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과 신입생, 혹은 성인 학습자들이 중국어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공부할 것이 무엇일까요?
중국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고 말할 때 사람마다 다르게 말하기도 합니다만
의견을 모아보면 대체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1. 발음을 정복한다. 중국어 학습에 가장 어렵기도 하지만 모르고 넘어갈 수가 없다.
처음 만날 때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부터 발음공부를 않고는 제대로 말할 수가 없다.
2. 회화를 먼저 공부한다.
글자도 발음도 모두 회화를 위한 것이라면 쉬운 말부터 시작해서 정확하게 따라 익히다 보면
중국어의 문법체계나 발음을 수정하면서 익히게 된다.
3. 문법을 먼저 공부한다. 중국어는 한국어 문법체계와 달라서
처음부터 잘 이해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계속 한국어식의 중국어를 하면서 실수하게 된다.
4. 한자공부를 먼저 해야한다. 모든 중국어 문장은 당연히 한자로 되어 있으니
한자를 모르고는 단 한 문장도 읽거나 이해할 수가 없다.
중국어와 한국어의 한자어가 많이 겹치기 때문에 한국어의 한자어라도 빨리 장악한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만 우선 순위는 일단 발음입니다.
언어공부는 눈으로 하는게 아닙니다. 귀와 입으로 하는 거죠.
눈으로는 알아보고 이해하는데, 듣지도 못하고 말할 수 없으면 그건 100% 벙어리입니다.
중국어 배운다고 하면서 벙어리 공부를 할 수는 없죠.
언어학습에서 가장 먼저 작동하는 언어기관은 귀입니다. 먼저 들어야 되죠.
우리가 한국어 배울 때, 아기 때도 똑같았습니다.
엄마의 말을 듣기만 하는 세월이 한참 지나가지요.
그때 어떤 발음과 다른 발음을 구분하지 못하고 듣는다면 전혀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대꾸하는 건 고사하고 무슨 말인지 모르니, 어떤 생각조차도 할 수가 없습니다.
들을 때부터 발음을 구분해야 하므로 발음을 먼저 알아야 말배우기가 가능합니다.
그래야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말하는 것도 제대로 된 발음으로 말해야 의미전달에 혼선이 없습니다.
중국어는 자음 모음이 똑같아도 성조가 다르면 다른 단어이기 때문에
성조는 자음 모음과 똑같이 중요한 바름요소이며, 특수한 어떤 경우에는 성조만 남을 수도 있습니다.
듣기와 말하기는 발음이 전제되어야 가능합니다.
문법이란 것은 어순인데 한국어는 주어 목적어 서술어로 되어 있으며
가장 중요한 건 서술어가 맨 뒤에 온다는 겁니다.
중국어는 이와 달리 목적어가 술어의 뒤에 온다는 것이 한국어와 크게 다른 점입니다.
그래서 거의 주어 술어 목적어가 온다고 영어와 비슷한 문법체계를 갖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목적어가 영어와 같은 위치에 오는 것만 빼고는, 중국어는 한국어와 같은 부분이 더 많습니다.
관형어가 앞에 오면서 뒤의 명사를 꾸미는 것.
부사어가 앞에 오면서 뒤의 술어를 꾸미는 것.
그리고 그 모든 문장이 한국에서 쓰는 단어와 같은 단어를 쓴다는 것이 가장 닮은 점이지요.
그것 때문에 중국어 문장을 볼 때 의미파악이 비교적 빠르고 "이건 내가 아는 중국어다" 라고 착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어가 더 어려워 집니다. 아는 건데 입으로 말하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입으로 할 수 있는 준비가 먼저 되고나서, 중국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는게 정확한 방법입니다.
귀와 입이 제대로 소리를 듣고 말할 수 있을 때만 언어학습이 가능합니다.
발음을 다르게 구분해서 듣지 못하는 아기가 말을 제대로 배우는 걸 본 적이 없으며
발음을 다르게 구분해서 말하지 못하는 말을 제대로 배우는 걸 본 적이 없으며
귀와 입이 제 기능을 못하는 사람은 말을 못합니다.
소리를 제대로 구분해서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한국 아기라도 한국말을 배우지 못하는게 정상입니다.
발음공부는 처음 성조 때문에 까다롭기는 하지만 제대로 잡아 놓으면 중국어처럼 쉬운 외국어는 없습니다.
특히나 같은 단어 어휘와 같은 글자를 쓰는 한국사람에게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