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모영 묵상노트]
산상수훈(8) 마태복음 5장 8절 마음이 청결한 자의 복
구모영 장로 / 법학박사
8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이제 우리는 팔복 중 여섯 번째, “마음이 청결한 자의 복”을 살피려 합니다. 성경은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라 합니다. 여기서도 동일하게 “마음이 청결한 자”, 그리고 “하나님을 볼 것임”의 의미를 살피기로 하겠습니다.
8절 전반절의 “마음이 청결한 자”라고 할 때 마음(καρδίᾳ, kardia)이란 마음(the heart) 이외에 생각 또는 감정(thoughts, feelings)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청결하다”(καθαροὶ, katharoi)는 의미는 깨끗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더 큰 의미는 하나님의 공급함을 믿고 자신들의 죄악성을 늘 인정함으로 내적인 죄로부터 깨끗한 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단순하다”, “순전하다”(pure)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즉, 여기서 “단순하다”(순전하다)는 것은 다른 생각이 더 이상 개입하지 않는, 이중적인 생각이 완전히 배제된 것,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을 이렇게 이해할 때, 위의 “마음이 청결한 자”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이 이중적이지 않고, 어그러지고 거스르는 세대가운데서 하나님의 흠 없는 자녀로, 오로지 하나님을 향하여 온전히 달음질 하는 순전한 믿음을 가진 자를 이렇게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빌 2:15-16 참조).
8절 후반 절에서는 이와 같은 자들은 “하나님을 볼 것”이라 하는데, 여기서 하나님을 “본다”(ὄψονται, opsontai)는 말은 곧 하나님을 주시하고 감지하고 이해한다(behold, perceive, see)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얼굴을 보고는 살 수 없다고 말했지만(출 33:20-23, 34:29-35), 하나님의 구속받은 백성은 성령이 그들의 성화를 완성하실 때 하나님의 얼굴을 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마음이 청결한 사람”은 믿음의 감각으로 하나님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장차 새 하늘과 새 땅에 임한 하늘의 영광 가운데서 하나님을 보게 될 것입니다(히 12:14; 계 22:3,4). 그러므로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뵙는 것은 새 하늘과 새 땅에서이겠지만, 그럼에도 “마음이 청결한 자”는 작은 잎새에 부는 바람결에도, 길가에 피어있는 무성한 잡초 속에서도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 역시 하나님을 느끼며 보고 있는 것입니다. 때로는 고난의 끝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욥은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라는 고백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욥 42:5).
그렇지만 하나님에 대하여 이처럼 순전한(단순한) 마음을 가지지 못하고, 두 마음을 품게 되면 이는 하나님 앞에서 불결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그의 마음은 어두워져서 하나님을 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마 6:21-24). 성경은 두 마음을 품는 것 자체는 벌을 받을 일이며(호 10:2), 또한 두 마음을 품는 자는 미워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시 119:113). 두 마음을 품어 정함이 없는 사람(약 1:8)이 아니라,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온전히 하나님을 향하여 달음질 하는 순전하고 단순한 믿음을 가진 자, 그래서 “청결한 마음을 가진 자”는 “하나님을 보는”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