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처음은 기억에 크게 남죠.
남자만 첫사랑을 기억하는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처음은 기억에 많이 남게 되지요.
저는 최초의 온사이트 성공 루트(10c)가 기억에 나네요.
계룡산 바가지 바위라는 곳이었는데 모기와의 사투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루트에서 쉴 수 있다는 확신을 준 루트는 선운산 투구바위의 시나브로(12c)였고요.
^^
이제 본격적으로 등반루트를 소개할게요.
뭐, 객관적인 것을 기대하지는 마시고요.
다분히 주관적인 선택이라는 점 유념하시고요.
처음 가서 홀드 적응, 각 적응 하기 좋은, 짧고 인기 많고, 비교적 안전성이 확보된 루트부터 들어갑니다.
톤사이에서 제일 처음 해본 루트이면서 톤사이 바위의 진면목을 바로 느낄 수 있었던 루트는
바로 쉴링겔 맥스(6b)였어요.
(진면목이라는 말은 지극히 주관적인 표현이에요.)
해변에 있는 덤스 키친의 왼쪽에 있지요. (12번 루트에요. )
<루트>
바위에 난 구멍에 슬링이나 폐자일을 묶어 만든 고리에 퀵을 걸더군요.
그런 루트는 처음이라 볼트가 아닌 곳에 걸래니 좀 긴장되더라고요.
(꼭 슬링이 괜찮은지 확인하세요. )
그리고 가끔 새로 볼트 작업한 곳이 있으니 새 볼트에 거셔야 해요.
그 볼트는 붉은색 본드(?)같은 것으로 작업되어 있으니 꼭 확인하세요.
리볼팅한 곳은 퀵드로에 줄 걸기에 조금 부담스런 위치인 곳도 있어요.
하지만 꼭 새 볼트에 거셔야 합니다.
언니들은 가벼워서 볼트 빠질 위험이 '쪼매' 덜하긴 하겠지만 너무 믿지 마시랑께요. ^^
<아래 사진이 최근에 리볼팅한 볼트라네요.
이렇게 고리 모양도 있지만 스테플러 심처럼 박힌 것도 있어요. >
<바위 표면>
그리고 바위는 왜그리 미끌거리는지. 전 그게 사람들이 하도 암벽화로 문질러서 그런 건가 했는데
석회암의 특징인 것 같더라고요.
가끔 바위 면 중간에 물기가 보이는데 그건 어디서 떨어진게 아니고
바위에 스며 있는 물이더라고요. 물에 녹은 석회질이 바위를 조금씩 만드는 건지, 깎는 건지.
상단에 크럭스가 있는데 키 작은 우리들(유진언니랑 사다에 빼고)은
일반적인 무브가 아니라 다른 무브로 가는게 좋아요.
보통은 큰 홀드를 오른손으로 바로 잡는데 그렇게 하지 말고
그 홀드 바로 밑에 있는 작은 홀드를 먼저 잡아요. 오른손으로 꼬집어서.
그리고 발 바꾸며 균형을 잡고 왼손으로 큰 홀드를 잡아요.
근데 이 부분에 발 디딜 곳이 영 반짝(?)거려요.
그건 가서 보지 않으면 설명을 해도 소용이 없어요. 흑흑.
유영언니는 큰 홀드를 왼손으로 잡았으니까 다음 홀드는 크로스로 잡으세요.
왼쪽에 좋은 홀드가 있는데 손바꾸기보다는 크로스로 바로 잡으면 다음 동작이 수월해져요.
^^
자, 뭔말인지 아시겠나요?
처음 이 루트 할 때 청주 타기 암장의 규형씨가 어찌나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는지 지금도
그 설명이 기억에 남아요. ^^
<양선배님 오르시는 루트가 쉴링겔 맥스랍니다. 그런데 요 루트 끝은 선배님 머리 위쪽에 보이는 붉은 슬링이 아니라
실제로 오른편에 있어요. 유의. 가끔 루트 맵만 보고 대충 저 붉은 슬링에 거는데 그건 왼쪽 11번 루트의 끝이에요.
11번 루트 무명(no name)>
<이 구간이 제가 말씀 드린 오른손으로 크로스 하면 다음 동작이 수월해진다는 곳이에요.
왼손 왕건이, 오른손도 왕건이^^>
쉴링겔 맥스(schlingel max 발음이 맞는지 모르겠네용.) 오른편에 7a짜리가 있는데
이건 비추천이에요.
한 구간 크럭스가 키큰 외국인 전용 홀드쯤 되거든요.
그리고 그 오른편 14루트는 쉴링겔 모리츠(6a)도 해보세요.
아래 사진에 양선배님 등반하시는 곳이 쉴링겔 모리츠에요.
작은 동굴 같은 곳에서 다음 홀드가 턱 너머에 있어서 조금 '아리까리 '하지만
잘 더듬으면 좋은 곳 있습니다.
저 사진에 하얀 통 보이세요?
저거 아직도 있으려나? 이 루트 그레이드는 6a지만 출발 동작은 절대 6a가 아니에요. 단, 키 작은 사람에게만.
모래가 많이 쓸려가서 낮아졌다면 출발 홀드는 폴짝 뛰어 잡거나, 유영언니, 밑줄 치세요,
디딤돌을 이용하셔야 할거에요. ^^
아래 사진은 이 루트의 크럭스에요.
야자수 바로 오른편이 배불뚝이인데 홀드가 눈에 확 띄는게 아니라서 좀 부담스러워요.
홀드는 크니까 뱃심으로 밀어부쳐보세요. ^^
자, 요기까지 몸푸셨으면 그 오른쪽으로 쭉 훑어보세요.
덤스 키친 지역을요. 이 곳 루트를 개척할 당시 왼쪽 숲에 '덤'이라는 친구가 '식당'을 해서 이름이
덤스 키친이 됐다는 이곳 덤스 키친은 오후 1시나 2시 넘으면 해가 바로 바위를 '찍어' '내리쬐기' 때문에
등반하기 좀 힘들어요. 바위가 뜨거워 암벽화도 밀리고, 홀드도 뜨겁고, 내 몸도 달궈지고. ^^
그러니 이른 아침이나 오전에 열심히 등반하시고, 아니면 열정을 불태워서 오후 해질 무렵 잠깐(4시~5시 정도)하셔도 되고요.
15번 루트는 길이 상당히 길어요. 25m.
바위 상단 부분이 각이 줄어들면서 날카로운 바위로 덮여있기 때문에
등반을 꺼려했었어요. 자일이 많이 상하겠더라고요. 그리고 손도 많이 따갑고.
그 옆에 있는 16번(Reminiscence)와 17번(mai mee fahn=no teeth)을 해보세요.
둘 다 7a+이에요.
당근 그 옆에 라이언 킹은 꼭 하셔야 하고요.
6c+인데 역시 인기 코스에요.
확보볼 때 크럭스 부분에서 추락할 때 줄을 약간 느슨하게 해서 추락을 해야 해요.
마지막 퀵드로(앵커 말고요)가 등반자 발 아래쯤 있는데
줄이 타이트한 상태로 추락하면 아래 바위에 꽝 부딪히기 쉬워요. 조심.
그거만 조심하면 꽤나 즐거운 루트에요.
<라이언 킹 남선형 등반 중인 남선형. 선인 박쥐길의 날개 부분 닮았다고 얘기하시는 분이 많으셨어요.
날개를 언더로 '뜯고' 평평한 바위면을 암벽화 창으로 밀면서 넘어가는 부분이에요.
힘으로 가는 구간 아닌거 눈치 채셨죠? ㅋㅋ
여기가 1차 크럭스. 그리고 날개지나서 크럭스 한 군데 또 있어요.
아래 동영상을 잠시 참고 하시고, 온사이트를 노려 보시면 어떨까요?
<<- 위 보시면 아시겠겠지만 저기서 추락할 때 확보자가 줄을 너무 팽팽하게 잡고 있으면
떨어지면서 무릎이나 발목을 바위에 찧기 쉬워요. 먼 소린지 알죵? ^^
첫댓글 아흥...완전 설레는 거 있찡~ 오늘 직장에서도 '나 이번 주 금욜날 떠난다~' 막 이러고 애들 가심팍에 바람 팍팍 불어넣어 주고 왔당께...음하하핫~
도캐~~~~ㅋㅋ
엄어~~지횬횽아~~동영상 자료까지....횽아의 세심한 맘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