묘.”
묘묘가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을 버린 것이 아닙니다.”
월묘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말하지 마라.”
연우는 그녀의 경고를 무시했다.
“어머니는 당신을 살리기 위해 대신 흑월의 그릇이 되었습니다.”
묘묘의 황금빛 눈동자가 흔들렸다.
“무슨…”
“천검성군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거짓말이다!”
월묘가 처음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아홉 개의 꼬리가 거칠게 흔들렸다.
검은 불꽃이 사방으로 폭발했다.
연우는 천명검으로 불꽃을 갈랐다.
“묘묘가 자신을 찾지 못하도록 버렸다고 말해 달라 부탁했습니다.”
묘묘의 야월검이 손에서 미끄러졌다.
챙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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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묘묘의 목소리가 떨렸다.
“정말입니까?”
월묘는 대답하지 않았다.
검은 초승달 문양이 그녀의 이마에서 더욱 짙어졌다.
흑월의 목소리가 그녀의 입을 빌려 흘러나왔다.
“쓸데없는 기억이다.”
월묘의 눈동자가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사랑도 희생도 결국 나약함일 뿐.”
묘묘가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대답해 주십시오.”
“가까이 오지 마라.”
“저를 버린 것이 아니었습니까?”
“오지 말라고 했다!”
월묘가 월식검을 휘둘렀다.
검은 검기가 묘묘의 가슴을 베었다.
무복이 찢어지고 피가 흘렀다.
그러나 묘묘는 멈추지 않았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는 검을 들지 않은 채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천 년 동안 어머니를 원망했습니다.”
월묘의 손이 떨렸다.
“차라리 죽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닥쳐라.”
“제가 약해서 버린 것이라고.”
“시끄럽다!”
“영수왕의 자격이 없어서 버린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월묘의 눈에서 검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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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묘는 마침내 어머니 앞에 섰다.
월식검의 검끝이 그의 가슴에 닿아 있었다.
조금만 힘을 주면 심장을 꿰뚫을 수 있는 거리였다.
묘묘는 떨리는 손으로 월묘의 얼굴을 감쌌다.
“이제는 압니다.”
“어머니도 저처럼 기다리고 계셨다는 것을.”
월묘의 황금빛 눈동자가 잠시 돌아왔다.
“묘야…”
묘묘의 숨이 멎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만이 불렀던 이름이었다.
월묘의 손에서 월식검이 떨어졌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붉은 초승달이 강하게 빛났다.
흑월의 기운이 그녀의 온몸을 뒤덮었다.
월묘의 손이 묘묘의 목을 움켜쥐었다.
“도망쳐라…”
그녀의 입에서는 서로 다른 두 목소리가 동시에 흘러나왔다.
“나를… 베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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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묘는 어머니의 손목을 붙잡았다.
“싫습니다.”
“내 영혼은 이미 흑월의 것이다.”
“되찾겠습니다.”
“방법이 없다.”
“찾겠습니다.”
“너까지 먹힐 것이다.”
묘묘는 어머니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천 년 동안 혼자 기다리셨으니.”
“이제는 제가 함께하겠습니다.”
흑월의 기운이 묘묘의 팔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의 가슴에 떠 있던 붉은 문양도 강하게 빛났다.
월묘의 검은 문양과 묘묘의 문양이 연결되었다.
검은 사슬이 두 사람을 동시에 감쌌다.
백노인이 다급히 외쳤다.
“떨어져라!”
연우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천검성군의 기억 속에서 또 하나의 장면을 보고 있었다.
묘묘를 다시 봉인하면 흑월의 그릇은 완성되지 않는다.
월묘와 묶인 영수들의 영혼도 잠시 유지할 수 있다.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었다.
천 년 전 천검성군이라면 망설이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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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월의 목소리가 호수 전체에 울렸다.
“선택해라, 천검성군.”
검은 호수 위로 두 개의 미래가 펼쳐졌다.
첫 번째 미래.
묘묘가 다시 검은 고양이로 변해 봉인석에 갇혔다.
월묘와 영수들의 영혼은 호수 아래에 잠들었다.
흑월은 문을 열지 못했고 세상은 잠시 평화를 되찾았다.
그러나 묘묘는 영원히 사람의 모습과 기억을 잃었다.
두 번째 미래.
묘묘의 봉인을 풀어 둔 채 월묘와 함께 흑월에 맞섰다.
성공한다면 영수들의 영혼을 모두 구할 수 있었다.
실패한다면 묘묘가 흑월의 완전한 그릇이 되어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었다.
흑월이 속삭였다.
“한 사람을 희생해 세상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한 사람을 믿고 세상을 걸 것인가.”
설화가 연우를 바라보았다.
“연우.”
백노인도 아무 말 없이 그를 지켜보았다.
풍백은 바람의 창을 내리지 않았다.
청아는 묘묘를 바라보며 두 손을 모았다.
선택은 연우에게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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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는 천명검을 들고 묘묘에게 다가갔다.
묘묘는 검은 사슬에 묶인 채 그를 바라보았다.
“다시 봉인할 생각인가?”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러나 황금빛 눈에는 두려움이 숨어 있었다.
연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천명검의 검끝을 묘묘의 가슴에 떠오른 붉은 초승달 위에 올렸다.
묘묘는 눈을 감았다.
“그래.”
그가 낮게 말했다.
“그것이 네 선택이라면 받아들이겠다.”
설화가 놀라 연우의 팔을 붙잡았다.
“연우, 잠깐만요.”
연우는 검을 움직였다.
푸른 검기가 묘묘의 가슴으로 스며들었다.
붉은 초승달 문양이 크게 흔들렸다.
월묘가 비명을 질렀다.
“안 돼!”
청아가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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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묘묘의 몸은 작아지지 않았다.
푸른 검기는 묘묘를 감싸던 봉인문을 지나 검은 사슬만을 베어 냈다.
서걱—
묘묘와 월묘를 묶고 있던 사슬 하나가 끊어졌다.
연우가 천명검을 고쳐 잡았다.
“나는 묘묘를 봉인하지 않겠습니다.”
흑월의 목소리가 차갑게 물었다.
“세상을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것이냐?”
“아닙니다.”
연우는 묘묘의 옆에 섰다.
“묘묘와 함께 당신을 막겠습니다.”
“실패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렇다면 실패하지 않겠습니다.”
묘묘가 연우를 바라보았다.
“나를 믿는 것이냐?”
연우는 고개를 저었다.
“믿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슨 뜻이지?”
연우는 천명검을 들어 월묘와 묘묘를 연결한 나머지 사슬들을 겨누었다.
“함께 책임지겠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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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가 연우의 왼쪽에 섰다.
“묘묘가 흑월에게 먹히면 제가 마기로 붙잡아 둘게요.”
백노인은 오른쪽에서 지팡이를 세웠다.
“그래도 안 되면 내가 머리를 한 대 때려 주마.”
묘묘가 그를 노려보았다.
“누구의 머리를 말하는 거지?”
“상황을 보고 정하지.”
청아도 황금 열쇠를 들어 올렸다.
“저도 도울게요!”
풍백은 바람의 창을 가슴 앞에 세웠다.
“객잔 사람을 혼자 두고 물러날 수는 없습니다.”
무명은 말없이 단검을 뽑았다.
묘묘는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천 년 전 천검성군은 묘묘를 홀로 남겨 두었다.
하지만 지금의 연우는 모두를 곁에 세웠다.
묘묘는 떨어뜨렸던 야월검을 다시 집었다.
“정말 제멋대로인 인간들이군.”
연우가 말했다.
“묘묘도 이제 사람입니다.”
“그 말을 계속하면 다시 고양이로 돌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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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묘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폭발했다.
흑월의 의지가 그녀를 완전히 차지하려 하고 있었다.
아홉 개의 꼬리가 거대한 검은 뱀으로 변해 일행을 향해 달려들었다.
“모두 죽여라!”
월묘의 입에서 흑월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풍백이 바람의 창을 휘둘렀다.
푸른 회오리가 검은 꼬리 두 개를 밀어냈다.
설화의 붉은 비단이 다른 꼬리들을 묶었다.
백노인은 지팡이로 검은 뱀의 머리를 차례로 내리쳤다.
연우와 묘묘는 나란히 월묘에게 달려갔다.
월묘가 월식검을 휘둘렀다.
검은 달 수십 개가 두 사람을 향해 날아왔다.
연우의 천명검과 묘묘의 야월검이 동시에 움직였다.
푸른빛과 황금빛이 교차하며 검은 달을 베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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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연우가 외쳤다.
묘묘가 몸을 낮췄다.
연우의 천명검이 그의 머리 위로 지나가 월묘의 꼬리를 잘랐다.
“뒤다.”
묘묘가 말했다.
연우가 몸을 돌리기도 전에 야월검이 그의 등 뒤로 날아온 검은 사슬을 끊었다.
두 사람의 움직임은 오래전부터 함께 검을 익힌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묘묘가 물었다.
“천 년 전에도 이렇게 싸웠다면 달라졌을까?”
연우는 월묘의 공격을 막으며 대답했다.
“그때의 저는 혼자 싸우는 법밖에 몰랐습니다.”
“지금은?”
“이제 배우는 중입니다.”
묘묘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배우는 속도가 너무 느리군.”
“천 년을 기다리게 했으니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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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묘가 두 사람을 향해 검은 불꽃을 뿜어냈다.
연우가 앞을 막으려 했다.
묘묘는 그의 어깨를 밀어내고 먼저 나섰다.
야월검에서 아홉 개의 황금빛 꼬리가 펼쳐졌다.
“영수비전.”
“구미월광벽!”
황금빛 장막이 검은 불꽃을 막았다.
그러나 월묘의 힘은 예상보다 강했다.
황금 장막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묘묘의 입가에서 피가 흘렀다.
연우가 그의 등에 손을 댔다.
푸른 검기가 묘묘의 몸으로 흘러들었다.
“혼자 막지 마라.”
묘묘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명령하지 마라.”
“부탁이다.”
“그 말도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럼 함께 막자.”
묘묘는 잠시 침묵하다 대답했다.
“그건 괜찮군.”
푸른빛과 황금빛이 하나로 합쳐졌다.
검은 불꽃이 양쪽으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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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월묘의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연우는 천명검으로 월식검을 막았다.
묘묘는 야월검을 어머니의 가슴에 떠오른 붉은 초승달 문양에 가져다 댔다.
하지만 검끝을 찌르지는 않았다.
“어머니.”
월묘의 검게 물든 눈이 묘묘를 바라보았다.
“목소리를 들려주십시오.”
“이미 늦었다.”
흑월이 말했다.
“네 어미의 영혼은 거의 사라졌다.”
묘묘는 야월검을 더욱 깊이 밀어 넣었다.
검날은 살을 찌르지 않고 문양 속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제게 영수왕의 검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황금빛이 월묘의 몸 안으로 퍼졌다.
“검은 적을 베는 데만 쓰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지요.”
월묘의 손이 떨렸다.
“길을 잃은 자에게 돌아갈 길을 열어 주는 것도 검의 역할이라고.”
묘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제가 어머니의 길을 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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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묘의 등 뒤로 아홉 자루의 황금검이 나타났다.
그러나 검끝은 월묘를 향하지 않았다.
월묘의 몸 안에 얽혀 있는 검은 사슬을 향했다.
“영수왕검.”
“월혼귀로(月魂歸路)!”
아홉 자루의 검이 월묘의 영혼 속으로 들어갔다.
검은 사슬 하나하나가 황금빛에 드러났다.
연우가 천검성군의 기억에서 얻은 봉인술을 펼쳤다.
“천명분혼!”
푸른 검기가 검은 사슬과 월묘의 영혼 사이를 갈랐다.
설화의 붉은 비단이 월묘의 몸을 붙잡았다.
백노인의 흰 구름 기운이 흑월의 기운이 빠져나갈 길을 막았다.
풍백의 바람이 영수들의 영혼을 보호했다.
청아의 황금 열쇠가 검은 문을 향해 빛을 쏘았다.
모두의 힘이 하나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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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월이 분노해 외쳤다.
“하찮은 것들이!”
검은 문에서 거대한 손이 솟아 나왔다.
손은 월묘와 묘묘를 함께 끌어가려 했다.
무명이 검은 손의 손가락 위로 뛰어올랐다.
두 자루의 단검이 그림자를 찢었다.
“잡아당겨라!”
풍백이 바람의 사슬을 만들어 묘묘의 허리를 감쌌다.
설화와 청아도 사슬을 붙잡았다.
백노인은 이를 악물고 지팡이를 땅에 꽂았다.
“늙은이 허리가 끊어지겠군!”
연우는 월묘의 손을 붙잡았다.
월묘는 검은 문 쪽으로 끌려가며 그를 바라보았다.
“놓아라.”
“놓지 않겠습니다.”
“나는 이미 너무 많은 영혼을 해쳤다.”
“흑월에게 지배당한 채 저지른 일입니다.”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살아서 갚으십시오.”
월묘의 눈동자에 황금빛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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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묘가 어머니의 다른 손을 붙잡았다.
“천 년 동안 혼자 갚았으면 충분합니다.”
월묘의 입술이 떨렸다.
“묘야.”
“예.”
“너를 버린 적이 없다.”
묘묘의 얼굴이 무너졌다.
천 년 동안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알고 있습니다.”
“너무 늦게 말했구나.”
“저도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묘묘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그러니 이번에는 늦지 않게 돌아오십시오.”
월묘는 아들의 손을 단단히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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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가 천명검을 들어 마지막 검은 사슬을 겨누었다.
붉은 초승달 문양의 중심에 흑월의 눈이 떠올랐다.
“베어라.”
월묘가 말했다.
연우는 망설였다.
문양을 베면 월묘의 영혼도 큰 상처를 입는다.
살아남는다 해도 모든 힘과 기억을 잃을 수 있었다.
묘묘가 연우를 바라보았다.
이번 선택은 연우의 것이 아니었다.
연우는 천명검을 내리지 않았다.
대신 월묘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월묘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천 년 전 천검성군은 묻지 않았다.
언제나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혼자 선택했다.
하지만 연우는 기다리고 있었다.
월묘가 직접 답하기를.
월묘는 잠시 묘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미소 지었다.
“베어라.”
“힘과 기억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만들면 된다.”
“영수왕의 자리도 잃습니다.”
월묘가 묘묘의 손을 잡았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왕의 자리가 아니다.”
“내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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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선택을 존중하겠습니다.”
천명검에서 맑은 푸른빛이 피어올랐다.
묘묘의 야월검에서도 황금빛이 뿜어져 나왔다.
두 검이 붉은 초승달 문양 위에서 교차했다.
“동행일검.”
“월혼단쇄(月魂斷鎖)!”
두 검이 동시에 문양을 베었다.
서걱—
붉은 초승달이 둘로 갈라졌다.
흑월의 비명이 호수 전체를 뒤흔들었다.
“아아아악!”
검은 문에서 솟아 나온 손이 산산이 부서졌다.
월묘와 영수들의 목에 감겨 있던 사슬도 한꺼번에 끊어졌다.
검은 기운이 폭풍처럼 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풍백이 바람의 장벽을 펼쳤다.
“모두 몸을 낮추시오!”
콰아아아앙!
검은 문이 거대한 폭발과 함께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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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수호에 고요가 내려앉았다.
검은 물은 맑은 은빛으로 변해 있었다.
월묘의 아홉 꼬리를 감싸던 검은 불꽃도 사라졌다.
꼬리와 은빛 머리카락은 서서히 빛이 되어 흩어졌다.
월묘의 몸이 작아지기 시작했다.
힘과 기억을 잃은 대가였다.
묘묘가 그녀를 붙잡았다.
“어머니!”
빛이 걷힌 뒤 묘묘의 품에는 작은 은빛 고양이 한 마리가 남아 있었다.
고양이는 힘없이 눈을 떴다.
황금빛 눈동자에는 이전의 위엄과 고통이 없었다.
그저 낯선 세상을 바라보는 맑은 눈빛만이 남아 있었다.
은빛 고양이가 묘묘의 손가락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그의 손바닥에 얼굴을 비볐다.
“야옹.”
묘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작은 고양이를 품에 꼭 안았다.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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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기억을 모두 잃은 건가요?”
백노인이 은빛 고양이의 기운을 살폈다.
“지금은 그런 것 같구나.”
묘묘가 어머니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괜찮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따뜻했다.
“이번에는 제가 기억하면 됩니다.”
연우가 묘묘의 곁에 섰다.
“다시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기억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묘묘는 작은 은빛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어머니가 살아 계시니까.”
은빛 고양이는 묘묘의 품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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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에 묶여 있던 영수들의 영혼도 하나씩 자유를 되찾았다.
그들은 황금빛 형상으로 묘묘 앞에 모였다.
노장 영수는 묘묘에게 고개를 숙였다.
“새로운 영수왕이시여.”
묘묘는 고개를 저었다.
“왕이라 부르지 마라.”
“하지만 영수왕의 검을 계승하셨습니다.”
묘묘는 야월검을 바라보았다.
검신의 황금빛 고양이 눈이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나는 왕이 되기 위해 이 검을 든 것이 아니다.”
그는 품에 안긴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돌아갈 곳을 지키기 위해 들었다.”
영수들의 영혼은 서로를 바라보다 미소 지었다.
그들은 묘묘에게 마지막으로 예를 갖춘 뒤 밤하늘로 올라갔다.
수백 개의 황금빛이 별처럼 흑수호 위를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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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노인이 코를 훌쩍였다.
청아가 그를 바라보았다.
“또 바람이 눈에 들어갔어요?”
“오늘은 호수 물이 튄 게다.”
“호수는 잔잔한데요.”
“말이 많구나.”
풍백은 고개를 들어 별빛처럼 흩어지는 영혼들을 바라보았다.
“천 년 동안 묶여 있던 이들이 이제야 돌아가는군.”
설화는 연우의 손목에 새겨진 작은 초승달 문양을 살폈다.
문양의 일부가 옅어져 있었다.
“백노인의 계약도 약해졌어요.”
백노인이 자신의 팔을 확인했다.
검은 문양이 절반 이상 사라져 있었다.
“월묘가 지키던 봉인이 해방되면서 계약에 묶였던 두 번째 고리가 끊어진 모양이다.”
연우가 물었다.
“이제 남은 고리는 하나입니까?”
백노인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그래.”
“마지막 고리는 천하제일 객잔 아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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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백이 말했다.
“객잔의 마지막 봉인은 아직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오.”
연우는 맑아진 흑수호를 바라보았다.
두 번째 봉인은 구했다.
하지만 흑월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묘묘를 그릇으로 삼으려던 계획이 실패한 이상, 직접 마지막 봉인을 공격할 가능성이 컸다.
설화가 말했다.
“객잔으로 돌아가야겠네요.”
청아는 지친 얼굴로도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제가 문을 잠글게요.”
백노인이 물었다.
“네가?”
“황금 열쇠가 있잖아요.”
“그 열쇠로 문을 열기만 했지 잠근 적은 없지 않느냐?”
청아는 잠시 생각했다.
“반대로 돌리면 되지 않을까요?”
백노인은 연우를 바라보았다.
“저 아이에게 마지막 봉인을 맡겨도 되겠느냐?”
연우가 대답했다.
“다른 방법도 함께 찾겠습니다.”
청아가 볼을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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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묘는 사람의 모습으로 은빛 고양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
연우가 다가가 물었다.
“객잔으로 함께 돌아가겠나?”
묘묘가 그를 흘겨보았다.
“이번에도 나를 남겨 두려는 것은 아니겠지?”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좋아.”
묘묘는 어머니를 품에 더 단단히 안았다.
“어머니에게 따뜻한 국수부터 먹여야겠다.”
연우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고양이가 국수를 먹을까?”
묘묘의 눈이 가늘어졌다.
“천 년 동안 나에게 생선만 준 자가 할 말은 아니군.”
“잘 먹지 않았나?”
“좋아해서 먹은 줄 아느냐?”
청아가 끼어들었다.
“매번 두 그릇씩 먹었잖아요.”
묘묘는 아무 말 없이 청아를 바라보았다.
청아는 얼른 설화 뒤로 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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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흑수호 바닥에서 낮은 진동이 울렸다.
쿠구구궁—
맑아졌던 호수 중앙에 작은 검은 점이 나타났다.
점은 점점 커지며 한 자루의 검 형상으로 변했다.
연우의 천명검이 거칠게 울렸다.
우우웅—
검은 형상은 허공에 붉은 글자를 새겼다.
**세 번째 달이 뜬다.**
그 아래에 새로운 문장이 나타났다.
**천하제일 객잔의 주인이 문을 열 것이다.**
모두의 시선이 연우에게 향했다.
연우의 얼굴이 굳었다.
설화가 말했다.
“흑월이 당신을 이용해 마지막 봉인을 열겠다는 뜻일까요?”
백노인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의 눈빛이 전에 없이 무거웠다.
“마지막 봉인의 문은 천검성군의 영혼으로만 열린다.”
풍백이 물었다.
“그렇다면 연우 주인께서 문을 열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백노인은 대답하지 못했다.
연우의 가슴에서 푸른 천검성군의 인장이 떠올랐다.
그 안쪽에 검은 초승달 하나가 함께 새겨지고 있었다.
흑월의 목소리가 연우의 머릿속에서 속삭였다.
“문을 열지 않겠다고?”
“너는 이미 열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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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화 예고
## 제60화 ― 세 번째 달
흑월의 다음 목표가 마지막 봉인지인 천하제일 객잔으로 밝혀진다.
연우의 몸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지막 문을 여는 흑월의 인장이 새겨진다.
일행은 객잔으로 돌아가기 위해 흑수호를 떠나지만, 지도에 없던 길마다 과거의 인연과 죄가 모습을 드러낸다.
한편 객잔에서는 검은 달이 떠오르고, 마지막 봉인문 앞에 또 한 명의 연우가 나타난다.
“진짜 천검성군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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