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올해 문화콘텐츠산업의 주요한 흐름을 두루 회자된 여섯 단어를 통해 되돌아봤다. -편집자 주
(상) UCC와 COI (중) 코믹타운과 애니메트로닉스 (하) 한스타일과 코리아센터
한류 넘어서는 국가브랜드의 발견, ‘한스타일’
▲문화관광부의 한스타일 홈페이지
‘숨죽이게 만드는 오천년의 매혹’.
문화관광부 ‘한스타일’ 홈페이지에 내걸린 캐치프레이즈다. 한스타일이란 한글, 한식, 한복, 한옥, 한지, 한국음악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6개 분야 전통문화콘텐츠의 생활화, 산업화, 세계화를 위해 문화관광부가 직접 육성에 나서는 국가 브랜드다. 한국 전통문화 전반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개념인 ‘한’과 양식, 규범을 뜻하는 ‘스타일’을 결합, 우리문화 전반에 흐르는 정신적 요소에 결합된 한국적 양식과 한국풍을 의미하며, 곧 우리 ‘한브랜드’의 새이름이다.
한류를 필두로 한국에 대한 나라 밖 관심이 뜨거운 지금, 한국을 통째로 보여준다는 의미를 담은 이 브랜드는 올 한해 우리문화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정비가 뜨거웠음을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지난 10년간 한류는 드라마, 가요, 영화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탤런트, 가수, 영화배우 등 연예인들에 이어 이끌어져 왔다. 그러나 그 드라마나 가요, 한국인의 모습에서 한류는 한국 그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보아, 비에 열광하고 <겨울연가>, <대장금>에 흠뻑 빠졌던 세계인의 관심이 한국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돼가고 있다. 실제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일본사무소와 한류발전협의회가 최근 실시한 ‘일본인의 한국문화콘텐츠 인식조사’에 의하면 우리 콘텐츠로 일본인 10명 중 6명이 한국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으며, 우리 역사와 우리말을 배우고자 하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문화원형닷컴 홈페이지
한스타일 런칭 외에도 문화부는 올해 한브랜드 박람회를 처음으로 열고 제2기 한류의 주역이 될 우리 전통문화 분야의 우수 콘텐츠를 한데 모으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이 박람회에는 한식, 한복, 한지 등 주제관 외에 100대 민족문화상징과 한류우드 등 특별기획관이 열렸다.
세계는 지금 자국이 가진,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고유함을 주무기로 한 새로운 문화콘텐츠 제작에 열을 쏟고 있다. 누구나 흉내낼 수 없는 색다른 재미, 보편성을 갖는 동시에 지역색을 담는 소위 ‘글로컬한’ 재미를 찾기 위해 전세계에서는 지금도 소재싸움을 치열히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막상 그것들을 콘텐츠화하는 움직임은 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소재와 콘텐츠로의 연결과 개발이 그 핵심이 된 터 소재를 찾아내는 것만큼 콘텐츠화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집적하는 일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5년 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우리 문화원형의 디지털콘텐츠화 사업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드라마 <황진이>에서, 영화 <왕의 남자>에서 다양한 소재로, 결정적인 한 장면의 느낌으로 조용히 스며들어 작품을 완성시키고 있는 문화원형 사업은 방송영상, 출판, 에듀테인먼트,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등에 걸쳐 스토리와 소재로, 주·조연 자리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반만년 역사 속 곳곳에 숨은 울고 울리는 독특한 이야기, 신비하고 빼어난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유산이 세계 앞에 그 찬란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스타일과 우리 문화원형은 그 중심요체가 될 것이다.
세계 속 한국문화산업의 중추기지, ‘코리아센터’
▲지난 10월 문을 연 LA코리아센터
지난 10월 1일 문화산업 선진국인 미국, 그것도 미국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LA 월셔(Wilshire)가에 ‘코리아센터’가 문을 열었다.
기존 한국문화원을 확대·개편한 코리아센터는 재외문화원과 문화콘텐츠진흥원 해외지사, 관광공사가 모여 해외에서 한국문화예술과 관광, 문화산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세계 속 한국문화산업의 중추기지’다. 현재까지는 지난 10월 문을 연 LA코리아센터가 유일하지만 문화관광부는 2012년까지 중국 북경과 상해, 프랑스, 일본 등에 총 10개의 코리아센터를 개원할 계획이다.
LA코리아센터에 입주한 문화콘텐츠진흥원 미국사무소 김양진 소장이 언급한 것처럼 올해 코리아센터가 문을 연 것은 ‘우리 문화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가 마련됐다’는 의미다.
코리아센터는 영화, 드라마, 음악, 캐릭터 등 그간 한류를 이끌어온 우수한 한국 문화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장소와 역할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공동제작을 위한 협의의 창구와 해외진출을 위한 컨설팅 지원의 핵심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이와 같은 코리아센터의 역할을 올해 그 첫 번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 11월 한국문화콘텐츠의 홍보와 투자자를 유치를 위해 LA코리아센터가 개최한 ‘2006 문화콘텐츠 투자로드쇼’에서 국내 3D애니메이션 전문스튜디오 삼지애니메이션이 미국 유력 창작기획사인 '맨오브액션(Man Of Action)', 유명작가 맷 대너(Matt Danner)와 애니메이션 공동기획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것. 이번 계약으로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사상 처음으로 초기단계부터 미국 유력파트너와 공동 기획된 작품 제작이 가능해졌다.
▲코리아센터 내부에는 한류에 관한 ‘한류체험관’과 함께 국내 애니메이셔, 캐릭터 등을 소개하는 ‘우수 콘텐츠 전시체험관’이 마련된다
이밖에도 미국을 비롯한 앞으로 문을 열 코리아센터들에는 영화, 음악, 게임, 한류스타 등에 관한 ‘한류체험관’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우수 콘텐츠 전시체험관’ 등 문화산업과 관련된 체험․판매시설을 대폭 확충될 예정이다. 코리아센터를 현지인들에게 한국문화의 상징공간으로 인식시켜 현지의 문화적 명소로 거듭나면서 동시에 한류를 지속시키겠다는 전략인 것. 중국, 일본 등 한류열풍이 분 지역에 코리아센터가 연이어 문을 여는 것도 이런 이유다.
문화산업이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문화부터 알려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코리아센터는 좁게는 한류가 일어난 국가에 우리 문화산업을 알리는 역할을, 넓게는 한(韓)브랜드 등의 한국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담당할 세계시장 속 우리문화의 중추기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