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완성한 아래 틀니 <우> 완성한 윗 틀니

오래 전의 일이었다. 이따금씩 빠지기 시작한 이가 앞니 2개가 거의 빠지려고 차비를 하기 시작했다. 어금니가 빠지는 것은 먹는데 는 불편해도 외관으로는 보이지 않아서 그런대로 견딜 수 있었지만 앞니까지 빠지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무면허 기공사에게 앞니 2개를 철사줄로 양쪽 이빨에 거는 의치를 만들고 이빨 4개 값 40만원을 지불하게 되었는데 나로서는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니 의치가 너무나 간단할 뿐 아니라 얼마 되지도 안되는 재료로 폭리를 취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속수무책으로 당한 바보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앞니 한 개가 더 빠지려고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무면허 기공사에게 다시 문의하자 수리가 불가능하여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나는 이가 빠질 때마다 돈을 들여야 하는 것이 싫기도 했지만 생니를 모두 빼버리고 전체 틀니를 만들지 않는 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나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는 기공사도 없고 틀니 만드는 것을 구경도 한 적이 없지만 간단하기 그지 없는 의치를 만들 생각으로 서울역 인근에 있는 치과재료상 몇 곳을 전전하게 되었다.
치과재료상은 나 같은 아마추어를 상대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재료상은 밥줄이 줄어드는 것이 싫어서인지 나의 질문에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치과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벽에 부딪쳤지만 그것이 오히려 나의 모험심과 탐구심을 더욱 부채질하는 자극제가 되었다. 그리하여 2개짜리 의치를 모방하여 3개짜리 앞니 의치를 만들었는데 모양이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무면허 기공사가 만든 것과 별 다를 것이 없었다.
내가 만약 무면허자에게서 앞니 3개짜리 의치를 만들었다면 최소 50만원은 주어야 했을 것이고, 전체 틀니를 만들었다면 수 백만원을 들여야 했을 것이다.
나는 내친 김에 어금니까지 만들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금니는 앞니와는 달라서 앞니 의치를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어금니까지 만들 수 있다는 보장이 없지만 나는 불가능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으로 대들게 되었다.
다른 이가 빠질 때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도 하여 연구 겸하여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만들다 보니 6개월이 걸렸다. 비용은 재료비와 공구 구입비를 포함하여 그 당시 10만원이 들었다.
처음이어서 10만원이 들었지만 남은 재료로 전체 틀니를 만들면 100개를 더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원가로 치면 1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전체 틀니를 만든 셈이었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서 더 들어야 하겠지만....
내가 틀니 제작법을 인터넷에 소개하자, 틀니를 만들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함께 치과재료상에 들렸다가 조선족 교포인 무면허 전문가를 만나 설명을 듣게 되었다. 짧은 동안의 설명이어서 모두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는 열심히 가르쳐주려고 했다. 양심이 바른 치기공이었는데 연락처를 알아두지 못하는 바람에 고맙다는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어 미안하기 그지 없다.
욕심은 욕심을 낳는다고 했다. 처음에는 틀니 본을 만들지도 않고 엉터리 방법으로 만들었지만 틀니 본을 뜨는 방법을 알게 되자 틀니를 더 좋고 빠르게 만들고 싶어서 다시 만들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엉터리 방법이 노하우가 되어서 7일만에 완성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 눈에는 나의 틀니가 유치하게 보이겠지만 나는 70% 정도는 흉내를 냈다고 자부한다. 사람들한테서 이가 이상하게 생겼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또 노하우가 생기게 되어 남아 있는 생니가 빠진다고 해도 수리를 마음대로 할 수도 있게 되었으니 나는 이의 걱정에서 자유를 얻게 되었다.
초보자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여 제작법을 소개할 것이니 돈에 여유가 없어서 틀니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 치과 전문가에게 바보 취급을 당하고 싶지 않은 사람, 모험심과 탐구심이 있는 사람, 손재주가 있는 사람, 시간은 있고 할 일이 없는 사람, 치매에 걸리고 싶지 않은 사람, '병은 병의원' '치아는 치과'라는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고 싶은 사람은 도전할 것을 권하고자 한다.
첫댓글 대단하시네요 의치는 생이빨을 갈아 망가뜨리고 틀니는 고가에다 저작력이 약하면서 관리를 매일 해야하고 인플란트는 식립은 좋을지 모르지만 나이에 지나친 저작력으로 인한 충격과 이상발생시 대채 방안이 없고 뼈속 신경을 건드릴수 있는 문제가 있어 곪거나 할 경우 그 치료범위가 엄청 커져 큰 문제를 야기할수가 잇습니다 그래서 인플란트는 될수록 안하고 저작력이 강한 틀니를 만들어 사용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이제 치과의사도 겸 하시는 군요 ㅎㅎㅎ
치아에 해박하신 것을 보니 강남님이 나서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