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앞으로 메일로 질문하지 마시고 이 방에서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필력은 쉽게 말하면 '글씨에 힘이 있다 혹은 없다'라는 문제이죠. 동양의 글씨나 그림에서 엣부터 필력을 무척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 온 것도 따지고 보면 작품의 생명력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전하는 말에 동진의 왕희지는 얼마나 필력이 있었는지 나무판 속 1센치까지 먹물이 들어가도록 글씨를 썼다는 고사가 있지요. 이것이 이른바 '入木三分(왕희지가 어느날 황제의 명에 의해 나무판에 글씨(축문)을 썼는데 다시 고쳐 쓰라는 명이 있어서 목공이 그 나무판을 깎아내니 1푼(약 1센치미터)까지 먹물이 내려가 있었다는 이야기로 그만큼 필력이 있었다는 것이지요)의 고사입니다.
필력은 공허한 말이 아니고 실제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작품에서 붓을 사용하는 역량을 엣날 사람들은 한자로 침착통쾌(沈着痛快)하다고 말해 왔습니다. '침착'이란 붓속에 먹물을 잘 저장하여 종이 위에 침투시키되 붓이 종이 위에 뜨지 않게 하는 것이고, '통쾌'란 붓의 힘이 막히지 않고 힘있게 펼쳐진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우선 붓을 잡은 오른쪽 어께에서부터 팔꿈치와 팔목을 거쳐 손가락 끝까지 올바르게 힘이 전달되도록 바른 집필(붓 잡는 법)이 되도록 수많은 수련을 쌓아야 합니다. 그러면 능숙한 운필(붓을 움직임)에 의해 힘이 종이 위에 전달되어 글씨와 그림에 필력이 강하고 약한 면모가 드러나게 되지요.
그러나 무조건 힘만 세다고 필력이 센건 아닙니다. 힘의 논리로 따지면 천하장사보다 필력이 센 서예가는 없겟지요. 약한 여자가 오히려 천하장사보다 필력이 셀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순한 힘의 전달이라기 보다 붓을 사용하는 숙달여부가 관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글씨와 그림을 그리기 전에 먼저 마음을 가다듬고 그 다음에 온몸의 기를 모아 전신의 힘을 붓에 집중시키면 거기에서 기(氣)가 나오고, 그것은 작품 속에 살아서 움직이죠. 물론 그 전에 우리가 연습해야할 것은 붓잡는 올바른 방법에 의해 많은 연습을 거쳐서 자연스런 용필이 되도록 해야 하겠지요.
이렇게 연습이 충분히 되면 엣사람들이 필력을 상징적으로 말한 역투지배(力透紙背: 붓의 힘이 세어서 종이의 뒷면까지 뚫는다는 뜻)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