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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적이다’라는 말은 무엇을 뜻하는가
사진·사진적인 것·사진적 행위·사진적 작업·사진 작업의 구별
[1] 먼저 내려야 할 결론
1. ‘사진적’에는 하나로 확정된 뜻이 없다
‘사진적(photographic)’은 사진학 전체에서 합의된 단일 개념이 아니다. 일상어에서는 ‘사진처럼 사실적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사진이론에서는 현실과의 물리적 접촉, 시간과 공간의 절단, 장치의 자동성, 우연한 세부, 복제, 아카이브, 감시와 응시 관계까지 가리킨다.
따라서 작품을 두고 단순히 “사진적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불충분하다. 그 작품의 무엇이 어떤 의미에서 사진적인지를 밝혀야 한다. (Philippe Dubois, 『L’Acte photographique』, 1983; Rosalind Krauss, “Notes on the Index,” 1977; George Baker, “Photography’s Expanded Field”, 2005)
2. 가장 기본적인 구별
(1) 사진과 사진적인 것은 다음과 같이 구별할 수 있다.
① 사진은 대체로 특정한 이미지, 제작방식, 매체 또는 사회적 실천을 가리키는 명사이다.
② 사진적인 것은 사진에서 비롯된 성질·작동방식·경험을 가리키는 형용사적 개념이다.
③ 사진은 “이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개념이고, 사진적인 것은 “이것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묻는 개념이다.
④ 사진적인 것은 사진에서 출발하지만 회화·영상·설치·문학·아카이브·AI 이미지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⑤ 그러나 사진과 닮았다는 사실만으로 그 이미지가 실제로 촬영된 사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진과 사진적인 것은 구별해야 하지만 완전히 분리해서는 안 된다. ‘사진적인 것’은 사진의 역사·기술·문화에서 생겨 다른 매체로 확장된 개념이기 때문이다. (Rosalind Krauss, “Reinventing the Medium,” 1999; George Baker, “Photography’s Expanded Field,” 2005)
[2] ‘사진’이라는 말에 들어 있는 여러 의미
1. 개별 사진
(1) “벽에 사진 한 장이 걸려 있다”라고 할 때의 사진이다.
① 영어의 photograph에 가깝다.
② 인화지, 책, 모니터, 휴대전화 화면 등에 제시된 개별 이미지를 뜻한다.
③ 이때 사진은 하나의 결과물 또는 이미지 객체이다.
2. 사진 매체
(1) “사진은 회화와 다르다”라고 할 때의 사진이다.
① 영어의 photography 또는 photographic medium에 가깝다.
② 빛, 렌즈, 감광면, 센서, 소프트웨어, 출력과 유통으로 이루어진 이미지 생산 체계를 뜻한다.
③ 단순한 카메라라는 기계가 아니라 기술·관습·제도가 결합된 매체이다.
3. 사진술
(1) “사진을 배운다”라고 할 때의 사진이다.
① 촬영, 조명, 노출, 현상, 인화, 보정 등에 관한 기술을 뜻한다.
② 사진의 존재론이나 예술적 의미보다는 제작 방법에 중심을 둔다.
4. 사진문화와 사진제도
(1) 사진은 사회적 실천을 뜻하기도 한다.
① 가족사진은 기억과 혈연관계를 조직한다.
② 여권사진은 국가가 개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사용된다.
③ 보도사진은 사건에 대한 사회적 믿음을 형성한다.
④ 경찰사진과 의학사진은 분류·진단·통제의 도구로 사용된다.
⑤ 예술사진은 미술관·갤러리·사진집·비평의 체계 안에서 작품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사진의 의미는 기술적 생성 방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진이 어떤 제도에서 누구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John Tagg, 『The Burden of Representation』, 1988; Allan Sekula, “The Traffic in Photographs,” 1981)
[3] ‘사진적인 것’의 이론적 의미
1. 현실과의 물리적 접촉
(1) 존재론적 의미의 사진성이다.
① 실제 대상에서 나온 빛이나 물리적 신호가 필름·센서·감광면에 작용한다.
② 사진은 대상과 닮았을 뿐만 아니라 그 대상의 존재에 인과적으로 의존한다.
③ 찰스 샌더스 퍼스(Charles Sanders Peirce)의 용어로는 지표(index)의 성격이다.
④ 앙드레 바쟁(André Bazin)은 사진의 특수성을 인간의 손이 아니라 대상의 빛이 이미지 발생에 참여한다는 자동적 생성에서 찾았다.
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그것이-존재했음’도 이러한 연결을 관객이 경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표성은 사진이 사건의 전체 진실을 말한다는 뜻이 아니다. 지표성은 이미지 발생의 관계이고, 진실성은 그 이미지가 어떤 주장과 맥락에서 사용되는가에 관한 문제이다. (Charles Sanders Peirce, 『Collected Papers』; André Bazin, “The Ontology of the Photographic Image,” 1945/1967; Roland Barthes, 『Camera Lucida』, 1980)
2. 닮음과 사진적 외양
(1) 형식적 의미의 사진성이다.
① 렌즈 원근법
② 초점과 아웃포커스
③ 순간 포착
④ 움직임의 흔들림
⑤ 플래시의 강한 빛
⑥ 필름 입자와 디지털 노이즈
⑦ 프레임 밖에서 일부가 잘린 대상
⑧ 스냅사진처럼 우연해 보이는 구도
회화나 AI 이미지도 이러한 특징을 모방하면 사진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진적 외양은 생성 방식이 아니라 보이는 방식이다. 따라서 ‘사진처럼 보인다’와 ‘사진이다’는 구별해야 한다. (Amanda Wasielewski, “Unnatural Images: On AI-Generated Photographs”, 2024)
3. 시간과 공간의 절단
(1) 필립 뒤봐 또는 필리프 뒤부아(Philippe Dubois)의 『사진적 행위』에서 특히 강조되는 사진성이다.
① 사진은 연속적으로 흐르는 시간에서 한 순간을 잘라낸다.
② 넓게 이어진 공간에서 프레임 안쪽만 선택한다.
③ 셔터는 지속되는 시간을 절단하고 프레임은 연속된 공간을 절단한다.
④ 사진에 보이는 것은 선택된 일부이며 나머지는 화면 밖으로 밀려난다.
⑤ 사진은 실제 세계와 접촉하여 생기지만 생성되는 순간부터 그 세계로부터 분리된다.
뒤부아에게 사진은 현실의 단순한 복사물이 아니다. 사진은 현실의 한 조각과 물리적으로 연결되면서 동시에 그것을 원래의 시공간에서 잘라내는 흔적이다. 따라서 사진에는 접촉과 단절, 현존과 부재, 가까움과 거리라는 역설이 함께 존재한다. (Philippe Dubois, 『사진적 행위』·『L’Acte photographique』, 1983; Costanza Caraffa, “The Photographic Cut and Cutting Practices”, 2021)
4. 장치의 자동성과 우연성
(1) 빌렘 플루서(Vilém Flusser)가 강조한 사진성이다.
① 사진가는 카메라를 사용하지만 카메라도 사진가의 행동 가능성을 제한한다.
② 렌즈, 셔터, 센서와 소프트웨어는 무엇을 어떻게 기록할 수 있는지 미리 프로그램한다.
③ 사진에는 사진가가 의도한 내용뿐 아니라 통제하지 못한 세부도 함께 들어온다.
④ 사진가의 자유는 장치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장치가 예상하지 못한 가능성을 찾아내는 데서 발생한다.
따라서 사진적인 것은 인간의 의도만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기계가 혼자 만드는 것도 아니다. 사진가·카메라·대상·프로그램이 결합하여 이미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Vilém Flusser, 『Towards a Philosophy of Photography』, 1983; “The Gesture of Photographing”)
5. 우연한 세부와 의도의 초과
(1) 사진은 흔히 사진가가 보려고 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기록한다.
① 배경에 우연히 지나간 사람
② 촬영 당시 알아차리지 못한 표정
③ 사물의 작은 얼룩과 흔적
④ 의도하지 않은 반사와 그림자
⑤ 촬영 이후에야 중요해진 역사적 세부
바르트의 푼크툼(punctum)은 사진가가 의도적으로 넣은 상징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그것은 관객을 찌르듯 다가오는 세부이며 관객의 기억과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마이클 프리드(Michael Fried)와 디어미드 코스텔로(Diarmuid Costello)의 논의에서도 사진의 세부가 작가의 의도를 초과한다는 성격은 사진의 결함이 아니라 예술적 가능성으로 해석된다. (Roland Barthes, 『Camera Lucida』, 1980; Diarmuid Costello, “On the So-Called Problem of Detail in Photography,” 2018)
6. 복제·반복·배열
(1) 사진적인 것은 개별 사진 한 장에만 있지 않다.
① 하나의 네거티브나 파일에서 여러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② 같은 사진이 신문, 책, 전시장, 광고, SNS에서 반복된다.
③ 사진의 크기와 순서가 바뀌면 의미도 달라진다.
④ 여러 사진을 유형학적으로 배열하면 개별 대상보다 차이와 반복이 중요해진다.
⑤ 사진은 원본보다 복제와 유통을 통해 사회적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연작, 그리드, 유형학, 사진집, 아카이브와 데이터베이스는 사진의 부수적 제시 방식이 아니라 사진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구조이다. (Walter Benjamin, “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1935/1936; Allan Sekula, “The Traffic in Photographs,” 1981; Daniel Rubinstein·Katrina Sluis, “A Life More Photographic”, 2008)
7. 증거·분류·감시의 사회적 기능
(1) 사진적인 것은 사진의 사회적 권력까지 포함할 수 있다.
① 사진은 사람을 식별한다.
② 사건이 실제로 있었다는 믿음을 만든다.
③ 개인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분류한다.
④ 국가와 기관이 사람을 기록하고 감시하게 한다.
⑤ 얼굴과 신체를 비교 가능한 정보로 바꾼다.
존 태그(John Tagg)는 사진의 증거력이 카메라에 자연적으로 완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찰·병원·법원·언론 같은 제도가 사진을 증거로 사용하면서 만들어진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사진적’은 현실의 흔적뿐 아니라 그 흔적이 사회적 권력으로 사용되는 방식까지 가리킬 수 있다. (John Tagg, 『The Burden of Representation』, 1988; Allan Sekula, “The Body and the Archive,” 1986)
8. 촬영자·피촬영자·관객의 관계
(1) 아리엘라 아줄레이(Ariella Aïsha Azoulay)가 확장한 사진성이다.
① 촬영자는 피촬영자를 바라본다.
② 피촬영자는 카메라 앞에서 행동하거나 촬영에 저항한다.
③ 관객은 나중에 사진을 보고 사건을 다시 해석한다.
④ 국가·언론·미술관은 사진의 의미와 유통을 통제한다.
⑤ 사진은 이들 사이에 권리·의무·책임의 관계를 만든다.
이 관점에서 사진은 촬영 순간에 완성되는 물건이 아니다. 사진을 다시 보고, 말하고, 유통하고, 응답하는 과정에서 사진의 사건이 계속된다. (Ariella Aïsha Azoulay, 『The Civil Contract of Photography』, 2008)
[4] 필립 뒤봐의 『사진적 행위』에서 말하는 정확한 의미
1. 사진에 관한 세 가지 역사적 관점
(1) 뒤봐는 사진과 현실의 관계를 설명해 온 담론을 세 단계로 정리한다.
① 첫째는 사진을 ‘현실의 거울’로 보는 관점이다. 사진을 객관적이고 투명한 복사로 이해한다.
② 둘째는 사진을 ‘현실의 변형’으로 보는 관점이다. 사진도 문화적 코드, 이데올로기, 기술과 관습에 따라 현실을 구성한다고 본다.
③ 셋째는 사진을 ‘현실의 자국’으로 보는 관점이다. 사진은 현실의 완전한 복사도 아니고 현실과 무관한 구성물도 아니라 실제 대상과 접촉하여 생긴 지표적 흔적이다.
뒤봐는 세 번째 관점을 중심으로 앞선 두 관점의 대립을 넘어가려 한다. 사진은 현실과 인과적으로 연결되지만, 그 의미는 문화와 해석으로 구성된다. (Philippe Dubois, 『사진적 행위』, 제1부 「절대-닮음에서 인덱스까지」; 한국어판 목차)
2. ‘행위’가 중요한 이유
(1) 뒤봐에게 사진은 완성된 이미지 물체만으로 이해할 수 없다.
① 사진이 어떤 상황에서 만들어졌는가
② 누가 어떤 위치에서 촬영했는가
③ 무엇이 프레임 안에 들어오고 밖으로 배제되었는가
④ 어떤 순간에 셔터가 작동했는가
⑤ 사진이 원래의 현실에서 어떻게 분리되었는가
⑥ 관객이 그 흔적을 어떻게 다시 읽는가
이 전체 과정을 고려해야 사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제목도 ‘사진 이미지’가 아니라 ‘사진적 행위’이다. 사진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현실과 접촉하고 현실을 절단하며 이후 관객에게 제시하는 사건이다. (Philippe Dubois, 『L’Acte photographique』, 1983/1990; Martine Wittmann, “Time, Extended”)
3. 지표성의 범위
(1) 뒤봐의 지표론을 “사진의 모든 의미는 현실이 자동으로 결정한다”라고 이해하면 잘못이다.
① 지표성이 가장 엄밀하게 성립하는 것은 노출 순간의 물리적 접촉이다.
② 노출 이전의 대상 선택과 연출에는 문화적·사회적 코드가 개입한다.
③ 노출 이후의 현상, 인화, 편집, 캡션과 배열에도 해석이 개입한다.
④ 사진이 실제 대상과 접촉했다는 사실은 그 사진의 최종 의미를 결정하지 않는다.
⑤ 사진의 지표성은 의미 전체가 아니라 사진이 현실과 맺는 특수한 관계를 설명한다.
뒤봐의 핵심은 사진을 현실의 거울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사진이 현실과 접촉하면서 동시에 현실을 절단하고 부재하게 만드는 역설을 밝히는 데 있다. (Philippe Dubois, 『사진적 행위』, 「실재의 자국으로서 사진」·「인덱스 활용론과 부재의 효과」; Göran Sonesson, “Semiotics of Photography: On Tracing the Index”)
[5] 서로 다른 ‘사진 행위’ 이론은 구별해야 한다
1. 뒤봐의 사진적 행위
(1) 현실과 접촉하여 지표적 흔적을 만들고 시공간을 절단하는 과정이다.
① 핵심어는 지표, 접촉, 절단, 유일성, 부재이다.
② 사진을 완성된 이미지로만 보지 않고 사진이 만들어지는 행위와 함께 이해한다.
2. 플루서의 사진 찍기의 몸짓
(1) 사진가와 카메라가 하나의 기능적 결합을 이루어 가능성을 탐색하는 행위이다.
① 핵심어는 장치, 프로그램, 조작자, 가능성, 정보이다.
② 사진가는 세계만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프로그램 안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Vilém Flusser, 『Towards a Philosophy of Photography』, 1983; “The Gesture of Photographing”)
3. 돈 윌슨의 사진적 사건
(1) 돈 윌슨(Dawn M. Wilson)의 photographic event는 빛의 상이 감광면이나 센서에 등록되는 특정 단계를 뜻한다.
① 사진 제작 전체와 같은 뜻이 아니다.
② 촬영 준비나 후반 작업 전체를 지칭하지 않는다.
③ 사진과 비사진 이미지를 발생 과정에서 구별하기 위한 비교적 좁은 존재론적 개념이다.
그러므로 윌슨의 photographic event를 뒤봐의 넓은 『사진적 행위』와 같은 개념으로 번역하여 사용하면 안 된다. (Dawn M. Wilson, “Why We Need a Multi-stage Account of Photography”, 2021)
4. 아줄레이의 사진의 사건
(1) 아줄레이의 event of photography는 촬영자·피촬영자·관객·권력이 형성하는 정치적 만남이다.
① 사진의 사건은 셔터를 누르는 순간보다 넓다.
② 이미 만들어진 사진을 관객이 다시 볼 때에도 새롭게 발생할 수 있다.
③ 경우에 따라 카메라가 실제로 보이지 않아도 촬영과 감시의 가능성이 사람의 행동을 바꾸면 사진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이는 뒤봐의 지표적 촬영 행위보다 훨씬 넓은 정치철학적 개념이다. (Ariella Aïsha Azoulay, 『The Civil Contract of Photography』, 2008; Ali Shobeiri, “The Evental Place of Photography”, 2019)
5. 네 개념을 하나로 합치면 안 된다
(1) 각각의 초점이 다르다.
① 뒤봐는 현실과의 접촉과 시공간의 절단을 강조한다.
② 플루서는 사진가와 장치 프로그램의 관계를 강조한다.
③ 윌슨은 빛의 정보가 등록되는 제작 단계를 구별한다.
④ 아줄레이는 촬영자·피촬영자·관객의 정치적 관계를 강조한다.
따라서 ‘사진적 행위’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는 어느 이론가의 의미인지 밝혀야 한다. 이것이 앞선 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엄밀화해야 할 부분이다.
[6] 사진과 사진적인 것의 정확한 차이
1. 사진
(1) 사진은 일반적으로 실제 제작물이나 매체를 가리킨다.
① 실제 장면에서 나온 빛이나 물리적 신호의 등록을 포함한다.
② 필름사진, 디지털카메라 사진, 포토그램, 엑스레이 등이 넓은 사진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③ 다만 사진의 정확한 경계에는 여전히 이론적 논쟁이 존재한다.
2. 사진적인 것
(1) 사진적인 것은 사진이 보여주는 작동 원리와 문화적 효과이다.
① 현실의 흔적
② 과거의 존재
③ 순간과 공간의 절단
④ 프레임 안과 밖의 구분
⑤ 장치의 자동성과 우연
⑥ 복제와 반복
⑦ 분류와 아카이브
⑧ 증거와 감시
⑨ 촬영자·피촬영자·관객의 관계
3. 핵심 차이
(1)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① 사진은 존재론적 범주이다.
② 사진적인 것은 분석적·형용사적 범주이다.
③ 사진은 사진적일 수 있지만 사진성의 모든 가능성을 의식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④ 사진이 아닌 작품도 사진의 형식이나 논리를 사용하면 사진적일 수 있다.
⑤ 사진적 외양만 있는 이미지와 실제 촬영 사진은 구별해야 한다.
[7] ‘사진 작업’의 정확한 의미
1. 사진 작업은 중립적이고 넓은 표현이다
(1) 사진 작업은 문맥에 따라 여러 뜻을 갖는다.
① 사진을 촬영하는 일
② 보정·인화·출력을 포함한 제작 업무
③ 상업사진 촬영 프로젝트
④ 예술사진의 장기 프로젝트
⑤ 사진을 이용한 조사·기록 활동
따라서 ‘사진 작업’이 반드시 예술적이거나 장기적인 작업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 촬영, 행사 기록, 증명사진 제작도 사진 작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앞선 글에서 사진 작업을 지속적인 예술 프로젝트로만 한정한다면 지나치게 좁은 정의가 된다.
2. 예술문맥에서의 사진 작업
(1) 예술문맥에서는 다음 과정이 포함될 수 있다.
① 주제와 문제의식을 설정한다.
② 대상과 장소를 조사한다.
③ 촬영 규칙과 형식을 결정한다.
④ 반복하여 촬영한다.
⑤ 이미지를 선택하고 편집한다.
⑥ 순서·크기·인화·전시 방식을 정한다.
⑦ 작품을 사진사와 예술사적 맥락에 놓는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예술사진 작업’에 대한 설명이지 모든 사진 작업의 사전적 정의는 아니다. 문맥을 밝혀 사용하는 것이 정확하다.
[8] ‘사진적 작업’의 정확한 의미
1. 표준화된 장르 명칭은 아니다
(1) ‘사진적 작업’은 사진학에서 공식적으로 합의된 독립 장르명이 아니다.
① 비평가가 어떤 작업에서 사진의 원리가 중요하게 작동한다고 판단할 때 사용하는 설명적 표현이다.
② ‘사진 작업’보다 반드시 상위개념이거나 넓은 개념인 것은 아니다.
③ 문맥에 따라 사진으로 제작된 작업을 뜻하기도 하고 사진성 자체를 탐구하는 작업을 뜻하기도 한다.
④ 따라서 글쓴이가 의미를 정의하지 않으면 모호해진다.
2. 비평에서 권장되는 엄밀한 사용
(1) 다음과 같은 경우에 ‘사진적 작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
① 현실과 흔적의 관계를 핵심 주제로 삼는 작업
② 프레임과 화면 밖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
③ 순간·지속·과거·부재를 다루는 작업
④ 카메라의 자동성과 우연한 세부를 활용하는 작업
⑤ 복제·유형학·아카이브를 핵심 형식으로 사용하는 작업
⑥ 감시·증거·신원 분류와 같은 사진제도를 비판하는 작업
⑦ 실제 사진과 합성·생성 이미지의 차이를 질문하는 작업
중요한 것은 사진이 작품에 들어 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사진의 조건이 작품의 형식과 의미를 실질적으로 구성한다는 점이다. (Rosalind Krauss, “Reinventing the Medium,” 1999; George Baker, “Photography’s Expanded Field,” 2005)
3. 사진이 없는 작업도 사진적 작업인가
(1)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① 카메라가 없어도 감시당한다는 의식이 사람의 행동을 지배하는 퍼포먼스가 있을 수 있다.
② 실제 사진 없이 빈 액자·캡션·아카이브 목록으로 사진의 부재와 기억을 다룰 수 있다.
③ AI 이미지로 사진의 사실성과 지표성을 비판할 수 있다.
④ 이러한 작업은 사진 작품이라기보다 ‘사진에 관한 작업’ 또는 ‘사진적 조건을 다루는 작업’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정확할 수 있다.
따라서 사진이 전혀 없는 작품을 아무 설명 없이 사진적 작업이라고 부르면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진다. 작품이 어떤 사진의 역사·기술·관습과 연결되는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9] ‘사진 행위’와 ‘사진적 행위’의 차이
1. 사진 행위
(1)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사진과 관련된 실제 행동이다.
① 카메라를 들고 촬영한다.
② 이미지를 선택한다.
③ 보정하고 인화한다.
④ 사진을 게시하고 전달한다.
⑤ 사진을 수집하고 감상한다.
‘사진 행위’는 일상적이고 포괄적인 표현이며 특정 이론가에게만 속한 용어가 아니다.
2. 사진적 행위
(1) 이론적 문맥에서는 사진의 고유한 관계를 발생시키는 행위를 뜻한다.
① 뒤봐의 의미에서는 현실과 접촉하고 시공간을 절단하여 흔적을 만드는 행위이다.
② 플루서의 의미에서는 사진가와 장치가 결합해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몸짓이다.
③ 아줄레이의 의미에서는 촬영자·피촬영자·관객 사이의 정치적 관계를 발생시키는 사건이다.
④ 따라서 하나의 통일된 정의가 아니라 이론적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용어이다.
[10] 구체적인 사용 사례
1. 실제 촬영 사진
(1) “이 작품은 실제 장소에서 반사된 빛이 센서에 등록되었다는 점에서 지표적으로 사진적이다.”
① ‘사진적’의 존재론적 의미를 밝힌 정확한 표현이다.
2. 장시간 노출 사진
(1) “이 사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의 지속을 한 화면에 축적한다는 점에서 사진적이다.”
① 사진을 단순한 순간 포착으로만 보지 않고 시간 기록의 방식으로 설명한다.
3. 흐릿한 사진
(1) “이 사진의 흐림은 실패가 아니라 카메라와 신체의 움직임이 남긴 사진적 흔적이다.”
① 외형뿐 아니라 흐림이 발생한 과정과 의미를 설명한다.
4. 발견사진을 이용한 설치
(1) “이 설치는 사진을 수집·분류·재배열하여 기억이 구성되는 과정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아카이브적인 사진 작업이다.”
① 단순히 사진이 포함되었다는 이유가 아니라 배열과 분류의 작동을 근거로 든다.
5.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사진회화
(1) “리히터의 작품은 회화이지만 사진의 흐림, 잘린 프레임, 이미 매개된 기억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사진적 회화이다.”
① 물질적으로 사진이라는 말과 사진적 외양을 갖는다는 말을 구별한다.
6. 신디 셔먼(Cindy Sherman)의 《무제 영화 스틸》
(1) “이 작품은 제작 방식에서는 사진이고, 장면 구성에서는 영화적이며, 대중문화의 여성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방식을 분석한다는 점에서는 수행적·비평적 작업이다.”
① 한 작품에 여러 매체적 성격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George Baker, “Photography’s Expanded Field,” 2005)
7. AI 생성 이미지
(1) “이 이미지는 카메라 앞의 특정 대상을 기록한 사진은 아니지만 렌즈·조명·심도와 스냅사진의 관습을 모방한다는 점에서 사진적으로 보인다.”
① ‘사진’과 ‘사진적 외양’을 정확히 구별한 표현이다. (Amanda Wasielewski, “Unnatural Images,” 2024)
8. CCTV와 감시 작업
(1) “이 작업은 사진 이미지의 아름다움보다 촬영될 가능성이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는 사진적 감시체계를 다룬다.”
① 사진적이라는 말을 사회적·정치적 관계의 의미로 사용한 예이다. (Ariella Aïsha Azoulay, 『The Civil Contract of Photography』, 2008; John Tagg, 『The Burden of Representation』, 1988)
[11] 혼동하거나 잘못 사용하는 사례
1. “사진적이다”를 “사실적이다”와 동일시하는 경우
(1) 왜 잘못인가
① 사진은 사실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② 포토그램, 추상사진, 극단적 장시간 노출도 실제 빛의 흔적이다.
③ 극사실주의 회화와 AI 이미지는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도 촬영 사진이 아닐 수 있다.
④ 사실성은 외양이고 사진성은 생성 과정과 작동 원리까지 포함한다.
2. “실제로 찍었으므로 진실하다”고 말하는 경우
(1) 왜 잘못인가
① 실제 대상의 빛을 기록한 사진도 연출될 수 있다.
② 프레임 밖의 정보가 의도적으로 제외될 수 있다.
③ 잘못된 캡션이 붙을 수 있다.
④ 사진의 지표성은 사건 전체의 진실을 보증하지 않는다.
3. “카메라로 만들었으므로 모두 사진적 작업이다”라고 말하는 경우
(1) 왜 불충분한가
① 모든 사진은 발생적으로 사진이지만 모든 작품이 사진성 자체를 탐구하는 것은 아니다.
② 카메라는 단지 자료를 얻는 부수적 도구일 수 있다.
③ 작품에서 사진의 어떤 조건이 의미를 형성하는지 추가로 밝혀야 한다.
4. “사진이 들어 있으므로 사진 작업이다”라고 말하는 경우
(1) 왜 불충분한가
① 설치작품에 기록용 사진 한 장이 포함될 수 있다.
② 이때 작품의 중심 매체와 논리는 조각·퍼포먼스·기록일 수 있다.
③ 사진의 양이 아니라 작품에서 사진이 담당하는 기능을 판단해야 한다.
5. “사진처럼 보이므로 사진이다”라고 말하는 경우
(1) 왜 잘못인가
① 결과의 외양과 생성 과정이 혼동되었다.
② AI 생성 이미지와 극사실주의 회화도 사진처럼 보일 수 있다.
③ 존재론적 사진과 사진적 외양을 구별해야 한다.
6. “사진적 작업은 사진이 없는 작업이다”라고 말하는 경우
(1) 왜 잘못인가
① 실제 사진으로 이루어진 작업도 강하게 사진적일 수 있다.
② 사진이 없는 작품도 자동으로 사진적 작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③ 사진의 조건을 직접 탐구한다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7. “뒤봐의 사진적 행위는 단순히 셔터를 누르는 행위이다”라고 이해하는 경우
(1) 왜 잘못인가
① 뒤봐는 사진을 현실과 접촉하여 흔적을 만들고 시공간을 절단하는 행위로 본다.
② 사진적 행위는 손가락의 물리적 동작만이 아니다.
③ 사진의 생산 조건과 사진이 만들어내는 부재의 효과를 함께 포함한다.
8. 뒤봐·플루서·윌슨·아줄레이의 용어를 같은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
(1) 왜 잘못인가
① 뒤봐는 지표와 절단을 설명한다.
② 플루서는 장치와 프로그램을 설명한다.
③ 윌슨은 빛의 등록이라는 특정 제작 단계를 설명한다.
④ 아줄레이는 사진 참여자 사이의 정치적 관계를 설명한다.
⑤ 번역어가 비슷하더라도 이론적 범위가 다르다.
[12] 이러한 혼동이 생기는 이유
1. 한국어 ‘사진’의 다의성
(1) photograph와 photography가 모두 ‘사진’으로 번역된다.
① 개별 이미지와 매체 전체가 같은 단어로 표현된다.
② 사진술, 사진문화, 사진제도까지 하나의 말에 겹쳐진다.
③ 이 때문에 사진과 사진적인 것의 층위가 쉽게 섞인다.
2. 일상어와 이론어의 차이
(1) 일상에서 ‘사진적’은 흔히 선명하고 사실적인 모습을 뜻한다.
① 사진이론에서의 지표성·절단·장치·복제와 의미가 다르다.
② 일상적 표현을 학술적 비평에 그대로 사용하면 모호해진다.
3. 결과물과 생성 과정의 혼동
(1) 우리는 이미지를 보고 판단하지만 사진 여부는 제작 과정과도 관련된다.
① 사진과 AI 이미지가 똑같이 보여도 생성 경로는 다르다.
② 보이는 형식만으로 사진의 존재론을 판단하면 오류가 생긴다.
4. 모더니즘과 포스트미디엄의 충돌
(1) 모더니즘은 매체마다 고유한 본질이 있다고 보았다.
① 포스트미디엄 이론은 매체가 서로 섞이고 확장된다고 보았다.
② 그러나 포스트미디엄은 모든 매체의 차이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③ 이 중간 관계를 생략하면 ‘사진적’이라는 말이 무엇이든 포함하는 무제한 개념이 된다. (Rosalind Krauss, “Reinventing the Medium,” 1999; George Baker, “Photography’s Expanded Field,” 2005)
5. 서로 다른 이론의 번역 문제
(1) act, event, gesture, practice가 사진적 행위 또는 사진의 사건으로 비슷하게 번역된다.
① acte photographique는 뒤봐의 지표적·화용론적 개념이다.
② photographic event는 윌슨의 좁은 기술적 개념이다.
③ gesture of photographing은 플루서의 장치론적 개념이다.
④ event of photography는 아줄레이의 정치적·관계적 개념이다.
⑤ 원어와 이론가를 밝히지 않으면 서로 다른 논의가 하나로 섞인다.
[13] 비평문에서 ‘사진적’을 정확하게 사용하는 방법
1. ‘사진적이다’로 문장을 끝내지 않아야 한다
(1) 무엇이 사진적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① “현실의 물리적 흔적이라는 점에서 지표적으로 사진적이다.”
② “연속된 시간을 한순간으로 절단한다는 점에서 시간적으로 사진적이다.”
③ “프레임 밖의 부재를 의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공간적으로 사진적이다.”
④ “카메라가 기록한 우연한 세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장치적으로 사진적이다.”
⑤ “이미지를 반복·분류한다는 점에서 아카이브적으로 사진적이다.”
⑥ “촬영자와 피촬영자의 불평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사진적이다.”
⑦ “실제 사진은 아니지만 사진의 외양을 모방한다는 점에서 시각적으로 사진적이다.”
2. 세 가지 질문을 순서대로 적용해야 한다
(1) 첫째, 무엇인가
① 카메라 사진인가
② 포토그램인가
③ 사진 기반 합성물인가
④ 회화나 영상인가
⑤ 순수 생성 이미지인가
(2) 둘째,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① 실제 빛의 등록이 있었는가
② 연출·편집·합성은 어느 단계에서 이루어졌는가
③ 장치와 알고리즘이 무엇을 결정했는가
(3) 셋째, 어떻게 작동하는가
① 흔적과 증거로 작동하는가
② 시간과 부재를 경험하게 하는가
③ 복제·아카이브·감시의 구조를 사용하는가
④ 사진의 관습을 비판하거나 재구성하는가
이 세 질문을 구분하면 사진의 존재, 생성 방식, 사진적 효과를 혼동하지 않을 수 있다.
[14] 최종적으로 정리한 정확한 정의
1. 사진
(1) 사진은 실제 세계에서 온 빛이나 물리적 신호의 등록을 핵심 과정으로 삼는 이미지·매체·기술·사회적 실천이다.
① 이 정의는 사진의 발생적 중심을 설명하지만 사진의 모든 의미와 가치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2. 사진적인 것
(1) 사진적인 것은 사진의 역사와 기술에서 형성된 작동 원리와 경험의 총체이다.
① 현실과의 접촉
② 시간과 공간의 절단
③ 현존과 부재
④ 프레임과 화면 밖
⑤ 장치의 자동성과 우연
⑥ 복제·반복·배열
⑦ 기록·증거·분류·감시
⑧ 촬영자·피촬영자·관객의 관계
3. 사진 행위
(1) 사진과 관련하여 실제로 수행되는 촬영·선택·편집·출력·유통·감상의 행위이다.
① 일상적이고 포괄적인 표현이다.
4. 사진적 행위
(1) 사진의 고유한 관계와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이다.
① 뒤봐에게는 현실과 접촉하고 시공간을 절단하여 지표적 흔적을 만드는 행위이다.
② 플루서에게는 사진가와 장치가 결합하여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몸짓이다.
③ 아줄레이에게는 촬영자·피촬영자·관객 사이의 정치적 관계가 계속되는 사건이다.
④ 따라서 사용자는 어떤 이론적 의미인지 밝혀야 한다.
5. 사진 작업
(1) 사진을 촬영·제작·편집·사용하는 활동이나 프로젝트를 뜻한다.
① 상업적·기록적·예술적 작업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중립적 표현이다.
6. 사진적 작업
(1) 사진의 형식·기술·역사·사회적 조건이 작품의 의미를 구성하는 작업이다.
① 반드시 사진만으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
② 그러나 사진이 포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진적 작업이 되는 것도 아니다.
③ 어떤 사진적 조건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④ ‘사진적 작업’은 고정된 공식 장르가 아니라 비평적으로 정의하여 사용하는 표현이다.
[15] 최종 결론
‘사진적’이라는 말은 단순히 “사진처럼 보인다”, “사실적이다”, “사진을 사용했다”는 뜻이 아니다.
사진적이라는 것은 현실의 흔적, 시간과 공간의 절단, 프레임의 선택과 배제, 장치의 자동성, 우연한 세부, 복제와 아카이브, 증거와 감시, 촬영자·피촬영자·관객의 관계 가운데 하나 이상이 작품의 형식과 의미를 실질적으로 구성한다는 뜻이다.
사진은 하나의 이미지이자 매체와 실천이다. 사진적인 것은 그 사진이 작동하는 원리이다. 사진 행위는 사진을 둘러싼 실제 행동이고, 사진적 행위는 그 행동이 만들어내는 지표적·시간적·장치적·사회적 관계이다. 사진 작업은 사진을 사용하는 넓은 활동이며, 사진적 작업은 사진의 조건 자체가 작품의 핵심 문제가 되는 작업이다.
따라서 사진비평에서는 “이 작품은 사진적이다”라고만 쓰지 말고 반드시 무엇이, 어떤 의미에서, 어떤 근거로 사진적인가를 밝혀야 한다. 이것이 ‘사진적’이라는 말을 모호한 수식어가 아니라 엄밀한 비평 개념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