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퍼 국립 공원에서 레이크 루이스호수로 내려오는 고속도로는 이런 풍경이 계속된다.
만년설이 덮인 높은 산맥과 알파인 수림빽빽히 드러선 록키산맥이 가는 길을 휘감아 서있다.
몸은 여독에 나른했지만 훗날 언제 다시 올 지 아니면 못 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꾹참고 부지런히 풍경을 눈에 담아 둔다.
93번 국도를 벗어나 아이스필드 하이웨이 파크라는 고속도로에 들어서 얼마가지 않아
Athabasca빙하가 나온다. 빙하의 중간 지점인 해발 2,133m까지에서 빙하위에서도 미끄러지지않는
특수 제작된 저런 버스로 갈아타고 크레바스와 얼음으로 뒤덮인 빙하위를 달린다.
저 산 위끝은 Columbia Icefield라고 하는 325평방 킬로미터의 대평원이 나오는데 이 주위에서
1965년 영화'닥터 지바고'의 시베리아 설원장면을 찍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이런 빙하는 자꾸 뒷발걸음질 친다고한다.
다시 고속 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Peyto 호수가 나온다.
시시각각 색을 달리하는 물빛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빙하에서 내려오는 녹은 물과 토사의
양이 조금씩 달라지기때문에
게절에 따라 녹색, 푸른색, 에메랄드빛으로 바뀐다고 한다.
드디어 우리가 제일 와보고자 했던 Louise 호수.
정면에 보이는 빙하덮인 산은 영국의 여왕 빅토리아의 이름을 따서 빅토리아 산이라고 하는 해발 3,464m에
이르고 루이스호수의 이름은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딸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캐나다 전역에는 이렇게 영국을 모국으로 사모했던 흔적이 많이 보인다.
록키 산맥은 세계적인 관광지여서 루이스호수 바로 앞의 이 호텔은 연중 사람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묵으면 새벽 여명에 빅토리아산이 바로 창앞에 바싹 다가와 서있는 듯한 느낌의 비경을 맛본다고 한다.
호텔겉 모습은 밋밋하게 보이지만 호텔주변의 조경과 호텔안의 인테리어는 좋은 눈요기감이다.
유럽에서 차를 몰고 오는 관광객을 보았다. 유럽 어디선가에서 배를 차에 싣고 북미대륙으로 들어왔을거다.
세상에서 진정한 부자로 산다는 것은 돈과 시간이 다 있다는 것 일거다.
돈은 많은데 시간이 없어도 삶을 즐겁게 즐길 수 없고 그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유럽에서 서부캐나다까지 차로 여행하려면 돈과 시간을 어느 정도 두루두루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루이스호수에서 5분거리에 우리가 묵을 캠프사이트가 있다. 흑곰이 많은 지역이라 캠프촌을
둘러싸고 전기 울타리가 쳐져있다.
발에 채이는 것이 나무라서 그런지 나무인심이 후하다. 우리 동네에서는 한묶음에 6불 정도에 파는 장작을
여기서는 원하는 만큼 무료로 가져가라고 수시로 트럭이 와서 장작을 내려놓고간다.
이런 장작을 캠프파이어감으로 떼려고 하면 도끼가 필수이다.
그래서 캠핑의 고수들은 도끼를 꼭 챙겨간다.
추운 지역이라 식사를 준비하고 또 먹을 수 있도록 실내 공간을 만들어 두었다.
텐트 바로 안까지 전기 공급이 되는 곳은 전기 밥솥, 전기장판까지 가지고
다닐 수 있으니 초가을 추위는 넉근히 견딘다.
하지만 록키산맥에는 전기공급되는 캠프장이 없다.
대신에 온수 공급은 잘 되어 있고 화장실, 샤워실도 정갈하게 잘 갖추어 두어서
사실 몸을 좀 움직이기만 하면 일주일 정도 지내는데 큰 아쉬움이 없이
자연의 품안에서 잠이 들고 깨는 맛을 즐길 수 있다.
이른 아침 루이스 호수를 다시 찾았다.
뭐라 할 말을 잊은채 그냥 응시할 뿐이다.
호수주위를 돌기시작하여 짧게 잡은 산책길이 멋진 풍경에 이끌려 자꾸 늘어진다.
이제 루이스 호수를 돌아 정 반대쪽에 이르렀다.
아픈 다리를 쉬어가자니 길건너편에서 말탄 여행객이 오고 있다.
반나절을 꼬박 투자한 산행길,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마른데 산 중턱의 Tea House는 지친 몸을 쉬고
이제까지 보아온 풍경을 다시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좋은 쉼터이다,
여기에서 맛본 English Breakfast Tea는 정말 맛있다.
목이 마르니 어찌 달달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다람쥐와 비슷하게 생긴 이런 동물이 여기 저기 돌아다닌다.
소년의 손에 있는 과자를 먹으려고 온 몸을 쭉 폈다.
루이스 호수의 빛깔이 제대로 푸르다.
14.5km의 행군이 고되었지만 루이스 호수의 앞태와 뒷태를 다 보았으니
마음이 뿌듯하다.
여기는 레이크 루이스에서는 약 10여분 떨어진 모레인호수.
카누를 타고 깊이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이제 우리의 여행이 막바지에 다다른지라
밴프타운타운으로 길을 잡았다.
밴프 다운 타운에 점심때경에 이르니 알버타산 특급 스테이크의 맛을 보려고 스테이크 전문점을 찾아가니
저녁 식사 때만 문을 연다고 한다. 여기를 한번 벗어나면 저녁식사하러 다시 오기는 좀 무리인 것 같다.
밴프시내에서 가까운 설퍼산에서 곤돌라를 타고 올라오니 밴프가 발아래 보인다.
1888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는우아한 밴프 스프링스호텔
옆을 에메랄드빛의 보우강이 휘감아 흐르고 있다. 밴프는 해발 1,372m의 고도에 위치해있다고 하니 캐나다에 가장 고도가 높은 도시이다.
7박 8일의 여행이 밴프에서 막을 내리고 이제 집으로 향한다.
여행은 추억만들기에 다름아니다. 이런 추억만들기에 필요한 조건는 돈과 시간 그리고
여행을 우선순위에 두려는 의지이다.
돈은 있되 시간이 없어도 여행을 떠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둘 다 있어도 이것 저것 염려하다보면
집 밖을 한발자국 나가기 힘들다.
가진 것이 많아 몸이 무겁고 염려가 많아 머리가 무거우면 길을 나서기 어렵다.
훌훌 버려야 길을 나서지게 되나보다.
좀 적게 소유하고도 삶이 행복해 질수 있다면
우리는 쉽게 집을 나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필요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더 많이, 좀 더 오래 벌어야겠다는 돈에 대한 미련과 인생의 한정된 시간과의 관계를
잘 조율하는 능력과 더불어, 가지기 보다는 버리기에 더
열중하면 인생 도처에 즐거움을 보는 혜안을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토론토행 비행기를 탔다.
곡: 추억만들기
노래: 김현식
첫댓글 장엄한 자연의 모습이 나를 설레게 한다. 하지만 항상 내려놓지 못해 떠나지 못하고있는 내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다.
주말엔 가까운 곳에 단풍구경이라도 가야겠다...
그릇, 소품등의 가제도구등 평소 내가 좋아했던 것을 조금씩 버려보았다. 그리고 뒷뜰의 꽃, 화분도 많이 퍼다버렸단다. 마음뿐 아니라 구체적인 형상을 가진것도 너무 많이 이고 지고 있는 것같아서 말이야. 그래도 아직 지하실엔 군더더기 살림이 한가득이다. 언제 다 정리가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