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가 환자에게
중대한 정보를 의사와 약사가 서로 교환하지 못하면 의사, 약사, 환자 사이에 연결 고리가 종종 끊어진다. 하지만 약사와 환자 사이에 발생하는 오류도 일반적이다. 약사들도 의사만큼이나 무척 바쁘다. 환자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도 대개는 서두른다. 환자는 더 햇갈리기 일쑤다. 과로를 하는 약사들이 심각한 약물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는 중요한 약품간 상호작용을 놓칠 수도 있다.
조지타운내 약학대학의 협력을 받아 행한 연구에서는 약사들이 환자들에게 약물 부작용의 가능성을 제대로 경고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임상 약리학자 7명이 함께 복용하면 심각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세 가지 서로 다른 약을 조합하여 처방전을 썼다. 신분을 숨긴 조사관이 245개 약국에서 동시에 이 처방전을 내밀었다.
절반 이상의 약국에서 이들 약 조합으로 인해 고객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지 않았다. 어떤 약사는 환자와 상담을 하면서 경고를 하고, 의사에게 전화를 하라고 하고, 처방전대로 약을 주기를 거부했다. 다음은 이 조사를 통해 발견한 사항들이다.
* 약 1/3에 해당하는 약사가 대중적인 항히스타민제인 히스마날과 항진균성 약으로 자주 처방되는 니조랄 사이의 심각한 상호작용 가능성을 고객에게 경고하지 않았다. 히스마날과 니조랄의 조합은 심장 발작과 사망을 불러올 수 있다. 이는 셀데인과 니조랄 혹은 에리스로마이신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반응이다. 히스마날과 셀데인은 그 후 시장에서 퇴출됐다.
* 17개 약국 가운데 4개 약국에서만 경구 피임약과 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인 리막테인 사이의 격렬한 상호작용에 대해 경고했다. 이는 경구 피임약의 효과를 감퇴시켜서 결국 아무 효과도 없게 만들 수 있다.
* 처방전과 함께 경고, 약품 간 상호작용의 가능성을 담은 설명서를 준 약국은 절반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 이런 약 조합의 위험성을 고객에게 경고하지 않은 약국이나 약사들의 대부분은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이 사는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개인 약국과 약사들이었다.
이 연구에는 동시에 복용했을 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약이 포함되어 있다. 만일 2개월이나 6개월 간격으로 이런 처방전을 받아들이는 약국에서 연구를 진행했다면 결과가 어땠을지 상상해보라. 이 연구 결과로 약사들이 약품 간 상호작용을 잡아내는 데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또 다른 오차는 약사들이 약을 오인하는 데서 온다. 약들이 비슷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어떤 약들은 포장이 비슷하다. FDA에 보고되는 많은 투약 오류가 약사들이 선반에서 잘못된 약병을 가져왔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한다. 환자들은 약사한테서 약을 받을 때 언제나 약 이름과 복용량, 그리고 의사가 처방한 복용 방법이 올바른지 처방전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이미 복용하고 있는 약을 리필하는 것이라면, 약의 모양, 색깔, 크기를 비교하라. 차이가 있다면 왜 그런지 약사에게 물어라. 맹목적으로 충성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뒤에 사람이 얼마나 많이 기자리고 있는지 상관 말고 물어봐라. 마음속에 질문 거리가 계속 남아 있다면 항상 물어봐라. 당신의 생명이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