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선원 지광 스님(사진)은 강남 포교의 신화를 쓴 한국불교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스님은 신도 7명과 셋방에서 포교원을 시작해 신도 25만의 능인선원을 세웠다. 능인선원 불교대학 배출자만 14만 명, 1000곳 넘게 가정법회가 열린다. 박학한 지식을 특유의 달변으로 풀어내는 스님의 법문에 매료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지난 2005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이 능인선원 건물의 등록말소를 결의하면서 능인선원 명칭 앞에서 ‘대한불교조계종’ 표기가 빠지는 수모도 겪었다. 스님 지난 2007년 학력 위조 파문에 휩싸인 것을 제외하고는 언론 노출을 자제해 왔다.
2시간 30분 동안 포교 지론 등 밝혀
지광 스님이 불교계 기자들을 만났다. 21일 서울 수송동 모음식점에서 열린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 개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였다. 스님은 “기자간담회에 나올지 말지 몇 번을 망설였다”면서도 2시간 30분 가까이 작심한 듯이 많은 말을 했다.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가 오는 9월 개교를 앞두기까지 인‧허가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 겪었던 이야기, 부처님 법을 홍포하는 전법자의 자세, 한국불교 승가에 대한 비판 등을 쏟아냈다. 동국대 총장, 기업체 오너, 중앙일간지 간부 등 폭넓은 인맥도 과시했다. 누가 찾아와 “불교TV를 사라”고 했다거나,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국무총리감을 추천해 달라”며 찾아왔던 일 최근의 사건들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학교 운영 자신 있다. 재정 문제 안 돼”
스님은 “학교법인 한국불교학원이 운영하는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이하 학교)가 오는 9월 불교학과·응용불교학과 2개 학과에서 석사과정 50명을 모집한다”고 했다. 이어 “정원을 더 늘릴 수 있지만 정원부터 늘리면 비용이 증가한다. 내실을 기하며 성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스님은 “조계종이 수천 명 포교사를 배출했지만 이들을 사회에서 뛰게 만들어야 한다. 학교는 능인선원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 사회가 요구하는 포교전법 인력을 배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유도대학을 세워 용인대학으로 키운 대학 이사장이 내 친구이다. 그가 대학 운영하는 것을 봐왔다. 학교운영에는 자신이 있다”고 했다. 또, “학교 재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능인선원 능력으로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
“능인선원, ‘사랑의교회’보다 훨씬 잘나갔다”
스님은 “30여 년 전 서초동 셋방에서 능인선원을 개원했을 때 ‘사랑의교회’보다 훨씬 잘나갔다. 능인선원을 찾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큰 차이가 있다. ‘사랑의교회’는 목사만 100명이 넘는다”고 했다.
스님은 “전국의 신학대학에서 매년 수많은 인력을 배출해 목회자들은 언제든 필요한 인력을 스카웃할 수 있다. 불교는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부처님 가르침을 제대로 펼치려면 훌륭한 스님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스님은 제대로 된 인력배출을 하려면 지식을 가르치고 노하우를 전수하고 교생실습을 거쳐야 한다며 종합예술에 비유했다. 철저한 교육 없이 포교인력을 내놓으니 포교원이 문만 열면 망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스님은 “개교하면 학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겠다. 10년을 목표로 사막에 내놓아도 살아남을 수 있는 불교교육자를 양성할 것”이라며 “능인선원 후계자를 키운다는 각오로 교육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시기하는 중들 많아 조용히 지냈다”
스님은 “나도 조계종 스님이지만 요즘 중들 재산 갖고 싸우기만 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들 잘못보다 재가자들이 단결하지 못한 탓이 크다. 단결하지 못해 재가자 영향력이 작은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재가자들이 부처님 법을 공부하기보다 스님들 주변을 왔다 갔다 해선 안 된다. 세상일을 중들이 모두 알지는 않는다. 재가자가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100만 넘은 대학생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포교사로 재교육하고 포교당을 만들어 배치해야 한다. 부처님 말씀을 증거하기 위해 발로 뛰게 하면 실업·실직문제가 해결 된다”고 했다.
스님은 “스님만이 불교의 전부가 아니다. 사회를 보면 1가정 1자녀인 집안이 많다. 출가하는 사람이 절대 늘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사부대중은 출·재가를 모두 아우른다. 출가자·재가자가 승가에서 역할을 분담하지 않으면 출가자들은 고립되고 말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불자라면 공부해야 한다. 스님들도 삼보라며 대접받으려는 고정관념을 깨야한다. '사부대중이 하나다’라고 말하면 스님들이 싫어한다. 능인선원 성장을 경계하는 스님들이 많았다. 그래서 한동안 조용히 지냈다”고 했다.
“잘나가는 스님들? 다 능인선원 거쳐”
스님은 “나는 통장도 흔한 신용카드도 내 이름으로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능인선원은 신도가 관리한다”며 “학교도, 법인 이사장은 재가신도가 하고 나는 총장으로서 교육에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능인대학 출신이 14만 명이다. 이들이 석·박사 과정에 진학해 학교 정원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며 “학생 선발은 한사람을 뽑더라도 입학심사를 철저히 해 질 높은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학생을 선발할 때 포교를 위해 일생을 바칠 수 있는지 묻겠다. 입학하면 법복을 갖추고 기숙사 생활을 통해 출가에 준한 생활을 시킬 것이다. 능인선원 이름에 누가되지 않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했다. “장학 혜택을 줘 학비 부담은 적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마가·월호·원순 스님 등 요즘 잘나가는 스님 가운데 능인선원을 거쳐가지 않은 스님은 없다”고 했다.
“조계종 스님들 먹고 살만하니 나태”
스님은 “최근 BBS-IPTV의 ‘법고대통’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 결과 100위권이던 BBS 시청율이 7위로 껑충 뛰었다. 광고도 전년대비 700% 신장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지광 스님의 법고대통은 매일 오전 7시 30분 BBS-IPTV에서 방영된다.
스님은 “나를 방송케 하려고 이채원 사장이 2년을 능인선원 법회에 나왔다. 그것을 보고 ‘저 사람 뭘 해도 할 사람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이어 “담당프로듀서인 이훈 PD가 없었으면 승낙을 안했을 지도 모른다. 그 사람 방송을 좀 안다. (매일 일정시간 프로그램을 노출시키는) 띠편성을 하겠다고 했다. 시청률을 6개월간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 말 끝에 흔쾌히 승낙했다”고 했다.
스님은 “불교도 이젠 시대가 요구하는 콘텐츠, 시청자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를 내놔야 한다. 스님보다 더 공부한 신도가 많다. 이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조계종 스님들 절 갖고 먹고 살만 하니까 키우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그동안 조용히 지냈던 이유 가운데는 다른 스님들 커보라고 비켜준 것도 있다. 조계종 중노릇을 36년째 하고 있지만 나 때문에 그들을 피곤하게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스님도 스타가 돼라”
스님은 개신교 개척교회 목사를 본보기로 들었다. 포교도 그래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중들은 (재가포교사들이 활동하는 것을) 자기 시장이 좁아진다고 경계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나와서 뛰어서 이길 수 있는 법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동국대·중앙승가대가 경쟁력 있는 법사, 생존력 강한 포교사를 키워내지 못해 열불이 터진다”고 했다.
스님은 “류현진을 보라. 스님도 CNN, BBC 등에서 활동해야 한다. 스타가 돼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미국 하버드대를 방문했을 때 도서관에 서양인보다 동양인이 많았다. 말을 붙여보니 당비로 유학 온 중국인이었다”고 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전국 22개성에서 영어경시대회를 봤다. 거기서 뽑힌 수재를 미국에 유학보낸 것이다. 중국 유학생들은 성적표가 집이 아닌 당으로 갔다. 때문에 그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28만명이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중국을 바꾸고 있다. 인재양성은 이만큼 중요하다”고 했다.
스님은 정토회 법륜 스님도 본보기로 들었다.
“법륜 스님 속가 형이 민청학련 출신이다. 고려대를 나와 운동권 이력 때문에 취업도 안 되고 하니 동료들과 법륜 스님 일을 도왔다. 수재들이 옆에서 도우니 일이 안될 리가 있겠느냐”고 했다.
“학력위조로 곤욕, 오히려 신도 걸러낸 기회”
스님은 원주에서 나고 자란 이야기를 했다. 혜화동 동성 중·고를 나와 서울고를 졸업한 이야기. 고졸 학력으로 한국일보(코리아타임즈) 기자생활을 한 이야기도 했다. 동성 중·고교 시절에는 가톨릭에 매료돼 활동했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반농담으로 “나는 하루도 불자로 살아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스님은 “1950년 원주에서 나고 자라며 인근 미군부대가 있어 영어를 배울 수 있었다. 고졸인 내가 3,000대 1의 경쟁력을 뚫고 한국일보 기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고 했다.
이어 “어느 날 한국일보 관리부에 근무하는 서울고 선배가 나의 이력에 ‘서울대 중퇴’라고 적어 넣은 것을 발견했다. 이것을 빌미로 <중앙일보> 1·2면 등에 학력위조로 이름이 났다”고 했다. 스님은 “당시 <중앙일보>에 대서특필된 것은 편집장과 고교 후배였던 백모 기자의 특종 부탁 때문이었다”고도 했다.
스님은 “학력위조 파문으로 고생 많이 했다. 능인선원 신도도 많이 떠났다”고 했다. 이어 “종교학 관점에서 교주에 대한 박해는 필수이다. 학력위조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다보니 신도들이 걸러졌다. 소문에 어중이떠중이는 떠나고 진짜 신도만 남았다”고 했다.
보살 몇 명의 법명을 언급하며 “이 보살들이 나서 신도들을 다독이고 마음을 잡아줬다. 학력위조 파문이 전화위복 계기가 돼 오히려 더 결속됐다”고 했다.
“국제신문, 구조조정 후 흑자로 돌려”
스님은 <현대불교신문> 전 김광삼 사장 때문에 <국제신문> 사장을 하게 된 사연도 털어놓았다. “함께 인수했는데 김 사장이 한마음선원이 <현대불교신문사>에 맡겨놓은 돈을 손댔던 것 같다. 30억 원 투자금을 한순간 빼내가니 막막했다”고 했다.
스님은 “부처님 일을 한다는 생각에 굴하지 않았다. 삼일회계법인 등 회계법인 두 곳으로부터 <국제신문>을 감사받고 차근히 살폈다. 결국 인건비가 문제였다”고 했다.
이어 “‘나도 해직기자였다’며 직원들을 설득해 100명 넘던 직원 가운데 70명을 명예퇴직시켰다. 능인선원에서도 30억 원을 내려 보냈다. 그 결과, <국제신문>은 지방지 가운데 유일한 흑자기업이 됐다”고 했다.
스님은 “동대문 케레스타 건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신도들에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들이 했다. 내 돈이 아니다”고 했다. “손해가 크셨겠습니다”라는 질문이 나왔다. 스님은 “그렇지 않다. 손해인지 아닌지는 두고 봐야 안다”고 했다.
“삼천대천세계 부처님 계셔, 그 위신력 믿어라”
스님은 “<화엄경>에 나오는 수많은 세계에 그 수만큼 부처님이 계신다. 우리가 마음을 내고 노력하면 부처님은 우릴 도와주신다. 나는 항상 부처님 가피를 느끼며 산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들이 절을 두고 싸우는 것은 부처님을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눈물 나게 뛰고 부처님을 체험하면 부처님이 알아서 돕는다”고 했다.
스님은 “나는 종단 일에는 관심이 없다”며 제12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지냈던 일을 이야기했다.
“고산 스님이 시켜줘서 종회의원이 됐는데, 종회의원 중놈들은 맨날 하는 일이 룸살롱 다니면서 술 먹는 거야. 조계사 바로 옆이 한국일보였는데. 기자생활하면서 그 일대 룸살롱 마담들은 다 알고 지냈는데, 승복까지 바꿔 입고서 마담들을 어떻게 또 만나? 그래서 그만뒀지.”
스님은 “나는 계파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고산 스님이 당신 문중으로 들어오라고 했지만 거절했다. ‘(고산) 스님은 훌륭하시지만 아래 스님들이 문제가 많아서 싫습니다’라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고산 스님 상좌인) 영담 스님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총무원장 선거마다 다 돈 받아가”
스님은 조계종 정치를 비판했다. “역대 총무원장 가운데 월주 총무원장만 빼고 모두 돈을 받아갔다”고 했다.
스님은 “한마음선원 비구니(대행 스님)도 선거 때면 종단에서 돈을 뜯어간다고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내가 겪은 대표적인 예가 법장 총무원장 때 30억 원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데리고 장학금을 주던 성관 스님(수원포교당)이 친했던 법장 스님에게 능인선원 살림을 이야기했는지 30억 원을 달라고 했다. 30억 원이 어딨나? 다 신도가 관리하는데”라고 했다.
스님은 “지금 원로의장인 밀운 스님 친척의 49재를 능인선원에서 지내게 돼 스님을 만났다. 하소연하니 밀운 스님이 ‘희사한 셈 치고 3억 원만 주라’고 했다. 그래서 (30억 원 대신) 3억 원에 끝냈다”고 했다.
“기자라면 바른 소리해라”
스님은 “최근 서청원 의원(새누리당)이 찾아와 국무총리감을 물었다. ‘모른다’며 돌려보냈다”고 했다. “동국대 김희옥 총장 부부는 능인선원 신도이다. 부인이 신심이 깊다. 김 총장 자녀가 6살일 때부터 봤는데 지금 벌써 30대가 됐다”고도 했다.
스님은 “내게 인터넷통신사 뉴시스, 불교TV(BTN)를 매입하라고 사람이 찾아오기도 한다. 불교TV는 내가 한소리 했다. 불교계 TV가 BTN과 BBS뿐인데 운영이 안 될 리가 없다고 돌려보냈다”고 했다.
스님은 불교계 언론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나는 기자출신이다. 게다가 스님이다. 바른 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불교계 기자들도 스님들이 잘못하면 죽죽 쓸 수 있어야 한다. 스님들 잘못했다고 기사 써서 잘못된 경우가 있었냐?”
[불교중심 불교닷컴, 기사제보 cetana@gmail.com] |
첫댓글 참으로 시원하십니다. 체증이 다내려 가는것만 같네요!
그러나 팔공요새에 은거하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마이동풍격이 아닐런지요!
비판없는 중생계가 있을수 있을까요?---()
수렴청정 하겠다는 건지??
구구절절이 옳으신 말씀 입니다! 특히 승가에 포함 되어 있는 사부대중이
단결치 못 하여 혼탁한 사태에 입 한번 벙끗 못 하고 스님들 주위에서 알랑대며
"우리는 불자 아이가 " 하면서 우리끼리 상채기를 내고 있으니.....
우리 모두가 지장경을 한번이라도 독송을 한다면 그 과보를 알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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