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사진을 찍어보려고 질문하시는 분이 starryland 게시판에도
정말 많이 계시다. 특히 직초점 촬영에 관해서 말이다. 그러면 천체사진은 누구나 찍을 수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천체사진은 크게 네종류로 구분된다. 여기서 천체사진은
필름을 이용해 촬영하는 방법만을 다루며 CCD 촬영은 필자도 그다지 경험이 없으므로
다루지 않겠다.
1. 일주운동 촬영
카메라와 삼각대, 릴리즈, 필름만 있으면 누구나 찍을 수 있는
고정촬영이 첫 번째이고 이는 조금만 시행착오를 거치면 누구든지 찍을 수 있다.
일주운동이 아닌 20초 정도의 노출로 별을 점으로 찍는 점상촬영도 이에 속한다.
2. 피기백 촬영
두 번째로 적도의(천체 추적 장치)와 카메라 렌즈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다시 두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초점거리 200mm 미만의 렌즈를
사용하는 방법과 초점거리 200mm 초과하는 렌즈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초점거리 200mm 이하의 렌즈일 경우 제대로 된 적도의를 사용한다면(예를
들어 Vixen GP) 큰 무리 없이 적도의를 모터로 추적 시킨 상태에서 견고하게 렌즈를
적도의에 부착하에 부가 장치를 사용하지 않아도 10분 정도는 촬영이 가능하다.
반면에 초점거리가 200mm가 넘어가는 렌즈들은 매우 높은 정밀도가
요구 되며 적도의가 별을 추적하는 정밀도로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별도의
부가장치를 사용하여 정밀도를 높여줘야 한다. 이 방법의 경우엔 세 번째 방법과
같은 부가 장비가 필요해진다.
상단 사진 : 초점거리가 긴 망원렌즈를 부착해서 피기백
촬영을 하기 위해 세팅해 놓은 모습
3. 직초점 촬영
천체망원경을 이용해서 촬영하는 Deep Sky 촬영은 보통 초점거리가
400mm가 넘는 망원경을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적도의에만 올려서 촬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반드시 추적 정밀도를 높여주기 위한 부가 장치가 필요해진다.
4. 확대 촬영
주로 태양계 내의 대상을 촬영하는데 사용되며 이중성을 촬영할
때도 쓰인다. 망원경뿐만이 아니라 카메라 바로 앞쪽에 아이피스를 집어넣어 아이피스에
투영되는 상을 촬영하며 초점거리가 엄청나게 길어지지만 촬영하고자 하는 대상이
밝은 편이기 때문에 상기 촬영 방법들 처럼 장시간의 노출이 필요하진 않기 때문에
적도의의 추적 정밀도에 의존하여 촬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때문에 망원경, 적도의, 아이피스 투영촬영 어댑터, T-ring, 아이피스,
카메라만 있으면 촬영이 가능하다.
이 글은 천체사진을 찍는 방법에 대한 글이 아니라 천체사진이
왜 찍기 어려운지와 그에 들어가는 비용, 노력을 밝히기 위해 쓰여졌다. 추후에 각
방식에 따른 천체사진 촬영방법을 소개할 예정이며 오늘은 대표적인 우문인
천체사진을 찍고 싶은데 어떻게 해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하여 글을 전개해보도록
하겠다.
일단 3번 직초점 촬영 원리를 알아보도록 하자.
보통 모터가 달린 GP 정도의 적도의로는 매우 정밀하게 극축을
맞추었다고 해도 200mm 이상의 초점거리를 노터치로 가이드 할 수 없다. 따라서 고배율로
올린 보조 망원경에 가이드 아이피스(십자선이 들어있고 암시야 조명장치가 있는
아이피스)를 부착하여 적경, 적위 미동 스위치를 누르면서 적도의가 완벽하게 별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최근엔 CCD 카메라를 가이드망원경에 부착하여
자동으로 가이드를 시켜주는 장치도 많이 개발되었다. (ST-4가 대표적이다.)
직초점 촬영을 할 때 보통 노출 시간은 30분 이상이며 어두운
망원경의 경우(F수가 큰 망원경)엔 1시간 이상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정밀한 추적 정밀도를 유지시켜주기 위해 계속 망원경 옆에 붙어서
보정을 해줘야 하는 수고도 당연히 필요하다.
준비물 : 망원경(A), 적도의(B), 가이드 망원경(C), 멀티 플레이트(D),
가이드 망원경 미동운대(E), 직초점 어댑터; T-ring(F), 카메라(G), 가이드 아이피스(H,
이것 대신에 가이드촬영용 CCD를 사용하기도 한다.)
상단 사진 : 다까하시의 적도의 광고 FS 128
경통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FS60 경통을 가이드 스코프로 장착한 모습 FS60 경통을
미동 운대가 받치고 있다.
아마도 망원경을 소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C, D,
E, F, G, H 항목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들을 구비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비용은 얼마 정도일까?
가이드 망원경 : 보통 급의 망원경도 많이 쓰지만
대부분 고배율을 낼 수 있는 고성능의 망원경을 많이 사용한다. 보통 70mm 이상의
구경이 필요하며 대략 80,000엔 정도 예상해야 한다.
멀티 플레이트 : 망원경과 가이드 망원경을 올릴
수 있게 만든 넓은 판이다. 주로 알루미늄(2024 소재)이나 고가의 두랄루민(7075소재)을
사용하며 100mm 이상의 망원경을 올릴 경우엔 두께 12mm 이상의 제품을 구입해서
자작해야 한다. 몇몇 국내 업체에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나 직접 만드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단 간단한 도면을 만들어서 문래동 등에 의뢰해야 하는 귀찮음이 있다.
물론 망원경 메이커에서도 판매하나 매우 비싸다. 예상 비용은 10만원~20만원, 빅센
제품은 9,000엔
미동운대 : 가이드 망원경을 미동으로 움직이게
하는 부품이다. 이것의 역할은 고배율의 별을 가이드 망원경의 시야에 집어 넣기
위함이다. 매우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주망원경이 촬영하는 곳이 별이 없는 부분이라면
보조망원경은 별이 있는 곳으로 돌려야하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다. 대략적인 가격은
일본 성보사의 제품이 약 18만원 정도, 대전의 COSMOS에서 개발한 CNZ의 경우 23만원
정도
직초점 어댑터, T-ring : 망원경의 접안부는 아이피스를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으나 링을 교환하여 망원경을 부착시켜주는 직초점 어댑터와
그 뒷부분에 각 메이커의 카메라에 맞는 T-ring을 구입하여 끼운다. 직초점 어댑터는
각 망원경에 맞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으며 T-ring만 교환해주면 어떤 메이커의
카메라든지 부착이 가능하다. (하단 그림 참조)
그림 : 망원경의 접안부에 맞추어 카메라, CCD,
모니터 등을 연결하는 모습
사진 : 빅센 직초점, 확대촬영 겸용 어댑터인
43mm NST의 모습
그림의 중앙부에 보면 직접촬영, 확대 촬영이라고
쓰인 곳이 있는데 직초점 촬영의 경우 그림처럼 어댑터(A, B로 구성된 Vixen의 제품임)와
T-ring을 부착하게 되어있다. 어댑터는 빅센 43mm NST의 경우 7,500엔, T-ring은
1,500엔
카메라 : 어떤 메이커의 카메라든지 사용할 수 있다.
단 SLR 식의 카메라가 사용되며 중형의 경우 Pentax67이 주로 사용된다. 중형카메라를
사용할 때는 작은 망원경을 사용할 수 없으며 다른 부품 역시 더 커져야 하고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일반적인 소형 카메라의 경우 가격은 약 30만원 정도.
가이드 아이피스 : 아이피스와 가이드 스케일, 암시야
조명장치가 부착되어 있는 방식이 있고 빅센의 제품처럼 아이피스가 제외되었지만
다른 부품이 모두 부착되어있는 방식이 있다. 빅센 제품의 경우 고배율을 얻기 쉽게
하기 위하여 3배 바로우 렌즈가 부착되어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튼, 가격은 빅센제품의 경우 31.7mm가 21,000엔, 펜탁스 제품 IR-E6mm 16,000엔
사진 : 빅센의 가이드 아이피스 GA-4
자, 전부 얼마가 나오는지 견적을 보자. 각 제품은
상한가와 하한가의 중간으로 가격을 잡고 엔은 전부 12배로 계산해보자면
960,000원(80,000엔) + 150,000원 + 200,000원 +
108,000원(9,000엔) + 300,000원 + 252,000원(21,000엔) = 1,970,000원
부가 옵션만 197만원이다.
또한 당신의 적도의에 모터가 몇 개 달려있는가?
GP를 기준으로 모터가 1개만 달려있다면 한 개를 더 추가해야 한다. 모터가 12,000엔,
양축 컨트롤러가 18,000엔이며 모터가 하나도 없는 GPE의 경우엔 모터에만 24,000엔,
컨트롤러 18,000엔을 추가해야하고 적경, 적위환, 극축 망원경을 추가해야 한다.
12,000엔정도 한다.
그런데... 당신의 망원경은 얼마인가?
당신이 보유하고 있는 망원경의 성능이 만약 80mm
ED급 이하라면(물론 76mm ED 등도 가능하단 이야기이지만...) 직초점 촬영을 포기하라!
원하는 사진이 절대 나올 수 없다.
직초점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가지이다.
망원경의 F가 얼마나 작은지(최소 F.8, 권장 F.6), 망원경의 구경이 얼마나 큰지(최소
80mm, 권장 100mm)... 당신의 망원경은 둘 중 한가지라도 해당이 되는가? 안된다면
망원경을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
다음으로, 당신의 적도의는 위 제품을 모두 실은
상태로 탑재 중량을 오버하지 않는가? 대부분의 분들이 사용하는 적도의인 GP 적도의일
경우 탑재중량은 6Kg이다. 아마도 적도의를 GPD나 Takahashi의 EM-10 정도로 업그레이드
해야하지는 않을까?
이상으로 알아본 바와 같이 직초점 촬영은 대단히
비싼 비용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필자가 권하는 방법은 피기백촬영이다.
그리고 렌즈는 200mm 정도의 고급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Nikon 180mm ED F2.8의 신품 가격은 90만원 정도, 중고는 60만원 정도 한다.
괜히 코팅도 엉망이고, 광학설계도 떨어지는 엄한 Zenit 등의 300mm 러시아제 렌즈같은
것을 사용하는 것 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갖고 있는 장비에
가이드 아이피스와 망원렌즈와 카메라를 올릴 수 있는 볼헤드(Velbon PH-173 정도
약 7만5천원이면 신품을 산다.), 플레이트(플레이트 대신 경통밴드 위에 올리는 방법도
있다.)만 구입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시작을 할 수 있다.
아니면 중형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Pentax67과
표준계 렌즈를 합친 중고 시세는 약 100만원 정도이니 보다 제대로 된 별자리 촬영도
가능할 것이다.
비용을 줄이면서 천체사진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필자는 여러대의 카메라를 갖고 있지만 적도의는
빅센에서 나오는 Guide Pack 만 갖고 있다. 망원경도 없다. (살 계획도 없다.) 계획하고
있는 장비의 가격은 1,000만원도 넘어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지금 할 수 있는 최상의
장비를 갖추고 만족하고 있다. 지금 가장 큰 목표는 88개 별자리를 모두 촬영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적도의와 망원경이 필요 없다. 최근에는 고산지대에서
일주촬영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가벼운 고성능 카메라와 삼각대로 만족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나 우리나라의 경우나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추고 천체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평균나이는 약 서른 정도이다. 이는 어느정도의
경제력이 필요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젊고 어린 우리 학생들로서는 아직은 무리인
분야가 직초점 촬영이다.
천천히 내공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