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죽는 줄 알았다.
그제 애 주말체육(축구) 엄마, 아빠 모임이 있었다.
나 60년생 이현승이아빠, 66 정기용아빠, 66 채인호아빠, 67 박준수아빠, 67 홍승환아빠, 그리고 집사람, 기용이엄마, 인호엄마, 준수엄마 이렇게 만났다.
사실 주말체육 축구는 14명 정도 하는데, 모임을 가지면 보통 이렇게에다 69 조은석아빠가 추가된다. 그런데, 준수아빠네가 말레이시아로 이민을 간다고 해서 다시 모이게 됐다. 내가 최고 연장자여서 나보고 회장 하라고 해서, 나는 그냥 고문이 좋다고 했다. 왜냐하면, 이 모임이 3~4년전쯤 처음 축구 끝나고 간단히 인사하고 시작됐는데, 그때 나는 못갔기 때문에 최고연장자인 62년생 박태건아빠를 회장 추대했다고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회장하면 부담스럽고 해서
였다. 그런데 그 이후 박태건아빠 안나오고 해서, 이렇게 팀이 꾸려졌다. 사실 연락책 총무가 준수아빠여서, 열심히 연락하곤 했는데 무지 섭섭했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청어진이라는 동태찜 집에서 만나 간단히 일차를 하고 이차는 맥주집을 찾는데, 은행사거리에 밀러타임이 없어진 이후로는 맥주집이 거의 없어, 정말 곤란했다.
작년에 생긴 It's beutiful day 라는 70~80 술집으로 갔다. 그냥 옜날 노래 틀어주고, 신청곡 나오고 그런 곳에서, 맥주 폭탄 돌리고 하다가 나는 이미 취해버렸다. 집사람이 애가 부회장 됐다고 한턱 쏜다고 해서 내가 빨리 계산하라고 했다. 그리고 집사람은 집에 들어가고 좀 더 먹다가, 내가 우리집으로 가자고 했다.
집에 가서 내가 조니워커 블랙을 꺼내오니 블루도 아니네 뭐가 어쩌니 해서, 어쩔수 없이 발렌타인 21년 꺼내서 먹었다. 나중에 보니 조니워커도 조금 따서 먹었더군... 허걱~
하여튼 중간에 기타도 치면서 놀았던것 같기도 하고...
집사람 말이 내가 복도에서 넘어져서 가보니 내가 미끄러져서 넘어졌다고 하던데, 머리나 어디 다치지 않았냐고 묻는다. 나야 물론 모르지... ㅠ.ㅠ
집사람이 8시 80분쯤 깨워 아침도 못먹고 병원에 태워다 줬다. 9시 넘어 환자들이 3~4명 기다리고 있었고, 허걱~
중력의 중압감이 느껴지고, 일상이 너무나 힘들게 느껴질때, 아. 조심해야지, 감사해야지 그런 마음이 들게된다. 평상시는 늘 여유가 없고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오만을 반성하면서...
나는 오바이트를 거의 안한다. 아마 내 평생에 10번도 안했을 것 같다. 그런데 어제는 환자가 있다고 간호사가 불르면, 원장실에 누워있다가 비틀비틀 진료실로 가서 환자보고, 끝나면 또 비틀비틀 원장실에 가서 눕고, 또 좀있다 부르면 또 가고... 그러고 왔다갔다 하다 원장실로 향하다가 갑자기 오바이트가 나와 벽을 붙잡고 한번 토하니, 계속 올라와서 대여섯번 쫙쫙 토했다. 간호사랑 물리치료사 실장님이 달려와서 휴지주고 등 두드려주고, 치워줬다. 나는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원장실로 들어가서 다시 뻗었다. 아마 이번 밀레니엄에 처음으로 토한 것 같다.
보통은 술 많이 먹어서 힘들때 계속 시간날때마다 누워있으면 오후 3~4시쯤 되면 몸이 좀 좋아지는데, 어제는 퇴근하는 7시까지도 계속 그래서 6시 40분까지 누워 있었다.
집사람이 태워 준다고 차를 갖고 와서 타고, 집에 가서 누으니, 이제 일어날 걱정은 한태도 된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누룽지를 끓여 줬는데, 숭늉 밖에는 못 퍼먹겠어서, 흐느적 흐느적 먹다가, 다시 가져가라고 하고 누웠다.
한참을 자다가 일어나 이빨딱고 큰일을 보고 다시 누웠다. 그나마 숭늉을 먹어서 인지 속이 좀 훈훈하게 느껴졌다.
아침은 5시 40분쯤 깨었다. 몸은 많이 좋아진 듯 해서 일상의 생활로 목욕물 받고, 조선일보 갖고 오고, 보리차 한잔하고, 큰일 보고, 뜨거운 탕속에 있으면서, 오늘 아침 또 누룽지를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참 있다가 집사람이 노크하고 문열어 좀 어떠냐고 묻는다
그래서 응 좀 괜찮아. 그러고 침대에 누워있다가 밥 먹으라고 해서 식탁으로 가니 일상식이 나왔다. 에고 신경질 나라. 밥 1/3그릇에 김치에 무슨 김치 비슷한 찌게에 콩나물에, 나는 먹기 싫어 왜 누룽지는 없냐니까 없단다. 그러더니 계란 해줄까 한다 그래서 계란 달래서 먹고 있는데, 마누라가 애한테 나보고 미워죽겠다면서 또 어쩌구 저쩌구한다. 난 속으로 "야. 죽겠다. 그만 좀 해라" 생각하면서 겉으로는 담담한 척 했다.
오늘은 화이트데이여서 저번에 간호사들이 초코렛 사줬기 때문에, 사탕을 사 주러 편의점까지 가서 사탕을 사와야 했다. 그런데 정말 여자는 남자랑 다른 것 같다. 나는 그냥 맛있는 사탕이 좋던데, 여자들은 예쁜 것을 좋아하지 사탕 자체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그래서 3000원이면 맛있은 사탕 잔뜩 살텐데, 무슨 인형과 박스에 들어있는 소량의 맛없어 보이는 사탕 세트를 6000원에 사야 했다.
진짜 여자들이란... 쩝~~~
첫댓글 아직 사탕 돌릴 데가 있다니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