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을 기반으로 하는 기마민족의 식단은 기본적으로 육류입니다.
카자흐스탄도 마찬가지.
자~ 이 드넓은 유목국가(였던 나라)에 왔으니 무슨 괴기부터 먹어볼까나!
일단은 양고기죠!
크기도 크기려니와 식감에 있어서 서울 차이나타운에 널려 있는 양꼬치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조리 기술 이전에 생고기와 냉동고기의 차이가 맛을 가릅니다.
꼬치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양갈비로 먹기도 합니다. 감자칩과 함께 ^^
소고기는 대개 스테이크로 먹더라구요. 이네들 방식이라기보다는 러시안 스타일이라고 봐야지요.
볶음짬뽕 비슷한 저 요리에 들어간 것도 소고기입니다.
재래시장엘 가면 스테이크용으로 소 살코기 부위만 크게 잘라 놓고 팝니다.
머리, 발, 꼬리, 내장, 뼈, 알(?) 등등 맛있는 부위는 전부 어디로 간 걸까요?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게 웬 죄다 한국음식이냐?' 싶은 코너가 나옵디다.
김치도 보이고 무침에 나물에, 특히 반가운 건 저 김밥 ^^
케레이(고려인)들이 파는 고려음식 맞습니다.
카작에는 10만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습니다. 아스타나보다는 주로 옛수도 알마티에 많이 삽니다.
비록 나라 전체 인구의 1%도 안 되지만 고려인들은 현재까지 카작의 중추로서 역할하고 있다고 합니다.
카작 내 131개 민족 중 영향력이 큰 4대 민족에 든다며 대통령 나자르바예프가 추켜세우기도 했다네요.
이 나라에서 먹는 전통 닭요리는 모르겠고, 뜻하지않게(?) 후라이드반 양념반을 먹게 됐습니다.
솔직히 기대도 안 했는데 꽤 맛있었습니다.
한국음식점…
이라기보다는 한국주점에 가까운 '카카오닭'.
그리고 이 집의 대표요리는 후라이드 치킨. ^^
주방장이 요리를 꽤 잘 합디다.
요건 잔치국수인데 맛없을 게 뻔해서 안 시켰다가 옆사람 거 한 젓가락 먹어보고 얼른 한 그릇 추가 주문했습니다. ^^
음식 잘 하는 사람들은 역시 센스도 있습니다. 남녀 화장실 헷갈릴까봐 ^^
닭 말고 그보다 작은 새요리를 먹고 왔습니다.
밥공기 큰 거만 한 종지에 '예쁘게' 담겨 나오는 메추리탕.
카작 전통 요리는 아닌 것 같고 고려인들이 현지에서 개발한 요리로 보였습니다.
뱃속에는 찰밥 대신 다진 고기가 채워져 있습니다. 퓨전 요리네요.
제 생전 처음 먹어보는 고기도 있었습니다. 퍽퍽하고 무슨 맛없는 햄처럼 생긴 고기를 먹고나니,
그게 말고기라네요. 게다가 고급요리 축에 들고.
비주얼이 특별하지 않아서리 요리 사진은 생략하고 식당 사진만 올립니다.
감자에 쏘세지에, 여기는 딱 봐도 독일식당 맞지요?
옆 테이블에서는 족발(학센 뭐라는 독일족발) 먹는 사람도 있습디다.
그런데 이 집의 메인 요리는 감자도 쏘세지도 아닌 민물게입니다.
갑각류 애들이 다 그렇듯이 철갑(?)을 벗기고 나면 먹을 건 별로 없지만, 그 얼마 안 되는 살이 워낙에 맛있잖아요. ^^
알이 저렇게 몽글몽글 몸 밖에 맺혀 있는데, 생긴건 좀 흉해도 꼴보다 맛이 그만입니다.
카작에서 마지막으로 먹은 요리는 개고기.
찜 같기도 하고 찌개 같기도 하고,
그냥 스튜라고 봐야겠지요. ^^
요렇게 탕으로도 나옵니다.
반찬이며 양념이 꽤 그럴 듯합니다.
요것도 맛있고, 조것도 맛있고, 양념도 잘 만들었네 하던 중에 '이 하얀 가루는 뭐지? 소금인가?'
"진짜 실망이다. 칠성카페! 앞으로는 그러지마!'
사진 왼쪽 상단 하얀 가루만 아니었어도 칠성카페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간직했을 텐데…
고려인들이 많이 모여산다는 알마티의 칠성카페입니다.
간판의 저 글자를 읽으면 '칠성'이구요, 옆문에는 한글로도 써있어요.
카자흐스탄 4박 일정 동안 참 다양한 육류를 접하고 왔습니다.
돼지고기가 빠졌지요? 무슬림 인구가 50%가 넘는 나라인지라 주요 식당에는 돼지고기 메뉴가 없습니다.
오고 갈 때 카작 국적기 '에어 아스타나'를 탔는데, 돼지고기 요리는 기내식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안내문구도 봤습니다.
저는 3대 고기(소, 돼지, 닭) 외에는 즐겨찾지 않는 편이고 그나마도 많이 먹지 않아서, 육류 위주의 카자흐스탄 식단이 많이 그리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뭐가 젤 맛있었느냐고 물으신다면,
양꼬치구이였다고 말하겠어요. ^^
끝으로 말인데요, 낙타고기는 절대 안 먹었어요! Never ever ever!
첫댓글 다음 여행때는 양꼬치구이를....
건대로 모시겠습니다. ^^
아놔.. 그래서 그 하얀가루가 뭐냐고요~~~
고향의 맛 ㅎㅎ
@회화나무 '미원' 이구만
그 나라 사람들 고기 많이 먹어 힘은 세겠네요...
오래살진 몰라도...
잘 다녀오셨는지요? 얼굴봐야죠~
개명을 하셨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