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 용을 항복 받은 발우와 범 싸움 말린 석장이여 양쪽 쇠고리는 역력히 울리는도다.
降龍鉢解虎錫이여 兩鈷金環鳴歷歷이로다 항 룡 발 해 호 석 양 고 금 환 명 역 력
'용을 항복 받은 발우'라는 말은 출처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삼가섭(三迦葉)을 제도하셨다는 『본행경(本行經)』의 이야기와 육조(六祖) 스님의 일화입니다.
육조 스님이 보림사(寶林寺)에 계실 때 절 앞 뜰에 큰 용소(龍沼)가 있어서 거기에 독룡(毒龍)이 살면서 수풀을 휘젓고 사람에게 나투는 것을 보시고 육조 스님께서 꾸짖어 말씀하시기를,
"네가 다만 큰 몸을 나툴 줄은 알되 작은 몸은 나투지 못하는구나. 신룡(神龍)이라면 마땅히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라고 하시니 이에 그 큰 독룡이 홀연히 없어지더니 작은 몸을 나투어 물 위에 다시 떠 올랐습니다. 그때 육조 스님께서 발우를 내밀면서
"노승의 발우 속으로 들어와 보아라."
고 하시니 그 독룡이 헤엄쳐서 다가오므로 육조 스님께서 그 작아진 독룡을 발우에 담아 법당으로 가셔서 상당(上堂)하여 설법하시니, 그 용이 드디어 몸을 벗어 화거(化去)하여 제도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예를 들어 '용을 항복받은 발우'라 하는 것입니다.
'싸움하는 범을 말린 석장'이란 것도 일화가 있습니다.
승조(僧稠)라는 스님이 산 길을 가다보니 범 두 마리가 길가에서 서로 싸우고 있으므로 두 범이 상할 것을 염려하여 육환장으로 두 범 사이를 떼어 놓으면서,
"싸울 일 뭐있나, 서로 잘 지내거라."
하면서 육환장으로 범 대가리를 몇 번 툭툭 건드리니 서로 헤어져 가더라는 얘깁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호랑이 담배 피울 때 하는 말이라고 웃을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많이 있습니다. 요즈음 심리학적으로 볼 때도 인간이 짐승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습니다. 그런 만큼 호랑이 싸움을 말려 그치게 했다는 것도 빈 말이 아닙니다.
석장(錫杖)이란 육환장(六環杖)을 말합니다.
육환장 머리에 두 개의 걸이가 붙어 있고 또 한쪽 걸이마다, 세 개씩 조그만 고리가 달려 있습니다. 그러니 육환장은 양 걸이마다 세 개씩 모두 여섯 개의 고리가 달려 있는 나무 지팡이입니다.
그런데 그 육환장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느냐 하면, 양 걸이는 진속이제(眞俗二諦)를 표현한 것이고, 여섯 개의 고리란 육바라밀(六波羅蜜)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중심의 나무 지팡이는 중도(中道)를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육환장은 그저 나무 지팡이가 아니라 중도 위에 서 있는, 이제(二諦 )가 원융하고 육도가 원만구족한 불교 진리 전체를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전 스님들은 이 육환장을 지팡이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 진리 전체를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육환장을 짚고 다니면서 불법을 항상 실천한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 당시부터 스님들이 이 육환장을 짚고 다녔습니다.
육환장을 짚고 다닌다는 것은 중도에 의지해서 중도를 정등각(正等覺)한다는 것이고 진속이제와 육도를 원만히 성취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또 그것을 성취하지 못한 사람은 성취되도록 닦아 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육환장을 육환장이라 부르지 않고 중도장(中道杖)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_(())_
<출처 : 성철 스님의 증도가(證道歌) 강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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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_()_
....나무묘법연화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