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이 행정구역상으로 분류하자면 하라주쿠(原宿)와 오모테산도(表参道)는 시부야구(渋谷区)에 속하고, 아오야마(青山)는 미나토구(港区)에 속한다.
서로 행정구역이 다른 이 세 지역을 한데 묶어 소개하는 이유는 JR 하라주쿠 역을 기점으로 하라주쿠 → 오모테산도 → 아오야마 순으로 도보로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메이지진구(明治神宮)와 오모테산도(表参道) 주변, 그리고 메이지진구가이엔(明治神宮外苑) 주변을 아우르는 이 지역은 도쿄의 중심부다운 도회적인 도시 풍경을 만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광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도 많아서 도쿄를 찾는 여행자들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명소이다.
특히 하라주쿠는 최신 유행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도쿄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거리로 유명한데, 그 역사는 197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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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경 하라주쿠 요요기 공원(代々木公園) 옆으로 난 메이지도리가 주말이면 보행자 천국으로 변모했는데, 이때 도쿄의 중고생들이 각기 무리를 지어 카셋트 라디오를 둘러싸고 디스코 사운드에 맞춰 독특한 그들만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 다케노코조쿠(竹の子族)이라 불렀다.
당시 인기있었던 곡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아라베스크', '징키스칸', '빌리지 피플' 등의 노래였다.
전성기때는 무려 2,000명 이상의 다케노코조쿠가 하라주쿠에서 춤을 췄을 정도. 이때 이 기묘한(?) 현상이 외신에 보도되면서 하라주쿠는 외국인들이 이 풍경을 보기위해 몰려드는 도쿄의 명물이 되었다.
다케노코조쿠라는 말의 어원은 당시 이들이 즐겨입던 의상이 1978년에 하라주쿠 다케시타도리에 오픈한 '부티크 다케노코'(ブティック・竹の子)라는데서 연유한다.
지금보면 유치하기 그지없지는 옷차림이지만, 원래 유행이란 것이 다 그런 것 아닌겠는가. 한때는 열광했지만, 지나고 보면 유치찬란한.. ^^;
이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여러종류의 조쿠(族)들이 새롭게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때마다 이곳에 등장한 새로운 조쿠(族)들의 헤어스타일과 패션은 일본 전국으로 퍼져나가 붐을 일으켰고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유행이 되었다.
한편, 차들이 다니지 않았던 주말의 다케시타도리는 실력 있는 아마추어 보컬 그룹의 발표장이며 연습장으로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을 들고 나온 이들은, 때에 따라 인정을 받고 바로 스타가 되기도 했다.
토요일이면 이런 보컬 그룹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팬들로 넘쳐 났었다.
뿐만 아니라 엘비스 프레슬리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가죽잠바에 선그라스 차림의 그룹이 등장해서 메이지도리 입구쪽에 자리잡고 춤을 추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이다.
그러나 1995년부터 주말에 실시하던 차량 통행금지를 취소하게 되면서 하라주쿠의 젊은이들은 하나 둘 흩어지게 됐고 이후 하라주쿠의 조쿠(族) 문화는 일부 명맥만 남기고 사라지게 되었다.
참고로 엘비스 풍의 저 가죽바지 아저씨들은 지금도 주말의 하라주쿠에서 만날 수 있다..-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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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거나 빈자리가 생기면, 그 자리를 채우는 무언가가 새롭게 나타나는 것이 세상의 이치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하라주쿠의 보행자 천국이 사라진 이후 새롭게 등장한 조쿠(族)가 바로 '우라하라주쿠케이'(裏原宿系)이다.
우라하라주쿠(裏原宿)는 하라주쿠의 메인 스트리트인 오모테산도에 위치한 웬디즈 뒤쪽 일대의 작은 옷가게들이 밀집한 지역을 의미한다.
1995년 이후 이 지역에 10대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새로운 패션 숍들이 속속 등장하게 되면서 이곳에서 판매하는 옷을 사기 위해 가게가 문을 열기 전부터 수많은 청소년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할 것이 계기가 되었다.
초창기에는 미국산 중고 보세 옷 위주로 유행이 시작되었지만, 어느새 10대 청소년들의 입맛에 맞는 옷을 제작하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하나 둘 숍을 열면서 우라하라주쿠는 도쿄 10대 남자아이들의 성지가 되었다.
오늘날 하라주쿠 일대에는 10대나 20대 여성을 겨낭한 고급 브랜드 숍들이 거리를 가득메우고 있지만, 그 뒷면의 우라하라주쿠 일대에는 중고생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옷가게들이 밀집해있다.
자신의 개성을 소중하게 여기는 10대들의 자유분방하고 실험적인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하라주쿠이다.
참고로, 도쿄도 시부야구 하라주쿠라는 주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두자. 현재 하라주쿠라고 부르고 있는 지역은 1965년 행정구역 표시 변경 전까지는 하라주쿠(原宿), 다케시타마치(竹下町)라는 주소 표기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이후에는 진구마에(神宮前)라는 주소표기로 통일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하라주쿠 역은 지금은 사라져버린 옛 지명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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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라주쿠 관련 홈페이지



하라주쿠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JR 히가시니혼(東日本)에서 운영하는 JR 야마노테센(山手線) 하라주쿠 역이다.
하라주쿠의 명소인 다케시타도리가 JR 하라주쿠 역 바로 길 건너편부터 시작되며, 메이지 진구나 요요기 국립공원이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하라주쿠로 갈 때는 JR 야마노테센을 이용해서 하라주쿠 역으로 가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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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노선으로는 도쿄 메트로(에이단 지하철)에서 운영하는 지하철 치요다센(千代田線)이 있으므로, 지하철을 이용해서 하라주쿠로 이동할 때는 치요다센 메이지진구마에(明治神宮前) 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한편, 시부야에서 하라주쿠까지는 도보로 20여분 거리 밖에 안되므로 시부야를 먼저 방문했다면 메이지도리(明治通り)를 따라 걸어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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