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1105 / 섬(島)산 052. 053 동석산(219m) * 石積幕山(248m) - 전남 진도군
산 행 일 : 2011년 3월 13일 일요일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인 : 순천 28산우회 동참 산우님들
산행(도상)거리 : 약 4.4km (등산 안내도에는 5.5km로 표기하고 있음)
아랫심동 <0.9> 동석산 <0.8> 석적막산 <1.9> 281봉 <0.8> 세방
산행시간 : 3시간 52분 (식사 휴식 38분포함)
아랫심동 종성교회 앞 · 801번 지방도(2차선) <0:42> 천종사 갈림 <0:16> 동석산(×219m) · 세방낙조 등산코스 안내도 <0:20> 경고문 <0:27> ▲232.7봉 · 세방낙조 등산코스 안내도 <0:08> 석적막산(×248m) <0:13>가학재 <0:29> 270봉 <0:13> ×281봉(큰애기봉) · 전망대 <0:18> (세방 낙조)전망대 <0:08> 해안도로 · 화장실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조도(2009년 편집본)지형도
암릉을 걷는 사람들
281봉에서 본 풍경
동석산
오늘 산행 구간도
진도(珍島).
타고난 신명과 흥으로 노래 한자리쯤은 멋들어지게 해내는 사람들이 사는 고장.
운림산방 매표소를 지나 아리랑노래비(碑)를 살펴본 뒤 첨찰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르며 진도 아리랑을 흥얼거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진도의 산들을 찾아본 것이 벌써 10년이 다 되었으니 참으로 오랜만이다.
2번국도, 호남정맥인 기러기재(그럭재)를 넘어가자 짙은 안개가 시야를 막아버려 동석산에서의 조망이 염려되었지만 다행히 진도에 이르기 전에 안개가 사라진다.
심동저수지와 사항만
주지도와 양덕도는 손가락 섬과 발가락 섬으로 불린다고 한다.
육지를 바라보고 있는 흰둥이와 누렁이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본 금골산
진도대교를 건넌 버스가 휴게소에 잠시 머무는 사이 재빠르게 다리로 다가간다.
다리 입구 아래 가게 스피커에서 애처로운 만가(輓歌)가 흘러 나와 허공으로 흩어진다.
이건 아닌데...... 괜스레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먹여주고 재워주는 주인이 나들이를 갔는지, 아니면 돌아올 수 없는지 모르지만 고개를 돌려 하염없이 육지를 바라보고 있는 진돗개 누렁이와 흰둥이를 만나본 뒤 신산경표의 진도지맥의 출발점에서 지맥의 첫 봉우리인 망금산을 올려다본다.
박성태 님의 글에 의하면 아직은 길이 없는 곳이 많아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 신산경표의 진도지맥은
녹진, 진도대교 앞 ~ 망금산(112m) ~ 첨찰산(485m) ~ 여귀산(459m) ~ 희여산(269m) ~ 한복산(232m) ~ 백미도 앞 갯바위로 이어지는 도상거리 47.0km의 산줄기이다.
종성교회 종각
암릉이 펼쳐진다.
버스가 보이는 곳이 들머리
방심은 금물
11 : 00 아랫심동, 801번 지방도 출발
종성교회, 세월의 군더더기를 떨쳐버리지 못한 종각을 바라보며 숲속으로 들어선 뒤 10분을 채 못 걸어 암릉 앞에 이른다.
이런 곳에서는 맂지화가 제격이지만 한사코 그것을 고집할 필요까지는 없다.
요즘 신발은 기능성이 뛰어나 어지간하면 슬랩을 통과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멀리 첨찰산과 여귀산이 보인다.
동석산
염려했던바와 달리 심한 정체현상은 발생하지 않으나 그래도 줄을 서야 한다.
이제는 밧줄과 안전장치, 목제 계단이 만들어져 큰 위험은 없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며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주위를 둘러볼 수 있어 좋다.
첨찰산은 진도 기상대 돔으로 인하여 쉽게 찾았고 여귀산 또한 특색이 있어 금방 찾는다.
바로 아래가 천종사 갈림길
천종사
암봉 사면에 설치된 안전시설
11 : 42 천종사 갈림
스텐파이프로 안전대를 만들어 놓은 전망대를 지나치지 못하고 올라본 뒤 되돌아선다.
암벽 우측으로 돌아 나무계단을 타고 내리고 날 등을 통과하여 동석산으로 올라간다.
진도하면 얼른 떠오르는 것이 진돗개다.
진돗개는 강아지 때부터 길러 준 주인을 오랫동안 잊지 않는다.
주인에게 늘 충직하고 영리해서 말귀를 잘 알아들으며 깔끔한 것을 좋아한다.
임진왜란 때 한 왜군이 호랑이를 잡아 우리에 가둬 놓고 진돗개 세 마리를 넣어주었더니 다음날 호랑이는 죽어 있고 진돗개 세 마리는 상처투성이였지만 다 살아 있었다고 한다.
민첩하고 용맹하며 후각과 청각이 뛰어나 사냥을 잘 하는 진돗개는 1937년 일제에 의해 -기분이 좀 떨떠름하다-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되었다.
동석산으로 오르면서
동석산에서 본 178봉
진행방향의 암릉
지나온 암릉
11 : 58 동석산(×219m)
정상 직전에 밧줄 한 가닥이 늘여졌고 쇠고리 여러 개가 박혀있다.
조망이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곳이다.
다음 생각나는 것은 진도아리랑이다.
시나위 가락의 앞소리와 자진모리장단의 후렴으로 이루어진 진도아리랑은 때로는 처연하고 유장하게, 때로는 능청능청 휘감기거나 신이 나기도 한다.
혼자서 길게 뽑아 부를 땐 신세타령이 되고 여럿이 목청을 높여 부를 때는 응원가가 된다.
‘싫거든 가거라 너 하나뿐이냐 산 너머 산이고 강 건너 강이다’
사랑과 이별, 즐거움과 애달픔, 익살과 한탄 등 가사도 수없이 많다.
여기에서 우측으로
이제는 좌측으로
다시 암릉을 향해서 올라간다.
12 : 18 경고문 앞
‘이 곳은 추락 지역입니다. 위험하오니 우회하십시오.’
객기 부리지 않고 얌전하게, 안전을 위해 암봉 우측으로 돌아내린 후 다시 능선에 이르고 이번에는 암봉 좌측을 빙 돌아 오른다.
진돗개와 진도아리랑 외에도 영등살과 뽕할머니, 진도 씻김굿, 다시래기, 강강술래, 남도들노래, 진도만가 등 노래와 춤이 있는가 하면 그림도 유명하다.
조선 후기 남화의 대가로 불리는 소치 허련과 그의 아들 미산 허형, 손자 남농 허건이 남종화의 대를 이었으며 운림산방은 전라남도 기념물 제51호로 지정돼 있다.
사람이 모이는 술집, 가게 등 어디를 가더라도 그림 한두 장은 걸려있다고 한다.
진도는 또한 고려 시대부터 유배지로 쓰였으며, 최씨 정권과 삼별초, 임진왜란과 벽파진, 울돌목, 우수영 등 역사의 고장이기도 하다.
오르지 못한 암봉을 돌아본다.
232.7봉 삼각점
정상의 다정해 보이는 남녀 한 쌍
12 : 45~48 ▲232.7봉
‘조도 404. 1986 재설’ 삼각점이 설치되었다.
지나온 암릉과 가야할 281봉이 잘 보인다.
식사 중인 두 사람을 보니 배가 고프다.
때가 때인지라 걷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안 보인다.
지나온 산줄기
섬산에서 볼 수 있는 풍경
12 : 53~13 : 25 ×248봉 전위봉
누가 누군지 모르는 여러 사람들 가운데 눈에 익은 얼굴이 보인다.
먼지가 날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한 모서리에 자리 잡고 앉았다.
조망이 트이지 않는 장소다.
뱃속을 채운 후 진행방향으로 몇 발자국 이동한 바위에 다시 걸터앉아 주변을 둘러본다.
바로 앞, 남쪽으로 보이는 제법 큰 섬이 조도이며,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산줄기가 5만분지 1의 조도 지형도에 속해있으므로 삼각점 지명은 당연히 조도일 수밖에 없다.
식사를 했던 봉우리
석적막산
헬기장
13 : 28 ×248봉(석적막산)
불과 몇 년 전 지도를 살펴보면 동석산이란 산이 없다.
지능선이 분기하는 이 봉우리에 석적막산이라고 표기되었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지형도에는 천종사 뒷 봉을 동석산으로, 석적막산은 급치산으로 분기하는 지능선 중간 지점인 234봉에 표기하고 있어 조금은 혼란스럽다.
어찌 되었건 증명사진 한 장 남기려고 하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다.
잠시 기다리자 두 사람이 다가왔고 한 사람에게 부탁해서 사진을 찍고, 조금 내려가다 나오는 헬기장을 거슬러 간다.
가학재
뒤돌아본 석적막산 쪽
13 : 41 가학재
좌우 가학 마을과 가치 마을로 이어지는 안부에 이르면 높은 봉우리가 기다리고 있다.
산행 들머리서부터 암릉을 따라 오르내리다 삼각점이 설치된 232.7봉을 지나면 육산 길과 함께 어우러지고 가학재를 지나면 거의 육산 형태로 산길이 바뀐다.
오늘 산행 도상거리는 실제거리와 상당한 차이가 나겠지만 비교적 짧은 편이다.
그런데도 다소 힘이 드는 것은 갈수록 걸음이 늦어지는 탓도 있겠고 세 차례에 걸친 콩팥 결석 쇄석시술을 받느라 산행을 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으로 생각된다.
가학 마을
270봉
이제 281봉은 지척에 있다.
전망대(큰애기봉)에 들렸다가 이곳으로 다시 내려와야 한다.
14 : 10 등고선상 270봉
×281봉,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가 지척에 있다.
‘위험한 지역... 산행금지... 안전사고 발생 시에는 산행자의 책임이니 양지하여 주기 바란다.’는 조금은 께름칙한 안내문이 세워진 바위틈을 지나 안부로 내려선다.
‘↑ 큰애기봉 0.12km * ← 세방 마을 1.0km * ↓ 동석산 3.2km' 이정표가 세워졌다.
281봉을 큰애기봉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낙조 전망대와
세방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급한 내리막길
전망대
14 : 23~26 ×281봉(큰애기봉)
목제 데크를 만들어 놓았고 큰애기봉 안내 팻말을 세워 놓았다.
세방 낙조전망대와 도로가 휘어지는 지점 공터에 버스 몇 대가 내려다보인다.
안부로 되돌아 내려간 후 통나무 계단이 설치된 급경사 길을 쏟아져 내린다.
콘크리트길을 가로 질러 이내 낙조전망대로 올라섰지만 머물지 않고 곧장 나무 계단을 따라 날머리를 향해 묵묵히 걸어간다.
오늘 산행 들머리의 암봉과 달리 날머리 쪽은 육산이다.
그림 같은 집을 지나
해안도로로 내려서면서 산행을 마친다.
14 : 52 해안도로변
우선 깨끗한 화장실로 들어가 먼지와 땀으로 범벅인 얼굴과 머리를 대충 씻고 빈 간이 탁자를 찾아가자 한 분이 옆자리에 앉더니 아는 체하면서 막걸리를 권한다.
“산행기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어디에서, 단 한 번이라도 만난 적은 없었을까요?”
오로지 산행기에서만 봤을 뿐이라고 하는데, 이 분이 처음만은 아니다.
내가 쓰는 글에 잘나지 못한, 한두 장 올린 사진이 그 계기가 된 것으로 여겨지며, 반갑고 고마운 분의 이름을 묻지도 못한 체 헤어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첫댓글 네~
선배님 감사합니다~
산행후기 즐감하였습니다~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언제나 건승하시길 바라며 산행에서 자주뵙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