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노닐던 섬, 선유도^^
2019. 3. 16 (토)
'지금 떠나면 만날 수 있겠지...' 하고
멀리 부산서 달려 갔건만
야속한 안개는 3시간을 기다려도 열어주질 않아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신선이 노닌 섬 선유도,
4년 만에 다시 떠납니다.
안개의 심술 쯤은 이제 전혀 걱정없습니다.
선유대교가 2017.12.28
자동차 도로로 완전 개통되었으니까요,
06:50 경 부산 동래를 출발해서
10:20 새만금방조제 휴게소
새만금 방조제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알려졌던
네덜란드의 자위더르 방조제(32.5㎞)보다 500m 더 길어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가 되었다고...
10:50 무녀도 버스주차장
사람을 잇는 다는 다리 선유대교로 향합니다.
10:55 선유대교
이제 사람과 자동차, 모두 다닐 수 있습니다.
11:10 선유봉, 그 시작은 참 수수합니다
올라야 할 선유봉이 왼쪽으로 우뚝!
바위 비탈을 잠시 올랐을 뿐인데 선유봉은
황홀한 나신(裸身)을 다 보여 줄 듯...
건너편 울퉁불틍 못생겨서 더 멋진 바위 능선은
깍아지른 절벽으로 바다에 떨어지고
그 능선 위에 고운 사람 꽃이 핍니다.
11:25 선유봉 (112m)
선녀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고 선유봉(仙遊峰),
그 선유봉에 올라 걸어온 길 선유대교에
앞으로 걷게 될 장자도,
대장할매바위 전설이 있는 대장도까지...
이제, 장자도는 한마리 거북이 되고
망주봉은 낙타가 되어 봄빛 일렁이는
고군산도 바다를 즐깁니다.
선유봉에서 비탈길 조심조심 내려와
11:45 장자대교
11:50 장자도 길에서 아까 올랐던 선유봉 아래
남문을 멀리서나마 만납니다.
장자도 한바퀴 돌고서 어촌체험마을로 내려와
대장도로 건너 가는 길에
대장봉이 올려다 보이고
망주봉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건너 바다에 떠 있습니다.
12:20 대장도 오른쪽으로 장자할매바위
오랜 뒷바라지 끝에 과거 보러 간 남편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할매,
마침내 과거 급제를 하고 돌아오는 남편...
그런데 멀리서 보니 남편 뒤를
따르는 여인이 있지 않은가!
기가 막히고 서운한 마음에 할매는
그만 돌아서서 바위가 되었다고
사실, 남편 뒤를 따른 여인은 첩이 아니고
한양에서 데리고 온 역졸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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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할매 바위를 보고
사랑을 약속하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배신하면 굳어 돌이 된다고...
대장봉 오르는 길,
망주봉과 선유도 해수욕장이 다르게 보입니다.
해수욕장 뒤 저 섬 풍경들이 선유 8경 중
하나인 무산십이봉(舞山十二峰)이 아닐까요?
고군산군도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방축도와 말도 등 12개 섬의 산봉우리가
마치 투구를 쓴 병사들이
도열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무산십이봉'이라고...
한바퀴 돌고 온 장자도를 다시 한번...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나니
멋스런 전망대가 반겨줍니다.
카! 여기 선녀님이 다시...
12:30 대장봉(142m)
고군산 군도는 바라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섬의 절경이 전혀 다른 풍경과
느낌으로 다가 온다지요?
맞습니다.
저 서해바다 한가운데 점점으로 떠 있는
섬과 섬 사이의 수평선으로 해가 질 무렵
하늘과 바다는 온통 불바다를 이루어
황홀한 광경을 연출하는데
바로 선유 8경 선유낙조(仙遊落照)랍니다.
그 절경 중 한 컷,
갈바람이 고이 모셔왔습니다.
참 잘했지요?
우와!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망주봉, 장자도, 선유봉 저 선경을 바라보며
꿀맛 점심을...
여기도 신선님, 선녀님...
내려 가는 길 대장봉 뒤쪽으로
두 바위봉이 있는데 패스!
지금까지 걷고 오르고 내려온 길들이
군산 '구불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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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0 다시 장자대교
이번엔 옛 장자교를 건너는데
저기 가파른 망주봉 오르는 사람들 모습에
가슴이 막 뛰고
푸른 바다 위 짚라인에
대롱 대롱 메다리고 싶어
점점 걸음이 빨라집니다.
13:40 선유도 해수욕장을 지나고
갯벌을 가로 질러
14:00 망주봉 들머리부터 왔습니다.
그런데 막 내려오는 산님들이
바위 절벽 로프를 걷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도저히 믿기질 않아 알아보니
종전에 설치되었던 로프는 관리소 같은데서
철수를 해버려 개인 로프를 가져왔다고...
어떻게 어떻게해서 올라는 가겠지만
내려올 때는 로프 없인
너무 위험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망주봉,
아니 망주봉 위에서 바라보는
절경은 포기를 해야만...
위하도 회군을 지켜 본 최영 장군의 마음이
바로 이런 거 아니였겠나 싶습니다.
그것도 잠시,
아까 해수욕장 입구 높다란 짚라인 생각하니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합니다.
조선 건국을 포석하면서 위하도 회군을 감행한
이성계 장군의 가슴이 이러하지 않았을까요
소망주봉은 올려다만 보고
14:10 선유도 해수욕장을 쏜살같이 내달려
14:25 짚라인(Zipline) 타워 (20,000원) 11층
파이팅 한번 외치고
로프에 메달렸습니다. 씨잉 ~~
명사십리 선유해수욕장이 발 아래
휙휙 스치는가 싶더니
짚라인 타위는 벌써 멀어져 있고
푸른 바다가 갑자기 튀어 오를 듯하고
망주봉이 갑자기 낮아졌다 싶었는데
벌써 착지대가 보입니다.
그래도 잠깐! 못올라서 더 아쉬운
망주봉 한컷!
휴 ~~ 제대로 잡았다!
그리고선 착지대에 내려섭니다.
짚라인 로프에서의 황홀함,
신선님도 아시겠지요?
14:35 짚라인 착지대에서
다시 망주봉(望主峰),
선유도로 유배 온 신하가
저 봉우리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고 해서 망주봉이 되었다고...
14:40 선유도해수욕장
『 십리 가까이 백사장이 펼쳐진
명사십리 선유도해수욕장
둑에는 해당화가 만발하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거졌다.
고운 모래밭이 십리에 걸쳐 펼쳐져 있었다.
모래밭에 달빛이 비치면
세상 시름을 잊을 만하다고... 』
그래서 '선유 8경 명사십리
선유도해수욕장'이라는데
지금 명사십리는 갯벌로 변해가고
해당화 피던 둑길은 아스팔트로 변해서
자동차가 붑빕니다.
그 옛적 이곳을 노닐던 신선님이 다시 오시면
"아! 옛날이여 ~~" 하실 겁니다.
신선님, 저길 좀 보세요!
망부봉이 낙타가 되어 바다에 엎드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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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 다시 선유대교
좁은 옛 선유교를 걷습니다.
다리 아래 유람선은 한폭의 그림을 그리고요~~
15:50 무녀도 주차장에서 버스 출발,
16:30 군산 맛집 '시골밥상'에서
우렁쌈밥으로 신선이 노닐던 육지가 된 섬,
선유도 일정을 마무리 합니다.
권나현님은 詩 '봄바람 난 년들' 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보소!
시방 이라고
있을 때가 아니랑께
바람난 꽃년들
밴질밴질 한
낯짝이라도
귀경할라믄
우리도 싸게
나가 보드라고
맞다! 만날 봄날은 아닌기라!
다가오는 주말엔 또 어디로 나가 볼라요?
감사합니다.
2019. 3. 18
갈바람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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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추천 트레킹 코스 / 약 4시간 소요
『 무녀도 주차장 → 선유대교 → 선유봉 → 장자대교 → 장자도 →
대장도(장자 할매바위 → 대장봉) → 장자대교 → 선유도해수용장(짚라인) →
망주봉 → 선유도해수용장 → 선유대교 → 무녀도 주차장 』
첫댓글 코로나 전에 사전 답사한 선유도(고군산군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