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위치한 종합병원들이 서울대·삼성·아산병원 등 소위 ‘빅(big)5’로 불리는 병원들을 뛰어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제2의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현재 가톨릭의료원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이 전통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가운데 10여년새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이 가세해 ‘빅5’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에 위치한 경희의료원, 고려대의료원, 이화의료원, 중앙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 등은 병원 내부시설을 확충하거나, 대규모 병원을 신축하는 등 생존과 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경희의료원은 인구가 밀집하고 있는 지역에 새롭게 양·한방병원을 건립해 병원의 규모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경희의료원은 내년 3월 강동구 고덕동 5000여평 대지에 800병상 규모로 ‘동서신의학병원’을 신축한다.
동서신의학병원은 11개 전문 양·한방 협진센터를 중심으로 현대의학 28개 진료과와 한방 7개과, 치과병원 등으로 구성된다.
경희대병원 동서협진센터에 대한 조사 결과 양·한방 협진에 대한 만족도와 재검진에 대한 의향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의료원측은 신축병원에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최근 세계적인 스웨덴 투자회사와 러시아 회사가 투자를 목적으로 경희의료원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에릭슨 등 세계 유수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스웨덴 계열 투자회사인 Investor AB와 러시아 Cocord-Alliance는 각각 10월 8일과 11월 14일 한방병원을 방문해 투자의향을 타진하고 돌아갔다.
현재까지 확정적인 내용은 없지만 이들은 한방병원 투자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병원계에서는 처음으로 외자유치를 이룰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은 모교 100주년을 맞은 올해 진료 및 연구환경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산하에 있는 안암·구로·안산병원 신·증축 및 암센터 증축 등의 진료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고대안암병원은 로비 및 각과실 리모델링을 실시하는 동시에 내년 5월까지 교수연구동 증축하며, 앞으로 주차장 부지에 5000여평의 외래센터를 신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1층에 위치한 암센터를 내년 중반까지 3배 규모로 확장하고, 교수연구동에 120병상 규모로 전문 암병동을 개설한다.
내년 9월을 목표로 기존 병원을 리모델링하고 있는 고대구로병원은 이와 동시에 내년 7월까지 400병상 규모의 신관을 증축해 모두 1000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거듭난다.
또한 이번달에는 신 의료기기의 개발 활성화와 국제 수준의 검증을 시도하기 위해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를 개소했다.
임상시험센터는 내년 가을 리모델링되는 병원에 마련된 500여평의 보금자리에 이전하고, 추가로 1.5배 정도의 공간을 더 확보할 예정이다.
<이화의료원>
이화의료원은 유방암센터 등 여성질환 전문센터 건립 등 전문화 및 특성화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부인과나 여성질환에 대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자신하며 유방암, 요실금 등 질환별 센터의 전문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별관동을 신축했으며, 건강증진센터 및 치과, 교수 임상연구소 등의 시설을 대폭 보강할 방침이다.
또한 이대동대문병원은 최근 한국인의 독특한 질병인 홧병을 진료하기 위한 홧병클리닉을 소화기센터내에 개설하고 본격적인 진료에 들어갔다.
<중앙대의료원>
중앙대의료원은 지난해 12월 개원한 중앙대병원을 중심으로 체제를 개편해 그동안의 침체를 만회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중앙대병원은 동작구 흑석동에 연면적 5만5535평, 554병상 규모에 20개 진료과로 개원했다.
의료원은 중앙대병원 건립에 맞춰 필동병원을 정리하고, 필동병원에서 이용했던 장비들에 300억을 투자해 첨단 장비를 대폭 보강했다.
또한 타병원과 차별화를 위해 남성·담석·관절·심혈관센터 등의 센터중심 진료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양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은 특수진료센터 활성화와 재능있는 젊은 교수의 연구를 적극 지원하는 등 내실을 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의료원은 최근 ‘4차병원 역할수행’을 슬로건으로 비전선포식을 가진 바 있는 류마티스병원의 옛명성을 찾는 한편 줄기세포치료센터, 세포치료센터, 당뇨병센터 등 특수진료센터를 더욱 활성화할 방침이다.
특히 왕성한 학술활동과 첨단 술기를 지닌 젊은 교수들을 집중 지원해, 최근 미세침습적 수술을 위한 ‘양방향방사선 투시기 로봇시스템(BFRS)’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양대구리병원은 구리지역 주민들 위한 병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계속 늘어나는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기존보다 150병상을 늘려 모두 600병상을 갖추게 됐다.
어려운 의료환경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종합병원들이 활발한 활로 모색과 더불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 병원들의 이러한 노력이 향후 병원계 나아가 의료계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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