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연환계도 성공했으니 조조의 군대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배에 불을 붙일 채비를 해야 했어.
이때 주유가 생각해 낸 방법은 고육계.
고육계는 내 몸을 상하게 하여 남을 믿게 하는 계책으로
누군가 조조에게 거짓 항복을 해서
조조를 믿게 하기 위해서는 고육계가 필요했던 것이지.
주유는 고육계를 행할 사람을 찾고 있는데
어찌 알았는지 노장 황개가 주유를 찾아와서
본인이 고육계를 성공시키겠다고 나섰어.
그러나 주유는
" 조조 측에서 장군이 항복했다는 것을 믿게 하려면
먼저 이쪽에서 그만한 고초를 겪은 뒤에 가야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장군께서는 연로하신 몸으로
어찌 그 같은 고초를 겪어내시겠습니까?"
라며 말렸어.
허나 황개가 자신에게 고육계를 맡길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자
주유는 못 이기는 척하면 그의 뜻을 들어주기로 했어.
그 다음날, 주유는 여러 장수들이 모인 곳에서
조조와의 전쟁에 대비해서 엄숙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어.
그런데 황개가 주유의 말에 반박하며 나무라듯이 이야기를 했어.
고육계를 쓴다고 했으니 이미 어찌 전개될지 알고 있지?
황개는 벌로 곤장 백대를 맞아 피가 튀고 살이 찢어졌어.
이를 지켜보던 노숙이라는 모사가 답답한 마음에 공명을 찾아가
주유가 황개를 매질할 때 왜 말리지 않았냐며 원망했어.
그러자 공명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 주유가 모질게 황개를 때리도록 한 것은
주유가 고육책을 쓴 것인데 어찌 그것을 모르시오?”
그리고 덧붙여서
“ 노숙께서는 주유에게
내가 그의 계책을 미리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하지 마시오.”
라고 했어.
몇 번이나 겪어 주유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노숙은
그 같은 공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어.
그러나 정말 공명의 말이 맞는지 궁금해서
주유를 찾아가 왜 황개를 모질게 때렸는지 물었어.
이에 주유는
"오늘 황개를 모질게 때린 이유는 조조를 속이기 위한 고육계를 쓴 것이오.
이처럼 모질게 맞아야 조조가 그의 거짓 항복을 믿을 것이오.
그렇게만 되면 황개가 조조의 배 가까이 가서 불을 붙일 수 있을 것이오.”
공명이 말한 그대로 대답했어.
노숙은 속으로 다시 한 번 공명의 귀신같은 헤아림에 감탄했지만
공명이 이미 알고 있음을 말하지 않았어.
이 사실을 알면 주유가 또 공명을 죽이려 들까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지.
주유의 고육계가 보기 좋게 성공해서
조조는 황개의 거짓항복을 믿고 말았어.
연환계, 고육계가 모두 성공했으니
이제 바람만 동남풍으로 불어주면 끝나는데
영~~ 바람이 안부는 거야.
노심초사 하던 주유~ 결국은 병이 나버리고 말았어.
이때 ~~짜잔~~하고 제갈량이 나타나서는
<조조를 깨뜨리려면
마땅히 화공을 써야 하리
모든 걸 갖추었으되
다만 동풍이 없구나>
란 글을 써서
"이것이 바로 도독께서 병이 나신 이유지요?"
라고 말했어.
주유는 공명의 글을 보고 깜짝 놀랐겠지?
그리고는 공명에게 어찌하면 좋을지 속마음을 털어놓았어.
이에 공명은 칠성단이란 제단을 쌓아 주면
동남풍이 불도록 해주겠다고 했어.
주유는 무조건 오케이~~~
제단이 다 쌓아지자 공명은 바람의 방향을 바꿔달라고 제사를 지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는 겨울에 북서계절풍이 불지만
가끔씩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서 동남풍이 불때가 있어.
공명은 이런 자연현상을 잘 알고 이용했던 것이지.
공명의 말을 믿어야 할지 어떨지 지켜보던 주유는
진짜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자 오~~예를 외치면서도
공명의 귀신같음에 소름이 돋았어.
그리고는 절대 공명을 살려두면 안되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된 거지.
그래서 군사들에게 얼릉 공명을 붙잡아서 죽이라고 명령했어.
하지만 공명이 누구야?
미리 짐작을 하고 있던 터라 유유히 유비에게로 갈 수 있었지.
드디어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주유는 아싸. 조조는 헉~~
이제 남은 일은 조조의 배들에게 접근해서 불을 붙이는 일.
이미 황개가 준비하고 있었으니 쉽게
조조의 배에 다가가서 불을 붙일 수 있었어.
이 배들이 쇠사슬로 묶여 있으니 도망은 갈 수 없고
활활~~아주 잘 탔어.
조조와 그의 장수들은 겨우겨우 탈출했어.
그리고는 주변 숲을 지날 때 조조가 비웃으면서
“나라면 여기에 군사를 숨겨 놓을텐데
천하의 공명과 주유도 아직 나보다는 못하군!“
이라고 말했어.
하지만 웬걸~~~이미 군대를 매복시켜 놓았던지라
비웃이 끝나자마자 보란 듯이 군대가 나타나는 거야.
깜짝 놀란 조조와 그의 장수들~~걸음아 나살려라 도망을 갔지.
그 다음 도망친 곳은 계곡으로
그는 또 이곳에 매복이 없다는 것을 비웃었으나
역시나 매복이 있었어. 게다가 그곳에서 기다리던 장수는 장비~~
어찌되었겠어? 많은 군사를 잃고 겨우 도망쳤어.
마지막으로 조조는 화용도에서 관우와 마주쳤어.
관우와 조조의 만남......
조조가 관우앓이를 할 때
관우는 조조의 마음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항상 미안함 마음이 있었어.
그런데 이렇게 둘이 만나게 되자 조조는 관우에게 목숨을 구걸했어.
의리의 사나이로 유명한 관우~~
잠시 갈등을 했지만 조조를 풀어주기로 했어.
관우는 조조 혼자만 보내 주려 했지만
예전에 자신과 무척 친했던 장군을 보자 마음이 바뀌어서
결국은 모두를 보내주고 말았어.
곳곳에 군대를 매복시킨 사람은 누구인지 짐작이 가지?
바로 제갈공명이었어.
그는 이미 관우가 조조를 놓아 보낼 것을 예측했으면서도
조조가 도망가는 마지막 장소를 지키게 했던 거야.
관우가 조조를 보내 주면 이제는 마음의 빚을 모두 청산하고
홀가분한 상태가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
하지만 군법은 군법.
관우의 소식을 들은 공명은 그를 죽이도록 했어.
그러자 유비가 울며불며 매달리면서
“우리는 함께 살고, 함께 죽자고 맹세했습니다.
그러니 관운장이 죽으면 저도 죽습니다.“
라고 말했어.
그러자 제갈량은 짐짓 못이기는 척하면서 관우를 풀어주었어.
그리고 이 일로 인해 관우는
이때부터 공명에게 2인자의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고 해.
관우가 조조를 놓아주었다는 부분은
정사에는 적혀 있지 않고 삼국지연의에만 적혀 있는 내용이래.
오히려 정사에서는 조조가 어렵게 화용도를 빠져나가며
그곳까지 조조를 막을 방비를 하지 못한 유비를 비웃었다고 해.
또 현실에서는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조조의 군대는 싸우기도 전에 역병이 나서 돌아가 버렸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 부분만 봐도 삼국지연의는
유비와 공명을 약간 높이 평가했고
조조를 약간 낮춰 평가했다고 볼 수 있지?
어쨌거나 삼국지연의는 정통 역사서가 아니라
글쓴이의 생각이 들어있는 소설이니
읽는 사람이 적절하게 받아들이면 될 듯~~
삼국지연의에서 가장 유명했던 적벽대전은 이렇게 끝이 났어.
사실이던 아니든 적벽대전은 주유와 제갈공명의 지략 대결,
관우의 의리, 유비의 우애가 마음에 깊이 남아서
읽어도 읽어도 재미있는 부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