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에는 참고서에 없는 교육 요소가 가득"
동화구연가 권효순씨의 자녀 교육법
동화구연가이자 한국동화구연학회 전임강사로 활동 중인 권효순(52)씨. 그녀의 몸짓과 말투는 한 편의 동화구연을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2남 1녀를 반듯하게 키운 공을 동화구연에 돌린 그녀는 "동화 속에는 그 어떤 참고서에서도 볼 수 없는 교육적 요소들이 꽉 들어차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동화를 들려주면서 아이와의 친밀감 형성은 물론, 예절·사회성·언어 교육 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어떤 동화에 관심을 보이느냐에 따라 아이의 흥미와 적성을 읽어낼 수 있었죠."
권씨는 어떻게 하면 아이가 동화에 흥미를 보일까, 이 책을 읽어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이에게 들려줄 동화를 선정하고 표현법을 고민했다.“ 동화구연을 들려주면서 아이와 자연스럽게 대화할 기회가 생겼다”며“지금까지도 친구처럼 고민을 터놓고 있다”고 했다.
자녀 교육에도 동화를 십분 활용했다. 혼자 자기 싫어하는 막내에게 씩씩한 곰돌이 이야기를 들려줬고, 과학에 관심을 보이는 둘째에게는 과학 원리가 녹아있는 동화를 들려줬다. 또 감성이 풍부한 첫째를 위해서 스토리가 있는 책을 골랐다.
동화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은 한글을 떼면서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게 됐다. 교과 선행학습도 동화를 이용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중학교에 진학했을 때도 장편소설을 함께 읽으며 줄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2남 1녀 중 맏이는 시나리오·동화작가로 활동 중이고 둘째는 서울대 대학원(화학부)에 재학 중이며, 막내는 한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권씨는 동화를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어휘력과 이해력이 높다며 ‘내가 이야기 속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이 이야기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생각, 추론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막내가 유·초등 시절, 아역 탤런트로 활동한 적이 있어요. 드라마 전원일기의 노마로 알려진 아이죠. 연예 활동으로 공부에 소홀해지지 않을까 싶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동화책을 접하게 했습니다.
아이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의견을 나누는 방법으로 끊임없이 책과 친해지게 만들었어요. 근 8년간 아역 탤런트로 활동하면서도 상위권을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아역 탤런트로 인기를 끌었던 막내아들 김태진(25)씨는 어머니의 말을 이어갔다. “TV에 나오는 것이 좋아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연기를 한다고 해서 공부를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왕 하는 거 둘 다 잘하고 싶었죠. 그래서 틈틈이 책을 읽고, 한자를 공부하고… 어머니의 동화구연 교육법 덕에 공부에 대한 흥미를 유지할수 있었습니다.” 그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연예 활동을 그만뒀다. 남들은 하지 못하는 값진 경험을 했다는 생각에 더욱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대학입시에서 교차지원으로 원광대 한의과대학에 합격했다.
그는“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나니 공부 의지가 강해졌다”며“한번을 보더라도 정확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다”고 말했다.
어머니 권효순씨는“동화구연을 자녀교육에 접목시키면, 사교육 없이도 얼마든지 교육이 가능하다” 고 귀띔했다. “동화구연을 하면서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었죠.
교육 정보를 반드시 돈을 주고 살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에게 맞는 동화책을 선정해 읽어주고, 교과 과목과 연관시켜 공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면 얼마든지 학습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독서에 흥미를 갖게 된 아이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하게 돼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