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일차.141027.월. 광양시 옥곡-하동군 금남면 해룡휴게소
가려지찜질방에서 영균에게 어제의 뉴스를 듣는다. 내가 두발로 걷지 못하고 차량으로 통과 후 바로 이순신
대교가 심하게 흔들려 전면 교통통제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묘한 일이로다. 영균이는 장난 삼아 내게 ‘무
슨 짓을 했냐?’며 묻는다. ‘나를
막아 이순신 장군이 진노해서다!’ ㅎㅎㅎ 보이지 않는 바다를 그리워하며 지
나는 차량들을 피해 두 시간
만에 어렵게 망덕포구에 닿는다. 아직은 마치지 못했지만 호남정맥 끝자락이라
서 그런지 나로서는 반갑고
친근감이 든다. 더욱이 지난 9월1일 상규와 섬진강자전거길을 마지막으로 달렸
던 곳이라 감회가 새롭다. 한가로이
날던 갈매기가 뭐라 짖어댄다. 10:25 전라도와 이별을 고하고 경상도로
들어간다. 그리고 남해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섬진강교가 있다. 그 옆으로 폐쇄된
철교가 있다. 철조망으로 가
로막혀 있기는 하지만 낚시꾼들이 서너 명 보인다. 개구멍을 찾아 한눈 팔지 않고 곧바로 다리를 건넌다. 결
코 민간인이
통과할 수 없는 국가중요시설보호지역이지만 멀고 먼 섬진강을 돌고 돌아 건너편으로 가려면 하
세월이라 무리해서 건너지 않을래야 안 건널 수 없는
상황이다. 엄청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하
다. 외진
곳 정자에 앉아 오랜만에 짐을 풀고 라면을 끓여 먹는다. 목포로 출장중인 소엽이로부터 전화가 온
다. 오후에 찾아 올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GPS속도가
느려져 요금제를 바꾼다. 심심할 정
도로 조용한 시골길을 지난다. 금남면
넓은 앞바다에서 바닷새들이 자리 다툼을 하는지 시끄럽다. 남해대교
가 건너가는 길목엔 마을 규모가 제법
크다. 잠시 머물지도 못하고 지나치다 먹거리를 챙기지 못한다. 또
있
을 거란 예상과는 달리 슈퍼가 보이질 않는다. 음식점에서 물 두 통을 채우고 진교면사무소를 향해가며
정자
를 찾는다. 이슬과 추위를 피하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정자는 찾아야 한다. 등산길 같은 고갯길을 넘으니 휴
게소가 나온다. 김밥 한 줄과 막걸리
한 통을 사 들고 가다 보니 가까운 곳에 찜질방 간판이 보이고 해룡휴게
소도 보인다. 400m 거리의
산 속에 있는 찜질방에 3번 전화를 했음에도 계속 통화 중이다. 친절한
휴게소 주
인에게 허락을 득하고 가건물 휴게실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무전여행 학생들도 자고 갔단다. 어둠 속
에서 먼 앞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주인이 와서 실내등을 켜준다. 고맙고 미안하다. 돈도 돈이
지만 연이은 찜질방도 지겹다. 의자를 모아 침대를 만들고 휴게용 탁자에 앉아 내일의 일정을 계획한다. 바다
에
떠 있는 고기잡이 배들의 불빛과 초승달과 별들이 모여 나를 위한 잔치를 벌인다.
첫댓글 망덕포구에서 ^^
좋구나 ! 내가 지나간 냄새 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