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접경지역과 인구소멸지역으로 하는 방안은?
글로벌이코노믹, 김덕현 연천통일미래포럼 상임대표, 2020. 08. 27
수도권은 고도비만이라는데 그 속에 접경지역은 영양실조 상태
아프리카돼지열병, 대북전단 사태 등 지역경제 엎친데 덮친격
군부대 유휴지 활용 공공기관 유치, 건강한 국가균형발전 이뤄야
정부와 여당이 국가균형발전을 화두로 꺼낸 가운데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지방으로 이전할 공공기관 명단을 확정하고 공공기관이전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처음 시작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지난해까지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의 이전을 마지막으로 계획되었던 153개의 공공기관이전이 모두 마무리 되었는데 16년 만에 다시 ‘시즌2‘로 추진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부동산가격 폭등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등으로 민심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면전환용 카드로 공공기관 이전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이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은 무려 346곳이다. 이 가운데 100곳 이상이 선정될 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지역이 강한 나라 균형잡힌 대한민국’ ‘사람 중심의 안정되고 품격 있는 삶’을 국토균형발전의 비전과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도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임을 알 수 있으며, 김사열 위원장도 <건강한, 국가균형발전>이란 제목의 언론기고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수도권과 지역의 불균형 상태를 고도비만과 영양실조에 처한 신체에 비유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균형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그간 <접경지역을 외면한 국가균형발전은 이젠 안됐>라는 제하에 논고를 통해 2단계 공공기관 이전 시에는 군사시설보호법,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중첩규제의 접경지역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바 있으며, 지난해 12월 민주당 김두관, 박범계 의원 등이 국회에서 개최한 공공기관 추가이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도 전국 228개 지역 중 소멸위험지역이 97개로 약 43%를 차지하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균형발전이 지속돼야 한다면서 특히, 이전대상 공공기관은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임에도 전통적으로 중첩규제의 역차별을 받아온 낙후지역인 접경지역을 포함하여 공공기관이전이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과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동안 노무현정부에서 시작했던 1단계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포함한 국가균형발전정책은 비수도권지역에만 집중되었다는 점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냉전과 분단의 상처인 DMZ를 밤에는 베개 삼고 울타리 삼아 생활하고 있는 접경지역 국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안정되고 품격 있는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오늘의 접경지역 문제를 인체에 비유해 보자. 고도비만이 아닌 영양실조 상태의 인구소멸지역인 접경지역이 고도비만 군이라는 수도권 내에 있다는 이유로 함께 다이어트를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다이어트가 아니라 핀셋 처방을 통하여 충분한 영양제를 공급해서 면역력과 체중을 늘려야 할 것 아닌가. 이것이 일반적인 국민적 시각이다. 지금도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적절한 처방이 있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접경지역내 군부대 이전으로 비워진 군유휴지를 활용하여 공공기관을 이전시키는 것이 가장 빠른 처방이 될 것이다.
이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지방)의 대칭적 관계가 아니라 여기에 특수상황지역(접경지역, 도서벽지)이라는 트라이앵글 개념의 국가균형발전정책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균형적인 국토공간 활용이 요구된다. 이제 접경지역 국회의원, 광역•기초지자체장과 국민이 함께 나서야 할 때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선택하여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지도자의 진정성과 역량이 요구되는 시간이다. 문재인정부의 건강한, 국가균형발전정책의 변화를 적극지지하며 기대해 본다.
김덕현 연천통일미래포럼 상임대표의 자료를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