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1주일에 두서번 영향보총하러 가는 밥집.
종로3가역 버스정류장에서 남산방향으로 바라보면 국일관 빌딩이 보입니다.
국일관 건물앞에서 정면 골목으로 100m쯤 직진 이동하면 사거리에 독일약국이 있습니다.
독일약국앞 사거리에서 좌측으로 30m이동하면 우측에 수정식당이란 쌈밥집이 있습니다.
강원도 출신 3자매 모녀가 7년넘게 쌈밥집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1인분에 8,000원,돼지고기 볶음 한접시,상추(강원도 직송)쌈 한접시,쌈은계란1개,
열무 물김치 한대접,강원도 고향냄세가 물씬나는 쌈장 한종기,김이 모락모락나는 잡곡밥 한사발 등 등
푸짐한 쌈밥메뉴로 이 나이에 2~3일 영양 보충은 거뜬 합니다.
거기다 반주로 소주1병 4,000원 토탈12,000원이면 왠만한 미식가의 자랑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친구 넷이서 '만원의 행복'을 외치며
매일 오후2시경에 만났던 추억이 새롭습니다.
그때는 쌈밥7,000원,소주1병 3,000원 합 1만원 인데
지금은 그 놈의 최저임금 타령에 음식값이 덩달아 올랐습니다.
그리고 금년 여름에 친구하나가 고약한 병 폐암으로 이승을 떠났으니......
회원수는 줄고 식대값은 2,000원이 많아지고......
일본 동경 신쮸쿠에서 막걸리빠를 하는 조카딸이 오면
꼭 수정식당 쌈밥집만 찾는 답니다.
11시경부터 2시까지 가게문앞에 길게 늘어선 단골 점심식구들,
저녁 6시 퇴근시간부터는 반주겸 쌈밥을 즐기는 주당파들이
빈자리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마냥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이 쌈밥집 소문 때문에 주변이 온통 먹자골목이 되었습니다.
빈대떡집,오모리찌게집,즉석 회집,화식집,중화요리집,꼼장어집 등 등.......
저물어가는 인생 황혼길에
먹는 자유마저 없다면 무슨 낙으로 살까?
선거철이 되면
분당,인천,부천,부평,의정부,천호동,김포,안양,수원,일산까지
사방 각지의 동지들이 함께 모여 여론을 몰고 갑니다.
술값,음식값은 뒷전이고 다 먹고 여론이 모아지면
누가 낸지도 모르게 계산은 이미 끝나 버립니다.
요사이는 민주노총 데모꾼들때문에
선량한 노조원들의 분통을 이곳에서 술로 달랩니다.
현대,기아 노조를 빼면 만명도 채 안되는 민주노총이
왜 그리 말이 많은지.....
시민들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한때는 촛불집회,태극기집회 참석꾼들이
막간의 시간 오후2시~5시 사이에
자리를 메웠지만,
지금은 영양가 찾는 노친네들이
그 시간을 메꿉니다.
언제나 친절하고 상냥하는 감자바위 동네 삼자매와
죽어라고 추가음식을 나르는 후덕한 종업원들때문에
꼭도 새벽에 몇자 적어 봅니다.
나도 벌써 5년째 단골이 되어 있습니다.
첫댓글 위에서 3번째줄,4번째줄 독일약국은 국일약국으로 정정합니다. 5번째줄 7년넘게는 10년넘게로 정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